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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覆水不返 (복수불반)

    ▶한자풀이覆: 엎을 복  水: 물 수  不: 아닐 불  返: 돌이킬 반엎지른 물은 도로 담을 수 없다는 의미로,한번 저지른 일은 돌이킬 수 없다는 뜻- <야객총서>서백(西伯)은 주나라를 세운 무왕(武王)의 아버지로, 후에 문왕(文王)이란 시호(諡號)를 받은 인물이다. 서백이 어느 날 황하의 큰 지류인 위수 쪽으로 사냥을 나갔다가 강가에서 낚시질하고 있는 초라한 노인을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서백은 노인의 식견에 깜짝 놀랐다. 그는 그저 그런 촌 늙은이가 아니라 학문이 깊은 탁월한 경륜가였다.서백이 인연을 맺고 싶어 물었다. “어르신의 함자는 어찌 되시는지요?” “성은 강(姜)이고 이름은 여상(呂尙)이라 합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제가 스승으로 모셔야 할 분으로 생각됩니다. 잘 지도해주십시오.” “과분한 말씀입니다. 촌구석 민초(民草)가 무엇을 알겠소.”강여상은 서백의 요청이 너무 간곡해 청을 받아들였다. 이 강여상이 ‘낚시질로 세월을 낚았다’는 강태공(姜太公)이다. 그는 서백의 스승이 되었다가 서백의 아들 발(發)의 스승까지 되었다. 발이 주나라를 세우자 재상을 지냈으며, 탁월한 식견으로 주나라의 기틀을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웠다.강여상은 형편이 궁색했다. 그런데도 집안일은 등한시한 채 책만 끼고 살았으므로, 아내 마씨(馬氏)는 참다못해 친정으로 가버렸다. 강여상이 출세하자 마씨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했다. “용서해주세요. 친정으로 간 건 하도 배가 고파서였지, 당신이 싫어서가 아니었습니다.”강여상이 곁에 있던 그릇의 물을 마당에 부으며 말했다. “이 물을 여기 도로 담아보구려.” 마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모평균과 신뢰구간, 실생활 활용도 높아 자주 출제

    여론조사나 수능 가채점 등 모집단을 전수조사하지 못할 때 표본을 일부 뽑아서 표본의 평균으로부터 모집단의 평균을 추정하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 추정이 얼마나 신뢰도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95% 신뢰 구간을 많이 사용한다. 이 말은 동일한 표본조사를 100번 시행할 때 95번은 모집단의 평균이 확률적으로 해당 신뢰 구간에 속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실생활과 연계성 및 활용도가 높아 수리논술에서도 관련한 내용이 자주 출제되고 있으므로 기출문제를 활용해 수학적 개념과 풀이 과정을 점검해봐야 한다.▶확률과 통계에서 <모평균의 신뢰구간 문제>의 해결전략◀1. ‘충분히 크다’는 말이 있으면 정규분포 문제로 접근할 것.- 독립시행의 경우 50회 이상 수백회 시행이면 정규분포 문제임을 인식할 것.2. 이산확률, 독립시행, 조건부확률의 내용 등 이전 과정의 개념들을 확실하게 점검할 것.- 앞에서 배웠던 내용들을 정규분포 및 신뢰구간 문제의 재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음.3. <확률과 통계>에서 통계 과정은 대부분 모집단의 정규분포를 전제로 출제됨을 이해할 것.- 모집단의 표준편차가 제시되어 있지 않을 경우 표본의 표준편차를 대신 사용해도 무방함.

  • 학습 길잡이 기타

    '원뿔곡선=2차곡선'…수학언어로 짜여진 우주 비밀

    고대의 수학자들이 순수한 호기심으로 발견한 이 네 가지 ‘원뿔 곡선(Conic Sections)’이 먼 훗날 A와 B라는 계수의 조건만으로 완벽하게 분류되는 ‘2차 곡선(Quadratic Curves)’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은, 이 우주가 얼마나 수학적인 언어로 아름답게 짜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강력한 증거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딱딱한 대수학의 방정식을 풀었을 뿐인데, 그 끝에서 원뿔을 자르던 고대 수학자의 빛나는 호기심과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 영어 이야기

    유명 인사들을 한꺼번에 말할 땐 'who's who'

    A who’s who of global business leaders, from Nvidia’s Jensen Huang to CATL’s Zeng Yuqun, will visit the South Korean city of Gyeongju in late October for the APEC CEO Summit.The summit, organized by the Korea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 (KCCI), will run from Oct. 28-31, ahead of the APEC leaders’ meeting from Oct. 31-Nov. 1.The summit will bring together some 1,700 corporate executives and economic figures from across the Asia Pacific to discuss themes ranging from artificial intelligence and digital transformation to trade and sustainability.Among the most anticipated attendees is Nvidia’s Jensen Huang.During the CEO summit, Huang is expected to meet with SK Group Chairman Chey Tae-won and Samsung Electronics Chairman Lee Jae-yong to discuss cooperation on high-bandwidth memory (HBM) supply and broader collaboration on AI and microchip technologies.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쩡위췬 CATL 회장 등 세계 유수의 기업인이 대거 참석한다.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이번 CEO 서밋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앞서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개최된다.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CEO 서밋에는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무역,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주제를 논의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약 1700명 이상의 기업인과 경제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가장 주목받는 참석자 중 한 명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다. 젠슨 황은 서밋 기간에 SK그룹 최태원 회장 및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만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및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전반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해설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APEC summit)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호주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복잡한 사회문제, 논리적 분석·해결책 제시 해야

    대학 논술의 본질은 문장을 잘 쓰는 기술이 아니라, 복잡한 사회문제를 어떻게 구조적으로 사고하고 논리적으로 풀어내느냐에 있습니다. 특히 고려대학교 인문 논술은 이 점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시험입니다. 매년 주제는 달라도 문제의 구조는 변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사회현상을 놓고 다양한 관점이 담긴 5개 제시문을 보여준 뒤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 해결책을 설계하도록 요구합니다. 그리고 같은 제시문을 다시 이용해 철학적 쟁점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논증을 완성하도록 요구합니다. 단순히 정보를 정리하거나 의견을 내는 수준을 넘어 ‘어떻게 사고를 조직하고 확장하는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문제 구조를 약식으로 풀어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제 문제는 각 제시문이 500~800자 분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문학작품과 비유, 사례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문제 1] 다음의 제시문 ①~⑤를 읽고, <자료>(자료는 생략)에 제시된 도시 교통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시오. (3개의 제시문을 선택하시오.)① 교통체증은 시민들의 배려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운전자의 양보와 인내가 도시 질서를 바로세울 수 있다.② 도시 교통의 핵심 문제는 출퇴근 집중이다. 근무시간을 분산하면 혼잡을 줄일 수 있다.③ 대중교통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AI 신호제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④ 도로망 확충보다 차량 공유 서비스 확대가 지속 가능한 방법이다.⑤ 교통체증은 문명의 불가피한 현상이며, 사람들은 어차피 적응하게 된다.[문제 2] 위 제시문을 바탕으로, “정부가 교통을 규제하기보다 시장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찬반 입장에서 논하시오. (3개의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주차용량 200본' vs '주차용량 200대'

    2023년 12월 부산 가덕도 신공항의 운명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로 끝나자 신공항 건설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덕도 신공항에 3500m 규모의 활주로 1본을 조성해 기존 3200m, 2700m 활주로 2본을 갖추고 있는 김해공항과 연계한다는 계획이었다.” 생활 속 낯설고 어려운 단위어 ‘본’우리말 중에 어디서 들어본 듯한데 “이게 맞나” 싶은 표현이 있다. 활주로 개수를 말할 때 쓰는 ‘본’도 그중 하나다. 우리말에서 이 ‘본’의 쓰임새는 의외로 다양하다. 그러면서도 특정 표현에선 용법이 통일되지 못하고 여러 말로 쓰인다. 단일한 쓰임새로 굳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일종의 ‘방황하는 말’이라고 할 만하다.한자어 ‘본’은 本(밑 본)에서 온 말이다. 이 글자는 본래 木(나무 목) 자의 아랫부분에 점을 찍어 ‘나무의 뿌리’를 가리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여기에서 사물을 구성하는 토대라는 의미에서 ‘근본’ ‘밑바탕’이란 뜻이 나왔고 다시 고향, 관향(시조가 난 곳. “본이 어디냐?”라고 할 때 쓰는 말이다)을 가리키는 말이 됐다. 나무에서 비롯된 글자라 자연스럽게 ‘초목을 세는 단위’로도 쓰인다.‘본’은 명사, 의존명사, 관형사, 접두사, 접미사 등으로 쓰여 우리말을 풍성하게 해준다. 본보기, 본전 등을 뜻하는 말 ‘본’은 명사다. 소나무 10본, 채송화 30본 같은 데서는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명사로 쓰였다. 본 협회니 본 사건이니 할 때는 관형사다. 본계약, 본고장 등에서는 접두사이며, 인쇄본이나 교정본 따위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餘桃之罪 (여도지죄)

    ▶한자풀이餘: 남을 여 桃: 복숭아 도 之: 갈 지 罪: 허물 죄'먹다 남은 복숭아를 준 죄'란 뜻으로애정과 증오의 변화가 심함을 비유- <한비자>여도지죄전국시대 위(衛)나라에 왕의 총애를 받는 미자하(彌子瑕)라는 미동(美童)이 있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병이 났다는 전갈을 받은 미자하는 허락 없이 임금의 수레를 타고 집으로 달려갔다. 당시 허락 없이 임금의 수레를 타는 사람은 월형(刖刑, 발뒤꿈치를 자르는 형벌)이라는 중벌을 받게 되어 있었다.그런데 미자하의 이야기를 들은 왕은 오히려 효심을 칭찬하고 용서했다. “실로 효자로다. 어미를 위해 월형도 두려워하지 않다니….” 또 한번은 미자하가 왕과 과수원을 거닐다가 복숭아를 따서 한 입 먹어보니 아주 달고 맛이 있었다. 그래서 왕에게 바치자 왕이 기뻐하며 말했다. “제가 먹을 것도 잊고 과인에게 먹이다니….”세월이 흐르면서 미자하의 자태는 점점 빛을 잃었고, 왕의 총애도 엷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미자하가 처벌받게 되자 왕은 지난 일을 상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놈은 언젠가 몰래 과인의 수레를 탔고, 게다가 ‘먹다 남은 복숭아(餘桃)’를 과인에게 먹인 일도 있다.”<한비자> 세난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기에서 유래한 여도지죄(餘桃之罪)는 ‘먹다 남은 복숭아를 준 죄’라는 뜻으로, 애정과 증오의 변화가 심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한번 애정을 잃으면 이전에 칭찬을 받던 일도 오히려 화가 되어 벌을 받게 됨을 이른다. 같은 행동이라도 사랑을 받을 때와 미움을 받을 때는 각기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애증지변(愛憎之變)으로도 쓴다.갈

  • 학습 길잡이 기타

    '장미 그림'으로 시각화…통계로 세상 구한 나이팅게일

    데이터 시각화를 할 때 나타날 수 있는 통계 그래프는 막대그래프, 꺾은선그래프, 원그래프, 띠그래프 등의 기본적인 통계 그래프 이외에도 자료에 대한 이해와 창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다양하게 응용해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창의적인 그래프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창의적인 방법으로 그래프를 사용하여 그린 통계 그래프로 백의의 천사로 알려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 1820~1910)의 장미 그림이 유명합니다. 나이팅게일은 1854년 4월부터 1855년 3월까지 크림전쟁(1853년 10월~1856년 3월, 크림반도에서 벌어진 전쟁)에 간호사로 참전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근무한 야전병원의 상태는 매우 열악했습니다. 좁은 장소에서 많은 환자가 뒤섞여 방치되었고, 불결했으며, 약품 또한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녀는 수많은 부상병과 사망자를 보며 병원에 들어올 당시 부상 원인과 죽었을 때 사망 원인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우선 환자들의 부상 정도와 상태를 매일 기록했고, 사망자에 대해서도 원인과 내역을 기록하며 분석했습니다.매일 기록된 데이터를 참고해 사망 원인을 분석해보니 대부분이 병원균 감염이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전염병을 예방하려면 환경 개선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환경을 개선하려면 이를 결정하고 실행하는 행정관을 설득해야 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관료적인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자료를 살폈습니다. 환자와 사망자에 대해 기록한 기존 문서는 단순한 표 형태로 사망자와 부상자의 수치만 보여주었습니다. 나이팅게일은 사망 원인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