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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확실하지 않으면 확률 높은 이해를 택하자

    통계학에서 제1종 오류란 올바른 가설이 기각되는 것이고, 제2종 오류란 잘못된 가설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말한다. (중략)법은 사고 방지를 위한 적정 주의를 1수준으로 정하고 있으며 법원은 제1종 오류와 제2종 오류를 각각 20%의 확률로 범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것을 가해자도 알고 있다고 하자. 이 경우 가해자는 어느 수준의 주의를 선택할까?가해자가 0수준의 주의를 선택하면 가해자는 80% 확률로 기대 사고 비용 60원을 부담하게 되므로 총 기대 손실 비용은 이 둘을 곱한 값인 48원이다. 가해자가 주의를 1수준으로 높이면, 추가적으로 주의 비용 30원이 들지만, 기대 사고 비용 20원을 부담할 확률이 20%에 불과하므로 4원만 부담하면 된다. 그러므로 총 기대 손실 비용은 34원이다. 2수준의 주의의 경우, 주의 비용 60원에 20% 확률로 기대 사고 비용 10원을 부담하게 되므로 총 기대 손실 비용은 62원이다.-2022학년도 10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80% 확률로 기대 사고 비용 60원을 부담하게 되므로 총 기대 손실 비용은 이 둘을 곱한 값인 48원‘기대 A’라는 말을 많이 보게 된다. 이는 수학에서의 ‘기댓값’이라는 개념을 적용한 개념이다. 기댓값은 어떤 사건이 일어날 때 얻어지는 변수와 그 사건이 일어날 확률을 곱한 값을 말한다. 따라서 ‘기대 A’는 사건 A의 값에 A가 일어날 확률을 곱해 얻어진다.지문에서 ‘기대 사고 비용’이라고 했다. ‘사고 비용’의 값에 사고가 일어날 확률을 곱한 것이다. 이를 이해하면 지문에 직접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60’ ‘20’ ‘10’이라는 값은 각각 ‘6×10’ ‘2×10’ ‘1×10’이라는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만 나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

    시중에는 요즘 “올해부터 나이가 한 살씩 줄어든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6월부터 시행된다는 ‘만 나이’ 제도 때문이다. 만 나이는 관습적으로 써오던 나이, 즉 ‘세는나이’보다 많게는 두 살까지 줄어드는 마법의 셈법이다. 하지만 오해도 있다. 이게 마치 새해부터 달라지는 제도인 양 말하는 게 그렇다. 사실은 예전부터 있던 것이다. 우리 민법에선 1958년 제정될 때부터 만 나이를 규정해왔다. 다만 일반인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민법은 제정 때부터 ‘만 나이’ 쓰게 규정그 배경에는 ‘읽기 쉽고, 알기 쉬운’ 공공언어에 반하는, 모호한 민법 조항이 자리잡고 있다. 민법 제158조가 나이 계산 방식을 규정한 항목이다. ‘연령계산에는 출생일을 산입한다.’ 이것을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일부 개정했다. ‘나이는 출생일을 산입하여 만(滿) 나이로 계산하고 연수(年數)로 표시한다. 다만, 1세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월수(月數)로 표시할 수 있다.’ 핵심인 ‘출생일을 산입한다’는 그대로 있고, ‘만 나이로 계산’과 ‘연수로 표시’가 덧붙었다. 이것은 어법상 동어반복, 즉 군더더기에 해당한다. ‘출생일 산입’이 곧 만 나이로 계산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연수로 표시’ 역시 당연한 얘기를 되풀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이를 연수로 나타내지 않으면 달리 방법이 없으니 그렇다.왜 이리 황당한 일이 벌어졌을까? 공공재인 민법의 언어를 애초 누구나 알기 쉽게 쓰지 않고 모호하게 풀어놨기 때문이다. 나이를 따질 때 ‘출생일을 산입한다’는 게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는 두 가지 의미를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賊反荷杖 (적반하장)

    ▶한자풀이賊: 도둑 적      反: 되돌릴 반      荷: 멜 하      杖: 몽둥이 장'도둑이 되레 매를 든다'는 뜻으로잘못한 사람이 잘한 사람을 나무람     - <순오지(旬五志)>적반하장(賊反荷杖)은 ‘도둑이 되레 매를 든다’는 뜻이다. 잘못한 사람이 도리어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것을 꼬집는 말이다.조선 인조 때의 학자이자 시평가 홍만종(洪萬宗)의 문학평론집 <순오지(旬五志)>에 적반하장에 대한 풀이가 나온다. “적반하장은 도리를 어긴 사람이 오히려 스스로 성내면서 업신여기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賊反荷杖以比理屈者反自陵轢).”적반하장은 잘못한 사람이 잘못을 빌거나 미안해하기는커녕 오히려 성을 내면서 잘한 사람을 나무라는 것을 이른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 ‘문비(門裨)를 거꾸로 붙이고 환쟁이만 나무란다’ ‘소경이 개천 나무란다’ ‘물에 빠진 놈 건져 놓으니 내 봇짐 내놓으라 한다’ 등 적반하장을 뜻하는 우리 말 속담도 여럿 있다. 문비는 초하룻날 악귀를 쫓는 뜻으로 대문에 붙이는 신장(神將) 그림이다.주인과 손님이 서로 바뀌어 손님이 되레 주인 행세를 한다는 주객전도(主客顚倒)도 적반하장과 뜻이 같다. 객반위주(客反爲主)로도 쓰며, 사물의 대소(大小)나 경중(輕重), 전후(前後)가 뒤바뀐 것을 이르기도 한다. 우리말에 ‘되술래잡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또한 범인이 순라군을 잡는다는 뜻으로, 잘못을 빌어야 할 사람이 되레 남을 나무라는 것을 비꼬는 말이다. 술래잡기는 ‘순라(巡邏)’가 도둑을 잡는 데서 유래한 우리의 전통놀이다.“적반하장도 유분

  • 영어 이야기

    motel, infotainment 같은 합성어는 portmanteau

    Danuri, Korea’s first lunar orbiter, successfully entered the target orbit of the moon earlier than planned, after a nearly five-month voyage, Science Minister Lee Jong-ho told President Yoon Suk-yeol at a ministry briefing.Also known as the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Danuri achieved the feat after three rounds of lunar orbit insertion (LOI) maneuvers, a process to refine its flight and reduce speed to commit itself to the gravity of the moon.It was scheduled to conduct five such maneuvers, according to the state-run Korea Aerospace Research Institute (KARI), which runs the space mission.Danuri, a portmanteau of the Korean words “dal,” meaning moon, and “nuri,” meaning rightfully enjoying something, is orbiting the Earth’s satellite about every two hours some 100 km above it, KARI said.한국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가 5개월 가까운 우주여행을 마치고 당초 계획보다 이르게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다누리는 달 임무 궤도에 들어서기 전 속도를 줄이고 자세를 바로잡는 진입 기동 원격 제어를 세 차례 수행한 끝에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이번 임무를 맡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원래 다누리는 진입 기동을 다섯차례 수행할 계획이었다.다누리는 ‘달’과, 어떤 일을 즐기고 누린다는 뜻의 ‘누리’를 합친 순 한글 합성어다. 항공우주연구원은 다누리가 현재 달 표면 약 100㎞ 상공에서 2시간 주기로 달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설1865년 를 출판한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은 6년 뒤 속편 를 선보였습니다. 이 소설 초반부엔 말장난으로 가득한 시 Jabberwocky가 나오는데, slithy와 mimsy 같은 처음 보는 단어들이 줄줄이 나옵니다.등장인물 중 하나인 Humpty Dumpty가

  • 영어 이야기

    전치사 barring은 '어떤 일만 아니라면' 의미

    Despite the protracted automotive chip shortage across the region, Hyundai Motor, Korea’s No.1 carmaker, sold 477,667 units in Europe in the January-November period. Kia’s sales reached a record 509,193 cars.Combined, the two sister companies’ sales figures trailed top seller Volkswagen’s 2.52 million and the runner-up Stellantis’ 1.89 million.Renault Group came fourth with sales of 945,552 vehicles over the same period.Barring the unexpected, Hyundai and Kia are certain to overtake Renault as Europe’s third-best car seller on an annual basis, achieving a feat that the Korean companies have longed for since they entered the European market in 1977, industry officials said.The two Korean automakers’ combined European market share, which stood at 9.7% at the end of November, is also expected to rise further by year-end to surpass their previous yearly record high of 10% set in 2021.차량용 반도체의 지속적인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한국 1위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는 올 들어 11월까지 유럽지역에서 47만7667대를 판매했다. 이 기간 기아차는 50만9193대의 차를 팔았다.두 회사를 합하면 1위인 폭스바겐그룹의 252만 대, 2위인 스텔란티스의 189만 대를 뒤쫓고 있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르노그룹은 94만5552대의 차를 팔아 4위를 기록했다.예상치 못한 변수만 없다면 현대차·기아는 1977년 유럽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올해 연간 기준으로 르노차를 제치고 판매량 3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유럽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올해 11월 말 기준 9.7%를 기록했다. 올해 말이면 종전 최고치였던 2021년의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해설반도체와 함께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수출품이 자동차입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산 자동차는 기대에 못 미치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모든 논증 추론의 출발점은 '최대·최소 정리'

    수능과 논술을 포함해 고등학교 수학 과정의 모든 증명과 정리는 ‘최대·최소 정리’를 전제로 한다.최대·최소 정리도 엄밀한 증명이 필요하지만 고교 과정에서는 이를 자명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그 바탕 위에 다른 증명이나 정리를 하나씩 쌓아간다.건물을 지을 때 가장 바탕이 되는 초석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대·최소 정리는 사잇값 정리와 롤의 정리, 그리고 평균값 정리로 이어지는 ‘극한·미분법’의 핵심 개념을 완성하는 데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이므로 소홀히 지나쳐선 안 된다. 예시 논제를 통해 최대·최소 정리가 문제 해결에 사용되는 과정을 살펴보자. 포인트닫힌구간에서 연속인 함수는 이 구간에서 반드시 최댓값과 최솟값을 갖는다.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100년 넘게 쓴 섭씨·화씨…태생은 외래어죠

    “텨......ㄹ썩, 텨......ㄹ썩, 텩, 쏴......아./나에게, 절하지, 아니한 자가,/지금까지, 없거던, 통기하고 나서 보아라,/진시황, 나팔륜, 너희들이냐,/누구누구누구냐 너희 역시 내게는 굽히도다,/나허구 겨룰 이 있건 오나라./텨......ㄹ썩, 텨......ㄹ썩, 텩, 튜르릉, 콱.”한국 최초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일부다. 육당 최남선이 1908년 잡지 <소년> 창간호에 권두시로 발표했다. 신체시는 우리나라 신문학 운동 초기에 나타난 새로운 시 형식으로, 한국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확고하다. 영국·미국 등 국명도 음역어이자 약어일부 표기를 지금의 맞춤법에 따라 바꾸긴 했지만 100년도 더 된 시 치고는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그런데 중간에 보이는 ‘나팔륜’은 좀 낯설다. 알 듯 말 듯한 이 말은 ‘나폴레옹’을 한자음으로 적은 것이다. 이른바 음역어다. 음역어란 한자음을 가지고 외래어의 음을 나타낸 말이다. 외래어표기법이 따로 없던 시절 쓰던 방식이다. 나폴레옹은 나파륜(拿破崙), 피타고라스는 피택고(皮宅高), 워싱턴은 화성돈(華盛頓) 식으로 적었다. 심지어 이들을 언론에서는 ‘나 씨’니 ‘피 선생’이니 ‘화 씨’니 하고 성(姓)처럼 불렀다.‘섭씨, 화씨’도 그렇게 생겨났다. 온도 단위로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이 말은 외래 인명의 약칭에서 유래했다. 섭씨(攝氏)는 고안자인 스웨덴의 셀시우스(Celsius)의 중국 음역어 ‘섭이사(攝爾思)’에서 따왔다. 화씨(華氏) 역시 온도 단위를 생각해낸 독일 물리학자 파렌하이트(Fahrenheit)의 중국 음역어 ‘화륜해(華倫海)’를 토대로 만들었다. 마치 ‘김 씨, 이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上善若水 (상선약수)

    ▶한자풀이上: 윗 상善: 좋을 선若: 같을 약水: 물 수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물의 성질을 이상적 경지로 삼음- <도덕경(道德經)>중국 철학의 두 주류는 유가(儒家)와 도가(道家)다.공자 맹자 순자로 대표되는 유가는 인의예지(仁義禮智)가 바탕이고, 노자 장자 열자로 대표되는 도가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 근간이다. 무위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상태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는 삶의 태도를 이른다. 무리해서 무엇을 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 그러한 대로 사는 삶이다.“학문을 하면 날로 보태는 것이고, 도(道)를 하면 날로 덜어내는 것이다. 덜고 또 덜어서 함이 없음(無爲)에 이르면 함이 없으면서도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노자의 이 말에는 도가 사상이 온전히 스며 있다. 자연을 거스르는 인위(人爲)를 짓지 않으면 만사가 잘 다스려진다는 뜻이다. “배우고 익히라”는 공자의 말과 결이 다르다. 유가는 인의예지를 쌓아서 세상을 다스리고, 도가는 인위를 덜어서 세상을 넓게 품는다.도가에서 물은 상징성이 크다.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 데 뛰어나지만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이다.상선약수(上善若水)는 ‘물은 최고의 선(善)’이라는 뜻으로, 도가는 만물을 이롭게 하는 물의 성질을 이상적인 경지로 삼는다. 물은 만물에 생기를 주는 자양분이다. 순리대로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막히면 돌아가고, 기꺼이 낮은 곳에 머문다.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글고, 네모난 그릇에 담으면 네모나다. 다투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