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得隴望蜀 (득롱망촉)
▶한자풀이
得: 얻을 득
隴: 고개 이름 롱
望: 바랄 망
蜀: 애벌레 촉


농(隴)을 얻고서 촉(蜀)까지 취하고자 한다
만족을 모르고 욕심을 부리는 것을 비유
- <삼국지>

삼국시대, 위나라 조조와 촉나라 유비가 치열하게 싸울 때의 일이다. 조조는 촉나라 북쪽으로 연결되는 산시성 남쪽 농(隴) 땅까지 쳐들어가 그 일대를 수중에 넣었다. 조조의 부하 사마의가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촉나라의 본거지를 빼앗을 수 있겠습니다”라고 하자, 조조가 사마의를 만류했다.

“인간이 만족하기란 쉽지 않네. 이미 농까지 얻었으니 촉까지 바랄 것이야 없지(得隴望蜀). 그것은 지나친 욕심일세.” 그것이 무리인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조조는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았다. <삼국지>의 고사에서 유래한 득롱망촉(得隴望蜀)은 ‘농을 얻고서 촉까지 취하려 한다’는 뜻으로, 만족을 모르고 욕심을 부리는 것을 이른다. 후한의 광무제가 농 지방을 평정한 후 다시 촉 지방까지 원했다는 비슷한 고사도 있다. 망촉(望蜀), 평롱망촉(平隴望蜀)으로도 쓴다.

망촉지탄(望蜀之歎)은 ‘촉 땅을 얻고 싶어 하는 탄식’이라는 뜻으로,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거어지탄(車魚之歎)도 욕심에는 한이 없음을 뜻하는 말이다. 맹상군의 식객 풍환이 칼을 어루만지면서 “긴 칼아,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겠구나. 밥상에 생선이 없다”고 투덜거렸고, 생선이 나온 다음에는 “드나들 때는 수레가 없다”고 탄식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기마욕솔노(騎馬慾率奴)는 ‘말을 타면 노비를 거느리고 싶다’는 뜻으로, 이 역시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음을 보여주는 말이다.

신동열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신동열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성경에는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라고 했고, 노자도 “화(禍)로는 욕심이 지나친 것만 한 것이 없다”고 했다. 모두 과한 욕심을 경계하라는 말이다. 적당한 욕심은 삶의 자극이 되고, 목표를 추구하는 동기부여가 된다. 하지만 만사 지나치면 적당함만 못하다. 바다보다 넓고 깊은 게 인간의 욕심이지만, 멈출 줄 아는 것 또한 인간의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