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elephants fight, it is the grass that suffers’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거대한 코끼리들이 싸우면, 그 발 아래 풀이 짓밟히는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The Chinese government has warned South Korean companies of retributions for exporting any product containing its critical metals to US military contractors.

At least two of its transformer manufacturers have received official notices from the Chinese government, demanding they cease exports of any power equipment containing Chinese-origin heavy rare earth metals to US military contractors or the US military.

This marks the first time that China has formally taken export control measures on non-US companies with ties to the world’s No. 1 economy.

If China continues targeting Korean firms with such export control measures, the fallout could significantly disrupt the growth of Asia’s fourth-largest economy.

“When elephants fight, it is the grass that suffers,” said a Korean export company official.

중국 정부가 한국 기업들에 자국산 핵심 금속이 들어간 제품을 미국 군수업체에 수출할 경우 보복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최소 두 곳의 국내 변압기 제조업체가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보 내용은 중국산 중(重)희토류 금속이 포함된 전력 장비를 미국 군수업체 또는 미군에 수출하지 말라는 요구를 담고 있다.

이는 중국이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연관된 기업에 대해 공식적으로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한 첫 사례다.

중국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이러한 수출 통제 조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4위 경제 대국인 대한민국의 성장에도 심각한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코끼리가 싸울 때 고통받는 것은 풀이다”라고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말했다.해설우리 속담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바다에서 거대한 고래들이 싸울 때, 주변의 작은 새우나 물고기들이 파도에 휩쓸려 다치는 모습을 비유한 것이지요. 이는 힘센 자들이 싸울 때, 그 사이에 낀 약한 자들이 고통을 겪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영어로 비슷한 표현도 있을까요?

고래를 ‘코끼리’로, 새우를 ‘풀’로 바꾼 “When elephants fight, it is the grass that suffers(코끼리가 싸우면 고통받는 것은 밑에 깔린 풀이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습니다. 이 말은 케냐에서 오랫동안 전해 내려왔는데, 아프리카에는 코끼리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비유가 생겨난 것입니다. 거대한 코끼리들이 싸울 때 그 발아래 풀이 짓밟히는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When elephants fight, the grass gets trampled(코끼리들이 싸우면 풀이 짓밟힌다)로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수입품 대부분에 대한 높은 관세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타격이 예상됩니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는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제품에 대해 추가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은 자국에서 생산하는 희토류의 미국 수출을 한국 등 다른 나라를 통해 통제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희토류의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는데, 희토류는 매우 희귀한 금속원소로 이차전지·디스플레이·전기자동차·항공우주 산업 등 첨단 기술 제품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입니다.

김연희 The Korea Economic Daily 
Global Edition 에디터
김연희 The Korea Economic Daily Global Edition 에디터
‘When elephants fight, it is the grass that suffers’는 씁쓸하게도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으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의 무역 충돌 사이에 끼어 피해를 보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잘 나타낸 표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