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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복지국가 “공짜 뷔페는 없다”
지난주 프랑스 중부 도시 리모주 시청이 시위로 인해 불타고 있다.프랑스 국민은 왕을 단두대에 세운 역사를 자랑스러워합니다. 진짜 혁명은 러시아가 아니라 프랑스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극렬 시위는 우리나라도 둘째가라면 서러운데요, 파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과격 시위가 자주 벌어지는 곳입니다.그런 프랑스인들도 이번 시위는 과거 경험해 보지 못한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이민자의 나라’라서 그런 건지, 혁명의 피가 프랑스 국민 몸속에 흘러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높아지는 생활비와 연료 가격, 교육환경에 대한 불만이 “엘리제궁 마크롱 침대에서 편히 자보자”라는 혁명적 구호로 변하고 있습니다.이를 두고 ‘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의 종말’이라는 평가도 많습니다. ‘프랑스 재정적자 EU 2배 육박, 민생까지 삼켰다’ ‘구조개혁 미룬 대가...프랑스가 불탔다’는 신문 제목이 이를 대변합니다. 수십 년 간의 복지 중독에 마크롱 대통령의 노동 및 연금개혁 실패가 중첩되며 프랑스 복지정책이 길을 잃고 있습니다. 정부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8%로, EU 권고치 상한의 2배 가까이 되며 경보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물가가 급등하며 시민들이 도로로 쏟아져 나왔고, 전국 시위로 확산 중입니다.유럽식 복지국가 모델은 왜 쇠퇴했으며, ‘폐기’가 아닌 개선과 ‘치료’의 여지는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복지국가 출현 배경과 사상적, 이론적 기초를 짚어보고 복지국가의 장단점, 대안으로 삼을 성공사례와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황금기 지나 쇠락하는 유럽 복지모델유럽식 복지국가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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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왜 경제학과 싸울까?
지난 5월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왼쪽)의 취임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축하의 악수를 하고 있다. 외신연합최근 국제뉴스는 국제유가의 강세, 주요국 국채금리의 급등, 그에 따른 각국 증시의 약세로 연일 채워졌습니다. 미국-이란 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기름값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향후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지면서 금리는 사상 최고치로 올랐습니다.이런 흐름에 가장 뿔이 난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11월 중간선거가 코앞인데, 미국민의 삶을 팍팍하게 만드는 고금리 상황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와중에 지난 9월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은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올렸습니다. 최고 연 4.00%에 달합니다.트럼프 대통령은 미 Fed가 금리를 올리기 전부터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지난 9월 6일에 이어 13일에도 “미 Fed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일부 국가와 교역을 중단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이는 “금리가 높으니까 무역적자를 본다”는 평소 그의 생각에 따른 것입니다. 금리가 높으면 달러 수요가 늘고, 강달러가 되면 무역에서 불리하다는 겁니다. 그리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금리와 무역수지의 관계를 아주 단순하게 이해한 결과입니다.트럼프식 경제 관념을 트럼프노믹스(Trumpnomics)라고 부른다면 이보다 더한 것도 많습니다. 그는 미국 내 고용지표가 최근 호전된 것으로 나오자, “미국 신용도가 훨씬 높아졌다. 강한 나라일수록 금리가 낮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경기변동을 줄이기 위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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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값 급등에 암표 극성…해법은 뭘까?
게티이미지공연이나 스포츠 관람 티켓 가격이 치솟는 ‘티켓플레이션(Ticketflation, Ticket+Inflation)’이 일상이 된 가운데 매크로 기법을 이용한 티켓 싹쓸이와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한 뻥튀기 암표 판매까지 진짜 극성입니다. 최근엔 암표를 약 30배까지 비싸게 팔아 십수억원을 챙긴 암표 업자가 아파트와 상가까지 샀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5일 자신의 X(엑스) 계정에서 프로야구 암표 근절 캠페인을 시작한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암표 거래 이제는 꿈도 꾸지 말라”고 했습니다.용돈이나 아르바이트 수입을 모아 공연 등을 관람하는 청소년과 사회초년생에게 티켓플레이션과 바가지 암표는 단순히 ‘비싸다’는 문제를 넘어섭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직접 보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청소년 사이에서 적잖게 나옵니다. 문화 관람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여러 ‘상품’ 가운데 하나일 뿐인지, 아니면 국민 누구나 누려야 할 공공재로 여겨야 할지 생각해 볼 만한 주제입니다. 3~4배 웃돈 줘야 암표 구매티켓플레이션 현상은 신조어로 만들어질 만큼 두드러집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형 뮤지컬과 인기 아이돌 콘서트 티켓의 가격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5만원을 뛰어넘어 20만원에 육박합니다. 올 상반기 큰 인기를 끈 뮤지컬 ‘겨울왕국’의 최고 가격(VIP석)이 19만원을 기록했고, ‘드라큘라’ ‘엘리자벳’ ‘베토벤’ 등 인기작들도 최고 18만원을 줘야 볼 수 있습니다.공연 기간이 짧은 아이돌 가수나 해외 작품의 국내 공연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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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인데...물가는 왜 오를까?
게티이미지생글생글은 최근 커버스토리에서 “긴축의 시대가 온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등 주요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어 세계 경제에 돈줄이 마르고 성장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을 해봤습니다.그런데 요즘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긴축 시대’가 아닌, ‘인공지능(AI) 시대’입니다. AI가 인류 역사와 우리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꿔놓고 있어 정신이 온통 AI에 팔려있죠. 경제적으로 보면, AI 시대에는 이전과 똑같은 산출물을 얻기 위해 똑같은 노동력과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AI의 도움을 받아 노동생산성이 높아지고 투입비용은 과거보다 줄어듭니다. 이는 모든 산출물의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낳습니다. AI 시대에는 물가가 전반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이런 점에서 세계 경제가 물가 상승에 대비한 긴축 시대에 접어든다고 하니 고개가 갸우뚱해집니다. AI 시대와 긴축 시대는 공존할 것 같지 않은데 말이죠. AI는 각국의 생산성을 급격히 높이고 있는데, 요즘 물가는 왜 올라갈까요? 이번 주 탐구 주제입니다.유가가 끌어올린 물가, 그다음엔?물가상승세는 실제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같은 달보다 3.7% 올라 전문가 예상치(3.6%)를 웃돌았어요.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2.6% 올라 예상치인 2.5%를 넘어섰습니다.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다시 시장을 짓눌렀습니다. AI 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부각되면서 미국 뉴욕증시의 기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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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4만불에 대졸 실업자는 48만명...무엇이 문제일까?
게티이미지정부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3만9164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작년에 비해 2750달러(약 7.6%) 늘어난 수치인데요, 최근 5년 만의 최대 증가폭입니다.중요한 건 4만달러에 근접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4만달러를 넘긴 적은 아직 없습니다. 내년 우리 정부가 예상하는 경제성장률(4.6%)과 최근의 환율 추이를 감안하면 내년 1인당 GDP가 처음으로 4만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국제통화기금(IMF)이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주요 7개국(G7)이나 서유럽 국가, 싱가포르 등의 1인당 GDP는 대략 3만~4만달러 수준입니다. 4만달러를 넘기면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확실한 선진국 클럽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초호황에 따른 수출 증가를 바탕으로 ‘소득 4만달러 선진국 대한민국’ 뉴스를 접할 것 같습니다. 1%대 안팎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을 우려하던 데 비하면 수출 호황과 3%대 성장 전망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입니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고용 한파'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일자리가 그만큼 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9개 주력 제조업종 가운데 작년에 비해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은 반도체와 조선산업뿐입니다. 나머지 기계, 전자·디스플레이 등 6개 업종은 ‘유지’에 그치고, 섬유산업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그중에서도 청년 고용이 큰 문제입니다. 취업 절벽에 가로막혀 생애 첫 직장을 잡기도 힘들고, 그나마 있던 일자리도 잃는 청년이 많다는 뉴스가 매달 통계를 통해 전해집니다.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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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OOO' 유행...포용한다면 모두 善일까?
최근 전남 광주 북구 국립광주과학관에서 열린 ‘모두의 AI’ 배움터와 실험실, 라운지 합동개소식 모습. 뉴스1요즘 우리 사회에 ‘모두의 OOO’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여러분이 이용하는 대중교통 요금 서비스에도 ‘모두의 카드’(다른 말로는 K-패스)란 게 있죠. 정부 정책이든, 공공서비스든, 또는 민간의 서비스든 여기엔 ‘모든 사람(everyone 또는 all)을 위한 것’이란 뜻이 담겼습니다. 사람들 간의 평등과 형평성이란 가치를 강조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꿈꾼다는 얘기로 들립니다.민주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대표적인 게 정부의 인공지능(AI) 정책을 상징하는 ‘모두의 AI’입니다. AI 기술이 소수의 특권 또는 특정 기업의 전유물이 되지 않고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겁니다. 경찰 민원 응대와 경찰관 업무 보조를 위한 치안 특화 AI 서비스 ‘모두의 경찰관’도 추진되고 있습니다.민간에선 수요에 대응하는 대중교통 서비스 ‘모두의 셔틀’, 전국 주차장의 요금을 비교해 할인 주차권을 판매하는 주차 플랫폼 ‘모두의 주차장’, 통영국제음악재단 등이 개최하는 성인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교류 축제 ‘모두의 오케스트라’, 서울역 근처 갤러리인 ‘모두미술공간’ 등이 그런 예입니다.이는 크게 공공정책의 브랜드, 또는 공공성을 띠는 서비스, 마지막으로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서비스로 분류할 수 있어요. 국민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다는 ‘정치의 언어’에서 소비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기업의 마케팅으로 진화하고, 공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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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821조 슈퍼예산, '가보지 않은 길'의 미래
처음 보는 800조원대 나라 살림성장률 높이고, 양극화 해소에 쓴다지만반도체 꺾이고 물가 자극할 가능성기업 옥죄는 규제 푸는 게 더 중요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맨오른쪽)이 지난 8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7년 예산안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지난달 초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예산안은 이후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정부 안이 골간을 이루기 때문에 매년 큰 관심을 끕니다. 내년도 정부 예산은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긴 약 821조원 규모로, 이른바 ‘슈퍼 예산’이라 불리고 있어 관심을 끕니다. 올해보다 무려 12.8% 증액된 규모입니다.‘한 해 나라 살림을 어떻게 꾸려가느냐’는 청소년과 같은 미래 세대의 삶의 조건을 바꾸는 중요 계기입니다. 정부 재정이 꼭 필요한 분야와 성장 동력에 예산이 알뜰살뜰 쓰인다면 나라 경제는 물론, 개인의 경제생활도 풍요로워질 겁니다. 하지만, 미래를 너무 낙관하고 재정을 방만하게 쓴다면 그에 따른 피해는 오롯이 미래 세대의 부담이 됩니다. 우리가 딱딱한 경제 분야인 예산 편성을 굳이 생글생글에서 살펴보는 이유입니다. 예산 제약과 수지 균형나라 살림은 개인 경제생활 또는 가계 운용과 기본적인 원리에서 똑같습니다. 가정이 수입이라는 제약 속에 지출 계획을 세우듯, 국가도 세금 수입(稅收, 세수)을 예상하고 예산을 짭니다. 이를 경제학에선 예산 제약(budget constraint)라 부릅니다.개인이 빚이 너무 많으면 파산하는 것처럼 국가도 부채 규모가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수지의 균형, 즉 밸런스(balance)를 맞추는 것이 가계와 국가 재정 운용의 기본입니다. 최근 경기도의 재정 고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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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설탕부담금, 타당성은 얼마나?
올들어 국민적 관심을 모은 ‘설탕부담금’ 입법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설탕부담금을 둘러싼 진전된 연구 결과가 공유됐기 때문입니다.설탕부담금이란 설탕이 첨가된 가당음료에 부담금을 매기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 통해 가당음료 소비를 줄이고 국민 건강 개선, 특히 어린이·청소년의 비만을 막자는 취지입니다.부담금은 일반적인 세금과 달리, 특정 공익사업에 쓸 자금을 그 사업과 관련된 사람이나 기업 등에 부담시키는 제도입니다. 설탕부담금의 경우 설탕 소비 감축과 국민 건강 증진이라는 공익사업을 필요하게 만든 원인 제공자, 즉 가당음료 제조 기업으로부터 부담금을 거둡니다.설탕부담금 도입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이 발의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토론회의 국회 측 주최자는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이었습니다. 서울대 교수 출신의 복지정책 전문가이기는 하지만, 법안을 발의한 여당 인사는 아니란 점을 염두에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타당성 적다는 연구 결과서울대 경제학부 홍석철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한마디로 설탕부담금 도입의 실익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정부나 공공기관은 새로운 제도나 정책, 사업을 추진할 때 먼저 그 타당성을 검증합니다. 이를 사업타당성 분석이라고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비용편익분석(Benefit-cost analysis)을 활용합니다. 이는 어떤 사업의 사회적 총비용과 총편익을 계산해 비교하는 겁니다. 여기엔 유형은 물론, 무형의 비용과 편익도 수치로 계산해 포함시킵니다.그런데 설탕부담금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은 0.04~0.09에 불과합니다. 이 비율이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