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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인간중심 vs 생태중심…자연 바라보는 관점 이해해야

    환경 및 자연과 관련한 문제는 논술 문제의 주요 쟁점 중 하나입니다. 이 문제는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교과서로 따지자면 <통합사회> 및 <생활과 윤리>의 자연윤리에 해당합니다. 동양사상은 전통적으로 자연과 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룬다고 보며 자연을 중시했기 때문에 환경 및 생태 문제의 원인적 관점이나 쟁점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적습니다. 그에 비해 인간 중심적 근대주의의 사상이 발달했던 서양사상이 환경문제의 제시문으로 주로 출제되죠. 인간중심주의는 인간만이 도덕적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간주합니다. 따라서 인간에게만 본래적 가치를 인정하고, 자연을 순전히 인간의 이익이나 필요에 따라 평가하려 합니다. 이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과 구별되는 우월한 존재로, 자신의 이익과 행복 증진 등을 위해 자연을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반면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적 관점들이 존재합니다. 자연을 오직 인간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도구적 자연관이 모든 환경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탈인간중심주의는 동물을 도덕적 고려 대상의 범주로 넣는 동물중심주의부터 생명과 생태의 범위로 존중 대상을 확대한 생명중심주의, 생태중심주의까지 다양한 위계로 발전합니다.이 중에서도 생태중심주의는 인간중심주의의 극단에 서 있는 입장으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유용성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관점입니다. 이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독립된 우월한 지배자가 아니라 자연의 한 구성원이며, 자연 안의 모든 생명은 평등한 가치와 권리를 지닙니다. 따라서 인간뿐 아니라 동물, 식물,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극장값'이 소환한 문법의 변화 모습

    배우 최민식이 얘기한 ‘극장값’이 화제다. 그는 지난달 한 방송에서 “지금 극장값도 많이 올랐다. 좀 내려야 한다. 갑자기 그렇게 확 올리면 나라도 안 간다”라고 말해 극장값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를 두고 한 경영학과 교수가 “무지한 소리”라고 직격하면서 논란을 가중시켰다. 영화산업과 가격 문제는 우리 관심이 아니니 논외로 하고, 다시 제기된 ‘극장값’ 논란은 오래된 ‘버스값’ 논쟁을 재소환한다.‘값’은 본래 사고팔 때 주고받는 돈“어린이 등 교통약자를 위해 시내버스값 무료화 추진” “택시값 비싸도 이용자 많다, 프리미엄 택시”처럼 ‘버스값’ ‘택시값’ 같은 말을 흔히 사용한다. 그런데 예전엔 이런 말이 모두 잘못 쓰는 표현이었다. ‘값’은 본래 물건을 사고팔 때 치르는 대가를 뜻하기 때문이다.이에 비해 물건이나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가로 내는 돈은 ‘요금’ 또는 ‘비용’이다. 그러니 버스값, 택시값은 버스나 택시를 사고팔 때 치르는 돈을 뜻하고, 일상에서 흔히 말하는 것은 버스요금 또는 버스비, 택시요금 또는 택시비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었다. 이를 좀 더 근사한 말로는 고유어로 ‘삯’이라고 한다. ‘삯’은 일을 한 데 대한 품값으로 주는 돈 또는 어떤 물건이나 시설을 이용하고 주는 돈이다.1957년에 완간된 <조선말큰사전>(한글학회)에서도 그랬다. ‘값’은 △사람이나 물건 자체가 지니고 있는 중요성(가치), △매매하기 위해 작정한 금액, △매매 목적으로 주고받는 돈을 의미했다. 즉 무엇을 사고팔 때의 가격 또는 가치로 풀었다. 지금은 &lsq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縱虎歸山 (종호귀산)

    ▶한자풀이縱: 놓아보낼 종  虎: 범 호  歸: 돌아갈 귀  山: 메 산호랑이를 풀어 산으로 돌아가게 하다화근(禍根)을 남겨두는 것을 비유하는 말 -<삼국지>유비(劉備)가 불운의 연속으로 고난을 겪고 있을 때 관우와 장비를 데리고 조조(曹操)를 찾아갔다. 그때만 하더라도 둘 사이는 좋은 편이었다. 이미 황제를 끼고 승상으로서 확실한 강자의 위치를 굳히고 있던 조조는 유비를 경쟁 상대로 생각하지 않았다. 책사 정욱이 조조에게 유비를 죽이라고 조언했다.“승상께서는 속고 계십니다. 유비에게는 큰 뜻을 품은 영웅의 면모가 드러납니다. 지금 죽이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또 다른 책사 곽가는 말이 달랐다.“형편이 궁해 찾아온 사람을 죽이면 세상 사람들이 승상을 보고 뭐라고 하겠습니까?”조조는 곽가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욱이 간파한 대로 유비는 큰 꿈을 품고 있었다. 유비가 조조 곁을 떠날 기회가 왔다. 황제가 될 꿈을 꾸고 있던 원술이 자신의 세력이 궁해지자 기주에서 세력을 떨치고 있는 사촌형 원소한테 빌붙으러 간다는 소문을 들은 것이다. 유비가 조조를 설득했다.“원술이 원소를 찾아가려면 서주를 지나가야 합니다. 저한테 병력을 주시면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원술을 잡아 승상에게 받치겠습니다.”조조는 유비에게 5만 병사를 내주었고, 유비는 빠르게 서주로 향했다. 외지에서 돌아와 이 소식을 들은 정욱이 조조를 찾아가 말했다.“유비에게 군사까지 붙여 내보낸 것은 ‘호랑이를 풀어 산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縱虎歸山)’과 같습니다. 속히 사람을 보내 되돌아오도록 촉구하십시오.”조조도

  • 영어 이야기

    정책이나 전략을 바꾸다 'pivot'

    South Korea’s economy unexpectedly slowed in the second quarter on softer private consumption and business investments. Gross domestic product grew 2.3% year over year in the April-June period, slower than the previous quarter’s revised 3.3% growth, the Bank of Korea’s data showed.Against the prior quarter, the economy contracted 0.2%, a reversal from the first quarter’s 1.3% expansion. This marked the first quarterly backstep since the fourth quarter of 2022 with a 0.4% drop and snapped the five-quarter growth streak.Both consumer and business spending waned in a high interest rate environment under the lengthy tight monetary policy, said market analysts. They forecast the BOK would consider pivoting toward policy easing later this year to stimulate the economy. The central bank kept its benchmark policy rate unchanged at 3.50% for the longest streak of a 12th straight time this month.민간소비와 기업투자가 위축되면서 2분기 한국 경제는 예상과 달리 둔화됐다.한국은행에 따르면 4~6월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해 전 분기 수정치인 3.3% 성장보다 성장세가 둔화됐다.전분기 대비 GDP는 0.2% 감소해 1분기 1.3% 증가에서 역성장으로 전환했다. 이는 2022년 4분기 0.4% 감소한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으로 지난 5분기 연속 성장해오던 추세가 꺾인 것이다.시장 분석가들은 장기간의 긴축 통화 정책에 따른 고금리 환경으로 소비와 기업 지출이 모두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정책 완화 쪽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이달 12회 연속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해설최근 경제 기사에 ‘피벗(pivot)’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정책에서 벗어나 언제 기준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主一無適 (주일무적)

    ▶ 한자풀이主: 주인 주    一: 하나 일    無: 없을 무    適: 맞을 적오직 한 군데에만 마음을 집중해다른 잡념이 스며들지 않도록 함          -<경재잠(敬齋箴)> 성리학(性理學)은 송나라 명나라 학자들가 체계화한 유학의 한 학파다. 주돈이, 정호, 정이 등이 시작해 주희가 사상 체계를 집대성했다. 이기론(理氣論)과 심성론(心性論)에 바탕을 두고 격물치지(格物致知, 사물의 이치를 깨우쳐 궁극적으로 자신의 앎에 이르게 함)를 골자로 한다. 이기론은 자연의 존재법칙을 연구하는 성리학 이론이다.주일(主一)은 ‘하나를 위주로 한다’는 의미고, 무적(無適)은 ‘움직이지 않는다’로 풀이된다. 즉 주일무적(主一無適)은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하고 다른 곳에는 마음을 두지 않는다는 의미다.남송의 유학자 주희(朱熹)는 <경재잠(敬齋箴)>에서 주일무적에 대해 “동에 머물면서 서를 생각하지 말고 북에 머물면서 남을 생각하지 말라. 일에 당하여서는 마음을 간직하여 마음이 다른 데로 가지 않도록 하라. 두 가지 일이라고 마음을 두 갈래로 하지 말고, 세 가지 일이라고 마음을 세 갈래로 내지 말라. 마음을 오로지 하나가 되도록 하여 만 가지 변화를 살피도록 하라”라고 적었다. 주일무적이 경의 가장 기본적 자세임을 강조한 것이다.성리학에서는 주일무적이 정제엄숙(整齊嚴肅,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엄숙히 함), 상성성(常惺惺, 마음이 항상 깨어 있음), 기심수렴불용일물(其心收斂不容一物, 밖으로 내달리는 마음을 거둬들여 무심함을 회복함)과 더불어 경(敬)을 풀이하는 의미로 사용했다.조선시대 유학자인 퇴계 이황 또한

  • 학습 길잡이 기타

    '절사 평균'으로 편파 판정 가능성 막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2024 파리 올림픽이 끝났습니다. 이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경기에 임한 선수들 덕분에 대한민국 선수단은 기적을 연출하여 예상보다 높은 종합 순위를 기록했습니다.필자도 가족과 함께 경기를 보면서 응원했는데, 특히 다이빙 경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선수들이 다이빙을 하고 나면 심사 위원 점수가 바로 발표되었는데, 그 점수에 아래와 같이 취소선이 그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이 취소선은 무슨 기준으로, 왜 그어져 있는 것일까요?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선수 A가 7명의 심사 위원으로부터 2점, 7점, 9점, 9점, 9점, 10점, 10점을 얻었다면 이 선수의 점수 평균은 (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산된 8점을 선수 A의 점수로 정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 심사 위원 점수의 대부분이 8점보다는 크고, 8점이 심사 위원 점수의 전체적 특징을 잘 나타낸다고 보기 어려우니까요. 그럼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특정 심사 위원 점수인 2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특정 심사 위원이 편파 판정을 함으로써 극단적 점수를 부여해 이 값이 전체 점수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지요.스포츠나 예술 경연 대회에서는 작은 점수 차이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공정한 심사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앞의 다이빙 경기의 심사 위원 점수는 극단적인 값을 없애기 위해 가장 높은 점수 2개와 가장 낮은 점수 2개를 취소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4개 점수를 제외한 나머지의 평균을 구해보면 이 되어 8.0을 이 선수의 점수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어떤 자료의 변량 중에서 극단적인 값을 제외하고 자료의 가장 큰 부분과 가장 작은 부분을 일정 비율로 잘라버린 뒤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꾸준히 출제되는 '벡터의 연산'에 익숙해져야

    선분의 길이와 같이 크기만을 가지는 양을 나타내는 ‘스칼라’에 비해, ‘벡터’는 크기와 방향을 모두 가지는 양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여러 주제와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 따라서 기하를 출제하는 대학들의 경우 벡터의 연산에 대한 문제를 꾸준히 내고 있으며 올해도 출제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벡터에 대한 문제는 무엇보다도 덧셈, 뺄셈, 내적 등 벡터의 연산에 익숙해지는 것이 대비의 핵심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수리논술에서 벡터 문항의 난이도 자체는 평이한 수준이므로 벡터를 자유롭게 연산할 수만 있다면 문제를 푸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기하 수리논술 '벡터 문항' 대비 포인트1. 벡터의 덧셈, 뺄셈, 내적 등 연산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연습할 것.2. 기하 교과서 또는 EBS 연계 교재 등을 활용해 개념학습을 병행할 것.3. 비교적 최근 출제된 벡터 문항 위주로 예시 답안을 참조해 반복적으로 풀어볼 것.※’22 이전 ‘기하와 벡터’는 현행 ‘기하’와 내용이 상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