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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상대방 행동에 대한 최적대응을 내시전략이라 해요
지난주까지 게임이론에 대해 공부하면서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을 중심으로 경제현상 속에서 발생하는 게임에 관해 설명했다. 대부분의 경제학 책이 과점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용의자의 딜레마게임 위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의 경제현상에서는 용의자의 딜레마게임 외에 다양한 게임이 나타난다. 이번 주에는 용의자의 딜레마게임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성대결게임(battle of sexes game)에 대해 살펴보자.성대결게임의 내용성대결게임은 남자와 여자가 친하다고 해도 서로 좋아하는 취미가 달라 갈등이 생길 수 있는 상황으로, <표1>의 보수행렬로 나타낼 수 있다. 보수행렬에서 보수를 나타내는 괄호 안의 숫자는 기쁨의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친한 남녀가 만나 취미를 즐기는 것이 만나지 않고 각자 취미를 즐기는 것보다는 더 기쁘면 보수행렬에 더 큰 수치를 부여했다. 남녀가 함께 있는 것이 기쁘지만, 스포츠를 함께 관람하면 남자의 기쁨이 여자보다 더 크고, 반대로 영화를 같이 관람하면 여자의 기쁨이 남자의 기쁨보다 큰 것이 이 게임의 또 다른 특징이다.성대결게임의 결과이 경우 남자의 최적대응은 여자가 스포츠 관람을 선택하면 당연히 남자도 스포츠 관람을 선택하는 것이고, 만약 여자가 영화 관람을 선택하면 남자도 혼자서 스포츠 관람을 하지 않고 영화 관람을 선택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처럼 우월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자의 최적대응도 남자와 동일하기 때문에 이 게임의 균형은 남자와 여자가 함께 스포츠 관람을 하거나 영화 관람을 하는 두 가지 경우가 된다. 이 게임의 균형은 경기자들에게 우월전략이 없으므로 우월균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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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철의 한국 한국인 이야기
붕괴하던 조선에 등장한 사상운동, 북학 주류집단 반발과 사회체제 경직성에 부딪혀
17세기 후반부터 두꺼운 벽틈으로 미풍이 불어오고, 메마른 땅에서는 샘물이 솟기 시작해 점차 강물로 변해갔다. 북학을 핵으로 삼은 실학이 조선 역사에 등장했다.북학은 소외됐던 이상주의자들이 주도해 적대감을 가졌던 청나라의 문물을 수용해 부강한 조선, 잘사는 백성을 목표로 삼자는 사회개혁의 학풍이고 사상운동이었다.첫째, 그들이 추구한 목적과 제안한 정책은 ‘경세치용’ ‘이용후생’을 거쳐 ‘실사구시’로 단계적인 발전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인식론의 변화, 농사에서 상공업 중시 등 정책의 변동, 서학인 천주교의 수용 등을 놓고 노선을 달리했다. 그리고 기존 체제로부터 음양의 피해를 봤다.조선은 두 번의 대전쟁과 패배, 기아와 전염병으로 인한 대참사, 양반 관료들의 탐학, 성리학자들의 무능으로 붕괴하는 중이었다. 또한 신분제 일부가 무너지고, 외국과의 비자발적 교섭, 포로들의 귀환, 통신사와 연행사들의 견문 등으로 쇄국과 성리학의 맹신 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붕괴의 진행을 막아야 할 조선의 선택은 ‘체제의 강화’란 시대의 반동 또는 부분적인 양보를 통한 개선이었다. 주류들은 전자를 택해 요행을 바라며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였다. 소외된 지식인들은 보편적 인성과 성리학의 원론에 충실하면서 사회 개선의 인식과 학문을 자생적으로 만들어갔다.이익은 재야의 자생적인 사상가로서 성리학의 관념성을 배격하고, 현실 개선의 방책을 전방위로 전개한 경세치용학파이다. 뒤를 이은 홍대용은 ‘북학’을 표방하면서 본격적으로 청나라와 서양 문물의 이론과 기술, 지식을 수용해 실생활에 응용하고 도움 주는 연구를 했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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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소리의 파동을 응용…정보통신의 핵심 기술이죠
'요즘 TV에선 노래 실력을 겨루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다. 컴퓨터를 켜면 음악을 배경으로 작동하는 프로그램이나 동영상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우리 생활에서 음악이나 소리가 주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례다. 음악 소리뿐만 아니라 모든 소리는 파동으로 이뤄져 있고, 이런 파동을 정보통신 장치로 빠르게 주고받는 데는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이라는 기술이 큰 몫을 하고 있다.푸리에는 62세 되던 1830년 사망한 프랑스 수학자이자 물리학자로 푸리에 변환의 원리를 고안하고 증명했다. 우리가 그를 TV에서 볼 기회는 거의 없으니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그의 기술을 적용한 아이디어 중에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 많다. 푸리에 변환을 응용한 첨단 사례가 발에 챌 정도로 많아도 모르는 사람의 눈에는 안 보이는 법이다. 첨단 기술에 대한 더 나은 시야를 갖기 위해 푸리에 변환을 이해해보자.푸리에 변환의 기본 아이디어는 모든 파동의 모양을 진동수가 다른 단순한 파동들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1]을 통해 이것을 전형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그림은 진동 주기가 다른 sin 함수 10개를 진폭이 다르게 합성한 결과다. 부드러운 sin 함수들을 합성해 전혀 다른 모양인 삼각형 파동을 만들었다.다음의 [그림2]는 이런 원리를 기술자들이 어떻게 응용하는지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그림2]는 [그림1]에서 언급한 10개의 sin 파동 중 진폭이 제일 큰 3개만으로 합성한 결과다. 첫 번째 그림의 삼각형 파동과 똑같진 않아도 비슷한 모양의 파형을 얻을 수 있다. 푸리에 변환을 수학적으로 증명할 때는 무한히 많은 sin 파동을 합하면 원하는 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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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예금과 대출의 차이…'예대마진'이 문제?
우리는 물품보관소에 귀중품을 맡길 때 보관료를 냅니다. 반대 상황도 있을까요? 물건을 맡기는 사람이 거꾸로 돈을 받는 경우 말입니다. 있습니다. 바로 돈입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돈을 받습니다. 이자라는 것이죠. 은행은 돈을 맡아주는 수고를 해야 하는데 왜 보관료를 안 받을까요? 이유는 은행의 역할에서 비롯됩니다.은행은 기본적으로 예금된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곳입니다. 1000원 맡기는 사람(예금자)에게 10원의 이자를 주고, 빌려가는 사람(대출자)에게 이자 15원을 받아 5원을 남기는 식이죠.이것이 바로 이자 수익, 즉 예대마진이라는 겁니다. ‘예대마진=대출이자(여신이자)-예금이자(수신이자)’이죠. 요즘 이 예대마진이 논란입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은행들의 예대마진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은행들이 자기 돈도 아닌 남의 돈으로 이자 장사를 해서 직원들에게 엄청난 보너스·퇴직금을 준다는 겁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거둔 이자수익은 50조원에 달합니다.최근 대통령이 나섰습니다. 금리가 올라서 대출자들이 이자 내기에 허덕이는데 은행들은 이자수익으로 돈 잔치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반 기업들은 돈 많이 번 것을 자랑하는데 은행들은 전전긍긍합니다. 돈으로 돈(이자)을 버는 걸 죄악시했던 조상들의 생각이 맞는 걸까요? 아니면 은행도 할 말이 있는 걸까요?은행은 예금자와 대출자를 이어주는 존재…3자가 만족하는 교집합은 어디쯤일까요?여기 김씨, 박씨, 이씨가 있습니다. 김씨는 여윳돈을 은행에 예금하려는 사람입니다. 박씨는 은행에서 돈을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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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없었다…對中수출 비중 19년 만에 20% 밑으로
지난 1~20일 무역수지가 59억8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월(126억5100만달러)에 이어 2월에도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면서 올해 누적 적자 규모는 186억3900만달러가 됐다. 사상 최악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연간 474억달러)의 40%에 달하는 적자가 약 50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수출 5개월 연속 감소세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수출은 335억4900만달러(통관 기준 잠정치)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3%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평균 수출은 2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9% 감소했다. 이달 수출 감소가 확정되면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줄어든다.수출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수출 부진이다. 지난 1~20일 반도체 수출은 38억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9% 줄었다. 반도체 수출 증감률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감소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감소폭이 10%가 안 됐지만, 4분기 들어서면서 10~20%대가 됐다. 올 들어서는 매월 40% 넘게 감소하고 있다.주력 품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제품의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수요 부족으로 재고가 쌓인 결과로 풀이된다. 무선통신기기(-25.0%)와 정밀기기(-15.6%), 가전제품(-38.0%), 컴퓨터 주변기기(-55.5%) 수출도 부진했다.국가별로 보면 대(對)중국 수출이 66억64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2.7% 감소했다. 이달을 포함하면 9개월 연속 줄고 있다. 전체 수출 중 중국의 비중은 19.9%를 기록했다. 지난달 19.8%에 이어 두 달 연속 20%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4년(19.6%) 이후 처음이다.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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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과점시장 기업은 용의자의 딜레마게임 하고 있어요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은 수많은 경제현상과 사회현상 속에서 발생되는데, 대표적으로 과점시장 속 기업들의 경쟁 과정에서 나타난다. 따라서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을 이용해 과점시장에서 경쟁과 담합이 발생하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용의자의 딜레마게임이 현실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과점시장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이 외의 경제현상과 사회현상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도 알아보자.과점시장과 게임과점시장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표1>의 보수행렬로 정리했다. 우선 과점시장에서 경쟁 중인 두 기업이 담합을 통해 생산량을 줄이면 각각 10의 이윤을 얻게 된다. 그러나 담합하기로 한 뒤에 한 기업이 협정을 위반하고 생산량을 늘리면 협정을 위반한 기업은 담합이 유지됐을 때보다 이윤이 증가하고, 협정을 그대로 지킨 기업은 이윤이 감소한다. 이에 따라 협정을 위반한 기업은 15의 이윤을 얻고, 협정을 지킨 기업은 5의 이윤을 얻는 것으로 보수행렬에 나타냈다. 두 기업 모두 더 이상 담합하지 않는다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윤은 담합했을 때에 비해 줄어들지만, 혼자만 담합협정을 지킬 때보다는 증가해야 하므로 7의 이윤을 얻는 것으로 보수행렬에 표시했다.과점시장에서의 우월전략과 균형<표1>과 같은 상황에서 만약 B기업이 담합협정을 위반한다면 A기업의 경우 혼자만 담합협정을 지키는 것보다 같이 위반할 때 이윤이 더 크므로 A기업은 위반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만약에 B기업이 담합협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해도 A기업 입장에서는 위반할 때 이윤이 더 크므로 역시 위반을 선택할 것이다. 따라서 A기업은 항상 협정을 위반하게 되므로 A기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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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신입생과 재학생이 화음 맞추는 입학식
지난 22일 한양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신입생 입학식에서 신입생과 재학생이 함께 합창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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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 찬반토론
논란의 은행 과점체제…문제가 있나, 정부 개입해야 하나
완연한 경기침체 속에 이례적인 규모로 많은 이익을 낸 은행들이 성과급·퇴직금 잔치를 벌이면서 은행의 과점 체제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외 다양한 변수에서 비롯된 복합 불황 와중이어서 은행계의 ‘그들만의 잔치’를 보는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다. 과점은 말 그대로 소수의 대기업이 해당 시장을 장악해 쥐락펴락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자유로운 경쟁 체제를 가로막는 부정적 뉘앙스가 강하다. 한국의 5대 시중은행이 그런 구조에서 불황 없이 최근 15년간 무려 100조원을 벌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더구나 은행은 정부 보증의 면허증에 힘입어 ‘돈 장사’를 하기 때문에 정부의 적정 간섭이 다른 분야보다 더 용인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반면에 5대 은행 체제는 통폐합 정책, 즉 정부 관치금융의 소산물이라는 반론도 있다. 은행의 과점 체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찬성] 한국 은행 과점비율 OECD 중하위권…5대 은행 체제, 정부 통폐합 정책 결과한국의 시중은행이 과점인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 선진국과 비교해 특별히 과도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금융위원회 자문기구인 금융산업경쟁도평가위원회가 2022년 12월 내놓은 보고서가 좋은 기준이다.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은행산업 집중도는 선진국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전체적으로는 23위, 시중은행만 보면 18위로 중하위권이다. 총자산 상위 3개 은행의 점유율을 합산해 국가별로 비교한 것이다.카카오뱅크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장에 신규 진입한 이후 집중도는 완화하는 추세다. 가계대출 시장 집중도(상위 3개 은행) 비율은 2018년 63.8%에서 2021년 61.9%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