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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임대차 2법' 개편해야 하나

    정부가 임대차 2법으로 불리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 7월 도입 당시 취지와 달리 세입자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월세 계약을 ‘2+2년’으로 연장해 최대 4년 거주를 보장하는 것이다. 전월세상한제는 임대료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한다.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만든 임대차 2법의 부작용에 주목했다. 전월세 가격을 단기에 급등시키고, 같은 단지에서 여러 개의 전월세 가격이 나오는 등 시장 왜곡도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임대차 2법은 시장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세입자의 거주 안정 등 긍정적 기능도 있는 게 사실이다. 임대차 2법을 개편하는 게 과연 옳을까. [찬성] 이중 가격, 매물 급감 등 부작용 커 임대인 재산권 침해 과도…분쟁 잇따라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되자 임대인들이 향후 5% 인상 제한을 우려해 초기에 임대료를 크게 올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신축 아파트나 인기 지역에서는 시세보다 훨씬 높은 보증금 또는 월세가 책정되기도 했다. 전세 매물이 급감한 것도 문제다. 임대인이 갱신요구권을 피하기 위해 세입자를 받지 않고 직접 거주하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로 인해 전세 물량 자체가 감소했고, 결과적으로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임차인 간 형평성 문제다. 기존 세입자와 신규 세입자 간 임대료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기존 세입자는 5%만 인상된 임대료를 내지만, 신규 세입자는 시세 기준으로 훨씬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최근 세종시 국토연구원에서 열린 임대차 2법 개편 토론

  • 과학과 놀자

    뜨거운 물, 찬물 번갈아 담그면 맛·영양 다 잡아

    달걀 하나를 삶을 때도 과학이 필요할까. 화학자, 재료과학자, 공학자가 이 질문에 답을 내놨다.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대학교(University of Naples Federico II) 소속 공동 연구팀은 ‘주기적 조리(periodic cooking)’라고 이름 붙인 새로운 달걀 조리법을 지난 2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엔지니어링(Nature Communications Engineering)’에 발표했다.해당 연구는 식품의 식감과 영양을 모두 최대한 끌어 올리는 동시에 재료과학과 소재공학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달걀 조리가 까다로운 이유는 흰자와 노른자의 익는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흰자는 85℃쯤 돼야 단단히 굳지만, 노른자는 65℃ 정도에서 가장 부드럽게 익는다. 그런데 달걀 껍데기를 깨지 않는 이상 흰자와 노른자를 따로 삶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흰자와 노른자 중 하나를 희생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예컨대 반숙이나 수비드(밀봉된 봉지에 담긴 음식물을 정확히 계산된 온도의 물로 천천히 가열하는 조리법) 방식처럼 저온에서 오래 익히면 노른자는 부드러워지지만 흰자는 설익고, 펄펄 끓는 물에서 삶을 경우 흰자는 잘 익으나 노른자는 퍼석해진다.연구팀은 흰자와 노른자 모두 최적의 상태로 익히기 위해 달걀 내부의 열전달(온도변화)과 단백질 변성(익는 정도)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수학 모델을 구성했다. 달걀흰자와 노른자는 열전도도·밀도·비열 같은 물성이 다르고, 이 물성들은 온도에 따라 변한다. 연구팀은 이를 고려해 열이 달걀 내부를 통과할 때 단백질이 변성돼 익어가는 속도를 아레니우스 방정식을 이용해 수식화했다. 아레니우스 방정식은 화학반응의 속도가 온

  • 숫자로 읽는 세상

    불황에 더 강한 다이소…매출 4조클럽 코앞

    내수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초저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지난해 4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뷰티·패션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하고 온라인몰 강화, 외국인 수요 발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전략이 주효했다. 500~5000원대 저가 상품 판매만으로 1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유통 강자’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아성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3조9689억원, 영업이익 3711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4.7%, 영업이익은 41.8%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9.35%로 이마트(0.16%) 쿠팡(1.46%)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았다.다이소 연간 매출은 2022년 2조9457억원에서 2023년 3조4604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4조원에 육박하는 등 매년 급증했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1~3월 카드 결제 추정액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3월에는 8.1% 증가한 1858억원에 달했다.다이소가 급성장한 주요 배경으로는 상품군 확장이 꼽힌다. 고마진 제품인 뷰티·패션 상품군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말 기준 다이소에서 판매한 뷰티 브랜드와 상품은 60개, 500여 종이다. 2023년 말(26개 브랜드, 250여 종)에 비해 두세 배 늘어난 규모다. 다이소 뷰티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뷰티 대기업도 다이소 전용 상품을 개발해 입점했다. ‘샤넬밤’(손앤박 멀티컬러밤), ‘리들샷’(VT 리들샷 앰풀) 등이 연달아 히트하며 지난해 다이소 화장품 매출은 1년 전보다 144% 급증했다. 의류 매출도 두 자릿수 증가했다. 지난해 의류 부문

  • 사진으로 보는 세상

    "기술로 나라 지켜요"…軍특성화고 합동 발대식

    4월달에 대구·대전 등서 군(軍)특성화고 합동 발대식이 잇따라 열렸다. 학생들은 군이 필요로 하는 전문 기술을 맞춤형으로 교육받은 후 졸업과 동시에 입대해 전문 기술 병력으로 복무한다. 사진은 이달 중순 대전 동구 동아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 열린 2025년도 대전·충청·강원 군특성화고 합동발대식에서 학생들이 거수경례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무한 상상력이 빚어낸 예측불허의 이야기

    2017년 초단편 소설집 <회색 인간>이 세상에 나왔을 때 ‘이걸 소설이라고 해도 되나?’라는 의구심이 떠다녔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 사이트에서 인기 얻은 초단편 소설을 한 번쯤 휘잉 돌고 가는 바람일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많았다. 8년이 지난 지금 30만 부를 돌파한 <회색 인간>은 100쇄 기념 에디션을 발간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김동식 작가는 주민등록증이 나온 17세에 독립해 바닥타일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으니 따로 문학 공부를 한 일이 없다. 주물공장에서 10년 넘게 일하던 중 온라인 커뮤니티 공포 게시판에 소설을 올리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1년 후 <회색 인간>, <세상에서 가장 약한 요괴>, <13일의 김남우>를 동시에 출간했다. 그동안 <양심고백>, <밸런스 게임> 등 총 10권의 소설집을 펴내면서 ‘초단편’이라는 장르를 확고하게 다졌다.김동식 작가는 어느 인터뷰에서 초단편을 ‘말로 들려줄 만한 이야기가 담긴 짧은 글’이라고 표현했는데 <회색 인간>에 실린 24편의 초단편은 일반적인 단편소설의 3분의 1 혹은 4분의 1분량이다. 각각의 짧은 이야기 속에 강렬한 스토리를 담았다는 특징이 있다.재미있으면서 섬뜩짧은 이야기인 만큼 허를 찌르는 반전이 눈길을 끈다. ‘소녀와 소년,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는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세상을 그린다. 서쪽으로 가서 벽 너머 세계에 가면 살 수 있다. 숨지기 전 엄마는 소녀에게 마지막 남은 초코바를 주면서 “참을 수 없을 만큼 배가 고파지면, 그때 먹어”라는 말을 남긴다. 몇 명의 사람과 함께 벽 너머 세계로 향하던 소년은 밤에 식량을 훔쳐 무리를 이탈한다.드디어 벽 앞

  • 시사·교양 기타

    과학 기술

    주니어 생글생글 제157호 커버 스토리 주제는 과학 기술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학 원리를 찾아보고, 과학 기술이 여러 산업과 군사력,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끼치는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에선 한국인으로서 두 번째이자 전 세계 아홉번 째로 히말라야 14좌(해발 8000m 이상)를 완등한 산악인 엄홍길의 도전기를 담았습니다.

  • 경제 기타

    상장기업 공시 의무…경영정보 투명 공개해야

    2025년 3월 서울시교육청 학력평가 국어영역에는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공시의무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에 대한 지문이 나왔습니다. 주식시장에 대한 기본 이해가 없다면 지문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3점짜리 문제는 난도가 높아 수험생들의 애를 먹였어요. 내용이 어렵지만 경제 기초인 만큼 알고 있으면 좋아요.기업은 회사를 운영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돈이 필요해요. 그런데 항상 자기 돈만으로는 부족하죠. 그래서 ‘주식’이나 ‘채권’을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이를 팔아요. 주식은 회사의 지분을 사는 것이고, 채권은 회사가 빚을 냈다는 증서입니다.주식이든 채권이든 이를 공개적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하면 ‘공모’라고 합니다. 특정 대상을 상대로 주식을 팔거나 채권을 팔면 ‘사모’라고 해요. 50명 이상인지 이하인지를 기준으로 삼죠.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공모를 통해 주식을 팔아요. 그렇게 시장에 등록되면 상장법인이 되지요. 상장을 하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상장회사가 됐다는 자체로 상당한 신뢰를 얻게 되지요. 문제는 이 회사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다수 투자자에게 알릴 때 발생해요. 회사 내부의 중요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죠. 이를 ‘공시’라고 합니다.공시는 회사가 공식적으로 알리는 소식이지만 꼭 알려야 하는 것과 알릴 수 있는 것들의 종류가 정해져 있어요. 회사가 아무거나 공시를 막 하면 안 되니까요. 우선 회사가 상장하거나 주식을 새로 발행할 땐 증권 신고서라는 서류를 공시해요. 회사 정보에 대한 내용이 세세히

  • 숫자로 읽는 세상

    2027년 모평 9월 → 8월…"성적 보고 수시 접수"

    현재 고1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8학년도 하반기 수능 모의평가가 9월에서 8월로 앞당겨진다. 수시모집 원서접수 전에 모의평가 성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이 합리적인 대입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돕고, 성적 불확실성에 따른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다.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8학년도 하반기 수능 모의평가 일정 변경안’을 15일 발표하며 대입제도 개편에 따른 주요 변화 사항을 함께 안내했다.교육부와 시도교육청,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7년부터 하반기 수능 모의평가를 8월 넷째 주 또는 다섯째 주에 시행할 예정이다. 상반기 모의평가는 현행과 같이 6월에 실시한다. 수시모집 원서접수 일정도 모의평가 성적이 통지된 이후인 9월 중순 이후로 순연한다.그간 학교 현장에서는 9월 모의평가 성적이 나오기 전에 수시 원서접수가 마감돼 학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러한 불확실성을 이용해 입시 불안을 조장하는 사교육 마케팅이 성행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정 조정으로 학생들이 모의평가 성적을 받아보고 수시 지원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 방안에 대해 대학들과도 협의를 마쳤다”고 말했다.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8월 모의평가 성적이 통지되는 시점에 맞춰 ‘공공 대입상담’ 서비스를 확대 제공할 방침이다. 사설 입시 컨설팅에 의존하지 않고도 대입 준비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단 취지다. 교육부는 이날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이 첫 적용되는 현 고1 학생들의 수능 준비를 돕기 위해 ‘2028학년도 수능 예시 문항’도 함께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