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양 기타
평범한 하루가 모여 위대한 생이 된다
매일초호시노 토미히로오늘도 한 가지슬픈 일이 있었다.오늘도 한 가지기쁜 일이 있었다.웃었다가 울었다가희망했다가 포기했다가미워했다가 사랑했다가그리고 이런 하나하나의 일들을부드럽게 감싸주는헤아릴 수 없이 많은평범한 일들이 있었다.* 호시노 토미히로 : 일본 시인·화가. 1946년 출생. 군마대학 교육학부 졸업.저서 <극한의 고통이 피워 낸 생명의 꽃> <한없이 아름다운 꽃들> <방울소리 울리는 길> <당신의 손바닥>, 시화집 <내 꿈은 언젠가 바람이 되어> 등 출간.이 시를 쓴 호시노 토미히로는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입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중학교 선생님이 된 지 2개월 만에 방과 후 체육 동아리 활동을 지도하다 사고를 당해 경추 손상으로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되는 불운을 겪었지요.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목 위쪽뿐이었습니다. 갑작스런 사고에 생의 의욕을 잃고 절망에 빠진 그는 한때 죽음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나 새로운 인생의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붓을 입에 물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죠. 그리고 자신의 그림 위에 시를 적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웠지요.신체장애인센터 소장의 권유로 전시회를 열었고, 그의 사연에 감동한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격려와 찬사를 받았습니다. ‘꽃의 시화전’이라는 이름으로 200여 차례나 열린 그의 전시회는 매번 성황을 이뤘지요. 그의 고향 집 부근에 건립된 미술관에는 해마다 10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았습니다. 전신마비 딛고 ‘위대한 평범의 순간들’ 깨달아그는 지인들이 가져다준 화분이나 꽃다발, 고향의 뜰에 핀 꽃나무, 휠체어를 타고 나
-
커버스토리
'시장 원리'로 지구 살리는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
올해 하반기 국내 최초의 민간 ‘탄소배출권 거래소’가 생깁니다.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자발적 탄소시장(VCM·Voluntary Carbon Market)’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기업들이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면(탄소 저감) 이곳에서는 그 성과를 탄소배출권(탄소 크레디트)으로 인증해주고, 주식처럼 거래하게 합니다.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전기를 덜 쓰는 반도체를 개발하면 그 반도체의 탄소 저감 성과에 대해 탄소배출권을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산림을 조성하거나 보호하는 활동도 탄소배출권으로 인정받게 됩니다.탄소배출권을 사고파는 거래소는 전 세계에 있는데 각국 정부가 운영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2015년 한국거래소를 탄소배출권 거래소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민간이 주도하는 VCM이 처음으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죠.탄소배출권 거래는 유럽에서 가장 활발합니다. 지난달 유럽연합(EU) 탄소배출권 거래소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t당 100유로를 돌파했습니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지난 3년간 다섯 배 올랐습니다. 탄소배출권 수요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입니다. 1년 뒤엔 150유로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그동안 어떻게 진행돼왔는지 알아보고,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의 ‘시장 원리’를 이해해봅시다.국제사회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교토의정서와 파리협정으로 해결하고 있어요온실가스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일으키는 골칫거리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원래 온실가스는 지구에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역할을 합니
-
경제 기타
외국인 투자 확대 위해 중요 산업도 개방 검토
정부가 통신·항공·방송·신문 산업 등 33개 종목의 외국인 지분 취득 한도를 풀거나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동떨어진 경직적인 규제가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키고 한국 증시의 저평가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정부는 외국인 취득 한도를 없앨 경우 산업 보호를 위한 보완책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17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는 1998년부터 전기통신사업법, 방송법, 항공법 등 개별법을 통해 제한하고 있는 외국인 지분 한도의 적합성 검토에 나섰다. 정부는 조만간 범부처 민관 합동기구인 ‘경제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에 이를 안건으로 올리거나 별도 협의를 통해 33개 종목별로 외국인 취득 한도를 없애거나 상향할 필요성이 있는지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2023년 3월 18일자 한국경제신문 기사 -정부가 외국인의 주식 투자 한도를 푸는 걸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지금은 아주 중요한 산업군에 속한 회사는 외국인이 주식을 너무 많이 사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고 있습니다. 중요한 산업엔 외국 자본의 입김이 강하게 미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인데요.제도의 시작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한국 주식시장이 외국인에게 처음 개방된 당시에는 모든 주식을 외국인이 10%까지만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점차 한도를 늘려오다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는 모든 종목에 대한 일괄 규제를 없앴습니다. 대신 일부 종목에만 규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지금 주식시장에 상장한 회사 중에선 34개 정도만 외국인 지분 한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공통된 기준으로 제한하는 범위를 정하는 게 아니라 다양
-
교양 기타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
선물나태주하늘 아래 내가 받은가장 커다란 선물은오늘입니다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가장 아름다운 선물은당신입니다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한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나태주: 1945년 충남 서천 출생.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대숲 아래서> <마음이 살짝 기운다> 등 40여 권. 박용래문학상, 시와시학상, 편운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정지용문학상 등 수상.누구를 생각하며 쓴 시일까요. 얼핏 보면 어떤 여성에게 바친 사랑시 같지만, 이 시의 수신인은 남자입니다. 한 출판사 편집장인데, 나태주 시인의 말을 들어보죠.“회갑을 넘기고 62세 교직 정년 나이쯤 해서 시 전집을 내고 싶었는데, 고요아침이란 출판사와 얘기가 되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교정을 열 차례 이상 보았지만 그래도 오자가 계속 나오는 거예요. 그 출판사의 김창일 편집장이 전집을 편집했지요. 여러 차례 이메일과 전화를 주고받다가 마음으로 가까워졌고 그를 통해 여러 가지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무슨 얘기를 들었을까요? 그 편집장은 시를 읽다가 여러 번 컴퓨터 앞에 코를 박고 흐느껴 운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동병상련의 슬픔이었겠지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시인의 가슴속에서 울컥,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곧장 컴퓨터를 열어 그의 이메일 주소 아래 문장을 적어나갔죠. 그 문장이 바로 이 시입니다.시인은 이 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선물은 공짜로 받는 물건이고 귀한 물건, 소중한 그 무엇입니다. 호되게 병을 앓거나 고난을 겪어본 사람은 압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하루하루 우리가 받는 지상의 날들이 선물입니다. 생명이
-
경제 기타
상품 수요가 있어야 생산요소 수요도 발생해요
생산요소시장은 상품시장과 달리 생산요소별로 시장 작동에 차이가 발생한다. 하지만 그런 차이들은 생산요소의 수요보다는 생산요소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더 많이 나타나므로 우선 수요의 공통적인 특징을 먼저 살펴보자. 개별 생산요소시장에서는 노동, 자본, 토지의 공급 과정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와 생산요소시장에서 균형이 결정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파생수요상품시장에서 상품이 거래되지 않는다면 생산자는 생산요소를 구매할 이유가 없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사고자 하는 수요가 있어야 생산자도 상품을 시장에 공급할 것이고, 생산자가 상품을 공급해야 비로소 생산요소의 수요도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생산요소의 수요는 상품 수요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파생수요라고 부른다. 따라서 생산요소의 수요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상품시장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생산요소의 수요량생산요소의 수요량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노동, 자본, 토지 같은 생산요소의 한계생산에 대해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 한계생산은 생산요소 한 단위가 추가로 투입됐을 때 증가하는 생산량으로, 한계생산 체감의 법칙이 성립한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은 한계생산이 체감하는 생산요소의 수요량을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에 중요한 것은 생산요소의 한계생산으로부터 얻는 수입이다. 예를 들어 기업이 근로자를 고용할 때 경영자는 추가로 고용된 근로자로 인해 기업에 이윤이 추가로 발생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를 계산하려면 고용으로 얻는 수입과 고용에 들어가는 비용을 알아야 하므로 생산요소를 활용해 생산한 상품이 발생시키는 한계수입이 중요하다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전기요금에 묻혀 사실상 강제징수 KBS수신료, 개선해야 하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KBS 수신료 강제징수 방식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TV 수신료는 방송법에 따라 ‘텔레비전 수상기를 소지한 사람’에 대해 매달 2500원을 의무적으로 내게 하는 것인데, 1994년부터 한국전력이 KBS로부터 징수 업무를 위탁받아 대행해주고 있다.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에 끼워 징수하는 것에 대한 불만은 문재인 정부 때 특히 많았다. 적지 않은 국민(시청자)이 KBS의 보도 행태, 프로그램의 수준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조직적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까지 벌어졌다. KBS는 늘 ‘공영방송’이라고 내세웠지만 과연 무엇이 공영방송이며, 그런 주장에 맞는 보도를 했느냐는 문제 제기였다. 이런 여론을 수렴하면서 대통령실이 ‘개선책’ 찾기 공론화에 나섰다. KBS 수신료 개선 논의는 적절한가.[찬성] '자칭 공영방송'의 편파·저질 심각…英 BBC 등 해외선 수신료 폐지 기류자칭 공영방송이라는 KBS에 대한 다수 국민의 불만이 심각한 상황에 달했다. 해묵은 논란거리인 수신료 강제 징수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도 편파적 뉴스와 오락·연예라는 이름하의 저질 프로그램이 너무 과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프로그램이 시청률 경쟁을 일삼는 일반 상업방송이 아니라 스스로 공영이라고 주장하는 방송사에서 넘쳐나는데, 시청자들은 수신료를 강제로 내야 한다. 그것도 국민 모두 내는 전기요금에 가려진 채 억지로 내는 상황이다. 선택권은 없다.무엇보다 근래 사회적으로 쟁점이 된 시사 이슈에서 명백한 편향 보도가 문제다. 대우조선해양 파업 때는 노동조합 편을 들며 경제 6단체가 한목소리로 우려·반대하고 있는 ‘노란봉투법’을 반론조차
-
사진으로 보는 세상
올해 첫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고등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2023학년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지난 23일 전국 고등학교에서 치러졌다. 경기 수원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디지털 이코노미
전문서비스업은 왜 혁신을 받아들여야 할까
지난 수세기 동안 전문가의 업무는 대부분 수작업이었다. 이들의 서비스는 기성복이 아니라 반맞춤형이었다. 예술가가 작품을 만들 때마다 빈 캔버스에서 시작하듯, 수요자 입장에서 전문가 서비스는 위임받은 신뢰할 만한 전문가가 수작업으로 만든 일회용 제품이었다. 하지만 전문 서비스도 점차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양복 재단이나 양초 제작 등의 수공업이 그랬듯이 말이다.전문가 우회 현상과거엔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면 전문가에게 의지했다. 전문가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지식이 있었고, 사람들은 전문가로부터 얻은 지식과 경험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전문가 외에는 어떤 지식이 문제 해결에 필요한지 몰랐기에, 전문가들은 해당 영역에서 문지기 역할을 했다. 의사 혹은 변호사가 아니면 병원이나 법률 사무실을 개업하지 못하는 형태가 그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런 설명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전문성을 얻는 다양한 방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과거 판례 검색은 변호사들의 업무 영역 중 하나였지만, 오늘날 수백만 건의 판례 가운데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 데 몇 초면 충분하다. 최근 등장한 챗GPT 기술이 도입되면 보다 입체적인 서비스도 가능하다. 경험 공동체도 대안적 형태다. 페이션츠라이크미(Patientslikeme)와 같은 사이트에는 자신이 겪는 질병과 처방 그리고 그 효과에 대한 수기가 가득하다. 이런 경험의 공유를 통해 꼭 전문가에게서만이 아니어도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AI 플랫폼이든, 경험을 나누는 사이트든 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의사나 변호사, 회계사가 아니라는 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