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광용 <광개토태왕 담덕>

<광개토태왕 담덕>을 쓴 엄광용 작가는 2022년 7월에 1권과 2권을 출간하고, 2025년 2월 말에 10권을 냈다. 작가가 2000년대 초반에 이 소설을 처음 기획했으니 장장 20년에 걸쳐 완성한 셈이다.
엄광용 작가는 1990년 ‘한국문학’에 중편소설 <벽 속의 새>로 문단에 데뷔했다. 장편 역사소설 <사냥꾼들> <천년의 비밀>, 창작집 <전우치는 살아 있다> <징비록에서 역사의 길을 찾다> 외 다수의 책을 냈다. 2015년 장편 역사소설 <사라진 금오신화>로 류주현 문학상을 수상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12년간 기자로 활동한 이후 전업 작가로 나선 그는 고구려연구회 회원으로 국내 답사를 다니던 중 <광개토태왕 담덕>을 쓰기로 결심했다. 만주·백두산·실크로드 등 해외 답사를 다니면서 광개토태왕의 원정길을 추적하고, 단국대 대학원 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기까지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엄광용 작가는 왜 광개토태왕에 관해 이토록 긴 소설을 썼을까. 한 인터뷰에서 “중국의 <삼국지>나 일본의 <대망> 같은 국민 역사소설을 써보고 싶었다. 그런 소설의 소재로 광개토태왕을 뛰어넘는 인물이 없었다. 우리의 옛 영토를 가장 넓게 확장시킨 영웅의 이야기이면서 한 인간의 성장기라고도 볼 수 있는 소설이다”라고 밝혔다.당대의 역사 생생하게 재현문제는 광개토태왕 담덕에 대한 직접적 자료라고는 지안(集安)의 호태왕비 비문에 나와 있는 게 전부라는 점이었다. 자료가 없다 보니 드라마나 기존 소설에서는 광개토태왕의 행적을 팩션이나 판타지로 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 엄광용 작가가 상상에 의존한 이야기가 아닌 정사를 다룬 광개토태왕 소설 쓰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374년에 탄생해 412년 세상을 떠난 1600년 전의 인물이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광개토태왕 담덕의 일생을 다룬 기존 사료 속 역사 기록은 중간중간 비어 있는 칸이 너무 많았다. 광개토태왕 능비에 새겨진 금석문도 마모되거나 일본인들에 의해 조작된 글자가 있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었다. 엄광용 작가는 ‘내가 그 시대의 담덕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질문하며 사료 찾기와 보조적 자료의 수집, 현지 탐방에 많은 공을 들였다. ‘고구려본기’의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사료를 찾아내고 보완해나갔다.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 하나하나에 작가로서의 의미와 역할을 부여해 당대 역사를 생생하게 재현해냈다.대한민국 세계 경제영토 확장으로 이어져그렇게 해서 완성한 <광개토태왕 담덕>에 한민족 최고의 군주이자 리더였던 담덕의 진면목을 담았다. 담덕이 태어나고 성장해 왕좌에 오를 때까지, 고구려는 그야말로 호시탐탐 국경을 넘보는 외세의 탐욕 앞에서 풍전등화 같은 위기에 처해 있었다.
담덕은 고민과 갈등을 거듭하며 후연·북위·백제·신라·왜국·부여(북부여, 동부여)·거란·숙신 등의 나라와 부족들을 제압하고 화합하고 끌어안으며 정의로운 리더십을 발휘해 진정한 고구려의 평화를 구축한다. 가족과 신하, 이웃 나라의 백성들까지 생각하는 군주이자 한 인간으로서 거듭나는 삶의 여정들이 유장하고 섬세하게 이어진다.
엄광용 작가가 오랜 기간 이 소설을 구상하고 집필한 진정한 목적은 ‘담덕의 리더십을 배워 국가와 개인이 최일류가 되는 것’이다. 장차 우리나라가 통일되고 주변 강국과 대등한 외교를 펼쳐 당당하게 글로벌 강국의 면모를 완성하길, 작가는 원하고 있다. 아울러 담덕의 용기와 지혜를 삶에 적용해 무한히 뻗어나가는 독자가 많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