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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기타

    유럽 수송로 장악한 로스차일드, 노벨家 밀어내다

    “나는 연필입니다”로 시작하는 에세이가 있다. 평범한 나무 연필을 의인화해서 탄생의 비밀을 털어놓는데, 읽고 나면 책상 위 굴러다니는 연필이 달리 보인다. 연필은 자기가 태어나기까지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지만 극소수를 제외하면 자기가 만드는 게 연필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행위를 지시하고 통제하는 관리자가 없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느냐며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먼저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세로 나뭇결의 삼나무를 심고, 잘 자란 나무를 베어 통나무 상태로 철도를 이용해 제재소로 운반한 다음 제재소에서 연필 두께의 막대기를 만든다. 한편 동인도제도에서는 흑연을 캐 연필심을 만들고 펑지씨유(油)를 추출하여 지우개를 만든다. 이러한 공정을 통해 한 자루의 연필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서정주의 시구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를 패러디하면 “연필 한 자루를 만들기 위해 오래전부터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는 그렇게 연결되었나 보다”쯤 되겠다.‘시장경제’라 불리는 봉사경제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그 누구도 지구 어딘가에서 그 연필을 깎아 글을 쓸 어린아이의 고사리손을 위해 작업을 하지 않았다.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 일을 했다. 자신은 이익을 취하고, 사용자인 다른 사람은 편익을 취하는 이 시스템을 ‘봉사 경제’라고 부른다(봉사 경제의 다른 말이자 가장 잘 알려진 명칭이 시장경제). 애덤 스미스의 유명한 경구가 있다. “우리가 맛난 아침을 먹을 수 있는 것

  • 교양 기타

    명문가 자녀 교육은 다르군요 [고두현의 아침 시편]

    제자에게한 줄기 푸른 산 아름다운 경치조상의 땅 후손이 물려받는구나.후손들아 얻었다고 기뻐만 마라.다시 거둬들일 사람 뒤에 있느니.書扇示門人一派靑山景色幽 前人田地後人收.後人收得休歡喜 還有收人在後頭.* 범중엄(范仲淹, 989~1052) : 북송(北宋) 때의 정치가이자 문인.세상 이치를 터득하게 돕는다범중엄은 뛰어나고 청렴한 재상이었습니다. 실력이나 인품이나 당대 최고였지요. 육경에 통달하고 송나라의 사대부 기풍을 바로 세운 주역인데,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너그러웠습니다. 제자와 자녀에게도 늘 모범을 보였지요.이 시에서 밝힌 것처럼 푸른 산의 절경을 보고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만 경탄하는 게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이라는 것까지 일깨워줍니다. 시의 원제는 ‘서선시문인(書扇示門人, 부채에 적어 제자에게 보이다’입니다.큰 인물일수록 꼼꼼하고 따끔그는 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개가한 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랐지만, 남다른 노력으로 재상 자리에 올랐습니다. 온갖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지만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산의 절경을 보고 조상과 후손을 동시에 생각하는 도량까지 지녔지요.그는 인재 양성과 부국강병의 개혁 조치인 경력신정(慶曆新政)을 추진했습니다. 기득권 세력에 막혀 실패하긴 했지만, 나중에 왕안석에 의해 개혁은 다시 이루어졌습니다. 그가 시에서 땅과 순환의 연결고리를 이야기한 것과 닮았지요.이 시를 읽다가 선인들의 가훈을 엮은 『호걸이 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를 다시 펼쳤습니다. 거기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호걸이 되는 일은 내가 실로 바라는 바가 아니다. 다만 너희가 이 가훈을 지켜서 날마다 삼가고 삼

  • 시사·교양 기타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주니어 생글생글 제150호 커버 스토리 주제는 ‘전쟁’입니다. 개전 3년을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지금 이 시각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무력 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며, 우리는 전쟁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의 주인공은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입니다. 중증 외상 분야의 권위자인 이 병원장의 삶을 조명했습니다.

  • 커버스토리

    이젠 조선까지…진격의 K방산

    미국 트럼프 정부의 중재로 중동과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총성이 멎을지 주목됩니다. 전쟁의 시대가 가고 평화의 시대가 올지 궁금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방위산업, ‘K-방산’의 진격엔 거침이 없습니다. 잊을 만하면 세계 각국이 우리나라 첨단 무기를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국내 주요 7개 방산 기업의 수주 잔액이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했다는 뉴스도 나왔습니다. 만들기도 전에 다 팔려나가면서 3년 치 일감이 꽉 찼다는군요. 평화의 봄바람 앞에서도 세계 각국은 전쟁을 막기 위한 방위력 증강에 앞다퉈 나서는 다소 역설적 상황입니다.K-방산의 주력 제품은 전차·미사일·전투기 등 육해공을 넘나들고 유럽에서 중동·동남아·미국 등으로 수출 영토를 넓힙니다. 중국에 다 빼앗길 것으로 예상되던 조선산업이 군함 건조에 협력이 필요하다는 미국 측의 언급에 따라 K-방산의 핵심 산업으로 뜨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미국 CNN은 “한국이 방위산업의 메이저리거가 되고 있다”, 미국 <포브스>는 “한국이 조용히 세계 최대 무기 공급 국가 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K-방산의 황금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한국의 산업 발전에서 K-방산의 진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방산이 수출산업으로서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비롯하는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중국 추격, 관세 전쟁으로 수출 어려움폭발적 성장세 'K방산'에 거는 기대 커요한국 방위산업의 성장은 한국 산업의 발전사 속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K-방산의 진면목을 이해할 수 있기

  • 숫자로 읽는 세상

    위기의 인텔, TSMC·브로드컴으로 쪼개지나

    대만 TSMC가 인텔의 파운드리(수탁생산) 부문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브로드컴도 인텔의 반도체 설계 부문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거래가 현실화하면 미국 반도체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인텔이 설립 67년 만에 쪼개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최근 TSMC에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TSMC도 긍정적인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과 협업하라고 TSMC를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 및 여러 파트너와 함께 인텔 파운드리 부문에 출자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TSMC와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지분을 공동 소유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TSMC와 인텔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거론됐다고 한다. 논의는 초기 단계이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브로드컴도 인텔 설계 사업부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브로드컴이 인텔의 칩 설계 및 마케팅 사업 부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자문단과 비공식적으로 입찰을 논의했지만, 인텔 제조 부문에서 협력사를 찾는 경우에만 제안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실제 인텔에 제안하지는 않았으며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TSMC의 파운드리 부문 인수와 브로드컴의 설계 부문 인수는 별개 건으로 알려졌다.대만 TSMC의 인텔 파운드리 부문 인수설이 흘러나오는 것은 최근 인텔이 사상 최악의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 시사 이슈 찬반토론

    교사 정신질환 검사하는 '하늘이법' 도입해야 하나

    정부와 정치권이 정신질환으로 교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교원에게 강제 휴직을 명령할 수 있는, 이른바 ‘하늘이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신질환을 앓아온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을 살해한 ‘고(故) 김하늘 양 피살 사건’의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다. 교사의 정신 건강 검사를 의무화하고 필요에 따라 강제로 업무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신 병력이 있는 교사가 진단서만으로 휴직과 복직을 반복할 수 없도록, 위원회의 심사를 받게 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교육감들의 의견과 당정 협의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이른 시일 내에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찬성] 정신 병력 있는 교사 분리할 장치 필요…美·日은 정신질환 평가 프로그램 운영고 김하늘 양 피살 사건은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사건이다. 40대인 가해 교사는 경찰에 “수업에서 배제돼 짜증이 났다” “어떤 아이든 살해하고 함께 죽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흉악범죄자와 비슷한 정신 상태인 가해자가 오랜 기간 교육 현장에 머물렀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이 교사는 지난해 학생들의 등하교 안전을 책임지는 ‘새싹지킴이’ 업무까지 담당했다.우울증을 앓던 이 교사는 작년 12월 6일 ‘6개월 질병 휴직’에 들어갔지만 20여 일 만에 학교로 돌아왔다. “6개월 치료가 필요하다”던 병원 진단서가 불과 20여 일 만에 “일상생활 지장 없음”으로 바뀌었다. 누가 보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대구나 해당 교사는 더구나 문제의 교사는 동료 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한 일로 살인 범행 당일 오전 교육 당국의 현장 조사까지 받았다.이

  • 시사·교양 기타

    우리는 왜 경제를 공부할까

    창간 3주년을 맞은 주니어 생글생글 제149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우리는 왜 경제를 공부할까?’입니다. 어린이 독자들이 경제·금융 공부를 하는 것은 미래 기술과 직업을 탐색하고, 현명한 소비자가 되며, 합리적 선택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임을 설명했습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의 주인공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투수와 타자로 모두 성공한 오타이 쇼헤이 선수입니다.

  • 경제 기타

    생산 기회비용 적은 상품이 수출에 유리해요

    이번 주에는 비교우위로 무역이 발생하는 과정을 가상의 상황을 전제로 살펴보겠다. 국가는 A국과 B국 두 나라만 있고, 이들 국가에서 생산해 다른 나라와 교역하려는 재화는 컴퓨터와 옷 두 가지밖에 없다. 각 나라에서는 컴퓨터와 옷을 생산하는데, 노동력만 투입하며 양국의 노동 규모는 동일하고 시간당 임금도 같아 노동 투입 시간이 바로 재화의 생산비라 할 수 있다. A국에서 컴퓨터 1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은 4시간, 의류 1벌은 8시간이다. B국에서 컴퓨터 1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은 12시간, 의류 1벌은 10시간이다. 이러한 생산과정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비교우위와 기회비용A국은 두 상품 모두 B국보다 적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으므로 두 재화 모두 절대우위를 가지고 있다. 이 경우로는 두 나라 사이에서 무역이 발생하는 과정을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비교우위를 이용하면 절대우위로는 설명되지 않는 두 나라 사이의 무역이 발생하는 이유를 찾아낼 수 있다. 비교우위를 통해 어느 나라가 무엇을 수출 또는 수입하게 되는지는 기회비용으로 설명하는 것이 편리하다.A국이 컴퓨터 1대를 더 생산하기 위해서는 의류 0.5(4/8)개를 포기해야 하고, B국에서는 1.2(12/10)개를 포기해야 한다. 의류의 경우 A국이 의류 1벌을 더 생산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2(8/4)개를 포기했지만, B국은 약 0.83개(10/12)를 포기해야 한다. 컴퓨터 생산 측면에서는 A국의 기회비용이 B국보다 더 작고, 의류는 B국의 기회비용이 A국보다 더 작다. 따라서 A국은 컴퓨터 생산에 비교우위가 있고, B국은 의류 생산에 비교우위를 갖는다. 각 나라에서 생산하는 재화의 기회비용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