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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41) '기업의 가계부' 작성하는 '회계사'

    우리가 대학 진학 시 학과를 선택하는 기준과 사회에 진출할 때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는 단연 취업이 얼마나 쉬운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고려 요인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많은 사람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경영학과를 선호하고 있다. 또한 타 학과 학생들도 경영학을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으로 이수하려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목받는 직업 중 하나가 바로 ‘회계사’이다.실제 회계사가 하는 업무의 범위는 광범위하다. 하지만 다양한 회계사의 업무를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은 회계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데서부터다. 회계사의 업무범위가 점점 광범위해지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회계사 본연의 기능 중 하나는 단연 회계장부인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경영자·주주 등에 회계정보 제공회계란 쉽게 말해 ‘기업의 가계부’라고 할 수 있다. 즉 어머니가 지출한 생활비를 일일이 기입하고 남은 잔액을 확인하고 예산을 세우기 위해 가계부를 쓰듯이, 회계란 기업 경영활동을 통해 이루어진 여러 거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이를 기업활동과 관계있는 많은 이에게 제공하는 목적에서 활용된다.집안 살림이야 가족에게만 관심사겠지만 기업의 경영활동은 주주, 경영자, 채권자, 은행, 소비자, 정부 등 다양한 경제주체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따라서 다양한 사람들이 기업의 가계부인 회계정보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회계정보에 관심을 갖고 이를 이용하는 주체들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내부 이용자(경영자)이고, 다른 하나는 외부 이용자(주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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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탄테러범의 요구 조건은 '사과 한 마디'…불신과 증오의 '수요관리'가 필요하다

    한때 국민 앵커로 불렸던 윤영화(하정우 분)는 생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청취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이 청취자는 “내가 폭탄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 한강 다리를 폭파하겠다”고 말한다. 그저 장난전화라 생각한 윤영화는 청취자에게 욕설을 내뱉은 뒤 전화를 끊어버린다. 잠시 후 서울 마포대교에선 폭탄이 터지고 다리가 붕괴된다.이 순간 윤영화의 머리 속에는 ‘특종’이라는 두 글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윤영화는 방송국 보도국장인 차대은(이경영 분)에게 “테러범과 생방송을 진행할 테니 프라임 시간대 뉴스로 복귀시켜 달라”고 요구한다. 그렇게 윤영화는 테러범과의 통화를 독점으로 생중계하게 된다.테러의 기대이익 vs 기대비용테러와 같은 범죄는 경제학적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미국의 게리 베커 박사는 ‘범죄경제학’으로 각종 범죄가 일어나는 요인을 정리했다. 베커 박사는 범죄 역시 이 같은 경제학적 합리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느 날 그는 강의를 위해 급하게 주차할 곳을 찾다 불법주차를 결심하게 된다. 이 결정에 이르기까지 베커 박사는 강의시간 준수, 불법주차 단속에 걸릴 가능성, 벌금의 크기 등을 따졌고 그는 자신의 불법 행위에서 경제학적인 원리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그림>은 베커 박사가 말한 범죄 발생의 조건을 보여주고 있다.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범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이익(금전적 이익+심리적 보상)을 계산한다. 그리고 범죄를 저지르는 데 들어가는 기대비용(체포 가능성, 형벌의 크기 등)을 따져본다. 기대이익이 기대비용보다 크면 범죄자는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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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자유무역의 시작과 산업구조의 변화

    개항에 의한 가장 큰 충격은 자유무역의 시작이다. 19세기에 들어와 일본과의 무역은 거의 단절된 상태였지만 중국과는 홍삼을 수출하고 비단을 수입하는 육로 무역이 자못 활발하였는데 수량이나 품목, 그리고 인원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이러한 제한된 관리무역은 1883년까지 부산, 원산, 인천이 차례로 개항되고 시전상인이 독점하던 서울마저 외국상인에게 개방되자 불가능하게 되었다. 관세율도 낮았다. 1882년 임오군란 후에 중국과 체결한 ‘조청무역장정’에서 수입 관세율을 5%로 정한 다음에는 다른 나라와의 통상조약에도 채택되거나 여기에 맞추어 개정되었다. 1883년에는 ‘내지 관세’가 금지되어 일단 통관된 상품에 대해서는 어떠한 과세도 불가능하였다.공장에서 생산한 면제품이 가장 비중이 높은 수입품이었다는 것이 개항의 충격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중국상인이나 일본상인을 통해서 영국산 면제품이 수입되었지만, 1880년대 말부터 오사카와 고베를 중심으로 일본의 산업혁명이 시작된 후에는 일본산 면제품 비중이 높아졌다. 처음에는 수입 면제품 중에 품질이 고급인 금건(金巾)은 중류층 이상인 사람들에게만 소비되었고, 품질이 거칠었던 시팅(sheeting)도 우리나라 재래의 ‘토포’(土布)가 경쟁할 수 있었다. 재래직기(베틀)로 직조한 토포는 시팅보다 비쌌지만 두텁고 질겨서 내구성이 좋았기 때문에 일하는 일반 서민들이 선호했기 때문이다(그림 1). 이것도 잠시, 일본에서 ‘시팅’을 개량하여 토포와 흡사한 면포를 생산하면서부터는 더 이상 경쟁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가내수공업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였던 재래 면업은 급속히 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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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포트폴리오 이론과 '연예기획가'

    얼마 전 유명 자산평가 회사는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바로 한국 연예인들의 부동산 및 주식 보유 순위였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부동산, 주식 합산액, 부동산 및 주식 각각의 보유액 순위에서 모두 1위와 2위를 차지했다.이들의 성공 기반은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같은 가요 기획사의 설립과 도약이다. 무엇보다 이들 가요기획사의 등장은 가수의 양성 방식을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과거에 가수란 이미 춤과 노래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 무대 위에 올라 인기를 얻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에 나타난 대형 기획사는 가수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재능 있는 사람을 발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이미지를 먼저 계획하고 이에 맞는 사람을 찾아 훈련시키는 방식으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새로운 방식의 등장과 연이은 성공은 연예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돼 가수 양성에 활용되던 방식이 탤런트, MC 등에도 적용됐다. 또 이미지를 기획하는 방식 역시 다양해져 가수는 노래만, 탤런트는 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연예인 한 사람이 모두를 소화할 수 있게 훈련됨으로써 영역 간의 경계가 사라졌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연예인 한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더 큰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연예기획가’는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며 새롭게 생겨난 직업이다.대중의 취향 읽는 ‘마술사’연예기획가란 연예인을 만들 내는 사람들이다. 구체적으로 대중의 취향을 한발 앞서 읽어내 목표 이미지를 형성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연예인을 기획·훈련&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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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방' 꿈에 부풀어 오른 증시 거품…주가는 결코 기업실적을 넘지 못한다

    “돈 버는 것? 아주 간단해. 1달러짜리를 100달러에 팔 수 있는 정보를 안다고 슬쩍 흘려봐. 그럼 모두가 돈을 싸들고 달려올 테니까.”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2014년)’는 주식 브로커 조던 벨포트의 자전적 소설 ‘월가의 늑대’를 각색한 블랙코미디다. 벨포트는 1990년대 주식 거품을 유도한 뒤 차익을 내고 되파는 수법으로 억만장자가 된 입지전적(?) 인물. 영화 초반 스물두 살의 청년 벨포트(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분)는 그 꿈을 이루기에 가장 적절한 곳에서 등장한다.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 월스트리트에서다.‘찌라시’의 경제학1980년대 후반. 한 증권회사에 인턴으로 입사한 벨포트는 투자자로부터 전화받는 일을 한다. 당시 미국 금융시장은 대형 기업공개(IPO)가 이어지며 장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도, 정보가 널리 공유되지도 못하던 때였다. 그 틈을 파고든 것은 주식중개인들이었다. 영화 속 중개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투자는 정글입니다. 황소(bull market·상승장) 혹은 곰(bear market·하락장) 같은 위험에 직면하죠. 전문가들이 금융 정글에서 당신을 안내할 것입니다.”벨포트의 회사에는 하루 수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중개인들은 주식 거래를 성사시킨 뒤 수수료를 부지런히 챙겼다. “이런 기술을 갖춘 기업에 투자를 안 하면 바보죠. 마이크로소프트(MS) 주식 2만주만 사두세요. 바로 부자가 됩니다.” 오늘날 증권가 ‘찌라시’의 원형인 셈이다.전화로 임의의 고객에게 접근해 상품을 판매하는 세일즈 방법을 콜드 콜(cold call)이라고 한다. 중개인과 투자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클수록(어느 한 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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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개항-근대의 시작과 새로운 국제질서

    16세기부터 서구제국이 동아시아에 진출하기 시작하였지만 군사적인 위협이 된 것은 19세기 이후였다. 영국의 산업혁명이 확산되고 면공업과 같은 경공업에서 철강, 전기, 화학 등의 중화학공업으로 공업화가 심화함에 따라서 월등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동아시아 국가와 서구 제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한 것은 아편전쟁(1840~1842년)이 최초였다. 이 전쟁에서 영국에 패배한 중국은 난징조약(1842년)에 의해 상하이를 비롯한 5개의 항구를 개방하고 홍콩을 할양해야만 하였다. 1860년에는 영국과 프랑스는 베이징조약을 체결해 항구를 모두 개방하고 내륙의 하천을 통행하는 권리까지 획득하였다. 중국의 수도가 서양 군대에 점령을 당하고 황제가 피신하였다는 소식은 조선왕조에도 엄청난 충격이었다.또한 베이징조약을 주선한 대가로 러시아가 연해주를 할양받음으로써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게 되었다. 이후 부동항을 찾아 남하하는 러시아와 이를 저지하는 영국·일본 간의 대립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를 규정하는 근본 요인이 되었다. 일본에 대해서는 1853년에 미국이 군함으로 도쿠가와 막부를 위협해 개항을 요구한 이후 1858년에 통상조약을 체결함으로써 개항이 이루어졌다.우리나라에도 1866년에 프랑스가 자국인 신부가 처형된 것을 문제로 삼아 강화도를 점령하고 통상을 요구하였지만 정족산성 전투에서 타격을 입고 후퇴하였으며(병인양요), 1871년에는 미국이 군함을 파견해 제너럴 셔만(General Sherman)호가 대동강에서 화공을 당해 침몰한 사건에 대한 사과와 통상을 요구하였다. 요구를 거부당하자 미국은 강화도를 공격한 후 철수하였다(신미양요). 대원군은 프랑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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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데이터의 바다서 정보 수집 '빅데이터 분석가'

    요즘의 세태를 일컬어 ‘빅데이터(Big Data) 시대’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빅데이터란 기존에 데이터를 관리하는 도구로는 처리할 수 없는 대용량의 데이터 집합체를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대용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을 가리켜 빅데이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빅데이터는 세계경제포럼이 인류의 미래 발전을 선도할 핵심 기술로 선정했을 만큼 최근 들어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빅데이터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정보기술(IT)이 발달하고 디지털 기기가 보편화돼 사람들이 생성해내는 데이터의 양(Volume)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해진 결과에 기인한다. 실제로 데이터 전문매체인 ‘BDT Insights’에 따르면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의 90%가 최근 2년에 걸쳐 생성되었고, 앞으로도 데이터의 양은 2년마다 2배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빅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생성되는 데이터의 종류에 있다. 과거에는 숫자로 표현되는 전통적인 형식의 데이터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문서, 사진, 동영상 등으로 데이터의 형태가 다양화했고 그 양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BDT Insights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하루에 올리는 텍스트와 사진의 크기는 500TB(=51만2000GB)에 이르고, 유튜브에는 분당 1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되고 있다고 한다. 과거와는 다른 데이터의 양과 종류로 대변되는 빅데이터의 특징은 데이터의 빠른 전송을 의미하는 속도(Velocity)와 합쳐져 ‘3V’로 정의된다. 즉, 빅데이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인터넷의 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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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가격 경쟁하는 예술품 경매도 '경제 사이클'을 거스르진 못한다

    “100만유로에서 시작합니다. 130만유로 나왔습니다. 뒤편에서 150만유로 제시했습니다.… 270만, 더 없습니까? 팔렸습니다!”버질 올드만(제프리 러시 분)은 70대 노인으로 나름대로 품위 있는 삶을 추구하는 예술품 감정사다. 바티칸 박물관장에게 작품 검증을 의뢰받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예술품 경매를 주관한다. 하지만 그에겐 남모를 아픔이 있다. 어렸을 적 부모에게 버림받고 수녀원에서 자라 여성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된 것.주변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며 독신으로 살아가는 그의 유일한 낙은 유명 화가들이 그린 여성 초상화를 수집해 틈날 때마다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정체불명의 젊은 여인 클레어 이벳슨(실비아 획스 분)으로부터 집안의 모든 물품을 감정해달라는 의뢰를 받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올드만은 광장공포증 때문에 집 밖으로 나오기를 두려워하는 이벳슨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며 결국 사랑에 빠진다.1000만원짜리가 1000억원으로‘시네마 천국’을 만든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작품으로 더욱 화제가 된 이 영화는 지난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이 영화의 묘미 중 하나는 올드만이 긴박하게 미술품 경매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그는 작가, 그림이 그려진 연도, 피사체 등을 설명한 뒤 바로 입찰 가격을 정한다. 어떤 제품은 100만유로, 다른 제품은 2만파운드에서 시작한다. 모두 몇천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예술품이다. 올드만이 진행하는 경매에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만든 굴절접이식 망원경은 입찰가 100만유로(약 15억원)에서 시작해 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