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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56) 100% 정확도 도전하는 '교정교열자'의 세계

    매년 한국출판인회에서는 우수편집도서를 선정해 발표한다. 올해도 2013년 6월부터 2014년 5월까지 발행된 도서를 대상으로 최종 당선작을 선정했다. 그런데 이 우수편집도서는 해당 책의 저자에게 주는 상이 아니라, 해당 도서를 만든 ‘편집자’에게 부여된 상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최종 당선작에 대한 평가 내용을 보면 이런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한 심사위원은 전체적인 구성과 도판의 선정과 배치, 주석 처리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도서이기 때문에 당선되었다고 평한 바 있다. 또 다른 사람은 우리말 구사, 정확한 교열 교정 등에서 이유를 찾은 사람도 있었다.그렇다면 새로운 책 한 권이 출간되는 과정에는 책의 저자 말고 누가 더 있을까? 새로운 책이 한 권 탄생하여 세상에 나오는 과정에는 저자 말고도 의외로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먼저 기획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저자가 직접 기획한 도서도 있지만 전문적인 도서 기획자가 기획하여 출간된 도서들도 많다. 정답은 바로 ‘교정교열자’들이다.흔히 출판 분야에서 교정이라고 칭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포함한다. 하나는 교정(校正)으로 원고를 대조하여 오자, 오식, 배열, 색 따위를 바르게 고치는 작업을 의미하며, 다른 하나는 교정(校定)으로 출판물의 글자나 글귀를 검토하여 바르게 수정하는 작업을 말한다. 교열(校閱) 역시 문서나 원고의 내용 가운데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고치며 검열하는 작업을 말한다.오·탈자, 책의 신뢰도 결정교정교열자들의 업무가 내포하고 있는 가장 직접적인 의미는 오·탈자가 없는 서적 내지 정서법에 부합하는 서적을 발간하는 데 있을 것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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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 평판도 관리해야 하는 시대 '평판관리 전문가'

    #사례1: 올여름, SNS를 중심으로 오비맥주의 ‘카스’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소문이 퍼졌다. 가임기 여성이 마시면 임신이 안 된다는 확인되지 않은 말까지 나돌았다. 오비맥주가 사태 진화에 나섰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냄새가 맥주의 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화취이며 인체에 무해하다는 발표까지 하였다. 하지만 맥주시장의 대목인 여름철에 터진 이 같은 논란으로 오비맥주는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시장점유율이 급락하면서 매출이 감소하였고, 배후를 언급하며 소비자의 안전은 등한시하는 듯한 인상을 풍긴 오비맥주의 대처에 비난이 일며 기업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사례2 : 중국 정부의 지원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투자로 전기차 시장의 신데렐라로 부상하던 중국의 자동차회사 비야디(BYD)가 뜻밖의 암초에 휘청거리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돌았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으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버핏이 지분을 매각했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여기에 회사 CEO의 건강이상설과 체포설이 돌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비야디 측은 긴급회의를 열고 모든 루머가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하였지만, 시가 총액 2조4000억원이 공중으로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루머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정확히 말하면 말의 힘이다. 한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고, 화자(話者)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삽시간에 퍼지는 것이 말이 가진 특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말에 말이 더해지며 본래의 의미가 왜곡되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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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성장과 함께 치솟은 스튜어디스 인기

    직업의 변천은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거울이라 할 수 있다.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직업의 특성 상 사회적 상황에 따라 각광받기도, 외면받기도 하며 때로는 직업이 생성되기도, 소멸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의 변화 중 직업 변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갸운데 하나가 바로 ‘경제 발전(economic development)’ 정도라 할 수 있다. 경제 발전은 단순히 얼마나 잘 먹고 사느냐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각자가 가진 잠재력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는지의 문제이기 때문에 직업의 변천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 된다.하지만 사회의 경제적 발전을 정의내리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사람마다 ‘발전(development)’의 개념을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회과학에서 발전이란 ‘사람들의 생활수준과 자유를 증진시킴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정’이라 정의한다.이는 가치가 개입되는 주관적인 개념으로서 경제 발전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합의된 정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경제학에서는 발전을 이야기할 때 한 국가의 인구증가율보다 산출량이 더 빠르게 증가하는 상태로 정의한다. 총산출이 인구보다 더 빨리 확대되면 실질적인 임금과 소득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발전의 정도를 측정하고, 대외 거래가 활발한 최근에는 ‘1인당 실질 국민총소득(GNI)’을 기준으로 측정하기도 한다.이런 지표들로 측정되는 실질임금과 실질소득의 증가는 다른 기회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이전보다 풍부한 기회를 얻게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먹고사는 문제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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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3) 중계·중개무역 모두 주무르는 '항해사'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고용 창출력이 점차 불안정해지면서 신규 인력 충원을 하지 않거나 기존에 해당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고용 안정성이 낮아지는 분야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고용 상황은 구직자 내지 학생들로 하여금 진로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인력 충원을 지속적으로 희망하는 분야가 있다면 이는 많은 구직자로 하여금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용 창출력 내지 신규 채용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국가 전반의 산업 구조 변화 내지 경제 활동의 변화를 조망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이런 관점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 부분은 우리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라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대외거래 비중이 36%를 넘어서는 등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 간 교역을 흔히 무역이라고 하는데, 무역은 그 방식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무역의 형태로는 중계무역과 중개무역 등이 있다.중계무역, 중간 상인이 계약 당사자먼저 중계무역(Intermediary trade)이란 다른 나라에 수출할 목적으로 물품을 수입하고, 이를 추가적인 가공 없이 다시 수출하고, 수출대금과 수입대금의 차액인 중계수수료를 취득하는 거래 형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특정 국가가 물건을 수입할 때는 해당 물건을 직접 사용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계무역의 경우에는 수입의 목적 자체가 수출에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중개무역이라는 것이 있다. 중개무역(merchandising trade)은 수출국과 수입국 사이의 거래에 참여하여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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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 화폐경제의 수호자 '위폐감별사'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된 제2차 세계대전으로 네덜란드, 벨기에를 점령한 독일은 프랑스 영토의 3분의 2까지를 손에 넣은 이후 영국 침공을 감행하였다. 1940년 8월, ‘바다사자 작전’으로 불리는 영국 상륙작전은 해상에서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항공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결국 독일은 영국의 막강한 공군력에 밀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첫 번째 패배를 경험하게 된다.영국과의 항공전을 통해 무력으로 영국을 제압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낀 독일이 새롭게 내세운 방법은 폭탄이 아닌 화폐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베른하르트 작전’이라 불린 이 작전의 주된 골자는 영국 파운드화의 위조지폐를 대량으로 만들어 영국 경제를 붕괴시킨다는 것이었다. 독일 재무성은 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 가운데 위조지폐 기술을 가진 30여명의 유대인을 선발해 최고 대우를 해주며 위조지폐를 만들게 했다.당시에 제작된 위폐는 실제 영국 중앙은행의 정밀감정에서도 진품으로 판명받을 만큼 정교했을 뿐만 아니라 그 규모가 약 1억4000만파운드, 한화 기준으로 12조원가량으로 당시 영국 국고에 저장된 돈의 4배에 달하는 양이었다고 한다. 베른하르트 작전은 독일군 내부의 의견 충돌로 실패했지만, 제작된 위폐는 지하경제를 통해 영국으로 흘러들어가 영국 파운드화의 절반 가까이가 위폐로 채워졌고, 영국 정부는 신권 교체를 통해 사태를 겨우 수습할 수 있었다.위조지폐, 국가경제 신뢰 파괴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폐범에 대한 처벌은 엄격하다. 위조지폐의 경제적 파급력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17세기 영국에서는 위폐범을 사형시킨 이후 토막을 내 버리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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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연재를 마치며) "역사는 자주 갈림길을 만나는 산길 같은 것"

    “역사는 자주 갈림길을 만나는 산길과 같은 것이 아닐까? 쉽게 돌아 나올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영영 길이 나뉘어져 ‘가지 않은 길’도 많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고 흔히 말하지만 다양한 갈림길에서 왜 하필 그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지 질문해야 할 것이며 또 다른 길로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상상해보아야 한다.”<경제학자가 본 한국사> 시리즈를 마친다. 1980년대 이후는 역사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과거다.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쓴 글을 모으면 짧은 책 한 권 분량은 되므로 소감 몇 마디를 적어 맺음말로 삼고자 한다. 매주 원고를 쓰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만 덕분에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먼저 1년 가까이 함께한 독자와 귀한 지면을 제공해 준 한국경제신문사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또한 매체의 성격 때문에 참고한 연구를 제대로 밝히지 못한 점에 양해를 구하며 감사드린다.이 글을 쓰기로 한 것은 한국사 교육은 너무 중요해 교과서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독자라는 점 때문에 쉽게 써야 한다는 요청이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성인이 된다고 저절로 한국사 지식이 진보할 까닭도 없다. 고교 졸업 후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거나 한국사에 각별한 관심이 없다면 체계적으로 공부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일반 국민의 ‘상식’을 형성하는 것은 청소년 시절에 학교에서 배우는 한국사 교과서가 대부분이다.문제는 이렇게 형성된 국민 ‘상식’이 최신 연구 성과와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독자들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 자주 접했겠지만 근현대사 교과서를 두고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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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 소셜커머스 품질 관리자

    “늦은 밤 스마트폰 화면을 뚫어져라 응시한다. 시간은 밤 12시가 가까워지고 있지만 잠을 청할 수 없다. 오히려 정신을 차리고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흔한 밤 풍경이다. 이들은 밤 12시가 되어도 잠자리에 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그날 제시한 거래를 마감하고 내일 거래될 새로운 상품을 등록하는 시간이 자정이기 때문에 밤 늦게까지 소비자들이 대기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자정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초조하고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할인가에 사지 못할까 걱정돼 초조하고, 내일은 어떤 상품이 얼마나 착한 가격에 선보일지 기대돼 두근거린다. 합격 여부를 기다리는 수험생의 마음이 이들과 같을까. 이처럼 소셜커머스의 밤은 낮보다 분주하고 요란하다. 마치 고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요물처럼.그루폰 등은 ‘가격차별’소셜커머스는 특정 상품의 구매자 수가 목표 이상이 되면 해당 상품을 싼값에 제공하는 전자상거래의 일종으로, 2008년 미국의 온라인 할인업체 그루폰(Groupon)의 등장을 계기로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루폰은 구매량이 정해진 기준을 초과할 경우 정상가보다 인하된 가격에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는데, 이런 거래 방식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전 세계적인 소셜커머스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루폰이 구상하고 시행한 소셜커머스라는 거래 방식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가격차별(price discrimination)’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점이다.가격차별이란 동일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다른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예컨대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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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수출지향 공업화와 급속한 경제성장

    산업혁명 이후 선진국과 후진국의 생활수준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크게 벌어졌다. 개항으로 이러한 ‘대분기(great divergence)’의 세계에 들어간 우리나라는 공업화에 실패해 식민지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1960년대 이후 급속한 공업화와 경제성장에 성공했다. 왜 19세기 후반에는 불가능했던 일이 20세기 후반에는 가능하게 됐을까?‘한강의 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으므로 간단히 설명할 수가 없다. 나라 안팎의 수많은 요인이 절묘하게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우선 후진국에서도 공업화를 시작할 수 있는 유리한 국제환경이 제공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의 공업기술이 고도화되고 임금이 급속히 상승하게 됨에 따라 노동 집약적인 경공업은 채산이 맞지 않게 됐다. 공장을 후진국으로 옮기거나 로열티를 받고 기술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경공업부문뿐만 아니라 전자, 조선, 철강, 자동차와 같은 중화학 공업부문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이 선두에서 한국과 대만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를 이끄는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양’의 공업화가 진행됐다.1960년대 수출지향 공업화 전략 채택이러한 국제환경을 잘 이용할 수 있는 공업화 전략이 수출지향 공업화였다. 후진국의 공업화 전략은 수입품을 국산품으로 대체하는 ‘수입대체 공업화’ 전략과 해외시장에 판매할 목적으로 생산하는 ‘수출지향 공업화’ 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거의 모든 후진국은 수입대체 공업화 전략을 택했다. 높은 관세 장벽으로 유치산업을 보호함으로써 공업화를 달성하고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