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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화폐 불신이 불러온 '에브리싱 랠리'

    최근 금, 달러, 비트코인 등 실물자산과 외국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400원을 넘어서는 등 원화 가치가 하락, 원화의 실질 구매력이 약해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원화 자산만 갖고 있으면 가난해진다는 불안감과 함께 이른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즉 상승장에서 나만 소외될까 두려워하는 심리가 뚜렷하게 나타난다.수입품 가격 상승과 해외여행 비용 상승 등을 통해 원화 약세의 영향을 체감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달러 가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약 31g)당 4000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과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감 속에 ‘디지털 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일 미국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12만4241달러(약 1억7600만 원)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원화 가치에 대한 불안은 미국 주식 매수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유액은 228조 원에 달했다. 미국 증시의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꾸준히 상승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오라클, 아마존, 팔란티어 등에 매수세가 몰렸다.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이례적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위험도 있다고 경고한다.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동시에 과도한 리스크를 피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박지현 생글기자(원주금융회계고 2학년)

  • 숫자로 읽는 세상

    11월 13일 수능…출근 10시, 지하철 운행 확대

    정부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고 시험장 주변 소음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안정적 시험 시행을 위한 지원 대책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은 다음 달 13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전국 1310개 시험장에서 시행된다. 응시자는 전년보다 3만1504명 늘어난 55만4174명이다.정부는 수능 당일 교통 혼잡으로 수험생이 시험장에 늦지 않도록 관공서와 기업체에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해달라고 협조 요청할 예정이다. 수험생 등교 시간대(오전 6시~8시 10분)에는 수도권 지하철 운행 횟수를 늘린다. 경찰서 등 행정기관의 비상 수송차량을 주요 이동 경로에 배치해 수험생의 이동 편의를 지원할 계획이다.시험장 주변의 교통 혼잡을 예방하기 위해 수능 당일 시험장 200m 전방부터 차량 출입을 통제한다. 따라서 수능 당일 자차를 이용하는 수험생은 시험장 200m 앞에서 내려 걸어가야 한다.3교시 영어 영역 듣기 평가 시간인 오후 1시 10분∼1시 35분에는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항공기·헬리콥터 이착륙 시간을 조정한다. 포 사격, 전차 이동 등 군사훈련도 잠시 중단된다.한편 수능 당일 날씨는 다음 달 7일부터 기상청 홈페이지(www.weather.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도 교육청은 기상 악화에 대비해 도서·벽지 수험생을 위한 수송 대책과 제설 대책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이미경 한국경제신문 기자

  • 숫자로 읽는 세상

    경제성장률 4%대 추락…4중전회서 돌파구 찾나

    올해 3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1년 만에 4%대로 주저앉았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이어지는 데다 내수 및 투자가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디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하락) 압력이 높아지자 추가 경기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3분기 중국 GDP는 1년 전 동기보다 4.8% 증가해 1분기(5.4%), 2분기(5.2%)보다 크게 낮아졌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3분기(4.6%) 후 최악이자 1년 만에 4%대 성장률을 나타냈다. 다만 올 1~3분기 누적 성장률은 5.2%로 집계돼 중국 정부의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을 웃돌았다.3분기 성장률과 함께 공개된 주요 경제지표에는 심화하고 있는 내부 부진과 증폭되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뚜렷이 드러났다. 가계 소비지출을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가 대표적이다. 9월 중국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소매판매는 지난 5월 6.4%를 기록한 뒤 가파르게 하락하는 추세다.고정자산 투자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월 누적 고정자산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8월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장기간 이어지는 부동산 침체 여파로 1~9월 부동산 개발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하락했고, 사회 인프라 투자도 1.1%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앞서 발표된 9월 수출은 미·중 무역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증가했다. 3분기 수출은 9700억 달러(약 1378조원)로 역대 두 번째로 좋았다. 발 빠른 수출 지역 다변화로 수출이 호조를 띠고 있지만, 자국 내 소비와 투자 부진이

  • 사진으로 보는 세상

    "와~ 이게 첨단 AI반도체구나"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 대전(SEDEX 2025)을 찾은 관람객이 삼성전자 부스에서 HBM4를 둘러보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개최한 이 행사는 국내 최대 반도체 전문 전시회로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장비·부분품, 재료, 설비, 센서 분야 등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 분야가 참가했다.  이솔 한국경제신문 기자

  • 경제 기타

    새 제품·서비스의 등장이 시장지형 바꾸죠

    2025년 노벨경제학상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어떻게 경제가 성장하는지 연구해온 3명의 학자에게 돌아갔습니다. 조엘 모키어, 필리프 아기옹, 피터 하윗 등 3명이 공동 수상했는데, 이들은 모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창조적 파괴가 어떻게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만들 수 있는지 설명해온 학자들이죠. 창조적 파괴 개념은 아직 수능에 나오지 않았지만 비문학 출제 가능성이 있고, 논술시험에도 매우 유용한 주제인 만큼 공부해두는 게 좋습니다.창조적 파괴는 오스트리아 출신 경제학자 요제프 슘페터가 1940년대에 제시한 개념입니다. 새로운 제품·공정·비즈니스모델이 등장할 때 기존의 것을 ‘파괴’하며 시장 지형을 바꾼다는 뜻이죠. 단순히 파괴하는 데 끝나지 않고 더 나은 조합으로 사회를 바꿔나간다는 게 핵심입니다. 보이는 것은 일시적 실업, 기업 퇴출, 망하는 산업 등이지만 그 결과는 더 나은 생산성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게 핵심이죠.이 같은 구조 변화가 자본주의의 본질이라는 게 슘페터의 주장이었어요. 끝없이 경쟁하고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야말로 성장동력이란 얘기죠. 이후 창조적 파괴의 개념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어요. 어떤 기술군에서는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가 일어나고, 어떤 기술군에서는 대기업이 누적된 연구개발 역량을 통해 혁신을 반복한다는 식이죠. 산업과 기술의 형태에 따라 창조적 파괴의 모양이 달라진단 얘기죠. 2000년대 들어선 창조적 파괴를 만들어내는 기업가 정신은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때 작동한다는 이론도 제기됐어요. 이번에 노벨경제학상을 탄 학자들은 문화와 제도 등 역사적 조건과 창조적 파괴의 관계를 규명했죠.사실 이미 우리 주

  • 경제 기타

    금융시장은 자금의 효율적 사용, 위험 분산에 기여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지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금융경제에 대해 톺아볼 것이다. 금융경제는 경제학 원론에서 다루는 마지막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지난주까지 다룬 내용은 ‘미시경제’라 부르는 시장경제와 ‘거시경제’라 부르는 국가경제, 개방경제를 다루는 국제경제로 구분해볼 수 있다. 이 부분을 알아보면서 가끔 금융에 관해 얘기했지만, 체계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경제를 실물경제와 금융경제로 구분하기도 할 정도로 경제에서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실물경제와 마찬가지로 금융경제도 시장적 접근, 국가경제적 접근, 국제적 관점의 접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주는 앞으로 다룰 금융경제에 대해 개괄적인 설명을 할 것이다.금융의 의미현실 경제를 보면 벌어들인 소득이 지출보다 많은 경제주체가 있지만, 반대로 소득에 비해 지출이 더 많은 경제주체도 있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지출보다 소득이 더 많아 저축하는 경제주체가 된다. 하지만 기업이나 정부는 매출이나 조세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아 자금을 빌려 쓰는 경제주체가 되는 경향이 높다. 이처럼 저축하는 경제주체와 차입하는 경제주체 사이에 자금을 연결해주는 과정을 ‘금융(finance)’이라고 한다. 금융거래가 발생하는 곳이 금융시장이다. 예금, 채권, 주식 같은 금융상품을 매개로 해 자금이 이동한다.금융시스템국가마다 안전하게 금융거래가 이뤄지는 금융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금융시스템은 좁은 의미로 보면 한 나라 경제의 금융 활동을 통제하는 총체적인 규범 체계라 할 수 있다. 넓은 의미로 보면 이런 규범 체계를 포함해 금융시장과 금융기관, 보조 금융기관과 같이 금융

  • 시사 이슈 찬반토론

    '범죄 국가 낙인' 캄보디아, 원조까지 중단해야 하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집단 납치·감금 사건의 여파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국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캄보디아에 대한 ODA를 중단하고 필요하다면 군사적 조치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들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선 캄보디아 원조를 이어가야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캄보디아 ODA 프로젝트를 백지화한 지방자치단체도 등장했다. 새마을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캄보디아 원조를 준비 중이던 경상북도는 최근 편성한 예산을 집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국과 국경분쟁이 불거진 데 이어 납치·감금 사건까지 터진 상황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건 무리라는 게 경북도의 설명이다.[찬성] 우리 국민 안전 위협하는 나라…나랏돈으로 도울 이유 없어외교부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20건이다. 올해는 8월까지만 계산해도 330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캄보디아로 출국한 한국인 중 귀국하지 않은 인원도 1000명이 훌쩍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가 현지 범죄 조직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살해된 한국인이 적지 않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캄보디아 내 범죄 단지는 시아누크빌 등 50여 곳이며, 활동 인원도 20만 명에 이른다. 중국 범죄 조직이 세계 각국에서 조직원을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캄보디아인은 물론 한국인도 범죄 조직에 가담 중이다. 이 지역은 현재 마약, 사기,

  • 교양 기타

    초원의 아이들을 품은 '우주적 대모' [고두현의 아침 시편]

    가진 것                                  한성례몽골의 초원에서 나는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가능한 한 덜고 버리고서 빠드득 물기 마른 지평선 한 자락 몰고 올라가 산뜻하게 걸린 무지개처럼 정말이지 몸이 가벼워지는 것. 지구라는 행성에 나란히 동거하면서도 우린 서로 가진 것이 달랐지요. 몇 마리의 양과 말, 한나절이면 거뜬히 접어 길 떠나, 발 닿으면 다시 세우는 서너 평 남짓한 '겔'. 고작 그 안을 채울 만큼이 온 가족이 가진 것 전부. 그러기에 몽골의 유목민들에게는 짙 푸른 하늘과 끝없는 초원, 머리 위로 열리는 밤하늘의 수박만 한 별들, 이 모두가 다 그들 차지였지요. 세상 모든 어머니보다 더한 우주적 사랑으로한성례 시인을 수식하는 말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우주적 대모(代母)’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거 같습니다. 혼자 살면서도 키우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우주적 대모’라는 멋진 수식어를 붙여준 김영산 시인의 얘기를 잠깐 들어볼까요.‘어느 해 여름 인사동 거리를 걷고 있는데 중고차 한 대가 옆에 와 섰다. 차창이 열리고 “잘 지내지?” “네……” 짧은 대화 속에 차가 떠났다. 그 안에 아이들이 네다섯 명 타고 있었다. 그들은 세상의 모든 아이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고, 그녀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보다 더한 우주적 사랑으로 한껏 행복한 표정이었다. 그 풍경은 한 폭의 거룩한 성화(聖畵)와 같았다.’한성례 시인은 그날 차에 타고 있던 아이들이 누구였는지 끝까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들보다 훨씬 많은 소년 소녀를 거두어서 학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