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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옥탑방의 대책 없는 네 남자, 어쩐지 그들을 만나고 싶다

    망원동 8평 옥탑방에 사는 서른다섯 살의 무명 만화가. 이 한 문장에서 이미 이야기가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듯하다. 그걸 한 단어로 줄이라면 어렵지 않게 ‘한심’이 튀어나올 것이다. 이 한심한 공간에 더 갑갑한 인물들이 모여든다.무명 만화가 오영준이 만화를 출간했던 회사의 김부장은 퇴직 후 캐나다로 갔다가 못 견디고 귀국해 옥탑방에 기어든다. 오래전 만화 스토리 강의를 들은 인연으로 영준이 싸부라 부르는 50대 백수 아저씨도 슬그머니 기생을 시작한다.동네 가야마트 오픈 이벤트 ‘빨리 먹기 대회’에서 김부장과 대결해 승리한 20대 고시생 삼척동자. 그는 영준의 대학 동아리 후배로, 고시원에 방이 있지만 거의 옥탑방에서 살다시피 한다. 상품으로 받은 TV를 옥탑방에 기증해 함께 야구를 본다는 명목으로.20대 공무원 시험 준비생, 30대 무명 만화가, 40대 기러기 아빠, 50대 백수 아저씨, 대책 없는 네 사람이 8평에서 같이 지낸다고 생각해보라. 30평 아파트에 산다 한들,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 답답함이 밀려온다. 하지만 마당 넓은 옥탑이어서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고개 들어 올려다보면 눈앞에 있을 것 같은 그들의 집에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상하게 잘 어울리는 그들의 케미에 합류하고 싶게 하는 작가의 놀라운 글솜씨 덕분이다.<불편한 편의점> 작가의 첫 소설<망원동 브라더스>는 국내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해외로 뻗어가는 중인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후 11년이 지났음에도 꾸준히 시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다

  • 과학과 놀자

    쌀 한 톨 크기 센서로 뇌 진단…젤리 등 신소재 활용도

    세계적인 고령화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체온, 혈압, 심박수, 움직임 등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인체 센서'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젤리나 고무 같은 신소재, 무선통신 기술과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센서가 등장하고 있다.지난 6월 중국 화중과학기술대학교 전자과학과의 장 젠핑 교수 연구팀은 수술 없이 뇌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쌀 한 톨 크기의 하이드로겔(Hydrogels) 센서에 관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소개했다.해조류에서 주로 얻는 하이드로겔은 전체의 약 90%가 물로 이뤄진 천연 또는 합성 고분자 중합체로, 젤리처럼 말랑말랑하다. 신체 거부반응이 거의 없고, 체내에서 스스로 분해되는 성질 때문에 의료용으로 활용된다. 하이드로겔의 또 다른 특징은 외부 조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뇌에 주입되면 압력, 산성도 등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 모양을 알면 현재 주변 환경이 어떤지 역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2㎜로, 내부에는 초음파를 반사하는 ‘공기 기둥’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돼 있다. 바늘을 이용해 센서를 뇌에 삽입한 후 초음파를 쏘면 하이드로겔 모양에 따라 서로 다른 초음파가 반사돼 나오고, 이를 분석해 뇌의 상태를 진단한다. 실제로 쥐와 돼지의 뇌에 센서를 주입해 실험한 결과 압력, 온도, 산성도, 근처 혈관의 유속이 정확하게 측정됐다. 무엇보다 이 센서는 4~5주 이내에 물과 이산화탄소 등으로 분해됐고, 별다른 부작용도 일으키지 않았다.하이드로겔 센서가 상용화되려면 용해된 하이드로겔이 무독성인지 살펴봐야 하고, 안전성 확인을 위해 더 큰

  • 시사·교양 기타

    신나는 여름방학

    주니어 생글생글 제122호 커버 스토리 주제는 여름방학입니다. 피서지에서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객 증가에 따른 여행수지 적자 등 바캉스와 관련된 경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조선시대 성균관의 휴일 제도와 17~19세기 유럽의 그랜드 투어 등 방학과 휴가의 역사에 대해서도 살펴봤습니다.

  • 숫자로 읽는 세상

    문턱 낮춘 의대 지역인재 "3과목 7등급도 OK"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이 다섯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2025학년도 의대 입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수시 일반전형은 오는 9월부터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시에서 지역인재전형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2025학년도에 늘어난 정원 약 1500명 가운데 890여 명이 지역인재전형인 데다 다른 전형에 비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이 낮기 때문이다.14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대학별로 2025학년도 의대 수시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정원 외)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의대는 12곳으로, 모집 인원은 총 29명이다. 고려대·성균관대·아주대 등 9곳은 8일, 가톨릭대는 9일부터 원서를 받았으며, 다른 2곳은 9월 접수한다.정원 외 전형인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은 재외국민·외국인(29명) 외에 ‘농어촌학생’(69명), ‘기초생활수급자’(27명) 등 총 125명을 뽑는다. 일반전형은 9월 9일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이번 의대 입시는 수시전형 비중이 67.6%에 달한다. 전형별로는 학생부교과가 1577명(34.2%), 학생부종합이 1334명(28.9%), 논술이 178명(3.9%) 등이다. 정시모집으로 선발하는 의대 신입생은 1492명(32.4%)이다. 정시 원서 접수는 12월 31일부터 시작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의대 입시에서 지역인재전형 변화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해 의대 모집인원 증원분(1497명) 가운데 59.3%(888명)는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지역인재전형의 특징은 일반전형보다 수능 최저기준이 낮다는 점이다. 예컨대 경상국립대 의대의 학생부 교과전형은 세 과목(수학 포함) 합 4등급인데, 지역

  • 경제 기타

    통화정책, 부동산이나 주가에도 영향 미쳐요

    경제가 불황인 경우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늘려 경제가 불황에서 벗어나도록 힘쓴다. 통화정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이를 ‘통화정책의 전달경로’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의 전달경로는 길기 때문에 최종적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에 대해 예상하는 것이 쉽지 않다. 통화정책의 효과에 대한 고전학파와 케인즈학파 경제학자들 사이에 큰 논쟁이 이어져 왔고, 초기의 케인즈 경제학자들은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이 경기침체를 벗어나게 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주장를 하였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는 재정정책은 구축효과로 인해 경제를 안정화시키는 데 기대만큼 큰 효과를 내지 못하지만 통화정책은 기존의 전달경로 이외에도 다양한 전달경로들이 알려지면서 경제안정화에 재정정책보다 큰 효과를 낸다는 주장을 많이 한다. 이번 주에는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되는 전달경로에 대해 살펴보겠다. 금리경로와 환율경로통화정책의 금리경로는 지금까지 통화정책의 효과에 대해 설명할 때 항상 언급했던 통화정책의 전달경로이다. ‘전통적인 전달경로’라고도 불린다. 금리경로는 중앙은행이 화폐공급을 늘려 기준금리를 낮추면 은행의 대출금리가 인하되면서 시작된다. 그러면 기업이 대출을 늘려 투자를 확대하므로 총수요가 증가하여 생산량이 늘어나게 되는 과정이다. 한편 환율경로는 개방경제에서 금리가 변동되면 환율변화에 영향을 주게 되어 생기는 전달경로이다. 환율경로는 통화정책의 새로운 전달경로로 보기도 하지만, 전통적인 전달경로인 금리경로에서 경제가 개방되면 부수적으로 나타나는 전달경로로 보기도 한다. 화폐공급

  • 경제 기타

    주인-대리인 문제, 스톡옵션으로 해결 가능할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하는 6월 모의고사에는 수능과 연관성이 높은 지문이 나오기도 합니다. 과거에도 6월에 나왔던 경제 관련 내용의 심화나 유사한 내용이 수능에 출제된 사례가 있어요. 그런 이유로 올해 6월 모의고사에 나온 경제 관련 지문 가운데 ‘스톡옵션’과 ‘주인-대리인 문제’ 관련 내용을 좀 더 살펴보려고 합니다.스톡옵션을 이야기하기 전에 소유와 경영이 어떻게 분리됐는지를 살펴볼게요. 소규모 회사는 창업주나 그 자녀들이 회사를 경영하는 일이 많아요. 소유와 경영이 하나인 셈이죠. 하지만 회사가 커지고 계열사가 많아지면서 회사에는 좀 더 전문적인 경영인이 필요해집니다. ‘월급쟁이 사장’이라고도 불리는 전문 경영인이 등장하는 것이죠.전문 경영인을 세우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좀 더 전문적인 경영 전략을 세울 수 있고,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죠. 또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았을 때보다 횡령 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적어져요. 단점도 있겠죠. 전문 경영인은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있고 언제든 자신도 해고당할 수 있는 직원이죠. 그렇다 보니 회사의 장기적 발전보다는 자신의 이익이나 단기 성과만 추구할 수 있어요. 또 위험을 감수하고 결단해야 하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주인-대리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회사의 이익이 곧 나의 이익’ 스톡옵션그렇다면 어떻게 회사의 이익이 곧 나의 이익이 되도록 할 수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스톡옵션입니다. 스톡옵션은 회사가 임직원에게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일정 수량의 회사 주식을 사전에 정

  • 경제 기타

    '그냥 쉬었음' 237만명인데 실업률 역대 최저?

    한 친구가 말한다. “이거 정말 큰일이야. 일자리를 못 구해 그냥 쉬었다는 사람이 역대 최대래.” 옆에 있던 친구가 반박한다. “무슨 소리야? 실업률은 역대 최저, 고용률은 역대 최고라는데.” 누구 말이 맞을까. 두 사람 다 맞다. 올 6월 ‘쉬었다’는 사람은 237만4000명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한편 지난 6월 실업률은 2.9%로 6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고용률은 63.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쉬는 사람이 늘었는데 실업률은 최저, 고용률은 최고라니 어떻게 된 일일까. 실업은 어렵고 취업은 쉽다?15세 이상인 사람은 고용과 관련해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취업자,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다. 세 가지 중 어느 한 가지에 반드시 속하게 돼 있다. 기준이 15세인 이유는 근로기준법상 취업이 가능한 최저 연령이 15세이기 때문이다. 다만 군인과 사회복무요원, 형이 확정된 수감자 등은 제외된다.실업률은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친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중을 뜻한다. 그런데 실업자 되기가 꽤 까다롭다. 일반의 관념으로는 학생, 주부가 아니면서 일정한 일자리가 없는 사람은 전부 실업자로 여겨진다. 하지만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1주일간 일을 안 했으면서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한 사람만 실업자로 분류한다.일자리가 없더라도 구직 활동을 안 한 사람은 실업자가 아니다. 이런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취업 준비 중이긴 한데 지난 4주간 입사지원서를 안 낸 사람, 취업 준비조차 안 하고 쉬는 사람은 실업자가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다. 학생, 주부, 노인도 비경제활동인구다.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지폐에 기업가 넣자" 논의 시작할만한가

    한국의 지폐에는 조선시대 인물뿐이다. 1000원권 이황, 5000원권 이이, 1만원권 세종, 5만원권 신사임당이다. 유학자 아니면 왕, 5만원권에 여성이 한 명 포함됐다. 근대 인물이나 대한민국을 세운 현대 인물은 없다. 최근 일본에서 경기 활성화 등을 이유로 새 지폐 3종을 발행했는데, 화폐 속 등장인물이 화제가 됐다. 1000엔권엔 의학자, 5000엔권엔 여성 교육자, 최고액 1만엔에는 기업인을 넣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화폐의 인물을 다양화하고, 특히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한 기업인을 등장시키자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는 화폐야말로 경제의 상징이라는 점, 돈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시각을 떨쳐 경제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자는 함의가 있다. 하지만 가뜩이나 논란 많은 한국 사회에서 평지풍파만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찬성] 화폐는 국가·경제·발전·성장 상징…과거 조선시대 인물 일색은 곤란한 나라의 화폐는 국기와 국가 다음으로 중요한 국가의 상징이다. 독립국가의 경제주권을 보여주는 최상의 신뢰 시스템이기도 하다. 모든 나라가 고유의 지폐와 주화를 만들어 화폐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경제발전을 도모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화폐에는 현대 한국의 인물이나 대한민국 건국에 기여한 인물이 없다. 모두 조선시대 사람뿐이다. 전근대 왕조인 조선은 대한민국과 직접 연관 있는 국가가 아니다.모두 조선시대 인물만 등장시킨 화폐로는 대한민국이 어떤 국가, 어떠한 경제를 지향하는지 알 수가 없다. 굳이 경제발전이 아니더라도 국가와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를 상징적으로 담을 필요가 있는데, 지금처럼 유학자나 그 가족 중심의 등장인물은 그런 가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