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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주간 아파트값 통계조사, 폐지해야 하나

    아파트값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 가운데 하나다. 2008년부터 주간 단위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지수를 발표해오고 있다. 올 들어 “집값에 다시 불이 붙었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주간 변동률을 보면 10억원 아파트 기준으로 수백만원의 가격 변화에 불과하다. 주간 시세가 실제 가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그럼에도 언론과 시장은 “집값이 반등한다”는 식으로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정부는 이 통계를 바탕으로 부동산 대책과 같은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주간 단위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쓰고 있다. 하지만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의 장점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주간 시세를 없애는 게 과연 맞는 것일까. [찬성] 정확성 부족한데 시장심리만 자극…세계서 한국만 주간 단위 집값 발표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시세는 우선 정확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조차 평균 거래 주기가 11년을 넘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매주 지수를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실제 거래가 없는 상황에서 조사원이 과거 거래나 인근 단지 가격을 토대로 시세를 추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부동산원 통계는 실거래 지수라기보다 ‘시세 지수’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시장심리를 왜곡하는 것도 문제다. 0.1%의 시세 변동은 실제로는 몇백만원 정도의 가격 변화에 불과하지만, 언론은 이를 ‘서울 아파트값 반등’ ‘매수세 확산’ 등으로 해석한다. 이 뉴스를 토대로 매도

  • 경제 기타

    자원이용 효율성 높이는 게 금융의 역할

    금융시스템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기에 앞서 이번 주에는 금융이 자체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역할을 살펴보겠다. 금융이 자금 중개라는 기능을 통해 경제에 미치는 핵심적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다. 앞서 경제 현상은 선택 행위이며, 현대 경제는 시장을 바탕으로 합리적 선택을 통해 희소한 자원이 효율적으로 이용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시장이 언제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부도 때때로 경제에 개입한다. 하지만 현대 경제는 시장을 근간으로 작동하는 게 현실이다. 시장경제가 등장해 자리를 잡으면서 금융현상도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금융이 경제에 미치는 역할이라는 것은 시장에 미치는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금융과 화폐상품 거래가 화폐를 이용해 이루어지듯, 금융 거래도 화폐를 통해 발생한다. 화폐로 상품을 교환하게 되면서 물물교환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던 시기와 달리 상품을 더 많은 곳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고, 상품 생산도 더 늘어났다. 만약 금융이 물물교환처럼 이루어진다면 사용하고 남는 상품을 상대방에게 빌려주는 방식이 될 것이다. 여분의 기계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기계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방식이 된다. 이와 같은 금융을 통해서는 차입하고 싶은 사람이 쉽게 차입할 수 없어 상품 거래처럼 금융 거래의 규모 역시 클 수 없을 것이다. 상품 거래가 화폐를 통해 이루어지면서 더 많은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희소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금융 거래가 더 많아진 것도 결국 효율성과 관련이 있다. 금융과 자원배분상품 거래에서 화폐의 이동은 상품 거래의 대가인 것처럼, 금융 거래에서도 화폐 이

  • 경제 기타

    IMF "한국, 세율 낮아 저성장 머물 위험"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 수입 비율이 지난해 17.6%까지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30위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조세수입 비율은 15%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2025년 10월18일자 한국경제신문-한국이 이른바 세금은 적게 걷지만, 그만큼 성장은 못 하는 ‘저세율·저성장 함정’에 빠졌다는 국제기구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기사를 보고 ‘이미 세금 너무 많이 내는 것 같은데 뭘 더 내라는 거지?’라고 느끼는 독자도 많을 텐데요, 한국은 2023년부터 2년 연속 세수(세금 수입)가 예상에 못 미치는 세수 결손 상태에 빠지면서 작년 한 해에만 10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지요. 분명한 것은 우리가 내는 세금만으론 나라 씀씀이를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란 것입니다.세입은 국가가 경제를 굴리는 연료입니다. 세입은 일정 수준을 기준으로 경제성장과 양(+)의 관계를 갖습니다. IMF가 세계 169개국의 1800~2011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세 비율 15%를 넘어서는 국가의 1인당 GDP는 15% 미만 국가보다 약 10%p 빨리 증가했다고 합니다. 일정 수준 이상 세금을 거두고, 그 재원으로 정부가 도로와 철도, 공항 등 인프라부터 교육과 기초과학 연구, 국방과 경찰 등 시장에 맡겨 공급이 충분치 않은 분야에 투자해야 경제성장이 이뤄질 수 있단 것이지요.한국의 경우 지방세를 제외한 국세 수입 비율은 2024년 13.2%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2023년 기준 38개 선진국 평균(27.5%)의 절반 수준이고, 저소득 개발도상국 58개국 평균(13%)과 비슷하다고 하니 조금 특이한 것은 사실이지요.오랜 기간 국내외 전문가들은 해법

  • 커버스토리

    식지않는 '에브리싱 랠리'…뉴노멀? 또 다른 거품?

    요즘 시사·경제 용어로 많이 등장하는 것 중에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식이나 암호화폐 같은 위험자산과 채권, 금(金), 달러 같은 안전자산은 경기 상황에 따라 가격이 반대로 오르내립니다. 경기가 좋으면 사람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높은 수익을 쫓기 때문에 위험자산에 수요가 몰리고 가격이 오르죠. 반면 경기가 나쁘면 사람들이 위험을 꺼리게 되어 안전자산의 가격이 상승합니다. 이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간에 역(逆)의 상관관계(trade-off)가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 세계 각국에서 그야말로 모든 자산의 가격이 함께 덩달아 오르고 있습니다.생글생글은 작년 3월 18일 자(제840호)에서 ‘에브리싱 랠리’를 커버스토리로 다뤘습니다. 새롭고도 기이한 현상이어서 ‘오래가진 않겠지’라고 생각한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게 벌써 1년 반 넘게 지속되고,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은 올 들어 약 13% 상승했는데, 금값도 50% 넘게 뛰었어요. 두 자산이 같은 날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경우가 올해만 벌써 일곱 번째입니다. 근래 50년 가까이 없던 일이죠. 이에 생글생글은 세계경제 역사에 남을 기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살펴보고, 인공지능(AI) 산업의 초호황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4·5면에서 다뤄보겠습니다.주식·코인·원자재에 금까지 2년째 상승유동성 홍수, 화폐가치 하락이 기현상 불러위험·안전자산의 개념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위험자산(risky asset)은 경기나 시장 상황에 따라 가치(가격)가 크게 오르거나 내리는 자산을 말합니다.

  • 김동욱 기자의 세계사 속 경제사

    막시밀리안이 유럽 장악한 비결 '결혼동맹'

    합스부르크 가문의 프리드리히 3세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광대한 영지를 보유하고 있던 부르고뉴의 대공 대담공(大膽公) 샤를에게 자기 아들 막시밀리안과 샤를의 딸을 결혼시키자고 제안했다. 당시 사촌인 프랑스의 루이 11세와 대립하고 있던 대담공 샤를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프리드리히 3세와 대담공 샤를 간 약혼 조약은 1473년 트리어에서 이루어졌다. 대담공의 사위로 예정된 18세의 막시밀리안은 그의 부인의 영지를 기반으로 자신의 야망을 조금씩 실현해나갔다. 1477년 1월 대담공 샤를이 낭시 전투에서 스위스 병사의 손에 사망하자, 약 8개월 뒤인 8월에 막시밀리안과 마리의 결혼식을 치르게 됐다. 이 결혼으로 막시밀리안은 각 지역으로 분할될 뻔하던 합스부르크가의 영지를 다시 통합했다.하지만 막시밀리안의 결혼이 과실을 맺게 된 데는 우연과 행운이 따랐다. 장인인 대담공 샤를의 때 이른 죽음이 대표적이다. 막대한 영지를 보유한 대담공이 갑자기 죽으면서, 부르고뉴 공작령과 부르고뉴 백작령(프랑슈콩테) 등 대담공의 영지를 탐냈던 프랑스 국왕 루이 11세가 ‘살리카법(Lex Salica)’에 근거해 영유권 분쟁을 시작했다. 이에 맞서 막시밀리안은 아버지를 잃은 부인을 지키는 역할을 자임했다.그 결과, 오랜 분쟁 끝에 막시밀리안은 부르고뉴와 프랑슈콩테·플랑드르·아르투아·브라방·홀란트·림베르크·구엘드레란트·룩셈부르크 등의 영지를 보유하는 행운을 얻는다. 프랑스 왕의 공격을 막시밀리안이 막아내는 모습은 막시밀리안을 ‘탐욕스러운 친척의 위협으로부터 고아를 구해내는 백마 탄 왕자’의 이미지로 만들었다. 보다 못한 프

  • 경제 기타

    '좋은 투자' vs '나쁜 투기' 구분할 수 있을까

    이제 서울과 경기 남부 12개 지역에서 집을 사려면 투기 목적이 아니라 실거주 목적임을 지방자치단체에 증명해야 한다.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에서 이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의 배경에는 부동산 투기가 집값을 끌어올리는 주범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런데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가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 과거를 돌이켜보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고 내놓은 정책이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부동산 ‘투자’는 없다경제학에서는 투자를 미래에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재화, 즉 자본재를 구입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쉬운 예로 기업의 공장 건설, 장비 구입, 신축 건물 건설이 있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부동산 ‘투자’는 신축 주택을 구입하는 것 말고는 투자가 아니다.조금 넓게 보면 수익을 기대하고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을 매입하는 것을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무리한 이익을 목표로 지나치게 큰 리스크를 감수하며 각종 자산을 매입하는 행위를 보통 투기라고 부른다. 워런 버핏은 “투자는 장기적인 사업 전망을 보는 것이고, 투기는 주가의 움직임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둘을 구분했다. 투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speculation’에는 확실한 근거 없이 추측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즉, 자산의 가치를 면밀하게 분석해 돈을 장기적으로 묻어 두는 것은 투자, 가격이 오를 것이란 막연한 기대만으로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은 투기라고 할 수 있다.이 같은 정의에 따르면 주식시장 참가자 대부분은 투자자가 아니라 투기꾼이라고 할 수 있다. 정의 자체도 모

  • 생글기자

    '상품 외 감귤' 단속, 시장 실패 보완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0~17일 서울 가락시장과 경기 구리시장, 대구 북부시장 등에서 특별 단속을 벌여 상품 외 감귤 2.1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상품 외 감귤이란 크기와 당도, 색상 등에서 일정 기준에 못 미쳐 상품성이 떨어지는 감귤을 말한다.제주도가 합동단속반까지 꾸려 상품 외 감귤의 유통을 막는 것은 감귤 시장이 레몬마켓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레몬마켓이란 정보 비대칭으로 발생하는 시장실패의 한 종류다. 미국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가 중고차 시장에서 나타나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 비대칭을 분석한 논문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정부 개입이 없다면 감귤 시장에서 판매자가 소비자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된다. 소비자는 품질이 좋은 감귤과 그렇지 않은 감귤을 구별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판매자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감귤을 고품질 감귤인 것처럼 속여 비싸게 판매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면 감귤은 신뢰를 잃어 소비자는 감귤 구매를 꺼릴 것이고, 고품질 감귤조차 믿지 못해 시장에는 질 낮은 감귤만 남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품질 감귤을 재배하는 농장이 피해를 본다.레몬마켓에서 나타나는 시장실패는 정부나 공신력 있는 기관의 엄격한 관리로 해소할 수 있다. 제주도의 엄격한 품질 관리와 상품 외 감귤 유통에 대한 단속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제주 감귤에 대한 신뢰도를 유지하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다. 우리 주변에는 또 어떤 레몬마켓이 있을까.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신현범 생글기자(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Jeju 12학년)

  • 과학과 놀자

    암모니아 번개·플라즈마 파동…목성의 비밀 밝혔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은 존재만으로 오랜 세월 인류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 거대 행성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과학자들은 목성에 탐사선 ‘주노’를 보냈다. 이후 주노는 목성 구석구석을 탐사하며 인류에게 놀라운 사실을 전해왔다. 탐사의 끝자락에서, 주노는 임무를 마치고 우주의 먼 곳으로 사라질 준비를 하고 있다.2011년 8월 5일, 탐사선 주노가 우주를 향해 떠났다. 그동안 여러 탐사선이 목성을 관찰했으나, 대부분은 목성을 스쳐 지나거나 외부만 관측했다. 목성 자체를 직접 조사한 탐사선은 주노가 처음이었다.지구에서 27억4000만km 떨어진 목성에 도달하는 데는 5년이 걸렸다. 목성으로 향할 때 주노는 ‘스윙바이(중력 도움)’를 이용했다. 스윙바이는 우주선이 행성의 중력 얻어 가속하거나 방향을 바꾸는 기술이다. 우주선이 행성 가까이 접근하면 행성의 중력에 끌려 들어가며 속도가 빨라지고, 행성을 벗어날 때는 행성이 태양을 공전하는 속도까지 더해져 실제 우주선의 속도가 증가한다. 이는 연료를 아끼면서 먼 행성까지 갈 수 있는 항법으로, 우주탐사에서 빈번히 쓰인다.주노는 2013년 지구를 한 차례 돌며 스윙바위를 실행했고, 이 과정에서 지구의 공전속도를 더했다. 덕분에 주노는 적은 연료로 2016년 7월 4일 목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이후 태양계 최대 거대 행성의 면면을 살피는 본격적 탐사가 시작됐다.주노의 임무는 목성이 탄생한 기원과 태양계가 형성된 초기 비밀을 밝히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목성 대기 아래를 살폈고, 양극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조사했다. 위성 활동도 함께 탐사했다. 주노가 관측한 자료를 토대로 인류는 우주의 과거를 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