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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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서로에게 거짓말 한 셋, 친구가 돼 위로를 베풀다
“다섯 문장으로 자기를 소개하면 되는데, 그중 하나에는 반드시 거짓말이 들어가야 해.”전입생이 왔을 때 선생님이 이런 제안을 한다면? <이중 하나는 거짓말>의 무대는 고등학교 2학년 교실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었을 때 학생들은 이미 이 발표를 했다. 다섯 문장 중에 어떤 게 거짓인지 알아맞히는 과정에서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이 게임의 이점이다. 사실 우리는 현실에서도 남이 모르는 거짓말을 하며 살아간다. 누구에게든 밝힐 수 없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김애란 작가가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13년 만에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2024년 소설가가 뽑은 ‘올해 최고의 소설’과 알라딘·예스24 서점 선정 ‘2024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젊은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김애란 작가는 소설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과 1권의 산문집을 냈고, 이상문학상과 동인문학상을 비롯해 국내 주요 문학상을 거의 다 받았다. 소설집 <달려라, 아비> 프랑스어판은 프랑스 비평가와 기자들이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을 받았다. 나는 곧 죽을 사람을 알아본다K시 파출소에서 보호자를 기다리는 지우의 모습이 소설 속 첫 장면이다. 그다음 채운과 소리가 등장한다. 소리는 꿈속에서, 오채운이 전학 온 첫날 담임이 ‘다섯 문장 소개’를 꺼낸 것과 채운이 문장을 하나하나 읊던 모습을 본다. 어느 순간 자신이 발표하는 장면으로 이어지고, 소리가 내뱉은 마지막 문장은 “나는 곧 죽을 사람을 알아본다”였다. 교실은 찬물 끼얹은 듯 고요해졌는데,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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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중학생도 미리 준비해야 할 고교학점제
올해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됐다. 현재 중학생도 새로운 고등학교 교육제도를 이해하고 준비해야 할 때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와 적성에 맞게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하면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다. 고교학점제 시행과 함께 내신 등급 평가 방식도 종전 9등급에서 5등급 상대평가로 바뀌었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며, 이수하지 못한 학생을 위해 미이수 보충 과정도 운영한다.고교학점제의 장점은 천편일률적인 교과목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적성에 따라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부담 또한 커졌다. 자기 능력과 관심사, 진로 등을 일찍부터 파악해 그에 맞춰 과목을 체계적으로 선택하고 수강하려는 노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강해야 할 과목이 많아져 학습에 대한 부담도 늘었고, 학점 이수에 필요한 조건을 달성하는 데도 신경 써야 한다.고교학점제와 대학입시가 잘 연결되도록 하는 것 또한 과제다. 고교학점제의 시행 목표는 명확하고 좋지만, 대학입시에서 특정 학과에 가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때 특정 과목을 이수해야 하므로 오히려 학생의 선택권을 좁힐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할 만하다.고교학점제는 입시와 경쟁 중심의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새로운 교육제도가 학생들의 부담과 혼란을 줄이고,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잘 정착하기를 바란다.김아연 생글기자(대전신일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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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청년층 주거 안정이 주택 정책 최우선 과제 돼야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주택가격 상승은 특히 젊은 세대에게 큰 부담을 준다. 집값이 이미 비싸진 데다 은행 대출금리 또한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젊은 층은 주택을 마련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서울과 그 외 지역의 집값 격차 문제도 심각하다.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경기도와 인천 또는 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전셋값조차 부담스러워지면서 원룸, 셰어하우스 등을 찾는 수요도 많아졌다. 그러나 주거의 질이나 안정성 등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다.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젊은 세대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택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공공 임대주택을 비롯해 청년층 수요에 맞춘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전세 대출과 월세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그 밖에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너무 커지지 않도록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정책도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자산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젊은 세대의 주거 안정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심각한 초저출산 문제의 원인 중 하나도 젊은 층의 주거 불안이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 세대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김정은 생글기자(원주금융회계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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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기타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주니어 생글생글 제158호 커버 스토리 주제는 행복입니다. 한국은 소득 수준에 비해 행복도가 낮은 나라입니다. 아동과 청소년의 행복도 또한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돈과 행복의 관계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고, 한국인의 행복도가 낮은 이유를 분석해 봤습니다.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도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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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흔들리는 '최고 안전자산', 美국채에 무슨 일이…
관세전쟁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 같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보 후퇴했습니다. 미국이 상호 관세 발효를 미루고 스마트폰 등은 상호관세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겁니다. 관세 맞불을 놓으려던 유럽연합도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가 다행스럽습니다. 직접적 계기는 미국 국채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누군가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팔아치우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금리가 급등했고, 이게 시중금리를 끌어올릴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죠. 경기 전망이 어두울 때, 지금처럼 관세전쟁이 벌어져 세계경제가 휘청일 때 투자자금은 위험자산인 주식에서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옮겨가는 게 정상입니다. 그러면 국채금리는 떨어져야 하는데 반대로 올라가는 기현상이 나타난 겁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에 관심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재정적자에 따른 정부의 이자 부담, 지지 기반인 중하층 서민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급거 상호 관세 적용을 유예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미국 국채는 가장 안정적이고 유동성(환금성)이 뛰어난 대표적 금융상품입니다. 미 국채금리는 세계 금융시장과 경제의 향방을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런 미 국채를 알아야 세계경제를 이해할 수 있겠죠? 미 국채의 종류와 여러 기능, 관련한 경제이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국채금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현 상황까지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통화정책 가늠자' 역할하는 美국채 세계 경제 움직임 보여주는 바로미터죠미국 국채는 채권의 일종이기 때문에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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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고대부터 권력 뒷받침한 기둥 '국정홍보'
기원전 30년부터 기원전 14년의 기간은 라틴어 문학의 황금기였다. 로마 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문학 작품이 이때 쏟아졌다. 수많은 시(詩)가 프린켑스(원수)였던 아우구스투스의 후원을 자양분 삼아 꽃을 피웠다. 아우구스투스의 친구였던 가이우스 킬니우스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는 당대의 문인들을 후원하는 로마 권력자의 통로였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마이케나스의 이름은 예술과 학문에 대한 후원을 의미하는 ‘메세나(Mecenat)’라는 단어를 통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서구 문학사에서 ‘아우구스투스 문학(Augustan literature)’이라고도 불리는 이 시기의 작품들은 라틴어 문학의 황금기로 평가된다. 당대의 유명 시인 베르길리우스와 호라티우스, 엘레지(悲歌) 작가 티불루스, 프로페르티우스와 오비디우스는 모두 아우구스투스 혹은 마이케나스의 후원을 받으며 아우구스투스의 이미지를 조성하는데 동원됐다.이들 문인은 ‘존엄한 자’라는 뜻을 지닌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처럼 절대 권력자의 업적과 덕성이 문학 작품의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들은 위대한 지도자에 대한 상(像)을 만들어 나갔다. 시인들은 아우구스투스가 듣기를 원하는 데로 로마의 역사를 읊었다. 시인의 언어는 곧바로 권력자의 언어였다.기원전 19년경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베르길리우스는 대표작 ‘아이네이스’에서 건국의 영웅 아이네아스라는 인물을 통해 이상적인 지도자(프린켑스)의 이미지를 도출했다. 신화 속 인물이었던 아이네이아스와 카이사르,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 사이의 연관성은 지속해서 암시됐다. 베르길리우스는 독자들에게 그의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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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용의자의 딜레마'…믿었던 측근이 배신하는 이유
가위바위보 할 때를 생각해 보자. 상대방이 무엇을 낼지 잠시 고민한다. 알 수는 없지만 짧은 순간 머리를 굴린다. 회사에서 신제품을 내놓는다. 소비자 반응은 어떨지, 경쟁사는 어떻게 나올지 고민을 거듭한다. 인생은 게임이다. 가위바위보부터 회사 신사업까지 우리는 상대방의 행동을 예상하며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전략적 상황’에 처한다. 이런 상황에 놓인 경제주체들의 행동을 연구한 경제학 분야가 있다. 게임이론이다. 협력과 배신 사이게임이론의 고전적인 사례로 다양하게 응용되는 것이 ‘용의자의 딜레마’다. 검찰 수사를 받는 두 용의자가 있다. 검찰은 이들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할 만한 범죄의 증거를 갖고 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심각한 범죄에 대해선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다. 검사는 두 사람을 각각 다른 방에 불러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당신이 자백하고 공범이 부인한다면 당신은 무죄로 석방해 주고 공범에게는 징역 10년을 구형하겠다. 둘 다 자백하면 각각 징역 5년을 살게 하겠다. 둘 다 끝까지 부인하면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하겠다.두 사람이 받을 징역형의 총량을 따져보면 둘 다 끝까지 부인해 1년씩 구형받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 만약 내가 부인했는데, 상대방이 자백한다면 상대방은 석방되고 나만 10년 형을 받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그러느니 자백하는 것이 낫다. 자백하면 10년 형을 받을 일은 없고, 운이 좋으면 석방될 수도 있다. 결국 두 용의자 모두 자백한다. 두 사람 다 징역 1년씩만 받을 수 있는 선택지를 놔둔 채 둘 다 5년 형을 받고 만다.한때 동지적 관계였던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른 뒤 수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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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美 관세에…닌텐도 가격 인상, 아이폰도 '유탄' 우려
닌텐도가 8년 만에 차세대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2’를 내놓는다. 한국 출시일은 6월 5일로 확정됐다. 화면을 공유해놓고 여러 사람과 음성 채팅을 하며 게임을 즐기는 ‘게임챗’ 기능을 새로 선보인다. 전용 컨트롤러 ‘조이콘’은 홈에 끼우는 기존 방식과 달리 자석으로 쉽게 탈착할 수 있다. 2017년 이후 전 세계에서 1억5000만 대 넘게 팔린 전작의 성과를 뛰어넘을지 관심을 끈다. “트럼프 상호 관세, 가격 줄인상 유발”그런데 신제품 공개 이후 게임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격 차별이 너무 심하지 않냐”는 것이다. 닌텐도는 한국 시장 가격을 64만8000원으로 매겼다. 미국은 449.99달러(약 66만원), 유럽은 469.99달러(약 69만원)다. 반면 일본 전용 제품은 4만9980엔(약 50만원)이다. 게임 콘솔값이 국가마다 다른 일은 드물지 않지만 내수용과 해외판의 가격 차이가 40%에 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업계 일각에서는 ‘트럼플레이션’의 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트럼플레이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Trump)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신조어로,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때문에 발생하는 물가상승을 뜻한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닌텐도가 관세로 인한 공급망 충격에 대비해 완충 지대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닌텐도가 ‘닌텐도 스위치 2’ 수십만 대를 베트남 공장에서 미국으로 서둘러 선적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모든 나라를 상대로 때린 상호 관세의 여파가 게임 산업에까지 미쳤다는 것이다.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아이폰 가격이 불안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애플은 아이폰을 중국 공장에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