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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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내신 '최상위 1등급' 모두 의·약대 갔다
내신 최상위권인 1.0등급 학생들이 대입 수시에서 모두 의약학계열 학과로 진학한 것으로 분석됐다.17일 종로학원이 2025학년도 수시전형 내신 합격선(특별전형을 제외한 상위 70%)을 공개한 176개 대학 자연계열 학과 6703곳을 분석한 결과, 6개 의약학계열 학과가 등록자의 내신 합격선을 1.0등급으로 발표했다. 등록생 전원이 내신 1.0등급을 맞아야 가능한 수치다.해당 학과와 전형은 △가톨릭대 지역균형 의예과 △경희대 지역균형 의예과 △건양대 일반학생(면접) 의학과 △순천향대 교과우수자 의예과 △대전대 혜화인재 한의예과 △덕성여대 학생부 100% 약학과 등이다. 2024학년도에도 내신 합격선이 1.0등급인 학과는 모두 의약학계열이었다. 2년 연속 내신 최상위권 학생들의 쏠림 현상이 의약학계열에 집중된 셈이다.내신 합격선이 내려갈수록 의약학계열 비율은 낮아지고, 자연계 일반학과 비율은 높아졌다. 2025학년도 기준 합격선이 1.1등급까지인 학과는 22곳으로, 이 가운데 의약학계열은 95.2%를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의대가 85.6%로 가장 많았고, 약대(7.4%) 치대(2.2%) 순이었다. 자연계 일반학과는 4.8%에 불과했다.합격선을 1.2등급으로 확대하면 의약학계열 비율은 87.0%로 낮아졌다. 일반 자연계 학과는 13.0%로 높아졌다. 전공별로는 의대 67.2%, 약대 7.7%, 한의대 5.6%, 치대 3.7%, 수의대 2.9% 순이다. 합격선이 1.3등급까지 내려가면 의약학계열 비율은 66.3%로 낮아지고, 일반 자연계 학과는 33.7%로 높아졌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으로 내신 1.4~1.5등급 학생도 자연계 일반학과보다 의학계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모집정원이 축소된 2026학년도에는 내신 최상위권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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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 찬반토론
국민 건강 지킨다는 설탕세, 도입해야 하나
이탈리아는 지난달 1일부터 설탕을 함유한 음료수에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L당 25g 이상의 설탕이 들어간 가당 음료가 대상이며, 0.1 유로의 세금이 붙는다. 이는 과도한 당분 섭취를 막으려는 조치다. 당초 지난해부터 세금을 부과할 예정이었지만, 업계 반발 등을 고려해 시행 시점을 1년 미뤘다. 베트남도 최근 설탕세를 신설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2027년부터 100ml당 당분이 5g 이상 함유된 청량음료에 8%의 특별소비세를 부과할 방침이다.당분이 과도한 음식료에 물리는 세금인 설탕세는 요즘 대세가 됐다. 2000년만 해도 17국에 불과하던 도입 국가가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 도입 권고를 기점으로 급속도로 늘어났다. 현재 영국, 이탈리아 등 120여 개국에 설탕세가 존재한다. 한국에서도 설탕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세금을 통해 국민 건강을 지키고 세수도 늘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찬성] 청소년 당분 섭취량 위험수위…비만 감소 등 건강 증진에 도움한국인의 당분 섭취량은 위험 수준이다. 국민 4명 중 1명(25.6%)이 WHO 권고 기준(성인 하루 50g)을 초과하는 당분을 먹고 있다. 어린이나 청소년은 정도가 더 심하다. 10명 중 4명(40.3%)이 과다 섭취자로 분류된다. 최근 10년 사이에 국내 청소년 당뇨 환자가 두 배가량 늘어난 배경이다. 비만에 시달리는 청소년도 적지 않다. 단맛이 강한 가공식품과 배달 음식,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수 등으로 인해 부지불식간에 당분을 과하게 섭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설탕세 도입으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국민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 일찌감치 설탕세를 도입한 영국의 경우 세금 부과 후 당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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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전 세계 산호초 84%, 백화현상에 고사 위기
지구 생물의 80%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다. 고래와 물고기, 해파리, 해초, 플랑크톤 등 수많은 생명체가 바닷속에 터를 잡아 살아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산호초는 해양생물이 많이 모여 산다. 이곳에 서식하는 물고기 종류만 해도 1500종에 이른다. 그런데 최근 해양생물들이 산호초를 떠나기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어떻게 된 일일까?산호초는 원래 해양생물들에 바다 최고의 서식지로 손꼽힌다. 산호와 공생관계인 조류가 있고, 이를 먹이로 삼는 물고기들이 모이고, 포식자를 피해 숨을 공간이 많고! 여러 면에서 살기 좋은 서식지다 보니, 많은 동물이 모여 살게 된 것이다. 덕분에 산호가 군락을 이루는 산호초는 ‘바다의 열대우림’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문제는 산호가 예민한 편이라는 점이다. 수온, 산성도, 탁도 등 주변 환경이 바뀌면 쉽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바닷물의 온도가 1~2℃만 높아져도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염도가 높아지고 산성화가 심해지자 결단을 내린다. 공생하던 조류를 몸 밖으로 내보내기로!사실 산호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해양 무척추동물이다. ‘조잔텔라(zooxanthellae)’라는 조류와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간다. 조류는 광합성을 해서 에너지를 만들고, 이걸 산호에게 나눠준다. 그 대신 산호는 조류들이 살 수 있는 집과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내어준다. 공생하는 조류의 색에 따라 산호의 색도 노란색, 갈색, 초록색 등 다양한 색을 띤다. 이렇게 서로 상부상조하며 살아가는 관계를 ‘공생’이라고 한다.스트레스로 인해 조류를 내보낸 산호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럼 산호의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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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최후의 심판은 '불'일까 '얼음'일까 [고두현의 아침 시편]
불과 얼음 로버트 프로스트어떤 이는 세상이 불로 끝날 것이라 하고,어떤 이는 얼음으로 끝날 것이라 하네.내가 맛본 욕망에 비춰 보면불로 끝난다는 쪽을 편들겠네.하지만 세상이 두 번 멸망한다면,난 증오에 대해서도 잘 알기에얼음의 파괴력 역시불에 못지않게 엄청나며또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하겠네.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가 46세 때인 1920년에 발표한 시입니다. 9행짜리 짧은 시이지만 의미는 깊습니다. 시인은 인간의 욕망과 증오를 ‘불’과 ‘얼음’에 비유하면서 이것이 세상을 멸망시킬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이 시를 보는 세 가지 관점이 흥미롭습니다. 우선 프로스트의 전기 작가에 따르면 이 시는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지옥’ 편에 나오는 ‘끓는 피’와 ‘화염 속’ 불의 형벌, 몸 전체가 얼음 속에 갇히는 형벌이 그것이지요. 둘 다 세상의 종말을 부르는 죄악입니다.또 하나는 자연과학적 관점입니다. 저명한 천문학자 할로 섀플리는 자신이 ‘불과 얼음’에 영감을 주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 시가 발표되기 1년 전에 프로스트와 만났다고 합니다. 그때 자기가 천문학자라는 것을 안 프로스트가 “세상이 어떻게 끝날 것 같습니까?” 하고 물었답니다.이 질문을 받은 그는 “태양의 폭발로 지구가 불타거나 그렇지 않다면 광대무변한 우주 공간에서 천천히 얼어붙을 것”이라고 대답했는데, 1년 뒤에 ‘불과 얼음’이 발표된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는 것입니다. 그는 “과학이 예술 창작에 어떻게 영향을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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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청소년 안전 위협하는 픽시 자전거
지난달 12일 서울의 한 이면도로 내리막길에서 픽시 자전거를 타던 중학생이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에어컨 실외기에 충돌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는 픽시 자전거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픽시 자전거는 제동 장치가 없는 자전거다. 변속기와 브레이크가 없고 하나의 기어만으로 구동돼 외관이 간결하고 멋스럽지만, 제동이 어려워 사고 위험이 크다. 특히 이번 중학생 사망사고처럼 내리막길을 달리다가 급작스러운 장애물을 만나면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도로교통법은 브레이크를 제거한 자전거를 타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단속은 미비하다. 픽시 자전거 판매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규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 것이다. 이 때문에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의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영국·독일·프랑스 등은 자전거의 앞뒤 브레이크 장착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벌금을 부과한다. 전문가들은 한국도 제도를 보완해 청소년들이 무분별하게 픽시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법과 제도 변화와 함께 시민들의 안전 의식도 중요하다. 아무리 규제를 강화해도 개개인이 책임감을 갖고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는다면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멋과 유행이 생명에 우선할 수는 없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자전거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교통안전 문화를 확립하고, 청소년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자전거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조은송 생글기자(대일외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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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기타
자원이 무기가 됐을 때
주니어 생글생글 제174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자원의 무기화입니다. 국가 간 분쟁에서 석유·가스·광물·식량 등 자원 공급을 차단하는 자원의 무기화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일러스트와 함께 자원을 무기로 활용한 사례를 설명했습니다. 한국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습니다.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가 자원의 무기화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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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시사경제
中 "해외 콘텐츠 수입 허용"…미디어 산업 '화색'
중국이 드라마를 비롯한 해외 콘텐츠에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약 9년 동안 이어져온 중국의 ‘한한령(限韓令)’을 완화하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중국의 방송·인터넷 감독기관인 국가광파전시총국(광전총국)은 최근 ‘TV 대형화면 콘텐츠를 한층 더 풍부하게 하고 라디오·TV·영상 콘텐츠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를 발표했다. 우수 해외 프로그램의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관련 제도를 정비해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했다.사드 배치에 보복 … K팝·K드라마 막은 중국한한령(限韓令)이란 한국 콘텐츠에 대한 중국의 암묵적 금지령을 뜻한다. 중국은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THAAD) 배치에 반발해 2016년께부터 한국 음악, 드라마, 영화 등의 수입과 배급을 비공식적으로 막아왔다. 중국 내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의 정식 유통이 차단된 가운데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폭싹 속았수다’ 등의 작품이 ‘어둠의 경로’를 통해 전파되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한한령 자체를 내린 적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해제를 직접 선언할 가능성은 낮다. 광전총국은 해외 드라마 쿼터(할당량)가 얼마나 될지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전반적으로 ‘규제 완화’라는 방향성은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한국과 중국 증시에서 미디어·콘텐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중국 본토에서 K팝 걸 그룹과 유명 래퍼의 공연도 잇달아 열릴 전망이다. K팝 걸 그룹 케플러와 ‘고등래퍼 3’ 출신 래퍼 키드밀리 등이 푸저우 공연을 준비 중이다. 업계는 이들 행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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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타
침략지역 인재까지 활용…칭기즈칸의 제국경영
칭기즈칸이 세계제국을 건설하는 데 서아시아의 패자였던 호라즘과의 일전은 결정적 역할을 했다. 1218년 몽골이 보낸 상단이 오트라르에서 살해되면서 불거진 호라즘과 몽골의 대결은 칭기즈칸 군대의 ‘잔인함’과 군사적 ‘천재성’이 드러난 계기이기도 했다.특히 호라즘의 심장이었던 부하라 공략은 칭기즈칸의 번뜩이는 기지가 빛난 순간이었다. 칭기즈칸은 사마르칸트를 경유하는 통상의 루트 대신 현지인 투항자들을 길잡이로 활용해 키질쿰(붉은 모래) 사막을 횡단하는 강수를 뒀다. 1220년 전방 전선 650km 뒤에 있던 부하라 성문 앞에 몽골의 대군이 나타나자 부하라시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몽골군이 나타나자 방위병들은 줄행랑을 쳤다. 부하라 시민들은 다음 날 무슬림 종교 지도자들의 지도하에 항복했다.몽골의 군사력은 단순히 병사 수가 많고, 개개인이 싸움을 잘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몽골군은 정복한 국가의 인재를 활용하는 데서도 뛰어났다. 무엇보다 사고가 유연했다. 칭기즈칸 휘하 맹장인 제베와 수베데이가 오늘날의 아르메니아에 도착했을 때 아르메니아가 기독교를 믿는다는 것을 활용해 방패에 십자가 문양을 그려놓고 싸울 정도였다.결국 이 같은 몽골군과 직면한 호라즘은 속수무책이었다. 코끼리 부대를 포함해 호라즘의 정예 엘리트 군단이 지키고 있던 사마르칸트 역시 부하라와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됐다. 사마르칸트의 종교 지도자들은 무의미한 항전을 포기했고 며칠 만에 성문을 열었다. 몽골에 항복한 시민들은 도시 밖으로 보내졌고, 도시는 약탈이 자행됐다. 1221년이 되면 트랜스옥사니아 지역에서 총 10만 명의 장인들이 몽골과 중국으로 보내졌다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