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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온라인 군중은 왜 '디지털 단두대' 세울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9개월째 이어지면서 민간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전쟁의 참상에 대해 일부 유명인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접속하지 말고 언팔(팔로 취소)하자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디지털 단두대(digital guillotine, 디지틴)’ 캠페인인데요, 팝스타 설리나나 고메즈, 저스틴 비버, TV 리얼리티 쇼로 유명한 카다시안 가족 등 수백 명의 스타가 타깃이 됐습니다.가자지구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계획이 알려진 지난달 초, 미국 뉴욕에선 ‘멧 갈라’라는 화려한 패션쇼가 열렸습니다. 참가한 셀러브리티(유명인)들이 인류의 아픔에 공감을 표시하기는커녕 비아냥대는 듯한 영상으로 논란이 됐죠. 이에 한 소셜미디어 제작자는 “그들에게 준 조회 수, ‘좋아요’, 댓글, 돈을 되찾아야 한다”라며 “디지털 단두대 형에 처한다”라고 했어요. 언급된 유명인은 하루에만 수만, 수십만 명의 팔로어를 잃고 있습니다.소수자를 차별하거나 혐오한 사람을 보이콧하는 문화현상을 ‘캔슬 컬처(cancel culture)’라고 하는데, 이게 다시금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특정한 행위까지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요. 온라인상의 여러 활동이 정치·사회적 생명 못지않게 중요해진 디지털 시대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격리시킬 수 있을까요? 디지틴이 출현하게 된 배경과 의미, 우려되는 부작용과 주의할 점 등을 4·5면에서 짚어봤습니다."당신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디지털 단두대세상을 바꿔나가려는 행동주의 단면이죠섬뜩한 느낌마저 주는 ‘디

  • 생글기자

    보편적 시청권 침해하는 스포츠 독점중계 문제

    2024시즌 KBO의 뉴미디어 중계권은 티빙이, K리그는 쿠팡플레이가 독점적으로 갖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를 보는 방식인 모바일기기, 인터넷을 통한 중계 시청엔 이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면 시청자가 경제적·물리적 불편 없이 국민관심행사로 분류된 방송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는 ‘보편적 시청권’은 어떻게 되는 걸까.K리그·KBO는 방송통신위원회 고시에 따른 국민관심행사 분류엔 포함되지 않지만, 현장 관중만 KBO의 2023시즌이 810만 명, K리그는 301만 명에 이른다. TV, 뉴미디어를 통해 경기를 시청하는 관중 수까지 합해보면 국민관심행사에 준한다고 볼 수 있는 규모다. 국민관심행사에 준하는 스포츠의 중계를 독점하고 이를 자사의 플랫폼에서만 방송하는 것은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또 하나, K리그에서 시민구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민구단은 수익성보다 스포츠를 통한 지역사회 통합, 시민의 건전한 여가 및 문화생활 기회 제공 등을 위해 설립된 조직다. 이 때문에 시민구단은 지자체로부터 구단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지원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시민구단의 경기 중계권이 특정 기업의 독점하에 있어서 지역 주민이 경기 관람을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스포츠 중계와 시청이 전통적 미디어에서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등 뉴미디어로 이동하는 지금, 과거에 만들어진 보편적 시청권을 시대의 변화에 맞게 개정하는 동시에 시민구단 등 스포츠 공공재의 공공성 보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김보현 생글기자(세화고 2학년)

  • 역사 기타

    뷔페·스타벅스 등…바이킹이 잉글랜드 접수하며 확산

    영화 흥행을 점칠 수 있는 팁 하나. 개봉 전 주연배우나 감독이 홍보 차 세계를 돌면 제작진이 전망한 흥행 가능성이 밝지 않다는 증거다.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인데 ‘터질 영화’는 이런 구질구질한 마케팅 안 한다. 어차피 입소문으로 관객이 들 게 확실한데 뭐 하러 홍보비를 허투루 쓸까.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퓨리오사: 매드 맥스 사가>가 그랬다. 여든 살이 된 감독을 주요국 순방까지 시키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현재까지 스코어를 보면 제작비 회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서 딜레마가 발생하는데, 잘 만든 작품이라고 해서 반드시 흥행에 성공하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다. 사실 <퓨리오사>는 well-made 영화다. 다만 너무 지적(知的)인 게 흠인데 영화에는 성경, 그리스신화, 북유럽신화, 로마제국 이야기가 사방에 촘촘하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건 먹물들이나 하는 얘기다. 관객들은 머리를 식히러 극장에 가지 머리를 쓰러 영화관을 찾지 않는다.영화의 기저에 깔린 게 북유럽신화로, 키워드는 대사에 등장하는 ‘발할라’다. 그리스신화에만 익숙하다 보니 북구의 신이라면 오딘과 토르 정도만 알고 있지만 사실 북유럽신화는 대단히 방대하며 유럽만 놓고 보면 인지도 면에서 그리스신화를 압도한다. 수요일에 뷔페 식당에서 밥을 먹고 근처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치자.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북유럽 바이킹에 기원한 문화 세 개를 소비한 셈이다. 추위를 피해 남하하던 바이킹 일족이 갈대가 무성한 개울을 보고 자기네들 말로 stor(갈대)+bek(개울)이라고 부른 것이 스타벅스의 어원이다. 뷔페는 바이킹의 식사 습관으로, 이들은 음식

  • 시사·교양 기타

    이상기후 잦은 이유는

    주니어 생글생글 제117호 커버 스토리 주제는 이상기후와 자연재해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과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이상기후가 자주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이며, 기후변화는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습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의 주인공은 세계 최고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입니다. 메시가 성장 호르몬 결핍증이라는 희소 질환을 이겨내고 역사상 최고의 축구선수가 된 과정을 돌아봤습니다.

  • 사진으로 보는 세상

    2024 고졸인재 채용 엑스포…2만1000명 현장 면접

    ‘2024 대한민국 고졸 인재 채용 엑스포’가 지난 12일과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는 삼성전자, 포스코, CJ프레시웨이 등 148개 기업과 대학, 공공기관이 부스를 설치했으며, 전국 고교생, 학부모, 학교 관계자 등 3만5000여 명이 다녀갔다. 현장에서 이력서를 내거나 면접을 본 학생만 2만1000명에 달했다. 금융회사들의 부스가 상담하려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강은구 한국경제신문 기자 

  • 과학과 놀자

    수소 1g 핵융합으로 석유 8t 에너지 얻어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장치는 가벼운 원소들의 원자핵을 서로 융합시켜 에너지를 생성한다. 원료인 수소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수소 1g으로 석유 8t에 맞먹는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꿈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태양이 1초에 뿜어내는 에너지의 양은 약 3.8x1026와트(W)다. 지구에 있는 모든 인류가 100만 년 동안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보다 많다. 태양이 이렇게 거대한 에너지를 눈 깜짝할 새에 만드는 비결은 바로 핵융합이다. 핵융합은 원자력발전의 기본 원리인 핵분열과 마찬가지로 원자의 ‘질량 결손’을 유도해 에너지를 생성하지만, 방식이 다르다.먼저 핵분열은 우라늄의 방사성 동위원소(양성자 수는 같으나 중성자 수가 달라 질량이 다른 원소)인 우라늄235(235U)를 원료로 사용한다. 전하를 띄지 않는 중성자를 우라늄235의 원자핵에 충돌시키면 더 가벼운 원소인 바륨(Ba)과 크립톤(Kr)으로 쪼개지고, 이때 질량 결손이 일어난다. 다시 말하면 우라늄235의 질량보다 바륨과 크립톤 질량의 합이 작다는 뜻으로, 사라진 질량만큼이 에너지로 바뀐다. 결손되는 질량이 아주 작아도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라 빛의 속도를 두 번 곱한 만큼의 에너지(E=mc2)가 생성된다. 우라늄235 원자핵 1개가 분열하면 같은 무게의 석유나 석탄이 탈 때보다 몇백만 배 많은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반면 핵융합은 가벼운 원소인 중수소(2H)와 삼중수소(3H)를 이용한다. 두 원소는 모두 수소의 동위원소로, 수소보다 중성자가 각각 1개, 2개 많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들이 서로 충돌하면 더 무거운, 하나의 원소로 합쳐진다. 이때 충돌 전 원소들 질량의 합이

  • 생글기자

    '수·과학 체험전' 적극 참여해보자

    서울시 서대문구 교육 지원사업인 ‘한성과학고등학교 수·과학체험전’이 내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중학교 3학년 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 말 열렸다. 수업은 학생들의 관심 분야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한성과학고 재학생들이 천체관측, 통계학, 융합과학, 물리학, 화학실험 동아리 등에 참여해 재능을 기부해주었다.나는 B그룹으로 참여해 ‘죄수의 딜레마’ 게임과 ‘큰 수 맞추기’ 게임을 해보고, 이동식 굴절 망원경을 사용해 천체를 관측했다. 또 진공청소기의 원리와 목소리 변환 기술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이론 수업만 듣는 게 아니라 대부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형태의 수업이라 고등학교 내용들이 다수 섞여 있었음에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크게 없었다. 일반고등학교에 진학한다면 절대 경험할 수 없을 수업들이었다. 과학고의 내면을 진솔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크게 만족했다. 과학고 선배들과 입시 이야기도 나누면서 고등학교 입시에 대한 생각을 만들어가는 좋은 기회였다.서울시 내에 있는 또 다른 과학고인 세종과학고등학교도 7월 중 수학체험전을 열 예정이다. 여기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며, 네이버 예약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재학생 강연도 별도 신청 없이 들을 수 있다. 한성과학고 수·과학체험전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면 다음 달에 열릴 세종과학고 수학체험전에 참여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자신의 진로를 진지하게 탐색하고 체험해볼 기회가 이처럼 많았으면 좋겠다.김송현 생글기자(신반포중 3학년)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아버지의 사랑과 헌신 확인하며 이별하는 여정

    출간 1년여 만에 30만 부 기념 특별판 출간, 전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세운 기록이다. 빨치산 출신 사회주의자 아버지의 3일장 기간에 일어난 일을 그린 소설의 성적이라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필경 어두운 이야기가 펼쳐졌으리라 짐작되는 소설이 왜 큰 울림을 주는 걸까.진한 전라도 사투리 대사가 페이지마다 아로새겨진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읽기 쉽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은 책장을 넘기는 순간 바로 깨진다. 소설을 읽는 동안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그 한가운데서 수난을 겪은 개인의 질곡, 마을 전체를 아우르는 정,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까지 ‘사람’과 ‘사랑’이 넘쳐흐르는 것을 깨닫게 된다.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모교 강단에 섰던 정지아 작가는 실제 빨치산의 딸이다. 1990년 장편소설 <빨치산의 딸>을 펴내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만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서라벌문학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정지아 작가는 특별판 발간 기념 후기에서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날 아버지에게 “당신들이 목숨을 걸었던 이데올로기가 눈앞에서 무너지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시냐”라고 냉소적으로 물었다고 피력한다. 그러자 “나는 사회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지 않았다. 인간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때는 그 대안이 사회주의였을 뿐이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삶<아버지의 해방일지>에 아버지가 말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삶&rsq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