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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게만 비싼 가격, '핑크 택스' 문제 없나
핑크 택스(pink tax)란 비슷한 상품이나 서비스인데도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비싼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성차별 가격’이라고도 한다. 미용실은 핑크 택스가 나타나는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참가격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커트 평균 가격은 여성이 2만1300원, 남성이 1만1700원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80% 넘게 비쌌다.여성용 패딩과 남성용 패딩이 가격은 같은데 여성용 패딩의 소재 중량이 절반 정도에 불과한 사례도 있었다. 목욕탕이나 찜질방에서도 핑크 택스가 붙는다. 핑크 택스는 한국에만 있는 일은 아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여성 속옷에 붙는 평균 관세율은 15.5%로 남성 속옷의 11.5%보다 높았다.여성들은 명확한 이유 없이 남성용과 여성용의 가격이 다른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고 항변한다. 미용실을 예로 들면 미용사들이 여성 손님에 대해선 남성보다 더 세밀하게 신경 써서 머리를 자른다고 한다. 또 여성 손님이 머리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항의해 추후 요금 일부를 되돌려주는 일도 있다고 한다. 그런 비용까지 감안해 여성에 대해선 가격을 높게 책정한다는 것이다.일부 여성이 불만을 제기하자 남녀 가격을 동일하게 받는 미용실도 등장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모든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비싸게 지불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일부 고객에 대해 발생하는 비용을 전체 여성이 부담하게 하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억울한 일이다.진찬호 생글기자(금오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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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선다 문제로는 진리를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시험을 본다. 특히 학생이라면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행평가 등을 거듭해서 경험한다. 대부분 시험은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형식이다. 정답과 오답이 분명하게 나뉜다.그러나 문학 수업 시간에 ‘병신과 머저리’라는 소설을 읽고 문제를 만드는 활동을 하며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정답과 오답이 확실히 갈리는 완벽한 문제가 존재할 수 있을까.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새로운 의미로 해석됐다. 그렇게 되자 내가 만든 문제는 정답이 불분명한 불완전한 문제가 됐다.하지만 난 이런 상황이 오히려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의심해보고 문제를 수정해나가면서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진리는 단순히 참과 거짓을 판별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익숙한 오지선다형 문제에선 다섯 개 보기 중 하나만 정답이다. 우리는 정답이 확실하지 않은 문제를 불완전한 문제, 잘못된 문제라고 생각한다. 학교 시험에선 그럴 수밖에 없다.우리가 사회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은 정답이 분명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빈부 격차, 노사 갈등, 성별 갈등 등 참과 거짓으로 나누기 힘든 문제가 가득하다. 그렇다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생각을 거듭해야 해결책에 다가설 수 있다는 얘기다. 완전한 해결책과 진리에 다가가려면 정답이 없는 문제를 다뤄보는 훈련이 더 필요할 것이다.김진영 생글기자(상산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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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률 100% 넘는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 아르헨티나가 한국에서 주목받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축구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인 축구 강국이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아르헨티나를 36년 만에 세계 정상으로 이끈 리오넬 메시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다.두 번째는 혼란스러운 경제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의 국토는 한국의 28배에 달한다. 국토가 남북으로 길어 다양한 기후에서 여러 가지 농작물을 생산한다. 인구도 4500만 명으로 적지 않다. 이런 조건을 바탕으로 아르헨티나는 20세기 초엔 경제 규모 세계 5위의 부국이었다.1900년대 중반 포퓰리즘 정권이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아르헨티나는 자원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쓰기보다 복지 예산으로 지출했다. 그 때문에 경제 구조가 취약해졌고, 대외 부채는 쌓여갔다.한때 세계 각지에서 이민자가 몰려오는 나라였지만, 경제가 파탄나 여러 차례 국가부도 사태를 맞았다. 만연한 부정부패와 극심한 빈부격차가 아르헨티나 경제가 처한 현실이다. 최근 아르헨티나는 연간 물가 상승률이 100%를 넘는다. 1년 만에 물가가 두 배 넘게 뛰는 것이다.이처럼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오히려 경제적으로 낙후하고 국민 삶의 질이 낮아지는 현상을 ‘자원의 저주’라고 한다. 아무리 좋은 자연조건을 갖췄어도 산업 경쟁력을 높이지 않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지 않으면 몰락하고 만다는 것이 아르헨티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다.김하성 생글기자(해룡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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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람료 인상으로 더 밀려날 작가주의 영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콘텐츠산업의 주류로 등장했지만, 영화 관객과 전문가 사이에서 영화관 상영이 갖는 의미는 여전히 중요하다. 영화의 흥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박스오피스다. 극장 상영 여부는 2차 판권 가격 형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영화는 문화로서, 산업으로서 그리고 학문으로서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영화산업은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영화 관람 문화 자체가 바뀌었다. 웬만한 영화는 흥행은 고사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어려움을 겪기는 유통을 장악한 멀티플렉스 상영관도 마찬가지였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3사는 코로나 이후 영화 관람료를 여러 차례 올렸다. 관람료 인상은 영화관의 문턱을 더욱 높였다. 관객은 극장에서 볼 영화를 더욱 까다롭게 고르는 경향이 강해졌다.그러나 모든 영화가 관객의 눈높이를 충족할 수는 없다. 결국 흥행성 낮은 영화가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흥행하지 못했더라도 예술적으로 의미를 지닌 영화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런 영화들이 대중적인 영화의 토양이 되기도 하고, 관객의 안목을 높여주기도 한다.대형 배급사의 영화가 상영관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은 이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관객은 다양한 영화를 볼 기회를 차단당하고 영화 제작자들은 작가주의적인 작품을 시도해볼 여지가 줄어든다. 실험적인 작품보다 대중성만 좇는 영화가 많아질 것 같아 안타깝다.유진 생글기자(계원예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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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 치료 가능성 높이는 인간 유전체 연구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휴먼 게놈 프로젝트)는 인간의 유전자를 완전히 해독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18개국 연구진이 1990년 시작해 2003년 완료했다. 당시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인간 유전체를 구성하는 약 30억 개의 DNA 중 15%는 해독하지 못했다. 이후 각국의 과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거듭해 마침내 공백을 채웠다.작년 4월에는 세계 33개 연구기관 소속 114명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텔로미어 투 텔로미어(T2T) 컨소시엄이 인간 유전체를 모두 해독한 논문 여섯 편을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양 끝에 있는 염기서열이다. T2T는 유전체 전체를 뜻한다.기존 유전체 분석에서는 DNA를 잘게 토막내 염기서열을 분석한 뒤 컴퓨터로 원래 DNA 순서를 짜 맞추는 쇼트 리드 시퀀싱 방식을 사용했다. 문제는 사람 DNA 중에는 반복되는 부분이 많아 이런 방식으로는 위치를 특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T2T 연구진은 롱 리드라는 새로운 분석법을 도입했다. DNA를 길게 잘라내 1만 개 이상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읽어 DNA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방식이다.과학자들은 인간 유전체의 비밀을 밝혀낸다면 유전자와 관련된 여러 질환의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사이언스는 T2T 연구 결과로 염색체 비분리로 나타나는 난임 질환과 다운증후군 등 여러 질환의 예방을 향해 한 발짝 나아갔다고 평가했다.주성현 생글기자(중국 옌타이 한국학교 1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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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달콤하지만 결국 독이 되는 포퓰리즘
포퓰리즘이란 인민, 대중을 뜻하는 라틴어 ‘포풀루스(populus)’에서 유래한 단어로 대중의 견해와 바람을 대변하려고 하는 정치사상 및 활동을 뜻한다. 정책의 초점을 대중에게 맞추고 다수의 의견을 따른다는 점에서 대중주의라고도 불린다. 포퓰리즘은 사회 구성원 다수를 만족시키는 최선의 이념일까.그러나 포퓰리즘은 비판받을 때가 많다. 포퓰리즘이 비판받는 주된 이유는 현실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포퓰리즘 정책은 대부분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하면서도 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못한다. 재원 조달의 필요성은 숨긴 채 정책 결과만을 제시해 대중을 유혹한다.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해 사회의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을 저해한다는 것도 포퓰리즘의 문제점이다. 예를 들어 학급 임원 선거에서 가 후보는 당선되면 학생 전원에게 피자를 사겠다고 공약했고, 나 후보는 좋은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고 해보자. 장기적으로는 나 후보의 공약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당장 피자를 먹고 싶은 학생들은 가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다음 선거에 나온 후보들은 당선되기 위해 더 비현실적이고 근시안적인 공약을 내놓을 것이다.당장 달콤함을 주는 포퓰리즘 공약이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모든 국민은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말이 있다. 내가 뽑은 대표가 그저 피자 한 판을 돌리는 수준에 머무르게 할 것인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공동체의 미래를 생각하는 지도자를 가려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윤민준 생글기자(서일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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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없는 '제로 슈거', 과연 건강에 좋을까
설탕을 넣지 않은 ‘제로 슈거’ 음료가 유행하고 있다. 콜라, 사이다 등 기존 음료도 제로 슈거를 내세운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 설탕이 비만과 성인병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제로 슈거 음료엔 설탕 대신 단맛을 내기 위해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사카린 등의 인공 감미료가 들어간다. 이런 성분은 설탕보다 열량이 낮으면서도 단맛은 비슷한 수준으로 낼 수 있다. 예를 들면 빅맥세트의 총열량 800~1100㎉ 중 콜라가 약 220㎉를 차지하는데, 이것을 제로 콜라로 대체하면 전체 열량을 20% 정도 낮출 수 있다.특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제로 슈거 음료가 인기다. 제로 슈거 음료는 극소량의 나트륨과 감미료를 제외하면 95% 이상이 물이다. 수분 섭취를 도와주고 저탄수화물 식품과 함께 먹으면 폭식과 요요 현상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하지만 제로 슈거 음료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제로 슈거 음료에 들어가는 인공 감미료 중 하나인 에리트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인공 감미료가 장내 유해 미생물을 늘려 당분에 대한 욕구를 높인다는 연구도 있다.대한당뇨병학회는 인공 감미료를 너무 많이 섭취하면 당뇨병 위험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몸에 좋은 음식도 과다 섭취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전지민 생글기자(대전관저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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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희생 줄일 수 있는 동물 대체 시험
세계적으로 동물 실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동물 대체 시험법 제정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동물 대체 시험이란 동물 실험 대신 세포 수준에서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의 효능과 독성을 시험하는 것을 말한다. 동물의 고통과 희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식품,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개발 과정에서 약 1256만 마리의 동물이 실험에 사용됐다. 세계적으로는 매년 5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실험 과정에서 희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동물 실험을 줄이거나 대체할 수 있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오가노이드, 장기 칩, 컴퓨터 모델링 등이다. 오가노이드는 ‘유사 장기’라고 할 수 있다. 세포를 조합해 장기와 비슷한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장기 칩은 전자회로가 있는 칩에 장기 세포를 배양해 실제 사람의 장기와 비슷하게 기능하도록 구현하는 기술이다.제도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식약처는 작년 11월 마우스나 기니피그를 활용하는 이상독성부정시험 의무를 폐지했다. 미국도 작년 말 동물 실험 의무 규정을 폐지해 동물 실험 자료가 없어도 의약품 허가 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동물 실험이 사라지려면 대체 시험의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고 비용 면에서 경제성도 확보해야 한다. 대체 시험이 널리 적용돼 인간의 이익을 위해 동물을 무분별하게 희생시키는 일이 줄어들기를 바란다.진찬호 생글기자(금오중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