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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추락사' 사건…미필적 고의 살인도 살인이다
이른바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사건 피의자에게 법원이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7월 발생했다. 인하대의 한 단과대 건물에서 이 대학에 다니는 20대 남성 A씨가 여학생 B씨를 성폭행하려는 과정에서 B씨가 건물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다.검찰은 A씨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준강간치사 혐의만 인정해 징역 20년 판결을 내렸다. 검찰이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해 이 사건은 2심으로 넘어가게 됐다.미필적 고의란 특정한 행동을 했을 때 어떠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도 그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차를 그대로 몰고 가면 앞에 있는 사람을 칠 것을 알면서도 계속 몰고 가는 경우가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 사례로는 1980년 발생한 주영형 유괴 살인 사건이 있다. 피의자 주영형은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은 채 아파트에 결박해두고 나갔다가 돌아왔더니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법원은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알면서도 방치했기 때문에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봤다.인하대 사건에서도 피의자는 건물에서 추락한 피해자가 사망할 것을 예측할 수 있었는데도 그대로 두고 도주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 검찰 주장이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가 인정되면 준강간치사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된다. 다만 행위자의 의사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범인의 의도와 동기 등을 복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신서영 생글기자 (용인외대부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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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추위 속 길게 늘어선 무료 급식소 사람들
얼마 전 서울 종로 탑골공원 근처에 있는 무료 급식소 앞을 지나갔다. 이른 아침 영하의 날씨에도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오랜 시간을 기다린 사람들이 받아가는 것은 주먹밥 하나와 된장미역국 한 그릇이었다. 음식을 받은 사람들은 보도 한 구석에 쪼그려 앉아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은 노인만이 아니다. 안정된 일자리를 잡지 못한 20~30대도 무료 급식소 근처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무료 급식소 운영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후원금을 기부하거나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사람은 줄어든 반면, 물가 상승으로 운영비는 늘었다. 이 때문에 급식 횟수를 줄이기도 하고, 운영난을 겪다가 결국 문을 닫는 곳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정부 지원금이 있지만 급증한 식재료비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한다.사정을 악화시키는 것은 또 있다. 무료 급식소 중에는 무허가 시설이나 불법 건축물에서 운영되는 곳이 많다. 시·군·구청에서 단속이 나오면 과태료를 내거나 철거해야 한다. 재개발이 이뤄지면 그곳에서 운영되던 무료 급식소도 문을 닫는다. 새로 문을 열 곳을 찾으면 좋겠지만 일반 상가에 무료 급식소를 열기는 쉽지 않다.고물가로 취약계층의 생계는 더욱 힘들어졌다. 언론 보도를 보면 앞으로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다. 무료 급식소마저 하나둘 사라진다면 주먹밥 하나를 받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추위 속에 기다리던 사람들은 또 어디로 가서 한 끼 식사를 해결해야 할까.우연정 생글기자(원주금융회계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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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계의 소유권 증명서 NFT
‘지루한 원숭이’라고 들어본 적 있는가. 처음 들어보는 사람도 사진을 본다면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고 할 것이다. 지루한 원숭이는 NFT 시장의 최고 인기 수집품이자 투자 대상으로 떠오른 디지털 그림이다. 2021년 4월 세상에 등장했다. 각기 다른 표정과 복장을 한 원숭이 NFT가 개당 수십만달러에 거래되기도 한다. 마돈나, 저스틴 비버 등 유명인들이 구매해 화제가 됐다.NFT는 디지털 자산의 진품 여부를 증명하는 가상의 인증서라고 할 수 있다. NFT를 구매한다는 것은 해당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NFT엔 고유의 블록체인 주소가 있다. 겉보기에 똑같은 NFT가 여러 개 발행되기도 하는데, 이때도 각각의 블록체인 주소가 다르다. 그래서 ‘NFT(대체 불가능 토큰)’라고 하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NFT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다른 점이다.실물이 아닌 디지털 자산을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것이 과연 가치 있는 일인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디지털 작품은 굳이 소유할 필요 없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을 감상하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렇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면 NFT는 가치가 없어질 것이고, 관련 시장도 활성화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실물 미술 작품을 갖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듯이 디지털 작품에도 소유욕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면 NFT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다.이여진 생글기자(용인외대부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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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처음 경험해 본 졸업식
지난 1월 5일 대전관저중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졸업식이었겠지만, 이번 졸업식은 2007년생들에겐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본 졸업식이었다는 점에서다.2007년생들은 초등학교 졸업식을 하지 못했다. 2020년 초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졸업식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중학교 입학식도 치르지 못했다. 중학교 입학 후에도 한동안 온라인 수업을 하다가 몇 달이 지나서야 학교에 갈 수 있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할 때마다 대면 수업이 중단되고 비대면 수업으로 돌아가는 일이 반복됐다.학교생활이 정상화된 것은 3학년이 되고부터였다. 대부분 학교가 전면 등교를 시행했고, 단축해서 하던 수업도 예전 시간표대로 돌아갔다. 체육대회, 학교 축제, 현장체험학습 등 오프라인 행사도 재개됐다. 중학교 생활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본 체육대회와 학교 축제는 앞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친구들과 관광버스를 타고 다녀온 졸업여행 역시 즐거운 경험이었다. 2년 동안 제대로 된 학교생활을 못한 것이 아쉽지만, 3학년 1년만이라도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코로나로 중단됐다가 다시 열린 생글기자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던 일도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기자라는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 3학년이 돼서야 제대로 된 중학교 생활을 해볼 수 있었던 2007년생들은 이제 고등학생이 된다. 겨울방학을 보람되게 보내고 모두 멋진 고등학생이 됐으면 한다.조예준 생글기자(대전관저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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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붕괴…아이들이 아플 때 갈 곳이 없다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올해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한 전공의(레지던트)는 전국적으로 33명에 불과하다. 정원 199명의 6분의 1밖에 안 된다. 그러다 보니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줄이는 종합병원이 많아지고 있다.가천대 길병원은 2월 말까지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야간 시간대 응급실에서 소아 환자를 받지 않는 종합병원도 있다. 당직 근무를 할 소아과 의사가 모자라기 때문이다.소아청소년과 붕괴는 저출산과 불합리한 건강보험 제도가 겹친 결과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0.8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초저출산으로 환자는 줄어드는데 의사가 받는 비용인 의료수가는 묶여 있다. 다른 진료과들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를 통해 수익을 늘리지만, 소아청소년과는 비급여 진료 수익도 많지 않다. 의료진을 압박하는 요인은 또 있다.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에 관련된 의사와 간호사들은 5년간 소송에 시달리다 지난달에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생명 유지와 직결되는 과는 법적 리스크도 크다. 그 때문에 더더욱 기피 과가 돼버렸다.인력 부족은 의료진 과로로 이어진다. 2019년 2월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의 2년차 전공의가 주당 110시간을 일하다가 과로사한 일이 있었다. 경영난에 문을 닫는 소아청소년과도 늘고 있다. 아이들이 아플 때 갈 수 있는 병원이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소아청소년과 붕괴를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우연정 생글기자(원주금융회계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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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청정국'은 옛말, 점점 심각해지는 마약 범죄
우리나라는 과거 ‘마약 청정국’이었다. 마약 범죄는 외신 기사나 영화에서나 볼 법한 얘기였다. 그러나 최근 유명 연예인과 재벌가 자녀가 마약 투여 혐의로 구속되는 등 마약 관련 범죄가 눈에 띄게 늘었다.마약 청정국이란 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이 20명 이하인 나라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6년 이 수치가 25.2명으로 늘어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었다. 이후 마약 사범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작년 1월부터 10월까지 적발된 마약 사범은 1만5182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3% 늘었다. 밀매 과정에서 관세청이 압수한 마약류는 2021년 1272㎏으로 2017년의 18배에 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마약 사범 단속 강화를 지시하기에 이르렀다.마약 사범의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 2017년 2112명이던 20대 마약 사범이 2021년에는 5077명으로 4년 만에 2.4배가 됐다. 미성년자 마약 사범도 4배 가까이 늘었다. 텔레그램 다크웹 등이 젊은 층이 마약에 접근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인터넷과 SNS가 마약 거래에 이용되는 것이다. 또 마약 가격이 낮아지면서 10~20대가 마약을 접하기가 더 쉬워졌다.전문가들은 마약 중독자에 대한 치료와 재활 시스템도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점점 심각해지는 마약 문제를 해결하려면 마약 범죄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치료 및 재활 시설도 확대해야 한다.천동규 생글기자 (신도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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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를 위하는 것은 모두를 위하는 것, 유니버설 디자인
엘리베이터 내부의 봉, 레버식 문고리, 높이가 낮은 버스 손잡이. 이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의 다양성을 포용하는 디자인, 즉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것이다.일반적인 건축물과 시설물은 평균적인 사람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된다. 설계자가 가정한 평균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어린이, 노인, 장애인들이 특히 그렇다. 이런 불편에 주목해 등장한 것이 유니버설 디자인이다.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유니버설디자인센터가 정한 유니버설 디자인의 7원칙은 △동등한 사용 △사용상의 유연성 △단순하고 직관적인 이용법 △정보 이용의 용이성 △오류에 대한 포용력 △최소의 물리적 노력 △접근과 사용을 위한 충분한 공간 등이다. 까다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최령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센터 센터장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한 끗 차이로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호등의 초록불 옆에 역삼각형 불빛으로 숫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도 남은 시간을 파악해 횡단보도를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한 것, 유리창에 띠를 붙여 지나가는 사람이 부딪히지 않게 하는 것,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보도의 턱을 없애는 것 등이 모두 유니버설 디자인이다.유니버설 디자인에는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안전사고와 사고로 인한 시설 보수 비용이 줄어드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경제적이다. 약자를 위한 배려는 모두를 위한 배려다. 사회적 약자들이 어디든 제약 없이 다닐 수 있고 공공시설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사회가 곧 모두가 안전한 사회일 것이다.임희연 생글기자(용인외대부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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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소재로 주목받는 '스프레이 드레스'
스프레이처럼 몸에 뿌려 옷을 만들 수 있는 신개념 옷감 패브리캔(fabrican)이 주목받고 있다. 스프레이에서 나온 짧은 섬유가 몸에 닿는 순간 공기와 만나 건조해지면서 고체 섬유 재질로 변하는 것이 패브리캔의 원리다. 이렇게 만든 옷은 옷걸이에 걸어 보관할 수 있고, 세탁 후 다시 입을 수도 있다.옷을 더 이상 입고 싶지 않을 땐 액체 형태로 되돌려 보관했다가 다시 스프레이처럼 뿌려 새로운 옷을 만들 수도 있는 놀라운 기술이다. 사람의 피부 외에 나무 틀 등 물체 표면에 뿌려서 활용할 수도 있다.작년 9~10월 열린 파리 패션위크에서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코페르니가 패브리캔을 이용한 스프레이 드레스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런웨이에 선 모델의 몸에 하얀 액체를 분사한 뒤 디자이너가 고체로 변한 섬유를 수선해 10분 만에 드레스를 완성했다.패브리캔은 의류는 물론 안면 마스크, 보호복, 붕대 등 의료용 소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패브리캔에 형상기억합금을 넣은 소방복을 개발했다. 이 소방복은 실험 결과 기존 소방복보다 땀 배출이 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패브리캔은 옷을 만들었다가 다시 액체로 보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소재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아직 상용화하지는 않았지만, 잠재력이 큰 소재다. 버리는 옷만 줄여도 환경 오염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패브리캔이 친환경 의류 소재로 여러 분야에 활용되기를 기대한다.이다애 생글기자(성일정보고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