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는 소비자의 신뢰를 상당 부분 잃었다. 적자 메우기에 급급해 소비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결과다. 단기적인 이윤을 위해 믿음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유니티가 내년 1월부터 엔진 요금의 계산 방식을 대폭 바꾸겠다고 지난달 12일 밝혔다. 유니티는 상위 1000개의 모바일게임 중 약 70%에 사용됐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게임 개발 엔진이다. 유니티는 그동안 기업의 매출에 따라 라이선스 요금을 매겨왔으나, 앞으로 20만 달러(약 2억7000만 원) 이상의 게임 매출을 내면 다운로드 수마다 20센트를 걷는 런타임 요금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게임계에는 상당한 파장이 일었다. 먼저 요금 계산이 매우 복잡해 예측이 어려워진다. 또 광고 매출로 수익을 얻는 인디 게임사와 소형 게임사는 실수익에 반해 다운로드 수가 압도적으로 많아 이런 요금제에선 적자를 볼 게 뻔하다.
결국 지난달 25일 유니티 코리아는 공식 사과를 하며 정책을 수정했다. 대형 게임사에 대한 사항은 유지하지만, 직격타를 맞을 인디 게임사와 소형 게임사에는 정책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아직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언제든 주주만 만족시키는 정책 변경을 감행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유니티 전성시대의 끝을 알리는 신호”라며 여전히 비난한다. 대비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경쟁사인 언리얼 엔진에 관심이 쏠리고, 무료 오픈소스 엔진인 고도(Godot) 엔진의 후원금이 두 배 이상 치솟고 있다.
유니티는 소비자의 신뢰를 상당 부분 잃었다. 적자 메우기에 급급해 소비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결과다. 단기적인 이윤을 위해 믿음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깨진 관계는 쉽게 치유될 수 없다. 소비자의 신뢰는 기업이 최우선으로 삼는 가치여야 한다.
조수련 생글기자(성일정보고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