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폭행·살인의 범법자들이 극단적이고 잘못된 방법을 택한 것은 맞지만, 범죄 실행전 그들의 아픔을 공감해주고 어루만져준 이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생글기자 코너] 청년 범죄자의 사연·호소도 귀기울여야
‘OO역 칼부림 사건’이 잇따르면서 한동안 온 국민이 공포에 휩싸였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가해자들에게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 입법 요청이 줄을 이었고, 호신용품 수요도 급증했다.

그런데 이런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가 20·30대의 청년이라는 점이다. 더불어 살인 예고 글을 올린 236명 중 약 절반이 미성년자였다고 한다. 이전에도 국내 발생 범죄의 약 30%는 20~30대가 저질렀다. 개중에는 사회부적응자와 정실질환자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회인이었다. 자신의 꿈을 펼치고 미래를 계획해야 할 나이에 이렇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20~30대 강력 범죄자 중 절반 이상은 사회에 대한 불만 때문에 ‘묻지마 범죄’를 저질렀다. 경쟁에 내몰린 학창 생활, 왕따 등 혐오 문화로 인해 자존감을 상실한 그들은 잘못된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들의 범죄 동기가 무엇인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그저 범죄자들에게 어떠한 형벌을 내려야 하는지에만 관심을 쏟는다. 정치권과 정부도 겉핥기식 대책으로 일관한다는 비판을 듣는다. 강한 형벌만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의 전제 조건인지 깊이 생각지 않는다.

묻지마 폭행·살인의 범법자들이 극단적이고 잘못된 방법을 택한 것은 맞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한 번쯤은 들어주는 기회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범죄를 실행하기 전, 그들의 아픔을 공감해주고 어루만져준 이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김도경 생글기자(대원국제중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