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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모든 자연수 빠짐없이 세는 방법…수학적 귀납법의 원리
예를 들어 모든 자연수 n에 대해 1+3+5+ … +(2n-1)=n²이 성립함을 증명해보자(단, 수열의 합의 공식은 쓰지 않기로 하자). 1=1², 1+3=2², 1+3+5=3², … 이므로 주어진 식이 성립함을 직관적으로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자연수 n에 대해서도 성립함을 보이려면 이렇게 하나씩 나열해 보여주는 방식으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때 이것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증명 방법이 수학적 귀납법이다.수리논술에서 매년 빠짐없이 출제되는 중요한 내용이므로 이론만 외우기보다 수학적 귀납법이 사용되는 목적과 원리를 이해하면 보다 확실하게 내용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포인트자연수 n에 대한 명제 p(n)가 모든 자연수 n에 대하여 성립함을 증명하려면 다음 두 가지를 보이면 된다.(ⅰ) n=1일 때 명제 p(n)가 성립한다.(ⅱ) n=k일 때 명제 p(n)가 성립한다고 가정하면 n=k+1일 때도 명제 p(n)이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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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萬事休矣 (만사휴의)
▶한자풀이萬: 일만 만 事: 일 사 休: 쉴 휴 矣: 어조사 의모든 일이 끝장났다는 뜻으로어찌해볼 도리가 없음을 이름 -<송사(宋史)>당나라가 멸망하고 960년 송나라가 등장할 때까지 50여 년 동안 중국에는 많은 국가가 등장하고 사라졌다. 중원에만 후량(後梁) 후당(後唐) 후진(後晉) 후한(後漢) 후주(後周) 등 다섯 봉건 왕조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반짝 빛을 발하다가 꺼지곤 했다. 중원을 벗어난 변방의 사정은 더 혼란스러웠다. 오(吳) 형남(荊南) 전촉(前蜀) 초(楚) 오월(吳越) 민() 후촉(後蜀) 북한(北漢) 남한(南漢) 남당(南唐) 등 열 나라가 난립해 다툼을 벌였다. 이 시기를 중원 다섯 나라와 통틀어 ‘오대 십국 시대’라고 부른다. 그중 형남은 당나라 말기 절도사로 파견됐던 고계흥(高季興)이 세운 나라다.고계흥은 야망이 컸다. “천하가 지금 주인이 없이 사분오열인데, 군대가 막강한 내가 욕심을 낸다고 누가 뭐라 하겠는가. 우선 이곳에다 나라의 깃발을 꽂은 다음 힘을 키워 더 멀리 보자.”출발의 야망은 거창했지만 그는 그 꿈을 제대로 펴보지도 못한 채 죽었고, 아들 고종회가 왕위를 물려받았다. 고종회는 아버지보다 함량이 훨씬 모자라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사람노릇을 하는지조차 몰랐다. 그는 아들 보욱이 원하면 원하는 대로, 거부하면 거부하는 대로 키웠다. 그러다 보니 보욱은 안하무인(眼下無人)인 망나니로 자랐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은 없다고 믿고, 누가 자기에게 눈을 흘겨도 그것이 나쁜 감정의 표시라는 것조차 분별하지 못했다.이런 소문이 널리 퍼지자 형남의 백성들은 한숨을 쉬고 고개를 저으며 “모든 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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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아웅산수지'…이름 표기를 둘러싼 국제 갈등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수지 여사.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2004년 제5회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당시 가택연금 상태라 방한하지 못했다. 이후 9년 만인 2013년 한국을 방문해 상을 받았다. 하지만 훗날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족 박해에 개입한 책임을 물어 2018년 5·18기념재단에서 광주인권상을 철회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아웅 산 수 치’, 신문마다 표기 달라주목할 것은 그사이 한국 언론에서 써온 그의 이름이다. ‘아웅산 수치’와 ‘~수지’가 뒤섞여 있다. 간혹 ‘~수찌’도 있고, 한때는 ‘~수키’ ‘~수카이’로도 적었다. 그의 이름 표기가 통일되지 않은 것은 지금도 여전하다. 이름 적기는 때로 뜻하지 않은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아웅산수지 여사가 2013년 방한했을 때 그런 일이 있었다.당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한 그는 본인 이름을 ‘수치’가 아니라 실제 발음과 비슷한 ‘수지’로 적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에선 외래어 표기 규범에 따라 ‘수치’로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바꾸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언론에서도 그의 요구를 반영한 곳이 있는가 하면 무시하고 기존대로 쓰기도 하는 등 들쭉날쭉했다. 그후 다시 10년이 흐른 요즘, 한국 언론에서 ‘아웅산수지’ 여사를 올바로 표기하는 곳은 거의 없는 듯하다. 한국 관점에서 편하게 또는 그저 타성적으로 적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미얀마 인명 체계와 우리말 표기 및 호칭의 문제점을 알아보기 위해 10년 전 일을 복기해보자. 당시 그는 왜 ‘수치’ 대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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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그런 거까지 구별해? 응, 그래야 정확하게 알아
19세기의 초기 연구는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이 체표 면적에 비례한다고 보았다. 즉 그 둘이 항상 일정한 비(比)를 갖는다는 것이다. 체표 면적은 (체중)0.67에 비례하므로, 기초 대사량은 체중이 아닌 (체중)0.67에 비례한다고 하였다. 어떤 변수의 증가율은 증가 후 값을 증가 전 값으로 나눈 값이므로, 체중이 W에서 2W로 커지면 체중의 증가율은 (2W)/(W)=2이다. 이 경우에 기초 대사량의 증가율은 (2W)0.67/(W)0.67=20.67, 즉 약 1.6이 된다.1930년대 클라이버는 생쥐부터 코끼리까지 다양한 크기의 동물의 기초 대사량 측정 결과를 분석했다. (중략) 이렇듯 L-그래프와 같은 방식으로 표현할 때, 생물의 어떤 형질이 체중 또는 몸 크기와 직선의 관계를 보이며 함께 증가하는 경우 그 형질은 ‘상대 성장’을 한다고 한다. 동일 종에서의 심장, 두뇌와 같은 신체 기관의 크기도 상대 성장을 따른다.한편, 그래프에서 가로축과 세로축 두 변수의 관계를 대변하는 최적의 직선의 기울기와 절편은 최소 제곱법으로 구할 수 있다. 우선, 그래프에 두 변수의 순서쌍을 나타낸 점들 사이를 지나는 임의의 직선을 그린다. 각 점에서 가로축에 수직 방향으로 직선까지의 거리인 편차의 절댓값을 구하고 이들을 각각 제곱하여 모두 합한 것이 ‘편차 제곱 합’이며, 편차 제곱 합이 가장 작은 직선을 구하는 것이 최소 제곱법이다.클라이버는 이런 방법에 근거하여 L-그래프에 나타난 최적의 직선의 기울기로 0.75를 얻었고, 이에 따라 동물의 (체중)0.75에 기초 대사량이 비례한다고 결론지었다. 이것을 ‘클라이버의 법칙’이라하며, (체중)0.75을 대사 체중이라 부른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초 대사량은 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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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tender가 동사로 쓰일 땐 '입찰 참여'가 돼요
Kakao is expected to launch its own tender offer to raise its stake once the court makes a decision on the injunction, industry sources said.The IT behemoth was known to have completed preparation for the takeover bid regardless of the court’s ruling. Kakao will be able to jointly manage SM with HYBE as the No. 2 shareholder if the court rejects the injunction, allowing the company to obtain the 9.05% stake. Kakao may secure a larger stake than HYBE through the expected tender offer to become the largest shareholder if the court rules in favor of Lee.Kakao has enough money for the takeover bid as Kakao Entertainment Corp. has already raised some 900 billion won from Saudi Arabia’s Public Investment Fund (PIF) and Singapore’s sovereign wealth fund GIC.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카카오 역시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법원의 명령이 나오는 즉시 공개매수를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카카오는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상관없이 공개매수에 나서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법원이 신주금지 가처분을 기각한다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05%를 가진 2대 주주로서 하이브와 함께 공동 경영을 할 수 있게 된다.반대로 법원이 이수만 측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카카오는 공개매수를 통해 하이브보다 더 많은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로 올라설 수도 있다.카카오 측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와 싱가포르 투자청 GIC로부터 총 9000억원의 투자를 이미 받아둔 만큼 공개매수를 위한 현금은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해설tender는 형용사로 쓰이면 gentle, soft, kind와 비슷한 의미입니다. 소고기 부위 중에 가장 부드러운 안심살을 tenderloin이라고 하죠. 동사로는 입찰에 참여하거나, 사업이나 업무에 지원하는 것을 뜻합니다.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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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季布一諾 (계포일락)
▶ 한자풀이季: 계절 계 布: 베 포 一: 한 일 諾: 승낙할 락계포가 한 번 한 약속이란 뜻으로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킴을 이름- <사기(史記)>계포(季布)는 초나라 출신의 한나라 장수다. 항우 밑에서 무장으로 있으면서 여러 싸움에서 유방을 괴롭혔다. 그러나 항우가 유방에게 패해 죽자 졸지에 쫓기는 몸이 됐다. 숨어 지내던 계포는 다시 한나라에 등용돼 낭중(郞中) 벼슬을 지내다 하동태수가 됐다. 그는 비록 두 군주를 섬겼지만 의협심이 강하고 약속을 중히 여겨 한 번 한 말은 반드시 지켰기에 모든 사람이 그를 신뢰했다.계포가 조고생이란 자를 공개적으로 비난하자, 그가 계포를 찾아와 물었다. “우리 고향 속담에 황금 백 근보다 ‘계포의 한 번 승낙(季布一諾)’이 더욱 값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명성을 얻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나는 당신과 같은 초나라 출신입니다. 내가 천하를 다니며 당신의 명성을 널리 알리면 그대 이름은 천하에 떨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나를 그리 거절하십니까.”이를 <사기(史記)> 등에는 ‘황금 백 근을 얻음은 계포의 일낙(一諾)을 얻음만 못하다’고 기록하고 있다.계포일락(季布一諾)은 ‘계포가 한 번 한 약속’이란 뜻으로, 약속을 하면 반드시 지키는 것을 이른다.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은 ‘남자의 한마디 말은 천금같이 값지고 무거워야 한다’는 뜻으로 계포일락과 함의가 서로 맞닿는다.금석맹약(金石盟約)은 ‘쇠와 돌같이 굳게 맺은 약속’을 일컫는다. 이목지신(移木之信)은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들의 믿음을 얻었다’는 뜻으로, 남을 속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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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분량 대비 난이도와 자기 특성을 견주어 볼 것
생글생글 독자 여러분, 어느새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습니다. 모두 새 학기 잘 적응하고 있겠지요? 저는 논술전형에 관한 문의가 많아져 몸도 마음도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고3뿐만 아니라 고1, 2학생들도 벌써부터 문의를 해오곤 합니다. 그만큼 입시에서의 불안이 커졌다는 얘기겠죠? 수능에서 공통으로 시험을 치르고 학생부종합의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논술 전형에서 합격하는 제 제자들도 아마 비슷한 마음으로 시작했을 거예요. 그리고 좋은 결과를 내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목표를 잡고 최선을 다해 꿈을 실현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오늘은 2024학년도 대입 인문논술 전형 분석 네 번째 순서로, 시간과 분량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학교마다 분량과 요하는 속도가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어떤 학교 문제를 풀든 비슷한 정도로 연습하면 되겠거니 하면서 자신의 속도를 파악하지 않고 지원하면 고배를 마시기 십상입니다. 그렇다면 학교별 논술시험 시간과 분량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분량 대비 난이도와 자기 특성을 견줘보세요.일반적으로 대학들은 인문논술 글쓰기에서 평균적으로 100분의 시간 동안 1800자 안팎의 답안 분량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학교마다 각양각색이기에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논제의 난이도에 따라 시간 부족 문제를 겪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래에서 서울 상위 12개 대학의 분량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논술요강 등에서 공지하는 분량이 있지만, 실제 분량은 다른 경우가 많으니 각 대학 설명을 덧붙입니다. 계열 구분은 2023년 2월 27일자를 참조하길 바랍니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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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10년의 시행착오…베트남人 이름 부르기
우리말에서 누군가를 부르거나 가리킬 때의 규범은 엄격하다. 경어법이 복잡한 데다 상황에 따라 맞는 관습을 좇아야 한다. “김 씨” 할 때 그가 아랫사람이면 대접해 부르는 말이지만, 윗사람이라면 쓰지 못한다. 이를 벗어나면 예의에 어긋나게 되고, 때론 사회적 갈등을 빚기도 한다. 외국인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직함을 나타낼 때 주의해야 한다. 우리처럼 성(姓)과 이름(名)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인명 ‘성+중간이름+본이름’ 順우리는 공식적·사무적인 자리에서 누군가를 부를 때 대개 이름이 아니라 성으로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 관습일 뿐이다. 나라마다 성 자체가 없는 곳도 있고, 성이 있어도 우리와 달리 이름을 부르는 곳도 있다. 고유한 그들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자칫 실수할 수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3년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을 때 한국 언론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호찌민 시에서 쯔엉떤상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그의 이름은 Truong Tan Sang. 이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한글로 적으면 ‘쯔엉떤상’이다. 베트남어를 한글로 옮기기 위한 표기규범은 2004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동남아 3개 언어 외래어 표기법’을 제정·고시하면서 확정됐다. 당시 태국·말레이인도네시아어도 함께 발표됐는데, 그동안 외래어 표기에서 쓰지 않던 된소리(ㄲ, ㄸ, ㅃ) 표기를 인정한 게 특징이다. 관광지로 널리 알려진 태국 ‘푸켓’을 ‘푸껫’으로, 베트남 최대 도시 호치민을 호찌민으로 바꾼 게 이때다.‘쯔엉떤상 주석.’ 하지만 표기와 호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