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상반된 주장 이해하기
하트는 법 규칙의 의미가 확정적일 때 다른 요소를 특별히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법 규칙은 대부분 확정적 의미의 규칙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법 규칙이 명백하게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을 경우, 판사는 법에 근거한 논리적 판단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사회적 목적, 정책 등과 같은 법 외적 요소를 고려한 재량을 행사하여 판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판사는 경계에 있는 사례에 대해 의미를 확정하는 선례를 남기기 때문에 규칙을 제정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았다.

풀러는 하트의 법 해석에 대한 접근이 개별 단어들에 지나치게 집중한다고 비판하면서 법을 해석할 때는 기본적으로 법 규칙의 맥락과 법 규칙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목적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판사는 탈것을 금지하는 규칙의 맥락과 목적을 해석 과정 전반에서 고려해 판결해야 하는 것이지 탈것의 의미가 불확정적일 때만 비로소 목적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 한편 풀러는 하트가 법 규칙의 언어를 중시하여 법을 해석해야 한다는 이론을 제시한 것은 법 규칙의 목적을 중시하는 해석을 과도하게 하면 생길 수 있는 위험을 경계한 것이라고 이해했다. 법으로 금지되고 허용되는 행위를 미리 분명하게 확정할 수 없다면 법치주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

10. ㉠, ㉡이 <보기>에 대해 보인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 보 기 >

K국에는 “박물관에서 먹을 것 섭취를 금지한다”라는 규칙이 있다. 어느 날 A는 박물관에서 약을 먹다가 적발되자, 약은 금지된 먹을 것이 아니라고 판사에게 주장했다.

- 2023학년도 10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
[지문 키워드] 법 규칙의 의미가 확정적일 때 … 법 규칙이 명백하게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을 경우 … 해석 과정 전반에서철수 쌤은 등가 비교 연산을 고려해 글을 이해할 경우를 잘 알고 이를 이용해 읽을 때가 있다고 했다. 즉 입력(값)이 판정 기준(값)과 같냐, 다르냐에 따라 두 가지 판정을 하며 읽는 것이다. 지문에서도 ‘법 규칙의 의미가 확정적일 때’와 ‘법 규칙이 명백하게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을 경우’로 나뉘어 판정이 달라지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각각은 “다른 요소를 특별히 고려할 필요가 없다” 또는 “법 외적인 요소를 고려한 재량을 행사하여 판결할 수 있다”로 판정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철수 쌤은 다음과 같은 판정도를 그려가며 이해한다.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 상황에 적용할 줄 알아야
그런데 지문에는 이러한 ‘하트’의 생각과는 다른 ‘풀러’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다. 즉 ‘규칙의 맥락과 목적을 해석 과정 전반에서 고려해 판결해야 하는 것이지 의미가 불확정적일 때만 비로소 목적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고 풀러는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등가 비교 연산을 거치지 않고도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지문 키워드] 풀러는 하트의 법 해석에 대한 접근이 …고 비판하… 풀러는 하트가 …는 이론을 제시한 것은 …고 이해했다.철수 쌤은 생각이 다른 경우 그것들의 핵심 개념을 반대 관계로 이해하는 버릇이 있다. 지문에서도 하트와 다른 풀러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는데, 풀러는 하트에 대해 ‘법 해석에 대한 접근이 개별 단어들에 집중한다고 비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풀러는 ‘법을 해석할 때는 법 규칙의 맥락과 목적이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때 철수 쌤은 ‘개별 단어들에 집중’하는 것과 ‘법 규칙의 맥락과 목적이 중요하’다는 것을 반대 관계로 이해한다. 또한 뒤이어 ‘규칙의 맥락과 목적을 해석 과정 전반에서 고려’한다는 것과 ‘의미가 불확정적일 때만 목적을 고려’한다는 말도 반대 관계를 생각하며 이해한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 상황에 적용할 줄 알아야
그런데 아무리 생각이 다르더라도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할 수도 있다. 풀러도 하트의 ‘법 규칙의 언어를 중시하여 법을 해석해야 한다는 이론’에 대해 ‘법 규칙의 목적을 중시하는 해석을 과도하게 하면 생길 수 있는 위험을 경계한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하트가 법 규칙의 목적을 무시한 것이 아님을 말한 것이다. 나아가 풀러가 ‘법치주의’를 위해 ‘법으로 금지되고 허용되는 행위를 미리 분명하게 확정’하는 것, 즉 법 규칙의 언어를 중시하여 법을 해석하는 것에 완전히 반대한 것은 아님을 말한 것이기도 하다.[지문 키워드] ㉠, ㉡이 <보기>에 대해 보인 반응추상적인 내용으로 구체적인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은 중요한 국어 능력이다. 지문에서 설명한 하트와 풀러의 생각으로 <보기>를 이해하는 문제는 그 능력을 묻는 문제다. 지문에 언급된 ‘법 규칙’의 사례는 ‘박물관에서 먹을 것 섭취를 금지한다’라는 것이다. ‘먹을 것’은 ‘개별 단어’의, ‘약’은 ‘의미가 불확정적인’ 것의 사례다. 위에서 이해한 바와 같이 하트는 먼저 박물관에서 먹을 것 섭취를 금지한다는 법 규칙의 의미가 확정적인지를 생각하고, 약이 의미가 불확정인 것이라고 판단될 때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사에게 주장할 것이다.

그와 반대로 풀러는 약이 먹을 것에 포함되는지를 생각하지 않고 곧바로 맥락과 목적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사에게 주장할 것이다. 위 문제의 선택지 중에 ‘㉡은 약이 금지되는 ‘먹을 것’에 해당되는지를 판사가 규칙의 언어에 근거해 확정했다면 목적을 중시하는 해석을 과도하게 한다고 볼 수 있었는데, ‘판사가 규칙의 언어에 근거해 확정’한 것은 ‘목적을 중시하는 해석’이 아니라 ‘단어의 의미를 중시’하는 해석이므로 적절한 반응이라 할 수 없다.포인트
성보고 교사
성보고 교사
1. 등가 비교 연산은 입력(값)이 판정 기준(값)과 같냐, 다르냐에 따라 두 가지 판정을 하는 것을 말한다.

2. 서로 다른 생각을 설명하는 경우 그것들의 핵심 개념을 반대 관계로 이해하면 좋다.

3. 추상적인 내용으로 구체적인 상황을 이해하는 능력은 중요한 국어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