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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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풀이
物: 만물 물
以: 써 이
類: 같을 류
聚: 모일 취


'물건은 종류대로 모인다'는 뜻으로
우리말 '끼리끼리 모인다'와 같은 의미
- <주역> <전국책>

친구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러니 내가 누군지 궁금하면 친구를 보면 된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했다. 초색(草色)과 녹색(綠色)을 합해 초록이라 하듯 서로 같은 무리끼리 잘 어울린다는 뜻이다. “가재는 게 편이요, 솔개는 매 편”이라 했으니 닮으면 한 편이 되는 게 세상의 이치다. 유유상종(類類相從). 끼리끼리는 서로 따르고 서로 좇는다.

역서이면서 철학서인 <주역> 계사 편에는 “삼라만상은 같은 종류끼리 모이고, 만물은 무리를 지어 나누어지니 이로부터 길함과 흉함이 생긴다(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서 유래한 물이유취(物以類聚)는 우리말의 ‘끼리끼리 모인다’와 같은 뜻으로, 오늘날에는 주로 좋지 않은 사람들이 한 부류로 모인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인이군분(人以群分, 사람은 같은 무리끼리 모인다)와 연결해 ‘물이유취 인이군분’으로도 사용된다. <주역> 문언 편에는 “하늘에 근본을 둔 것은 위와 친하고, 땅에 근본을 둔 것은 아래와 친하니, 이는 각자가 그 비슷한 것을 좇기 때문이다(本乎天者親上 本乎地者親下 則各從其類也)”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또한 물이유취(物以類聚)와 뜻이 온전히 통한다.

<전국책> 제책 편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전국시대 제나라의 순우곤(淳于)은 왕이 인재를 구한다는 말을 듣고는 하루에 7명이나 천거했다. 왕이 “인재는 구하기 어려운 법인데 하루에 7명이나 천거한 것은 너무 많지 않냐”라고 묻자 순우곤은 “물건은 각기 비슷한 부류가 있으며(物各有疇), 자신도 인재의 부류에 속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인재를 추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물각유주(物各有疇), 물각유류(物各有類), 방이유취(方以類聚), 물이군분(物以群分), 각종기류(各從其類)도 모두 같은 의미다. 나를 알려면 내가 속한 ‘무리’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만물도 사람도 끼리끼리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