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노란봉투법' 對 '노랑봉투법'

    2014년 법원에서 쌍용차 불법파업 참여 노동자들에게 47억 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한 시민이 언론사에 4만7000원이 담긴 노란 봉투를 보내왔고, 이는 곧바로 모금운동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근로자 월급을 통장으로 입금하지만, 예전엔 ‘노란 봉투’에 담아 현금으로 주었다. ‘노란봉투법’이란 명칭은 그렇게 생겨났다. 개정안의 입법화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갈등 요인은 이 법안이 노조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노랑=노란색’…‘노랑색’은 중복 표현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노란봉투법 대신 ‘불법파업조장법’을 쓰고 있다. 노사 모두 ‘이름짓기’를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을 알리려는 모양새다. 명명을 둘러싼 이미지 싸움은 다른 기회에 살펴보고, ‘노란봉투법’에 우리가 관심을 두는 까닭은 이 말에 우리 어법을 설명하는 맞춤법 몇 가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우선 노란봉투법은 규범 측면에서 노란 봉투법과 어떤 관계에 있을까? ‘노란 봉투법’으로 띄어 쓰는 게 원칙이지만, ‘노란봉투법’으로 붙여 쓰는 것도 가능하다. 한글맞춤법 제49항(고유명사) 규정이다. 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해 이루어진 고유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단위별’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때 ‘단위’란 고유명사를 이루고 있는 구성요소의 구조적 묶음을 뜻한다. ‘노란+봉투+법’이란 각각의 단어로 이뤄졌지만, 전체를 하나의 개념으로 보고 붙여 쓰는 게 직관적으로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전문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경제학적 기준으로 다른 영역 판단하기

    어떠한 법 제도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지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바람직함의 판단 기준이 필요하다. 법경제학은 효율을 그 잣대로 사용한다. 효율이란 사회 전체 후생의 크기가 증가하느냐의 여부인데, 후생은 어떤 행동의 결과로 얻는 주관적인 기쁨이나 만족감을 의미한다.효율은 사후적 효율과 사전적 효율로 나눌 수 있다. 사후적 효율은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산출을 얻는다는 의미이고, 사전적 효율은 당사자의 사전적 유인책까지 고려한 개념이다.(중략)사후적 효율의 관점에서 법 제도가 형성된 대표적인 사례로 도산법이 있다. 채무자의 재산이 부채를 변제하기에 부족하여 도산 절차가 시작되면 개별적 채권 추심*은 모두 금지되고 채권자는 오직 도산 절차 내에서만 변제를 받을 수 있다. 개별적 채권 추심이 허용된다면 누구나 먼저 채권 추심을 하려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채무자의 재산이 손상되거나 헐값에 매각되는 등 사회 전체 후생의 감소가 발생한다. 법 제도가 사전적 효율의 관점에 기초하여 성립된 경우도 있다. 지식 재산권 관련법에 의하면 소설이나 노래를 표절하거나 무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금지된다. 그런데 복제하더라도 원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복제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면 복제를 할수록 사회적으로는 후생이 증가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창작과 관련하여 지식 재산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당사자의 창작 유인책이 저하되어 애초에 창작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지식 재산권 관련 법은 사전적 효율의 증진을 위해 창작자에게 독점적 권리를 부여한다.* 채권 추심 : 채권자를 대신하여 채무자에게서 빚을 받아 내는 일.-2023학

  • 영어 이야기

    whammy는 충격 받아 어려움에 빠진 상황 의미

    S-Oil Corp., the South Korean unit of Saudi Arabian Oil Co., will approve the much-touted 8 trillion won ($6 billion) Shaheen project to expand its petrochemical business.S-Oil, Korea’s third-largest oil refiner, will hold a board meeting on Thursday to approve the spending plan, the largest-ever investment in the country’s refining and petrochemical industry, people familiar with the matter said on Monday.The huge investment plan comes as Korea’s major oil refiners and importers are facing a triple whammy of challenges a softening won, increasing inflation and higher interest rates.The Saudi Aramco unit has been striving to diversify its business portfolio away from crude refining to limit the negative impact of volatile oil prices on its profits.As a result of the latest investment, petrochemicals would account for 25% of the company’s total sales revenue by 2030, up eight percentage points from 17% in 2021.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약 8조원을 투자하는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3위 정유사인 에쓰오일은 오는 목요일 이사회를 열고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안건을 승인할 계획이다.한국의 주요 정유사들이 원화 약세, 고물가, 고금리 등 이른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 내려진 대규모 투자 결정이다.에쓰오일은 변동성이 큰 유가의 움직임에 따라 기업 이익이 출렁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정유 사업 이외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다.이번 투자로 에쓰오일은 전체 매출에서 석유화학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1년 17%에서 2030년에는 25%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설1980년대 영국 팝 음악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Wha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계열별 특징 뚜렷…수학·문제풀이 능력 감안해 선택

    한양대 논술은 수능 최저 자격 및 교과를 반영하지 않으며, 논술 총점 합산 시 학생부종합평가에 전체 10% 배점을 두고 있습니다.한양대 논술은 학과에 따라 두 계열로 나눠 치릅니다. 첫째는 인문논술로 1200자의 일반 인문논술을 출제합니다. 둘째는 상경논술로 600자 내외의 인문 글쓰기와 함께 2~3문항의 수리 문제를 출제합니다.인문계열의 경우 다양한 물음이 한 문항에 복합적으로 엮여 있으며,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와 함께 1200자의 완성된 생각을 만드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접근성이 낮고 경쟁률이 세 합격 점수대도 상당히 높습니다.반면 경영경제계열(상경계열)은 수리논술이 어렵게 출제되는 편이고, 수학에 대한 인문계 학생들의 성취도 하락 등으로 진입장벽이 있으므로 합격 평균 점수가 낮습니다. 이 경우에는 절대점수를 넘어서면 합격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경쟁률과 무관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수학만 잘해서는 안 되고, 인문논술 50점에서 성취도를 거둬야 합니다.이번 호에서는 2021학년도 수시 1교시 인문계열 기출문제를 다뤄보겠습니다. (셀던의 지도 생략, 기타 분량상 부분 생략) 그 외에도 많은 기출문제와 합격 답안이 학교 입학처 홈페이지에 상세히 공개돼 있으니 참조 바랍니다.[문제] [가]를 토대로 ‘지도란 무엇인가?’에 대해 답하고, [나]의 추론 방식을 참조하여 [다]의 지도 [A]와 [B]에 나타난 제작자의 관점을 각각 설명하시오. (1200자, 100점)<가>지도는 지표면을 일정한 비율로 줄여서 기호를 사용하여 평면에 나타낸 것이다. 문제는 지구라는 3차원 실체를 2차원 평면으로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차이를 감추려고 해도 변형이나 왜곡을 피할 수 없다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이다'와 '-일 수 있다'를 구별하자

    논리 실증주의에서는 … 보편 언명이 단칭 언명의 누적을 통해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단칭 언명은 특정 시공간에서 발생한 특정 사건을 언급한 것이고, 보편 언명은 단칭 언명들을 일반화한 것으로 과학 이론으로 성립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중략)이러한 생각은 어떤 과학 이론이 지금까지 누적된 단칭 언명들을 통해 참으로 보장될지라도, 앞으로 보편 언명으로서 확실히 참이 될 수는 없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 언명이 누적될수록 과학 이론이 참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완화된 입장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단칭 언명들로 일반화된 언명이 계속 참으로 남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2023학년도 10월 교육청 전국연합평가-논리 실증주의에서는 …고 보았다. …고 주장했다. …는 비판에 직면했다. … 라는 … 입장으로 바뀌었다. … 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실증(實證)’이란 확실한 증거, 실제로 증명함 또는 그런 사실을 뜻하고 ‘주의(主義)’는 체계화된 이론이나 학설을 말하니, ‘논리 실증주의’는 ‘논리 실증’을 중시하는 이론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론을 설명하는 글은 그 이론의 논증 구조를 분석하며 읽어야 한다.우선 의견을 찾아보자. ‘-고 보았다’ ‘-고 주장했다’는 문장은 그 이론이 내세우는 의견일 것이다. 그런데 그 이론이 ‘-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한다. 앞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논리 실증주의에 ‘난점(難點)’, 즉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리 실증주의자는) -라는 입장으로 바뀌었다’고 한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밝히다'와 '발표하다', 취재와 자료의 차이

    “음식문화 전문가들은 한국의 식문화가 식사 소리를 장려하는 문화는 아니었다고 분석한다. …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면치기 같은 행위는 소리로써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반발심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먹방’이 방송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잡은지 꽤 오래됐다. 한 신문에서 전한 이 대목은 요즘 한창 진행 중인 ‘면치기’ 대 ‘면끊기’ 논란의 일부분이다. 우리 관심은 먹방에 있지 않다. 먹방 논란을 전하는 문장 표현에 어색한 데가 있어 그것을 살펴보고자 할 뿐이다. 단어 선택, 다양하게 하되 적확하게 써야서술어로 쓰인 ‘분석하다’를 주목해 보자. ‘분석’이란 무엇일까? 사전에서는 ‘얽혀 있거나 복잡한 것을 풀어서 개별적인 요소나 성질로 나누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굳이 단어 뜻을 따지지 않아도, 모국어 화자라면 직관적으로 느끼는 단어 쓰임새가 있다. 예문에서 두 군데 쓰인 ‘분석’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그 직관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분석한 게 아닌데 ‘분석’했다고 하니 글이 겉돌 수밖에 없다. 차라리 ‘말한다’ ‘보인다’ 정도면 좋았을 듯싶다.글을 ‘세련되게’ 다듬기 위해선 표현 하나하나가 격식에 맞아야 한다. 수많은 단어 중 단 하나의 단어를 의미에 맞게, 맥락에 맞게 써야 한다. 그에 따라 글의 품격이 좌우된다. 신문의 기사문장은 글쓰기의 ‘교본’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함정’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이를 구분해 내는 안목이 필요하다. 올바른 서술어의 선택은 그중 하나다. 특히 ‘밝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浸潤之讒 (침윤지참)

    ▶한자풀이浸: 스며들 침潤: 젖을 윤之: 갈 지讒: 참소할 참물이 차츰 스며드는 것처럼깊이 믿도록 서서히 하는 참소   - <논어(論語)><논어(論語)> 안연편에는 공자와 자장의 대화가 나온다.자장(子張)이 공자에게 묻는다. “스승님, 어떤 것을 가리켜 밝다고 합니까?”공자가 답한다. “물이 스며들듯 하는 참소(浸潤之)와 피부로 직접 느끼는 호소(呼訴)가 행해지지 않으면 마음이 밝고, 또 생각이 멀다고 할 수 있느니라.”침윤지참(浸潤之)은 물이 차츰 배어들어 가듯이 남을 지속적으로 교묘히 헐뜯어서 곧이듣게 하는 참소(讒訴)다. 물이 수건에 스며들듯 점차 의심을 깊어지게 하는 참언으로, 아주 교활한 중상모략을 이른다. 침윤지언(浸潤之言)으로도 쓴다. 부수지소(膚受之)는 듣는 사람의 피부를 송곳으로 찌르듯 강하게 와닿는 참소를 뜻한다. 공자는 은근하게든 노골적이든 참소에 혹하지 않는 것을 ‘밝다’고 한 것이다.참소는 남을 헐뜯어 없는 죄도 있는 것처럼 윗사람에게 고해바치는 것을 이른다. 중국 당대의 최고 시인 두보(杜甫)는 “봄이 지나 망종(芒種) 후에도 백설조가 울면 임금 곁에 참소하는 자가 있다”고 했다. 백설조가 울지 않아도 권력 주변에는 언제나 음모가 기웃댄다. 간신이 충신의 가면을 쓰고 군주의 마음에 의심을 심는다.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 거짓도 여러 번 되풀이하면 참인 것처럼 들리고, 참소도 여럿이 입을 모으면 대역죄가 된다. 적훼소골(積毁銷骨). 여럿이 헐뜯어 비방하면 굳은 뼈라도 녹는다. 차츰 스며드는 게 더 혹한다. 조금씩 커지는 의심이 더 무섭다.공자는 “그럴듯하게 꾸민

  • 영어 이야기

    gross를 동사로 쓰면 '수익을 올리다'는 의미

    South Korean outdoor clothing retailer F&F Co. is expected to post 1.1 trillion won ($807 million) in sales revenue in China this year, emerging as the highest-grossing Korean brand in the world’s top consumer market.The rosy sales prospect comes as other well-known foreign brands such as German sportswear company Adidas and its US rival Nike are struggling amid China’s COVID-19 lockdown and the rising trend in China, particularly among young people, of favoring homegrown labels.The Korean apparel retailer, which first entered the Chinese fashion market in 2020, said it expects its annual sales from the MLB apparel business in the mainland to reach 1.1 trillion won in addition to estimated sales of 107 billion won from three Asian countries of Hong Kong, Macau and Taiwan.Launched in 1992, F&F has rapidly grown its business with the Korean launch of two US outdoor brands - Discovery Expedition and MLB apparel - in licensing agreements.한국의 아웃도어 의류회사인 F&F는 올해 중국에서 1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상대로 된다면 한국 패션회사로서는 중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 실적에 해당한다.코로나19 봉쇄 조치의 여파로 나이키, 아디다스 등 유수의 해외 스포츠 브랜드마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 거둔 성적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특히 중국의 젊은 층은 최근 들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F&F는 2020년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이 회사 MLB 브랜드의 올해 중국 내 판매액은 1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마카오,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지역의 올해 예상 매출은 1070억원이다.1992년 설립된 F&F는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디스커버리와 MLB 의류 판권을 한국에 들여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설gross는 모두 더한 것이라는 뜻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