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焦眉之急 (초미지급)

    ▶한자풀이 焦: 탈 초 眉: 눈썹 미 之: 갈 지 急: 급할 급 눈썹이 타는 아주 화급한 상태 매우 다급한 일이나 상황을 비유 - 불혜선사(佛慧禪師)는 고승(高僧)으로, 그의 수행은 당대(唐代) 그 어느 고승보다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선사는 살아 있을 때 사문(沙門: 불문에 들어가서 도를 닦는 사람)으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고 답해줬다. 어느 날 한 사문이 불혜선사에게 물었다. “선사님, 이 세상에서 다급한 상태가 많겠지만 그중 어느 경지가 가장 시급합니까?” 선사는 사문을 지그시 바라보며 답했다. “그것은 눈썹을 태우는 일이다.” 에서 전해지는 이 이야기에서 유래한 초미지급(焦眉之急)은 눈썹에 불이 붙은 상태, 즉 아주 화급한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원문은 화소미모(火燒眉毛)지만 그 말이 소미지급(燒眉之急)으로 되고, 그것이 다시 초미지급(焦眉之急)으로 변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급함을 모르는 경우도 많지만 눈썹이 타면 바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누구나 다급함을 알아챈다는 뜻일 듯싶다. 급하거나 위태로움을 나타내는 고사성어는 많다. 누란지세(累卵之勢)는 ‘포개어 놓은 알의 형세’라는 뜻으로, 몹시 위험하고 다급한 형세를 비유하며 위여누란(危如累卵)으로도 쓴다. 백척간두(百尺竿頭)는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에 올라섰다는 뜻으로, 위태로움이 극도에 달함을 이른다. 초미지액(焦眉之厄)은 ‘눈썹이 타는 재액(災厄: 재앙으로 인한 불운)’이라는 뜻으로, 매우 급하게 닥치는 재앙을 가리킨다. 일촉즉발(一觸卽發)은 ‘한 번 닿으면 곧 터진다’는 뜻으로, 조그만 것도 원인이 돼 일이 크게 벌어질 수 있는 아주 위급하고 절박한 상황을 비유하는 말이다. 주

  • 영어 이야기

    경제적인 어려움을 느낄땐 'feel the pinch'

    Inflation has hit almost every corner of the real economy in South Korea and the country’s popular summer dessert bingsu is no exception, with its price set to rise about 30% on-year this year. Bingsu, sometimes written bingsoo, is a milk-based Korean-style shaved ice dessert with various sweet toppings like diced fruit, condensed syrup, red beans and ice cream. It is very popular on the peninsula, especially in summer. The retail industry expects that the higher price tags of bingsu will not stop consumers’ love for the ice dessert as some people are willing to luxuriate their life with little things, while cutting back their spending in general after feeling the pinch of inflation. The Korean-style shaved sweet ice dessert has for years been picked as one of the must-eat foods by foreigners traveling to Korea. 인플레이션은 한국 실물경제 곳곳에 충격을 줬고, 한국에서 인기있는 여름 디저트 빙수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빙수 가격은 약 30% 인상될 예정이다. 영어로 bingsoo라고도 표기되는 빙수는 간 얼음에 우유를 넣고 그 위에 잘게 썬 과일, 연유, 팥, 아이스크림 같은 다양한 종류의 달콤한 토핑을 얹은 한국식 디저트로, 특히 여름에 인기가 많다. 유통업계에서는 빙수 가격 인상이 소비자들의 빙수 사랑을 막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소비자들은 전반적인 지출을 줄이지만 소소한 것으로 사치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식 빙수는 수년째 한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이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 중 하나로 꼽혔다.해설빙수는 우리나라에서 인기있는 여름 간식이죠. 인플레이션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는데요. 일부 고급 식당에서 올해 빙수 가격을 급격히 올릴 예정이라는 기사의 일부입니다. ‘어려움을 느끼다’라는 의미로 예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1+(-1)+1+(-1)+ … 의 값은 0.5일까?

    만일 누군가 위의 급수에 대해 ‘짝수 항까지만 더하면 1-1+1-1+ … +1-1=0이고, 홀수 항까지만 더하면 1-1+1-1+ … +1=1이므로 이 급수의 값은 두 합의 평균인 0.5다’라고 주장한다면 어떨까? 이렇게 무한과 관련해 오개념이나 혼란을 경험하게 되는 이유는, 유한에서 성립하는 연산법칙(결합법칙)을 무한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극한의 개념이 정립되기 전에는 수학자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급수의 수렴, 발산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수리논술에서도 급수의 수렴 판단에 대한 논리적 추론 문제가 자주 출제되므로 미적분에서 배운 급수의 개념을 올바르게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자. 포인트급수에서 덧셈기호 + 는 형식적인 기호임을 유의한다. 즉, 유한개의 합에서 성립하는 연산법칙을 적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S=1+(-1)+1+(-1)+1+(-1)+ … -S=(-1)+1+(-1)+1+(-1)+ … 두 식을 빼면 2S=1이므로 S=0.5 또는 결합법칙을 적용하면 1+(-1)}+1+(-1)}+1+(-1)}+ … =0 1+1+(-1)}+1+(-1)}+1+(-1)}+ … =1 이처럼 모순적인 결과를 얻은 이유는 유한에서 성립하는 성질을 무한에서 무리하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교과 지식에 어긋나도 부끄럽지 않은 이유는?

    14. 윗글을 통해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④ 과포화 상태의 혼합물이 포화 상태로 돌아가려는 경향으로 인해 용질이 석출된다. - 2023학년도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 용해도는 일정한 온도에서 일정한 양의 용매에 최대로 녹을 수 있는 용질의 양… 과포화 상태는 용질이 용해도 이상으로 녹아 있는 상태철수 쌤은 과학 용어를 접할 때 버릇이 하나 있다. 전제조건을 이해하는데 무척 신경쓰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키가 크다 작다 할 때도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대상이 되는 사람을 같은 거리에 두고 키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같은 거리’가 키를 비교할 때 전제조건이 된다. 지문에서는 ‘일정한 온도’ ‘일정한 양의 용매’가 용해도를 비교할 때 전제조건이다. 전제조건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키가 커도 나와 멀리 떨어져 있으며 작게 보이고, 작아도 나와 가까이 있으면 커 보이지 않는가? 지문에서 말하는 ‘최대로 녹을 수 있는 용질의 양’도 온도와 용매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철수 쌤은 전제조건을 원인, 판단을 결과로, 즉 인과관계로 생각하며 읽는다. 한편 철수 쌤은 지문에서 ‘최대로’라는 말의 의미를 음미하는 버릇이 있다. 최대의 수는 오직 하나다. 남산에 가장 키 큰 소나무는 한 그루라 하지 않았는가? 이를 고려하면 ‘최대… 양’만 용해도고 그 미만의 양은 용해도가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키가 얼마인가 할 때, 무릎을 구부린 키도 있지만, 우리는 무릎을 펴서 가장 큰 상태를 키라고 하지 않는가? ‘과포화 상태’를 이해할 때 철수 쌤은 판정도를 그린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과(過)-’라는 접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엠폭스·코로나19·AI…이들엔 공통점이 있다

    “국내 닭·오리 관련 업계에서는 ‘조류독감’이라는 용어에 거부감을 느낍니다. 사람에게 걸리는 ‘독감’을 연상케 함으로써 소비자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1998년께부터 민간협회 등과 함께 ‘조류독감’이란 말 대신 ‘조류인플루엔자(AI)’를 써줄 것을 언론에 요청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조류 전염병으로 가금(家禽: 닭, 오리, 거위 등 집에서 기르는 날짐승)산업 등에 끼치는 피해가 커지자 용어 바꾸기에 나선 것이다.줄임말 통한 완곡어법으로 생긴 말“트럼프 대통령은 대놓고 코로나19를 ‘차이나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이는 인종주의자 논란이 일던 3월 말까지 계속됐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한창 확장해가던 2020년 3월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중국이 전염병 명칭을 두고 한판 세게 붙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그에 앞서 초기 ‘우한 폐렴’으로 불리던 신종 전염병 이름을 ‘COVID-19’로 바꿨다. ‘우한’은 중국 후베이성 성도(省都)로, 이 질병이 처음 발생해 보고된 도시다. 한국 정부 역시 국민에게 ‘코로나’라는 이름이 익숙하다는 점에서 우리말 이름으로 ‘코로나19’로 쓰고 부르도록 발표했다. 새로운 전염병의 이름을 지을 때 특정 지역이나 사람, 동물 이름을 병명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른 결정이었다. 해당 지역이나 민족, 종교 등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원숭이두창 질병명을 변경한 이유가 있나요?” “세계적으로 엠폭스가 유행했던 지난 1년 동안, 변경 전 질병명인 ‘원숭이두창(Monkeypox)’은 차별과 낙인적 용어로 사용돼 여러 단체·국가 및 개인이 WHO에 질병명 변경을 건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WHO는 2022년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기준제시문의 논의에서 벗어나지 말자

    지난 시간 문제(생글생글 4월 10일자 16면)는 (다)를 바탕으로 (가)와 (나)의 인간본성론의 문제를 지적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다) 지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며 논리가 무엇인지 정리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다)의 한계를 지적하는 학생이 있는데, 문제의 요구사항에 따라 기준 제시문의 범주 내에서 대상 지문을 비판해야 합니다. 또한 (가)와 (나)처럼 일반적인 주장과 근거를 가진 제시문을 비판할 때는 근거의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논리적으로 지적하는 답안을 구상해 보세요.(다)에서 말하는 바가 무엇인가요? (다)의 실험은 인간의 도덕성이 사회적 지위나 역할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짐바르도의 실험에서 무작위로 모집했다는 것은 보편적인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는 뜻이므로, 교도관들이 했던 악한 행위는 평범한 이라면 누구나 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할 때 (가)와 (나)의 인간본성론은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의 성선설은 인간 본성을 오해하고 있었네요. 짐바르도의 실험에서 볼 수 있듯 인간은 타자를 측은하게 여기고 동정하기보다 자기 지위와 역할에 의해 언제든 타자를 짓밟을 수 있는 존재입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다)의 결론이 그렇게 나왔다면 그 결론을 전제하면서 비판해야 합니다.) 답안을 쓰면 아래와 같겠죠?[답안]<다>의 두 실험은 인간의 도덕성이 사회적 지위나 역할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짐바르도의 실험에서 무작위로 모집했다는 것은 보편적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는 뜻이므로, 교도관들이 했던 악한 행위는 평범한 이라면 누구나 하게 될 것이다.이를 바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원숭이두창 vs 엠폭스…우리말은 진화 중

    “국내 엠폭스(MPOX·원숭이두창) 감염 확진자가 1주일 사이 5명이나 늘면서 지역사회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3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터널을 겨우 벗는가 싶더니 이번엔 엠폭스가 경각심을 키우고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 13일 0시를 기해 엠폭스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올렸다. 어려운 말 풀어주는 군더더기 표기관련 보도량도 급격히 늘고 있다. 한 언론에서 전한 기사문에 나오는 ‘엠폭스(MPOX·원숭이두창)’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흔히 보는 표기 같지만 그 안에는 우리말을 둘러싼 많은 얘깃거리가 담겨 있다. 우선 요즘 나오는 ‘엠폭스’는 낯설다. 그보단 ‘원숭이두창’이 좀 더 익숙하다. 사실 언론에서 쓰는 ‘엠폭스(MPOX·원숭이두창)’는 3중 군더더기 표현이다. 이 표기는 ‘엠폭스’가 원어로는 ‘MPOX’이고, 우리말로는 ‘원숭이두창’이라고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형태는 달라도 모두 같은 의미를 나타내는 말이다. 이를 반복해 적은 것은 언론에서 표방하는 이른바 ‘독자중심주의’ 표현 방식의 일환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독자 눈높이에 맞춰 덧붙여 쓰는 기법 중 하나라는 뜻이다.동시에 그것은 세계 언어세력권에서 우리말의 위치를 알려주는, 우리말의 한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통화(通貨)에 달러라는 기축통화가 있듯이, 언어에도 ‘기축언어’가 있다. 영어 같은 게 그런 역할을 한다. 우리말에 넘쳐나는 영어의 ‘파편’들 역시 그 부산물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MPOX’가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말(부상어&mi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여러 판정의 순서는 전제(前提)를 고려해야

    부동산에 관한 권리관계의 정보는 법률에 따라 등기부에 기재되는데,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등기부에 기재하는 절차 또는 그 기재 자체를 등기라고 한다. 부동산 물권에 관한 사항은 등기로 사회 일반에 공개하여 게시한다.(중략)등기의 효력을 정하는 것과 관련하여 다음의 두 가지 원칙이 거론된다. 공시를 갖추지 않은 경우에는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물론 당사자 사이에도 물권 변동의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원칙을 성립요건주의라 한다. 반면에 계약이 완료되면 당사자 사이에 물권 변동은 유효하게 성립하고, 다만 공시를 갖추지 않았을 때는 제3자에게 물권 변동의 효력을 주장하지 못한다는 원칙은 대항요건주의라 한다. 우리 법제는 등기부에 명의가 기재되었을 때 그 부동산의 명의자가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12. ‘등기’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① 대항요건주의는 등기가 소유권의 변동을 일으키는 요건이 되지 않는 원칙이다.⑤ 성립요건주의를 채택한 우리 법제에서는 계약의 완료로 소유권을 취득하지만 등기 절차는 필수적이다.- 2023학년도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 공시를 갖추지 않은 경우…계약이 완료되면 …다만 공시를 갖추지 않았을 때는철수 쌤은 글의 내용을 판정도를 그려가며 읽는 버릇이 있다고 했다. 지문에서 ‘공시를 갖추지 않은 경우에는 제3자와의 관계에서는 물론 당사자 사이에도 물권 변동의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내용을 읽었을 때 아래 판정도를 그려가며 이해했다.지문에는 ‘공시를 갖추지 않은 경우’만 언급돼 있기 때문에 철수 쌤은 ‘공시를 갖춘 경우’는 위 판정도처럼 세 가지 경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