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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自勝者强 (자승자강)

    ▶ 한자풀이 自: 스스로 자    勝: 이길 승    者: 사람 자    强: 굳셀 강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 강하다스스로와의 싸움이 가장 어렵다는 뜻- <도덕경>자신을 알고 만족할 줄 알라는 경구로 채워진 <도덕경> 제33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남을 아는 자는 지혜롭다고 하지만 자기를 아는 자야말로 진정으로 밝은 것이다(知人者智, 自知者明). 남을 이기는 자는 힘이 있다고 하지만 자신을 이기는 자야말로 진정으로 강한 자다(勝人者有力, 自勝者强). 만족할 줄 아는 자는 부유하고 행함을 관철하는 자는 뜻이 있다(知足者富, 强行者有志). 그 자리를 잃지 않는 자라야 오래가고 죽어도 잊혀지지 않는 자라야 오래 산다고 할 것이다(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여기서 나오는 자승자강((自勝者强)은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란 뜻으로 자승가강((自勝家强)으로도 쓴다.<도덕경> 제33장은 남을 아는 것보다 자기를 아는 것, 남을 이기는 것보다 자신을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하고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사람은 만족하고 실천할 줄 알아야 하고, 죽은 뒤에도 좋은 기억으로 잊혀지지 않는 자가 진정으로 장수하는 자라고 일러준다.공자의 극기복례(克己復禮)는 자신을 이기고(克己) 예로 돌아간다(復禮)는 뜻으로, 유가 사상의 골자를 압축한 말이다. 자신을 이기려면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한다. 손자는 병법에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고, 소크라테스도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모두 자기를 아는 것(自知)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자신을 극복하는 것(克己)과 자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수능 연계성 높아…여유 합격선은 5문제 이상

    한양대학교는 지난해 의예과에 이어 올해도 공과대학 일부 학과의 논술 선발을 폐지하는 등 다른 대학에 비해 비교적 큰 폭으로 논술 선발 인원이 줄면서 그만큼 논술 경쟁률과 논술 합격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 중 하나다. 논술 문제 난이도가 점차 평이해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수리논술을 실시하는 대학 중에서는 연세대, 서강대 등과 함께 여전히 변별력 높은 문제를 출제하는 곳이므로 탄탄한 미적분 문제 해결 능력을 바탕으로 기하와 확률과통계를 꼼꼼히 학습해야 한다.한양대학교 수리논술 대비전략 주요 포인트1. 모의고사 미적분 1~2 등급대의 문제해결능력 유지- 수능연계성 높아 미적분 문제해결능력 확실하게 갖춰야2. 확률과 통계 및 기하 출제가능성 모두 높아- 확통/기하 출제난이도는 비교적 평이하나 모든 단원을 고르게 학습- 모평균, 공간도형 등 과목별 마지막 단원까지 꼼꼼하게 학습필요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이 되는 표현 '최근'

    “최근 4년간 변호사가 징계처분을 받은 사례는 총 31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 대한변호사협회가 최근 발간한 <징계사례집 제8집>에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불성실 변론, 사기 등으로 징계받은 사례 316건이 담겼다.” 대한변호사협회가 2월 15일 변호사들의 징계 사례를 담은 자료집을 발간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와 전공의들의 극한 반발로 언론의 관심이 온통 의료 파업에 쏠려 있던 때였다. 그래서인지 변호사 징계 자료는 언론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를 전한 기사 문장에는 놓쳐선 안 될 표현이 하나 있다.2~3일 전도, 1년 전도 모두 ‘최근’예문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문법적 오류는 없다. 그러나 단어 사용 측면에서 이상한 말이 있다. 잘 살펴보면 ‘최근’이 두 번 쓰였고, 그 쓰임새가 좀 다르다는 게 드러난다. 같은 말이지만 ‘최근 4년간’과 ‘최근 발간한’에서 나타내는 기간은 분명 다르다. ‘최근’의 정체가 무엇이기에 이럴까? 이 말은 우리말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는 단어다. 모호한 듯하지만 누구나 알아듣고, 대충 말하는 것 같은데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게 무엇인지는 드러나지 않는다.‘최근’의 사전 풀이는 ‘지나간 지 얼마 안 된 즈음’이다. 일상에서 흔히, 아무 거리낌 없이 자유자재로 이 말을 쓴다. 하지만 그 ‘얼마 되지 않은 때’가 정확히 얼마인지도 모르면서 누구나 이 말을 듣고 이해한다. 아니 그런 착각에 빠진다. 그러다 보니 무려 4년 전부터의 기간도 최근이고, 수일 전 일도 최근으로 통한다. 앞의 예문을 통해 보면 그렇다.그런 만큼 이

  • 학습 길잡이 기타

    '집합과 명제'는 논리적 사고력 키울 수 있어

    어떤 사람이 논리적이라는 표현은 칭찬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성격 유형 검사인 MBTI와 관련해 다양한 오해와 선입견으로 ‘T’가 밈(meme)화 되고 있는 현상이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논리적 생각은 고차원의 사고 활동에서 필수적이고 중요한 수단이자 과정입니다.고교 교육과정에서는 논리학을 가르치지 않지만 학생들은 여러 과목을 통해 자연스럽게 논리적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수학은 모든 단원에서 추론(reasoning) 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과목입니다. 특히 ‘집합과 명제’ 단원은 이러한 논리적 사고방식을 수학적 기호를 활용해 연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단원입니다. 그래서 이 단원을 논리학의 기초적인 내용과 연계해 이해하면 유익합니다.논리적 추론을 크게 구분하면 연역적 추론과 귀납적 추론이 있습니다.예를 들어, [근거 1: 오늘 비가 오면 행사가 취소된다. 근거 2: 오늘 비 예보가 있다. 주장: 행사는 취소될 것이다.] 라는 논증을 봅시다. 이는 전형적인 연역적 추론으로서 형식적으로는 A이면 B이다, A이다, 그러므로 B이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A와 B자리에 어떤 문장이 들어오더라도 근거로 쓰는 문장들이 참이라면 주장은 항상 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다른 예를 들어봅시다. [근거 1: 어제 해가 떴다. 근거 2: 그제 해가 떴다. 근거 3: 1년 전에도 해가 떴다. 근거 4: 100년 전에도 해가 떴다. 주장: 그러므로 내일도, 앞으로도 계속 해가 뜰 것이다.] 이런 형태의 논증은 귀납추론이라고 합니다. 귀납추론의 근거들은 경험적으로, 사례 위주로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근거가 많을수록 강한 추론이 되며

  • 영어 이야기

    판돈·투자금을 늘리다 'up the ante'

    South Korean major refiners are upping the ante to win the market for electric vehicle lubricants and liquid coolants for heat management amid the rapid migration to electrification and artificial intelligence-powered data management.HD Hyundai Oilbank Co. last week launched the EV lubricant brand Hyundai XTeer EVF, finally joining its three bigger crosstown rivals in the EV lubricant race.SK Enmove Co., a unit of Korea’s No. 1 oil refiner SK Innovation Co., was the first in the country to roll out lube oil for EVs in 2013. GS Caltex Corp. and S-Oil Corp., the country’s second-and third-largest oil refiners, respectively, introduced their own EV lubricants in 2021.As the global EV lube oil market is anticipated to register strong growth amid the fast transition to electrification in the automotive industry, competition in the Korean EV lubricant market is set to intensify.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전기차,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시장의 성장 추세에 맞춰 전기차용 윤활유, 열관리용 냉각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주 전기차 윤활유 브랜드인 현대 엑스티어 EVF를 출시하며 국내 3대 정유사와의 경쟁에 뛰어들었다.국내 1위 정유사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인 SK엔무브는 2013년 국내 최초로 전기차용 윤활유를 선보였다.각각 국내 2, 3위 업체인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2021년에 자사 브랜드 전기차용 윤활유를 나란히 출시했다.글로벌 전기차 윤활유 시장이 자동차업계가 전기차 시장으로 빠르게 전환되어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전기차 윤활유 업체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해설국내 정유사들이 전기차용 윤활유와 열관리를 위한 냉각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는 기사의 일부입니다. 예문 윗부분에 &lsq

  • 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다면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 측정 유형 출제

    연세대학교는 인문계 논술고사에서 약 100명에 가까운 인원을 모집하며 2008학년도부터 다면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 측정에 걸맞은 유형을 지속적으로 출제하고 있습니다. 수능 최저자격을 요구하지 않는 데다가 교과 부분의 반영이 없다 보니 많은 학생이 도전 정신을 갖고 수시에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적어도 60:1에서 높게는 100:1 전후를 형성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경쟁률이 하락하고 있는 양상인데, 이는 시험 일정이 10월 달에 배치되어 있어 심리적 요소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최저자격을 낮춘 만큼 문제 자체가 인재 선별력을 갖춰 마치 국어, 수학, 영어, 사회탐구의 미니 테스트에 가까운 유형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600자 내외에 기계적으로 정형화되지 않은 다면적 사고를 최대한 논리적으로 담아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의 논리적 글쓰기 연습이나 독서토론을 통한 사고 연습이 누적되어 있지 않으면 좋은 답안을 쓰기 어려운 유형이기도 합니다.이번에는 23학년도 연세대 기출문제를 실어봅니다. (가)와 (나) 제시문은 핵심 내용만 싣고 영어 제시문인 (다)는 윤문 없이 실었습니다. (연세대 출제 방식 참고: 1, 2번 대문항으로 출제하며 각 문항은 1, 2소문항으로 구성됨. 이번 호에서는 영어 제시문과 연계된 1번 대문항만 소개하며, 이어지는 호에서 수리논술과 자료가 포함된 2번 대문항을 실을 예정) [문제 1-1] 제시문 (나)를 바탕으로 기술에 대한 제시문 (가)와 제시문 (다)의 주장을 설명하시오. (600자 안팎, 25점)[문제 1-2] 아래 [지문 A]를 바탕으로 제시문 (가)와 제시문 (다)를 평가하시오. (600자 안팎, 25점)[제시문 (가) 주요 내용] 공수반이 발명한 공격용 무기로 초나라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越俎代庖 (월조대포)

    ▶한자풀이越: 넘을 월    俎: 제기 조    代: 대신할 대  庖: 부엌 포제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음식을 만들다직분을 벗어난 주제넘은 참견을 이르는 말 -<장자>태평성대를 누린 요(堯)나라에 허유(許由)라는 덕이 높은 은자가 있었다. 요임금이 허유의 소문을 듣고 그에게 왕위를 물려주고자 했다.“태양이 떴으니 등불은 이제 필요없게 됐소. 부디 나를 대신하여 이 나라를 다스려주시오.”하지만 허유는 임금의 청을 정중히 거절했다.“임금께서 잘 다스리고 계시는데 제가 대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할미새가 제 아무리 양껏 배부르게 먹는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그 작은 배만 채우면 됩니다. 제겐 천하가 아무 쓸모도 없고 흥미도 없습니다. 요리가 서툴다고 제사를 주재하는 사람이 그 직분을 넘어서 부엌일에 뛰어들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폐하의 직무를 제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설사 대신하더라도 나라가 잘 다스려질 리가 없습니다.”허유는 이렇게 말하고 곧바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버린 후에 다시는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장자> 소요유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여기서 유래한 월조대포(越俎代)는 ‘제사를 담당하는 사람이 음식을 만드는 일을 맡다’는 뜻으로, 자신의 직분을 벗어난 주제넘은 참견을 이르는 말이다.요임금과 허유의 이야기는 노자의 사상을 철학으로 완성한 장자 사상의 일면을 잘 나타낸다. 최고 권력은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수단이니 권력을 탐하는 자들이 이를 단박에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허유는 세상에는 다 걸맞은 직분이 있음을 깨우쳐준다.<논어>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공자가 종묘에서 제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위약금이라도 주고 해임해라"란 문장의 오류

    “일부 언론 보도대로 약정이 그러하다면 위약금이라도 주고 해임해라.”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린 한국 축구 대표팀의 도전은 준결승전에서 좌절됐다. 2월 7일 카타르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요르단에 0-2로 완패하면서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다.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었다. 한 지자체장이 SNS에 올린 주장은 많은 공감을 얻으며 언론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 조사와 어미 엄격하게 사용해야그런데 이 표현 “위약금이라도 주고 해임해라”는 잘 들여다보면 좀 이상하다. 마치 이미 해임은 결정됐는데, 그냥 해임하는 게 아니라 ‘위약금이나마 주고 해임하라’는 뜻으로 읽힌다. 진행되는 상황을 다 가리고 문장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모국어 화자라면 대부분 그렇게 받아들일 것 같다. 그렇다면 이 말은 틀린 표현이다. 이보다는 “~약정이 그러하다면 위약금을 주더라도 해임해라”라고 하는 게 정확한 말일 것이다. 당시 정황상 그리고 문맥상 ‘어차피 해임해야 할 상황인데 위약금을 주는 한이 있더라도 해임하라’는 뜻으로 한 말이다.같은 한국말을 쓰는 한국인끼리도 언어의 학습 정도와 경험에 따라 우리말 사용 양태가 서로 다르다. 어휘에 대한 어감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이른바 ‘커뮤니케이션 노이즈(잡음)’에 해당한다. 미세한 듯하지만 그런 잡음이 모이고 쌓여 정확한 의미 전달을 방해한다. 의미 해독에 차이가 있다 보면 같은 말을 주고받았으면서도 서로 다르게 이해하는 결과를 낳는다. 커뮤니케이션 실패인 셈이다.그래서 글쓰기를 비롯해 의미를 주고받을 때는 이 ‘잡음’을 최대한 줄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