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弋不射宿 (익불사숙)
▶한자풀이
弋: 주살 익
不: 아니 불
射: 궁술 사
宿: 묵을 숙


밤에 잠들어 있는 새는 쏘지 않는다
이익을 위해 무자비한 행위를 하지 않음
- <논어>

<논어(論語)> 술이 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공자께서는 낚시질은 하되 그물질은 하지 않으시며 주살질은 하되 잠자는 새는 쏘지 않으셨다(子 釣而不綱 不射宿).”

공자는 젊은 시절 집이 가난해 직접 물고기를 잡고 사냥을 한 적이 있다. 이때 공자는 낚시나 화살로 한 마리씩 필요한 만큼만 잡았고, 촘촘한 그물을 물에 가로질러 쳐서 무분별하게 물고기를 잡지는 않았다. 또 밤에 몰래 잡을 생각으로 나뭇가지 위에 잠들어 있는 새를 쏘아 죽이지 않았다. <논어>의 주석서인 <논어집주(論語集註)>와 <논어주소(論語註疏)> 등에서는 공자의 이 같은 행동을 그의 인자함(仁)으로 풀이했다.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물고기를 잡지만 많은 것을 탐하지 않고, 제사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냥을 하지만 함부로 살생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옳다는 말이다.

<논어>에는 옳은 정사(政事)란 무엇인지 묻는 당대 제후인 왕들의 질문에 대한 공자의 현명한 의견과 그가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당부하는 훈계의 말이 많지만, 공자의 작은 행동 속에서 본보기로 삼을 만한 어진 마음과 훌륭한 인품을 엿보고 배우고자 한 제자들의 기록도 있다. 이익을 보면 그 이익이 의로운지를 먼저 생각하라는 견리사의(見利思義)가 대표적이며, 위의 이야기 또한 그중의 한 예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익불사숙(不射宿)은 ‘활로 사냥을 해도 밤에 잠들어 있는 새는 쏘아 맞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유교의 성인인 공자의 인자함을 보여주는 고사성어다. 이는 함부로 살생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무자비한 행위를 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낚시는 즐겁지만 물고기의 생명이 걸린 일이다. 작은 생명을 귀히 여기는 마음에 인(仁)이 담겨 있다. 세상이 자꾸 부조리(不條理)해진다. 부조리한 욕심이 턱없는 악(惡)을 낳고, 원인과 결과가 자주 어긋난다. 낚시터에서는 그물질을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