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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같은 생각은 '='로, 다른 생각은 '⇔'로 표시하며 읽자

    시블리에 따르면 미적 속성은 감상자가 미적 감수성을 발휘해야 지각할 수 있는 속성이고, 비미적 속성은 시각과 청각 등의 지각 능력을 발휘하면 충분히 지각할 수 있는 속성이다. 미적 수반이란 한 작품의 미적 속성이 그 작품의 비미적 속성에 의존하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즉 미적 수반론은 비미적 속성의 차이 없이는 미적 속성의 차이도 없다고 본다.미적 수반론은 미적 판단의 정당화 문제에 대해 미적 실재론자들에게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 하지만 미적 수반론을 수용하는 미적 실재론자는 미적 판단의 해소 불가능한 불일치 문제를 설명하기 어렵다. 해소 불가능한 불일치란 대상의 미적 속성을 판단하는 문제에서 감상자들 사이에 심각한 불일치가 있고, 그 불일치가 감상자들이 지각 능력, 지식, 미적 감수성 등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미적 판단의 해소 불가능한 불일치는 미적 실재론자들이 미적 수반론을 흔쾌히 수용하기 어려움을 보여준다.(중략)미적 반실재론 입장에서는 미적 판단의 해소 불가능한 불일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을 들어 미적 반실재론자들은 미적 수반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미적 수반론을 수용하지 않는 반실재론자는 미적 판단의 정당화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지 설명하기 쉽지 않게 된다. 각자마다 다른 미적 판단이 각각 참일 수 있다면 극단적인 주관주의가 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미적 반실재론자들은 미적 수반론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2023학년도 10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지문 키워드] 시블리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피식민지'가 말이 안되는 이유

    “피식민지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도 왜곡된 다양한 정서가 스며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양한 진단과 전망이 쏟아져 나온다. 예문도 그중 한 대목이다. 평범한 문장 같지만 주목해야 할 표현이 있다. ‘피식민지’가 그것이다.주권 잃은 나라는 ‘식민지’가 바른말이 말이 자꾸 걸린다. 학교에서 ‘식민지’라는 단어를 배운다. 우리 역사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단어다. “정치적ㆍ경제적으로 다른 나라에 예속돼 국가로서의 주권을 상실한 나라. 경제적으로는 식민지 본국에 대한 원료 공급지, 상품 시장, 자본 수출지의 기능을 하며, 정치적으로는 종속국이 된다.” 국어사전에서는 식민지(植民地)를 이렇게 풀이한다. 그러니 팔레스타인은 ‘피식민지’가 아니라 ‘식민지’다.식민지에 대응하는 말은 ‘식민국(植民國)’이다. ‘식민지를 가진 나라’라는 뜻이다. 우리는 과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식민지였다. 일본은 식민국이었다. 그래서 ‘나라 국(國)’ 자를 못 쓰고 식민지(地)라고 부른다. 국권을 상실한 곳, 즉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그럼 피식민지는 무엇일까? 틀린 말이다. 식민지가 바른 말인데, 여기에 ‘피(被)-’를 붙여 ‘그것을 당함’이란 의미를 덧칠했다. 아마도 의미를 확실히 드러내고 싶은 데서 비롯된 ‘심리적 일탈’일 것이다. 요즘 우리말 교육이 제대로 안 돼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리말에서 접두어 ‘피(被)-’는 ‘그것을 당함’의 뜻을 더한다. 고용인과 피고용인, 상속인과 피상속인, 선거권과 피선거권, 수식어와 피수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博而不精 (박이부정)

    ▶한자풀이博: 넓을 박    而: 말이을 이    不: 아닐 부    精: 정교할 정널리 알지만 자세하지는 못하다여러 방면으로 알지만 정통하지는 못함  - <후한서>마융(馬融)은 후한(後漢) 때의 학자로 <시(詩)> <서(書)> <역(易)> <논어(論語)> <효경(孝經)> <노자(老子)> <회남자(淮南子)> 등의 경전을 쉽게 풀이한 글을 남겼다. <후한서> ‘마융전’에는 마융이 공자가 편찬한 역사서로 전해지는 <춘추>의 대표적 주석서 중 하나인 <춘추좌씨전>에 주석을 붙이려다가 전대 경학자였던 가규(賈逵)와 정중(鄭衆)의 글을 평한 글이 나온다. 그 내용은 이렇다.“가 선생은 정밀하나 두루 알지 못하고, 정 선생은 두루 아나 정밀하지 못하니, 정밀하면서 박식한 것으로는 누가 나보다 낫겠는가(賈君精而不博 鄭君博而不精精博 吾何加焉).”자못 자신의 학식을 드러내는 말인데, 마융은 후에 <좌씨전>뿐만 아니라 <곡량전(穀梁傳)> <공양전(公羊傳)>을 포함한 삼전(三傳) 모두를 비교 분석한 <춘추삼전이동설(春秋三傳異同說)>을 지었다고 한다.박이부정(博而不精)은 여기저기 두루 관심이 있고 아는 게 많지만 앎에 깊이가 없는 것을 말한다. 두루 아는 사람은 한 가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박자부지(博者不知)도 뜻이 비슷하다. 깊이 알지만 두루 알지는 못한다는 정이불박(精而不博)은 뜻이 반대다. 박대정심(博大精深)은 아는 것이 크고 자세하고 깊은, 완벽한 학식을 가리킨다. 현재의 교육제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학위를 이르는 박사(博士)는 ‘넓게 아는 선비’라는 의미다. 천학비재(淺學菲才)는 학문이 얕고 재주

  • 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8년 만에 논술 부활…미적분·기하 등 고르게 학습해야

    고려대는 2025학년도부터 8년 만에 다시 논술전형을 실시하며 총 344명의 논술 선발 인원 중에서 자연계열은 174명을 선발한다. 고려대가 올해 공개한 모의 논술 문항을 분석해보면 이전에 논술을 출제하던 시기에 비해 제시문 분량이 적어지고,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기하, 확률과통계에서 고르게 출제했음을 볼 수 있다. 또 이전 기출문제에 비해 기하가 쉬워지고 공간벡터 등이 삭제되는 등 출제 범위도 달라진 만큼 예전 고려대 기출문제보다는 연세대 등 주요 상위권 대학의 최근 기출문항으로 고려대 수리논술을 준비하는 것이 올바른 대비 전략이다.고려대 수리논술 대비전략 주요 포인트1. 미적분, 기하, 확통을 고르게 학습해야2. 엄밀한 풀이과정에 기반한 증명형 (서술형) 문제연습3. 이전 고려대기출문제 보다는 최근 경향의 상위대(연성서한중) 기출문제로 대비

  •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각기 다른 분야 이론도 상호 영향 주고받아

    ‘수반’이라는 개념은 어떤 속성들과 다른 속성들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용어인데, 윤리학 분야에서 논의되기 시작해 다른 분야로 확산했다. 수반론에 따르면 도덕적 속성과 비도덕적 속성(자연적 속성)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자는 선한 사람이다”라고 말하면서 공자와 동일한 상황에 부닥쳐 있고 그와 동일하게 행동하지만 선한 사람이 아닌 그런 사람이 있다는 주장은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도덕적 속성은 비도덕적 속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비도덕적 속성에서 동일한 두 개인은 도덕적 속성에서도 동일하다.이러한 논의의 영향을 받아 미학에서도 미적 속성과 비미적(非美的) 속성 사이에 미적 수반이 존재한다고 보는 미학자들이 나타났다. 시블리에 따르면 미적 속성은 감상자가 미적 감수성을 발휘해야 지각할 수 있는 속성이고, 비미적 속성은 시각과 청각 등의 지각 능력을 발휘하면 충분히 지각할 수 있는 속성이다. 미적 수반이란 한 작품의 미적 속성이 그 작품의 비미적 속성에 의존하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즉 미적 수반론은 비미적 속성의 차이 없이는 미적 속성의 차이도 없다고 본다.미적 수반론은 미적 판단의 정당화 문제에 대해 미적 실재론*자들에게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미적 실재론자는 ‘운명 교향곡’은 장엄하다는 미적 판단을 정당화하는 데 수반 관계를 이용할 수 있다. 장엄함이 느린 리듬이나 하강하는 멜로디 등의 비미적 속성에 수반하는데, 그 비미적 속성이 ‘운명 교향곡’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미적 실재론: 미적 속성이 대상에 객관적으로 실재한다고 보는 이론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必作於細 (필작어세)

    ▶한자풀이必: 반드시 필    作: 지을 작    於: 어조사 어    細: 가늘 세모든 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작은 것을 놓치지 않아야 큰일이 안 생긴다  - <도덕경>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이고, 대해(大海)도 시작은 물 한 방울이다. 등고자비(登高自卑), 높은 곳에 닿으려면 낮은 곳부터 올라야 한다.도가(道家)의 이치를 담은 <도덕경>에는 노자의 정언약반(正言若反)식 문구가 많다. ‘빛나도 눈부시지 마라’, ‘곧아도 찌르지 마라’, ‘진짜 크면 소리가 없다’ 등 바른말은 반대인 듯이 들린다는 것이 정언약반식 화법이다.<도덕경> 63장에는 “세상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시작되고(天下難事 必作於易), 세상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일에서부터 일어난다(天下大事 必作於細)”는 구절이 있다. 뒤에는 “이런 이치로 성인은 끝내 일을 크게 벌이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에는 큰일을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개 쉽게 하는 승낙에는 믿음이 부족하고, 사태를 너무 쉽게 보면 반드시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이런 까닭으로 성인은 오히려 모든 일을 어렵게 대한다. 그래서 종래 어려움이 없게 되는 것이다.” 노자의 정언약반식 어법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필작어세(必作於細)는 모든 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쉬이 여기지 않아야 큰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노자는 “작은 것을 크게 보고, 적은 것을 많게 보며, 어려운 일을 하려는 자는 쉬운 일부터 하고, 큰일을 하려는 자는 작은 일부터 한다”고 했는데, 위의 문구와 뜻이 일치한다. <도덕경> 15장에는 성인의 형상을 &ldquo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배울 땐 '케인즈', 쓸 땐 '케인스'의 모순

    “영국의 경제학자ㆍ철학자(1723~1790). 고전파 경제학의 창시자로, 중상주의적 보호정책을 비판하고 자유경쟁이 사회 진보의 요건임을 주장하면서 산업혁명의 이론적 기초를 다졌다.” <국부론>의 저자이자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담 스미스’를 국어사전은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올해 작은 정부와 자유를 강조하는 시장론자들에게 특히 자주 소환됐다. 올해가 그의 탄생 300주년 되는 해였기 때문이다.‘아담 스미스→애덤 스미스’로 바뀌어그와 대조적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을 주장하며 큰 정부의 필요성을 강조한 사람이 ‘존 메이너드 케인즈’다. 그는 올해 탄생 140주년을 맞았다. ‘아담 스미스’와 ‘케인즈’. 외래어 표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미 이들 표기의 오류를 알아챘을 것이다. 바른 표기는 ‘애덤 스미스’, ‘케인스’다.지금 쓰고 있는 외래어 표기법은 문교부(현 교육부)에서 1986년 1월 개정 고시했다. 새로 만든 표기법에 따른 ‘외래어 표기 용례집’을 그해 6월 배포하며 구체적 표기 사례들을 제시했다. 당시 외국 지명 5200개, 인명 1800개 등 모두 7000여 개 표기를 새로 선보였다.그동안 써오던 ‘아담 스미스’가 ‘애덤 스미스’로 바뀐 것이 이때다. ‘아브라함 링컨’은 이날 이후 ‘에이브러햄 링컨’이 됐다. <달과 6펜스>의 저자 ‘서머셋 모옴’은 ‘서머싯 몸’으로, 변형생성문법의 창시자인 세계적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는 ‘노엄 촘스키’로 바뀌었다. 발음부호를 고려하고 현지 발음에 가깝게 적는다는 외래어 표기 정신을 반영한 것

  • 영어 이야기

    중요한 직책을 맡기기 위해 훈련시키다 'groom'

    Shin Yoo-yeol, the eldest son of Lotte Group Chairman Shin Dong-bin, was promoted to lead the group’s new division to be launched within its holding company Lotte Corp., tasked with finding new growth drivers, during its regular executive reshuffle on Wednesday.With the promotion, the junior Shin has become the first third-generation family member of the South Korean conglomerate to take a senior manager role at its headquarters. He will also assume an executive position at both Lotte Corp. and Lotte Biologics Co.The 37-year-old son of the group chairman has been groomed for top manager roles mostly in Japan. Lotte Group, focused on food, retail and chemicals, is pivoting toward biopharma, healthcare and IT, respectively with Lotte Biologics, Lotte Healthcare and Lotte Data Communication Co. set to take central roles.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씨가 지난 수요일 발표한 정기 임원 인사에서 지주회사인 ㈜롯데에 만들어지는 신사업부를 이끌 실장으로 승진했다.이번 승진으로 신유열 씨는 롯데그룹 창업자 집안 3세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본사에서 임원으로 일하게 되었고, 아울러 ㈜롯데와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도 임원 자리를 맡을 예정이다.37세인 신유열 씨는 주로 롯데 일본 지사에서 일하며 롯데그룹 최고 관리자 자리를 맡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식품, 유통, 화학에 주력해온 롯데그룹은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헬스케어, 롯데정보통신을 주요 계열사로 거느리고 바이오, 헬스케어, IT 사업 등을 중심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해설연말이 되면 각 기업들은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합니다. 올해 롯데그룹 정기 인사에서 창업주의 3세대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 승계 준비를 시작했다는 기사의 일부입니다.예문 아랫부분에 ‘훈련을 받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