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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문제 해결 방안 찾으려면 '문제'부터 정의해야
지난 시간에 고려대학교 논술전형 소개와 함께 제시한 고려대학교 모의 논술 1번 문제, 다들 풀어보셨나요? 간단한 해설과 함께 학교 측 답안을 살펴보고, 두 번째 문제도 제공해보겠습니다. 2023년에 실시한 고려대학교 모의 논술은 80분 동안 1400자 내외의 분량을 작성해야 했습니다. 두 문제, 각각 700자 내외였지요. 제시문은 총 3500자 정도에 자료 4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중 첫 번째 문제로 지난 시간에 제공한 요구사항은 문제의 해결 방안 제시였습니다.【문제 1】 제시문 ① ~⑤ 가운데 셋을 선택해 그것을 근거로 아래 ⑥의 그림이 공통적으로 나타내는 사회적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시오. (50점, 답안지 앞면에 700자±50자로 작성) ‘사회적 문제의 해결 방안’이라고 한다면 먼저 (1) 사회적 문제가 무엇인지 자료를 통해 정의해야겠지요? 다음으로는 (2) 문제의 해결을 위해 앞뒤 관계를 따져봐야 합니다. 즉 논술 문제 풀이에 있어서 먼저 (1) 정의와 의미, 전제를 곱씹어보고 (2) 논리적으로 앞뒤 관계를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⑥의 그림이 나타내는 사회적 문제는 사회 불평등이었습니다. 첫 번째 그림과 두 번째 그림에서 부모 세대의 경제적 수준이 자녀 세대에 직간접적으로 재생산되는 문제를 보여주고 있었다면, 세 번째 그림과 네 번째 그림은 지역 간 경제 수준 편차, 그리고 계층이동의 가능성(유리 천장)이 낮은 한국 사회를 보여준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들을 종합하면 경제 수준, 지역, 성별 등 다각도에서 나타나는 사회 불평등의 수준을 현 한국 사회의 사회적 문제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이제 ‘해결 방안’으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제시문 중 일부를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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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대우탄금 對牛彈琴
▶한자풀이對: 대할 대牛: 소 우彈: 퉁길 탄琴: 거문고 금소에게 거문고를 들려준다는 말로어리석은 사람은 참된 도리도 이해하지 못함-<홍명집(弘明集)>후한 말 불경에 밝은 모융(牟融)이라는 학자가 있었다. 많은 사람이 불경을 배우려고 그를 찾아왔는데, 그는 찾아온 사람이 유학자면 불경을 설명하면서 늘 유학의 경서를 인용했다. 그 이유를 묻자, 모융은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들은 불경을 읽은 일이 별로 없을 것이오. 그래서 나는 당신들이 잘 아는 유교 경전을 인용하는 것이라오.”그러면서 모융은 송(宋)나라 때 목암(睦庵)이 지은 선집 <조정사원(祖庭事苑)>에 나오는 공명의(公明儀)의 일화를 들려주었다.“옛날 노(魯)나라에 공명의라고 하는 어진 사람이 있었지요. 하루는 애쓰며 일하는 소를 보고 고마움을 느껴 거문고를 켜주었다오. 그런데 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풀만 뜯고 있었다지요. 그가 가만히 생각하니 이건 소가 듣지 못한 것이 아니라 청각(淸角)이라는 고상한 곡조가 소 귀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구나 싶더랍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모기와 등애의 울음소리, 젖을 먹고 있는 송아지 울음소리를 흉내 냈답니다. 그러자 소는 발굽 소리를 내며 꼬리를 흔들기도 하고, 귀를 세운 채 거문고 소리를 다소곳이 들었답니다. 그 소리가 소의 마음에 맞았기 때문이지요. 공명의의 이 이야기는 바로 내가 당신들에게 유교 경전을 인용해 불경을 설명하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니겠소?”중국 양(梁)나라 때의 승려 우(祐)가 편찬한 <홍명집(弘明集)> 이혹론(理惑論)에 나오는 이야기다.여기서 유래한 대우탄금(對牛彈琴)은 ‘소에게 거문고를 들려준다’는 말로, 어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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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유행하거나 인기를 끌 땐 'catch on'
Samsung Electronics will premiere the next-generation flagship smartphone model Galaxy S24 at a Galaxy Unpacked event in Silicon Valley next week.The new model is said to be equipped with on-device AI, a technology that’s fast catching on in the tech world around the globe.“With the release of the Galaxy S24, we intend to shake up the global mobile market dominated by Apple and Google,” said a senior Samsung executive.This technology enables customized and personalized AI functions on smart gadgets such as smartphones, laptops and even in autonomous driving cars without internet connectivity. It will be the next ‘game-changer’ in the information technology sector.Samsung Electronics has already registered its AI phone trademark with the European Union Intellectual Property Office and the UK Intellectual Property Office.다음 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를 선보일 예정이다.갤럭시 S24는 전 세계에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는 기술인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 고위 임원은 “갤럭시 S24 출시를 계기로 애플과 구글이 지배하고 있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 판도를 뒤흔들어보겠다”고 말했다.온디바이스 AI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스마트 기기는 물론 자율주행차에서도 인터넷 연결 없이 개인 맞춤형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차세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삼성전자는 이미 유럽연합 지식재산청과 영국 지식재산청에 AI폰과 관련한 상표 등록을 마쳤다.해설챗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AI는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에도 탑재돼 인터넷 연결 없이도 스마트폰을 통해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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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부분과 전체가 닮은 프랙털, 반복 규칙 있어
홍창섭 경희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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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상황이다/-사실이다'는 서술부의 군더더기
지난해 한국의 대(對)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를 나타냈다는 소식이 새해 벽두를 술렁이게 했다. 그것도 180억 달러의 큰 적자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을 통해 전해졌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31년 만에 처음 생긴 일이다. 언론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다각도로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힘 있게 쓰는 게 뉴스 언어의 특징“중국은 우리 기업의 생산 기지로서, 중간재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의 수요처로서, 소비 제품의 대량 구매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중국은 전기차배터리 음극재 소재인 흑연을 비롯해 요소수 수출에 대한 규제 도입까지 손대며 맞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주목해야 할 곳은 서술 부분이다. 글쓰기 관점에서 무엇이 눈에 거슬릴까? 기사 문장은 ‘저널리즘 언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저널리즘 언어는 메시지를 간결하고 힘 있게, 세련되게 드러내는 것이 본령이다. 그렇다면 ‘~사실이다’ ‘~상황이다’는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문장에서 따로 의미를 더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예문을 들여다보면 중국이 그동안 이러저러한 역할을 해왔고, 여러 수단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사실’을 제시하는 맥락이고 의미 전달은 그것으로써 충분하다. 거기에 다시 ‘사실이다’를 덧붙일 이유도 없고, ‘상황이다’를 부연할 필요도 없다. 그로 인해 글이 더 늘어질 뿐이다. “중국은 …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중국은 … 맞대응하고 있다.” 이렇게 쓰면 간결하고 깔끔하다.서술부에 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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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원의 수리 논술 강의노트
확률과 통계, 서강대 합격의 마지막 퍼즐
서강대는 2024학년도부터 수능 최저 조건이 3개 영역 7 이내로 완화되었다. 수학을 포함해 2등급 2개를 확실하게 맞추면 무난히 수능 최저를 확보할 수 있으므로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수리논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학교 중 하나다. 서강대 수리논술은 제시문과 세부 문항들이 연계되어 출제되는 논술의 기본 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출제 범위에서도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의 출제 비중이 높아 처음 문제를 접하는 학생들에게는 변별력과 체감 난도가 다소 높은 편이다.그러나 교육과정 내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더해 교과서의 증명을 충실히 연습하면 잘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과목으로 이수하고, 모의고사 미적분 2등급 이상을 유지하는 학생이라면 서강대 수리논술에 도전해볼 것을 추천한다.서강대학교 수리논술 대비전략 주요 포인트1. 미적분 문제해결 능력은 언제나 상위대 합격의 관건.- 모의고사 1~2등급을 목표로 꾸준히 학습해야2. 교과서의 증명을 충분히 연습할 것.- 변별력이 요구되는 증명형 문제는 모두 교과과정 내에서 출제3.확률과 통계는 서강대 논술 합격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경우의 수, 조건부확률, 이항분포, 정규분포 등의 개념을 고르게 학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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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최저자격 높고 선발인원 많아 상위권 학생 몰릴 듯
올해부터 고려대학교 논술이 부활합니다. 약 10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고려대학교 논술고사는 올해 인문 논술고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상당 인원을 새롭게 선발하고 높은 최저자격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만약 일반적인 예측대로 수능 다음 주 시험일이 확정된다면 우수한 수능 성취도를 지닌 학생들이 대거 고려대학교 지원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일반전형 기준 최저자격 4합 8은 매우 높은 선입니다. 4합 8의 경우 최저충족률이 10% 밑으로 떨어질 때가 많고, 여타 대학의 최저자격 충족률을 고려해볼 때 논술고사의 지원 허수가 다른 전형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려대학교 전형은 이른바 반-정시전형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논술 기본기를 탄탄히 갖추었다면, SKY 제시문 면접과 함께 고려대학교 논술전형에 대한 합격률을 낙관할 수 있을 것입니다.한편 고려대학교의 논술 선택지 확대로 최상위 자원 흡수 효과는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논술 최상위 대학들의 입시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연세대학교의 시험일이 수능 이전인 만큼 수능 점수가 높은 학생들은 수능 이전에 논술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능 이후에 실시하는 고려대학교 논술시험을 선택하는 것으로 우회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러 면에서 인문 논술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것은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희소식입니다. 미리 체계적으로 준비해 좋은 결실을 거두기 바랍니다.아래는 전년도에 논술 출제 방향을 예고한 고려대 모의논술 문제 1번을 약식으로 다듬은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설은 다음 시간에 제공하겠습니다.【문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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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땐 'roll out'
Carmakers in South Korea are slated to unveil new electric vehicle models at cheaper prices and roll out a string of new hybrid cars.Hyundai Motor Co., South Korea’s largest carmaker, recently decided to postpone the launch of the full-size electric sports utility vehicle IONIQ 7 by five months to December 2024.The delay in the launch of the new flagship model in its IONIQ EV series reflects waning demand for expensive EV models, according to industry officials.Kia Corp. will roll out the Kia EV3, a small-size electric SUV and the EV4, an electric mid-size sedan. The EV3 and the EV4 are priced in a range between $35,000 and $50,000 in the global market.Including government subsidies, the EV3's price could be lowered to around $23,000, or 30 million won.한국의 자동차 회사들은 저렴한 가격대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고, 하이브리드카도 잇달아 출시할 예정이다.한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이오닉 7 출시를 5개월 연기해 2024년 12월에 선보이기로 했다.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아이오닉 EV 시리즈의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오닉 7 출시가 지연된 이유는 고가의 전기차 모델에 대한 수요 감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기아차는 소형 전기 SUV인 EV3와 준중형 전기 세단 EV4를 출시한다. EV3와 EV4의 글로벌 판매 가격은 3만5000달러에서 5만 달러 사이로 책정됐다.정부 보조금을 포함한 각종 지원금을 적용하면 EV3 가격은 2만3000달러, 즉 3000만 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해설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은 친환경차인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일반 자동차보다 가격이 높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판매는 예상보다 빠르게 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