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다이빙 점수에 담긴 수학적 원리

올림픽 다이빙 경기의 심사 위원 점수에서 수학적 원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편파 판정의 문제점을 수학으로 해결하는 사례를 보며 수학의 유용성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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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2024 파리 올림픽이 끝났습니다. 이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경기에 임한 선수들 덕분에 대한민국 선수단은 기적을 연출하여 예상보다 높은 종합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필자도 가족과 함께 경기를 보면서 응원했는데, 특히 다이빙 경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선수들이 다이빙을 하고 나면 심사 위원 점수가 바로 발표되었는데, 그 점수에 아래와 같이 취소선이 그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재미있는 수학] '절사 평균'으로 편파 판정 가능성 막아
이 취소선은 무슨 기준으로, 왜 그어져 있는 것일까요?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선수 A가 7명의 심사 위원으로부터 2점, 7점, 9점, 9점, 9점, 10점, 10점을 얻었다면 이 선수의 점수 평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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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산된 8점을 선수 A의 점수로 정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 심사 위원 점수의 대부분이 8점보다는 크고, 8점이 심사 위원 점수의 전체적 특징을 잘 나타낸다고 보기 어려우니까요. 그럼에도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특정 심사 위원 점수인 2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특정 심사 위원이 편파 판정을 함으로써 극단적 점수를 부여해 이 값이 전체 점수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지요.

스포츠나 예술 경연 대회에서는 작은 점수 차이로 승부가 나기 때문에 공정한 심사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앞의 다이빙 경기의 심사 위원 점수는 극단적인 값을 없애기 위해 가장 높은 점수 2개와 가장 낮은 점수 2개를 취소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4개 점수를 제외한 나머지의 평균을 구해보면
[재미있는 수학] '절사 평균'으로 편파 판정 가능성 막아
이 되어 8.0을 이 선수의 점수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어떤 자료의 변량 중에서 극단적인 값을 제외하고 자료의 가장 큰 부분과 가장 작은 부분을 일정 비율로 잘라버린 뒤 평균을 구하는 것을 절사평균(切捨平均, trimmed mean)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체조, 피겨스케이팅,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경기의 채점에 쓰입니다.

극단적인 값은 자료의 평균에 강하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에서 대부분의 변량이 갖는 성향과 동떨어진 성향을 갖는 변량을 이상점(異常點, outlier)이라고 합니다. 이상점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첫째는 측정 오류일 수 있습니다. 둘째는 기록 오류일 수 있습니다. 즉 부정확하게 기록하거나 입력할 수 있는 것이죠. 셋째는 정의된 모집단이 아닌 대상으로부터 얻을 수 있습니다. 넷째는 이러한 가능성은 작지만 우연에 의해 생긴 정상적인 값일 수 있습니다.

이상점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규칙은 따로 없습니다. 이상점을 찾는 방법에 관한 것도 학자마다 다르게 말합니다. 따라서 이상점이 분명하게 오류에 의한 결과라면 오류를 수정하거나 그 값을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 이상점이 우연에 의한 결과라면 자료에 그 값을 포함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다이빙 경기의 심사 위원 점수에서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이상점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절사평균의 방식으로 점수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수집한 자료에 이상점이 있을 때, 자료의 전체적 특징을 더 잘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이 외에도 많으니 다양한 방법을 직접 찾아보며 탐구해보길 바랍니다. 통계 그래프 중에 이상점을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상자 그림이 있습니다. 상자 그림은 대학교 각 과의 성적을 비교할 때도 많이 사용하는 만큼 한번 공부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홍창섭 경희여고 교사
홍창섭 경희여고 교사
올림픽의 다이빙 경기에서 수학의 숨어 있는 원리를 찾아낸 후 보면 다이빙 경기가 달리 보이지 않나요? 주변에 있는 어떤 현상에 대해 단순히 받아들이기만 하지 말고, 그것이 왜 그렇게 될까를 탐구하다 보면 수학이 더 재미있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