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主一無適 (주일무적)
▶ 한자풀이
主: 주인 주
一: 하나 일
無: 없을 무
適: 맞을 적


오직 한 군데에만 마음을 집중해
다른 잡념이 스며들지 않도록 함
-<경재잠(敬齋箴)>

성리학(性理學)은 송나라 명나라 학자들가 체계화한 유학의 한 학파다. 주돈이, 정호, 정이 등이 시작해 주희가 사상 체계를 집대성했다. 이기론(理氣論)과 심성론(心性論)에 바탕을 두고 격물치지(格物致知, 사물의 이치를 깨우쳐 궁극적으로 자신의 앎에 이르게 함)를 골자로 한다. 이기론은 자연의 존재법칙을 연구하는 성리학 이론이다.

주일(主一)은 ‘하나를 위주로 한다’는 의미고, 무적(無適)은 ‘움직이지 않는다’로 풀이된다. 즉 주일무적(主一無適)은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하고 다른 곳에는 마음을 두지 않는다는 의미다.

남송의 유학자 주희(朱熹)는 <경재잠(敬齋箴)>에서 주일무적에 대해 “동에 머물면서 서를 생각하지 말고 북에 머물면서 남을 생각하지 말라. 일에 당하여서는 마음을 간직하여 마음이 다른 데로 가지 않도록 하라. 두 가지 일이라고 마음을 두 갈래로 하지 말고, 세 가지 일이라고 마음을 세 갈래로 내지 말라. 마음을 오로지 하나가 되도록 하여 만 가지 변화를 살피도록 하라”라고 적었다. 주일무적이 경의 가장 기본적 자세임을 강조한 것이다.

성리학에서는 주일무적이 정제엄숙(整齊嚴肅, 몸을 단정히 하고 생각을 엄숙히 함), 상성성(常惺惺, 마음이 항상 깨어 있음), 기심수렴불용일물(其心收斂不容一物, 밖으로 내달리는 마음을 거둬들여 무심함을 회복함)과 더불어 경(敬)을 풀이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조선시대 유학자인 퇴계 이황 또한 경의 정신을 충실하게 계승하고 실천했다. 퇴계는 경을 수양하는 방법의 하나로 주일무적(主一無適)을 제시했으며, 사람의 마음이 한 가지에 집중되는 마음의 일심(一心) 상태가 곧 경(敬)이 된다고 보았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하나로 모은 마음은 힘이 세다. 자신을 다스리는 수양은 물론 학문에도 마음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모은 마음이 곧 효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