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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白眼視(백안시)

    ▶ 한자풀이白: 흰 백眼: 눈 안視: 볼 시흰자위를 보이며 흘겨본다는 뜻으로상대를 무시하는 듯한 눈빛을 이름-<진서(晉書)>완적(阮籍)은 삼국시대 위나라 출신 사상가이자 문학가로 성격이 호탕하고 무엇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했다. 술을 마시고 시를 읊었던 현사(賢士) 죽림칠현(竹林七賢) 중 한 사람으로, 관료 생활을 했지만 권력과의 밀착을 경계했고 은자(隱者)의 삶을 추구했다.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혜희란 자가 조문을 갔다. 한데 완적이 반기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흰자위를 보이며 무시(白眼視)’했다. 혜희는 자신을 멸시하는 완적에게 언짢았지만 영정 앞이라 절만 하고 돌아갔다. 혜희가 동생인 혜강에게 완적이 무례하고 오만하다며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 혜강이 말했다. “완적이 원래 그렇습니다. 공명(功名)이나 이익을 중시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요. 그런 사람이다 싶으면 그는 흰자위로 홀대합니다.”그후 혜강이 술 한 동이와 거문고를 들고 완적의 집에 조문하러 갔다. 완적은 아주 다정한 기색, 푸른 눈(靑眼)으로 그를 맞았다. 역시 죽림칠현의 한 사람이었던 혜강은 따뜻하게 환대하였지만 혜희는 세속의 예교에 얽매인 사람이라고 여겨 홀대하였던 것이었다. <진서(晉書)> ‘완적전’에 나오는 이야기다.이 고사에서 유래한 백안시(白眼視)는 어떤 행동이나 사람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로 미워하는 눈초리를 이른다. 백안(白眼)이라고도 한다. 반대로 청안(靑眼)은 좋은 마음으로 기쁘게 바라본다는 뜻이다.석가모니는 “가진 게 없어 베풀지 못한다”고 하소연하는 제자에게 ‘아무리 없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

  • 학습 길잡이 기타

    one, another, the other의 구분법

    At the lake shore there was another rowboat drawn up. The two Indians stood waiting. Nick and his father got into the stern back of the boat and the Indians shoved it off and one of them got in to row.  Uncle George sat in the back of the camp rowboat. The young Indian shoved the camp boat and got in to row Uncle Georg.  The two boats started off in the dark. Nick lay back with his father's arm around him. It was cold on the water. Nick heard the oarlocks of the other boat quite a way ahead of them in the mist. The Indian who was rowing them was working very hard, but the other boat moved further ahead in the mist all the time. 어니스트 헤밍웨이 <인디언 캠프>호숫가에 또 다른 작은 보트를 띄웠다. 두 명의 인디언은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닉과 그의 아버지는 보트의 뒷부분에 탔다. 인디언은 배를 밀었고 그 중 한사람이 노를 젓기 위해 보트에 올라탔는데 조지 삼촌은 부락보트 뒤에 앉았다. 젊은 인디언은 부락보트를 밀어내고 조지 삼촌이 탄 배의 노를 젓기 위해 올라탔다. 두 개의 보트는 어둠 속에서 출발했다. 닉은 아버지 팔에 감싼 채로 누웠다. 물은 차가웠다. 닉은 안갯속에서 그들의 상당히 앞에 다른 보트가 노 젓는 소리를 들었다. 노를 젓고 있는 인디언은 매우 열심히 저었지만 다른 보트는 안갯속 먼 앞쪽에서 계속 움직였다. Words & Phrases우리가 ‘엄중한’ ‘단호한’이라고만 외웠던 stern에는 ‘고물(배의 뒷부분)’이란 뜻이 있답니다. 그리고 반대로 ‘활’이라고만 외웠던 bow라는 단어에도 ‘이물(배의 앞머리)’이란 뜻이 있답니다. 많은 학생이 이런 단어들이 독해 지문에서 나오면 엉터리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늘 그렇듯이 단어를 예문 속에서 익히지 않으면 정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사전이 알려주는 것들 (3)

    이맘때 시화호에서 바라보는 철새떼의 군무는 장관이다. 수면 위를 한가로이 노닐다가 한 마리가 날아오르면 일제히 비상해 하늘을 뒤덮는다. 그걸 보고 “새들이 ‘푸드득’ 날갯짓을 하며 날아올랐다”라고 하면 곤란하다. 새가 힘차게 날개를 치는 소리는 ‘푸드덕’이다. ‘푸드득’은 형태는 비슷하지만 아주 다른 말이다. 매일 아침 화장실에 들러 ‘볼일’ 볼 때 나는 소리다. 화살표(‘→’)는 바른 표기 찾아가라는 뜻이런 말들은 표기를 정확히 알고 있지 않는 한 틀리기 십상이다.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갔다.” “눈물이 주루룩 흘러내렸다.” 여기에도 잘못 쓴 말이 들어 있다. ‘우르르’ ‘주르륵’이 바른 말이다. 하지만 잘 외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국어사전을 찾게 되는지도 모른다.<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에서 ‘푸드득’을 찾으면 두 번째 올림말에 ‘→ 푸드덕’으로 설명돼 있다. 이 화살표(‘→’)는 새가 날개 치는 소리로 ‘푸드득’은 비표준어이니 ‘푸드덕’을 찾으라는 뜻이다. ‘우루루’ ‘주루룩’도 마찬가지다. 이들을 사전에서 찾으면 각각 화살표가 붙어 있다. 화살표는 맞춤법상 문장부호는 아니다. 단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뜻풀이할 때 표준어인지 아닌지를 나타내기 위한 사전부호일 뿐이다.어떤 단어들은 표제어에 아라비아 숫자로 어깨번호가 달려 있다. 이는 같은 형태의 단어들을 배열한 숫자다. 가령 ‘가사’라는 단어를 알아보자. 아마도 노래 가사, 즉 노랫말을 제일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그다음으로 ‘집안일’ 정도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伯樂一顧(백락일고)

    ▶ 한자풀이伯: 맏 백樂: 즐거울 락一: 한 일顧: 돌아볼 고명마도 백락을 만나야 알려진다는 뜻으로재주도 알아주는 자가 있어야 빛을 본다-<전국책(戰國策)>주(周)나라 때 백락(伯樂)은 당대 최고의 말 감정가였다. 본명은 손양(孫陽)인데, 말에 대한 지식이 워낙 탁월해 전설에 나오는 천마(天馬)를 주관하는 별자리인 백락으로 불렸다.어느 날 말 장수가 백락을 찾아와 자기에게 훌륭한 말 한 필이 있어 이를 팔려고 시장에 내놓았지만 사흘이 지나도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는다며, 사례는 충분히 할 테니 감정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백락은 시장에 가서 말의 주위를 여러 차례 돌면서 요모조모 살펴보았다. 다리, 허리, 엉덩이, 목덜미, 털의 색깔 등을 감탄하는 눈길로 그냥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고 나서 아무 말 없이 갔다가는 다시 돌아와서 세상에 이런 명마는 처음 본다는 듯이 또 보곤 했다.당시 최고의 말 감정가가 찬찬히 살피는 것을 보자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구하기 힘든 준마(駿馬)라고 여겨 앞다퉈 서로 사려고 했고, 말값은 순식간에 껑충 뛰었다.백락의 친구 가운데 역시 말에 대해 안목이 있는 구방고가 있었는데, 진(秦)나라 목공이 그에게 준마 한 필을 구해 오라고 했다. 한데 데리고 온 말을 평범한 말로 여긴 목공이 구방고를 내쫓으려고 하자 백락이 나서 “정말 훌륭한 말입니다”라고 했다. 목공이 다시 자세히 살펴보니 볼수록 명마 중의 명마였다. <전국책(戰國策)>에 나오는 이야기다.‘백락이 한 번 돌아다봤다’는 백락일고(伯樂一顧)는 누군가의 재능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야 그 재능이 빛을 본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삼국지>에 나오는 적토마(赤兎馬)도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사전이 알려주는 것들 (2)

    2010년 영국의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비장한 소식 하나를 전했다. “인쇄판 사전 시장이 연간 수십 %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제3판은 인쇄판 대신 온라인판으로만 낼 계획입니다.” 120여 년 역사를 자랑하던 옥스퍼드 종이사전에 종말을 고한 셈이었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 있었던 일이다. 종이에서 디지털로 진화하는 국어사전한국은 이보다 좀 더 이르게 종이사전의 조종을 울렸다. “국립국어원에서 1999년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의 개정판을 인터넷사전(웹사전)으로만 편찬할 예정입니다.” 국어원은 2006년 한글날을 기해 앞으로 나올 표준국어대사전 개정판을 온라인으로만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그 대신 웹사전의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컴퓨터와 휴대폰이 일상의 용품이 된 디지털 시대라 ‘내 손안의 사전’이 가능해졌다. 언제 어디서든 더 편리하게 사전을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국어원에서는 표준국어대사전 인터넷판 외에도 온라인 사전인 <우리말샘>도 운영하고 있다. 우리말샘은 국민 누구나 참여해 새로운 말을 올리고 설명을 달 수 있는, 쌍방향 개방형 사전이다. 이와 관련해 국어사전에 관한 일반적인 오해 하나. 우리말샘에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는, 수많은 말이 올라 있다. 이걸 보고 “사전에 나오는데, 써도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이들이 꽤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은 규범어가 아니다. 아직 정식 단어가 아니라는 뜻이다. 경험상 그중 상당 부분은 시일이 흐르면서 사라질 말들이다. 단어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 간 광범위성을 비롯해 계층 간/세대 간 통용성, 지속성, 품위성 등 여러

  • 학습 길잡이 기타

    문장의 5형식에 너무 매이지 마세요

     We found a truck driver, and slipped him a five-dollar bill, and he let me put my head near his exhaust pipe for a half hour. I was immediately revived and able to give my speech. Nobody was as happy to leave Flagstaff as I was. My next stop was Los Angeles, and when I got off the plane, I took one big deep breath of the smog-filled air, my eyes started to water, I began to sneeze, and I felt like a new man again.아트 부치월드 《신선한 공기가 당신을 죽일 거예요》우리는 트럭 운전사를 한 명 찾았고, 그에게 5달러를 슬쩍 건네주었다. 그랬더니 30분 동안 배기관 앞에 머리를 대고 숨 쉴 수 있도록 해주었다. 나는 바로 활기를 되찾았고, 연설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왔다. Flagstaff를 떠나는 것은 너무나도 행복한 일이었다. 다음 목적지는 Los Angeles였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스모그로 가득 찬 공기를 깊게 들이쉬었다. 그러자 눈물과 재채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새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Words and PhrasesWe found a truck driver, and slipped him a five-dollar bill, and he let me put my head near his exhaust pipe for a half hour라는 문장 하나에 3형식(We found a truck driver), 4형식(slipped him a five-dollar bill), 그리고 5형식(he let me put my head)이 다 들어 있습니다.의외로 많은 학생이 5형식 때문에 고민하는 것 같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부족하지만 몇 자 적어봅니다. 우선 도대체, 5형식은 누가 만든 걸까요? 일본에서 시작했을 것이라는 많은 사람의 오해와 달리 영국의 영어학자 C T Onions의 저서 《An Advanced English Syntax》에서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그는 《Oxford English Dictionary》 편찬에도 참여한 유명한 영어학자입니다. 일본 학자 호소에 이쯔키가 그의 이론을 엉터리로 변형했다는 주장도 많지만, 어쨌든 5형식이라는 개념 자체는 영국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毛遂自薦(모수자천)

    ▶ 한자풀이毛: 털 모遂: 드디어 수自: 스스로 자薦: 천거할 천모수가 스스로를 천거했다는 뜻으로부끄러움 없이 자기를 내세움을 빗댐-<사기(史記)>전국시대 진(秦)나라가 조(趙)나라 수도 한단을 포위하자, 조왕은 평원군을 초나라에 보내 합종을 맺어 진나라 군사를 격퇴시키고자 했다. 평원군은 문하에 출입하는 식객 중 20명을 뽑아 같이 가려고 했는데, 19명을 선발하고 적당한 사람이 없어 한 명을 채우지 못했다. 이때 식객 중에 모수(毛遂)라는 사람이 스스로 자기가 끼기를 청하였다(毛遂自薦).그를 보고 평원군이 물었다. “당신은 내게로 와 몇 년이나 되었소?” “3년쯤 되었습니다.” 평원군이 다시 물었다. “대체로 현인이란 주머니 속의 송곳과 같아서 가만히 있어도 드러나는 법인데, 3년 동안 나는 당신에 관한 말을 들은 적이 없구려.” 모수가 되받았다. “그러니 이제 주머니에 넣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결국 평원군은 모수를 데리고 초나라로 갔다.초왕과의 회담에서 식객 19명이 모두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평원군은 마침내 모수에게 방안을 물었다. 그러자 모수는 칼을 빼어든 채 초왕의 면전으로 나아가 말했다. “당신은 수많은 군사를 거느리고 있지만 지금 당신의 목숨은 내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은(殷)의 탕왕이나 주(周)의 문왕이 패업을 이룬 것은 군사가 많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지금 초나라는 땅이 비옥하고 군사도 많지만 진나라 군사에게 종묘를 위협받고 있는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합종은 초나라도 위한 것이지 조나라만 위한 것은 아닙니다.” 초왕은 모수의 말이 일리 있다 싶어 합종에 동의했다. 조나라로 돌아온 평원군은 이후 모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사전이 알려주는 것들 (1)

    1938년 일제강점기 시절. 엄혹한 우리말 탄압 속에서 국어학자 문세영이 《조선어사전》을 펴냈다. 10만여 어휘를 다룬 이 사전은 한국인에 의해 탄생한 최초의 우리말 사전이란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그로부터 80여 년이 흐른 요즘, 우리말에 대한 인식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웹사전이 나와 언제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여건도 갖춰졌다. 단어 용법 등 사전엔 수많은 정보 담겨하지만 정작 사전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흡한 것 같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끌어-올리다’는 띄어 쓰는 걸로 나오는데 맞나요?” 의외로 이런 독자 질문에 자주 부딪친다. 이를 비롯해 ‘바른길, 하루걸러, 참다못하다’ 같은 무수한 합성어류는 띄어쓰기를 정확히 하기가 정말 어렵다. 그래서 국어사전에 더 의존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들이 ‘바른-길, 하루-걸러, 참다-못하다’ 식으로 나온다. 사전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이들이 이를 띄어 쓰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이다.사전에는 여러 정보가 담겨 있다. 사전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1차적으로 대부분 표제어를 확인하고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사전은 그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 품사 정보는 기본이고 단어를 어떻게 쓰는지, 즉 용법을 비롯해 관용구·속담, 어원, 결합구조 등 우리말에 관한 수많은 내용이 집약돼 있다. 그래서 사전을 ‘우리말의 보고(寶庫)’라고 하는 것이다.사전을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전부호’를 알아야 한다. ‘끌어-올리다’에 쓰인 붙임표(-)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쓴 여러 부호 중 하나다. 사전의 앞쪽 ‘일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