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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읽는 세상

    "올해 수능 킬러문항 배제, 적정 변별력 확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는 11월 13일 진행된다. 이번 수능은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적정 변별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교육 당국은 밝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런 내용의 2026학년도 수능 시행 세부 계획을 6일 발표했다.올해 수능에선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하되, 6월과 9월 모의평가 결과와 영역별 특성을 고려해 적정 변별력을 확보한다. 전 영역과 과목에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만큼 해당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하고, 수능이 끝난 후 문항별 성취 기준 등 교육과정 근거를 공개할 예정이다.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 수능 출제의 연계는 간접 방식으로 이뤄지고, 연계 교재에 포함된 도표·그림·지문 등 자료를 활용해 연계 체감도를 높인다. 연계율은 영역별·과목별 문항 수를 기준으로 50% 수준을 유지한다.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는 변별이 아닌 고교 졸업자가 갖춰야 할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평가하고, 핵심적이고 중요한 내용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한다. 미응시자의 경우 수능 응시 자체를 무효 처리하고, 성적 전체를 제공하지 않는다.2022학년도 수능부터 도입한 시험 체제에 따라 국어·수학·직업탐구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를 적용하며, 사회·과학탐구는 사회·과학 구분 없이 17개 선택과목 중 최대 2개를 골라 응시할 수 있다.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평가다.응시원서 현장 접수 기간은 8월 21일∼9월 5일이다. 올해부터는 전국에서 수험생 본인이 PC나 휴대전화

  • 과학과 놀자

    미세플라스틱 방출…토양 벌레 번식 방해하죠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는 어마어마한 양의 마스크를 소비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전 세계에서 사용한 일회용 마스크는 약 9000억 개로 추산된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전과 비교해 2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런데 지난 6월 30일,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용이 급증한 일회용 마스크가 토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독일 베를린자유대 공동연구팀은 마스크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 섬유가 토양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가정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서는 KF94 일회용 마스크에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을 표준 토양에 넣고 토양 생물인 예쁜꼬마선충의 반응을 살폈다. 예쁜꼬마선충은 1㎜ 남짓한 크기의 토양생물로, 토양 속 유기물 분해와 영양 순환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생명체다. 즉 예쁜꼬마선충의 건강 상태는 곧 토양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실험 결과, 토양에 KF94 마스크의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0.3%일 때 예쁜꼬마선충의 번식력은 33%까지 떨어졌다. 미세플라스틱은 예쁜꼬마선충에게 물리적으로 해를 끼치는 수준을 넘어 대사 경로 자체를 교란했다. 연구팀이 대사 작용을 분석한 결과, 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화합물인 폴리아민(polyamine)의 합성을 방해해 생식을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마스크의 원료인 폴리프로필렌을 직접 토양에 혼합했을 때는 예쁜꼬마선충의 번식력에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마스크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가소제나 안정제 같은 화학첨가제가 독성 작용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했다.실제 토양에서 검출되는 미세플라

  • 경제 기타

    변동환율제, 불황 대처 유리…인플레는 주의해야

    지난주 고정환율제도와 변동환율제도 원리에 관해 설명했다. 이번 주는 각각의 환율제도가 갖는 장단점에 대해 살펴보겠다. 달러를 중심으로 보면 고정환율제도에서는 달러의 가격인 자국 통화의 환율을 고정해놓는 것이다. 환율이 정부나 중앙은행이 의지에 의해 결정되는 방식으로 고정환율이 외환시장의 균형환율과 다른 경우가 나타나게 된다. 변동환율제도는 달러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환율이 결정된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수요와 공급이 변동할 때마다 새롭게 균형환율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환율제도가 가진 특징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고정환율제도의 장점고정환율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환율 변화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수출과 수입 상품의 가격이 항상 일정해 국제 거래가 촉진될 수 있다. 환율이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면 수출과 수입을 하는 과정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예기치 못한 위험을 겪을 필요가 없다. 환율 변동으로 발생하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고정환율제도의 단점하지만 고정된 환율의 장점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는 경제학자도 많다. 고정환율제도는 조금만 시각을 달리하면 변동환율제도보다 환율의 불안정성이 더욱 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만약 고정된 환율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 나타나면 변동환율제도에서 환율이 변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조정이 필요하므로 환율의 불안정성이 더 크다고 본다. 또한 환율 재조정이 임박한 경우 외환을 투기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시기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고정환율을 올리려 할 때 달러를 많이 구매하는 극

  • 경제 기타

    시장 자유냐 정부 개입이냐…끝없는 경제 논쟁

    취임 한 달이 지난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재정을 통한 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민간 소비와 투자가 활발하지 않을 때는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를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할지, 아니면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지는 수백 년간 지속된 경제학계의 논쟁거리다. 시장이냐, 정부냐. 어떤 정책이 좋은 경제정책일까. 생성과 소멸, 진화를 거듭해 온 경제학파의 역사에서 답을 구해 보자.노동가치설에서 한계혁명까지경제학자들은 18세기를 근대 경제학의 출발점으로 본다. 그중에서도 1776년은 주목할 만한 해다.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가 이 해에 <국부론>을 내놨다. 제임스 와트가 최초의 상업용 증기기관을 공장에 설치한 해도 1776년이다. 대량 생산 시대를 목도하면서 스미스는 경제주체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경제를 맡겨 놓을 때 국가가 부유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미스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18~19세기 경제학 이론을 고전학파라고 한다.고전학파의 주요 이론 중 하나는 상품 가격은 투입된 노동량에 따라 결정된다는 노동가치설이다. 그런데 노동가치설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람들이 1870년대에 등장했다. 이들은 노동량이 아니라 소비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가치인 효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특히 상품 한 단위를 더 소비할 때 추가로 얻게 되는 효용, 즉 한계효용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런 전환을 ‘한계혁명’이라고 한다. 한계효용을 중심으로 이론을 전개한 학자들이 신고전학파다. 수요·공급 곡선, 한계효용 체감 법칙, 소비자잉여 등 현대 경제학의 근간이 되는 주요 개념이 이때 탄생했다.세 이긴 케

  • 시사 이슈 찬반토론

    창고형 약국, 규제해야 하나

    경기도 성남시에서 문을 연 창고형 약국 ‘메가팩토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11일 문을 연 이곳은 약 460㎡(140평) 규모로 대형마트와 흡사하다. 매대엔 진통제와 감기약, 건강기능식품 2500여 종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 소비자들은 카트를 밀고 다니며 의약품을 구매한다. 시중 약국보다 가격이 20~30%가량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복약지도도 받을 수 있다. 계산대 옆에 약사들이 대기하면서 소비자들의 문의에 답해준다. 가성비가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매장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가팩토리 같은 창고형 약국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창고형 약국을 둘러싼 의견은 둘로 갈린다. ‘약국 유통 구조의 혁신’이라는 주장과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상업주의’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찬성] 약은 상품 아닌 공공재…국민 안전과는 타협 안돼약은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공공재로 일반적인 상품과는 구분해야 한다. 소비자가 직접 의약품을 고르다 보면 증상에 맞지 않는 약을 사거나, 필요 이상으로 약을 쌓아두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약물 오남용, 충동구매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대한약사회가 지난달 23일 입장문을 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단체는 “‘창고형’이라는 공산품 판매 방식을 약국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직업윤리와 정체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무분별한 할인판매는 의약품 유통 질서를 위협하며 오남용을 부추기고 신뢰를 저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메가팩토리 약국엔 약사들이 상주하고 있지만 이들의 도움을 얻는 것은 쉽지 않다. 계산하는 데만 20~30분이 걸리

  • 대학 생글이 통신

    여름방학 공부시간 배분은 취약 과목 우선

    여름방학이 다가왔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방학이니만큼 평소보다 푹 쉬어도 좋겠지만, 수능을 목전에 둔 수험생 여러분은 편히 쉬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수험생에게 여름방학은 약점을 보완하고 수능까지 끌고 갈 학습 전략을 세울 마지막 ‘부스트 업’ 기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름방학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보내느냐에 따라 가을과 겨울에 거둬들일 결과가 달라집니다.우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핵심입니다. 스터디 플래너를 이용해 공부 일정을 잡고 시간을 관리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잘 설정한다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국어 과목이 취약하다면 점심 전까지 오전 3시간은 국어에 할당하고, 오후 시간은 수학과 영어에 각각 2시간씩 할당합니다. 취약한 과목을 먼저, 그리고 많이 공부하도록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입니다.‘자투리 시간’도 잘 활용해야 합니다. 밥 먹는 시간이나 이동하는 시간 등이 자투리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취약 과목에 관한 인터넷 강의나 오답 분석 강의를 들으면 꽤 도움이 됩니다. 저는 식사 시간마다 국어 과목의 고전시가 해설 강의나 사회탐구 중 생활과 윤리 모의고사 해설 강의를 들었습니다.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무언가 이뤄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력이 크게 향상돼 있을 것입니다.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건강 관리입니다. 공부도 체력이 뒷받침돼야 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이

  • 영어 이야기

    구불구불 움직이다 'snake along'

    Standing in the rain, lines of people snake along Nanjing Dong Lu, Shanghai’s bustling shopping street, outside a Miniso shop.It wasn’t different at a shop of Pop Mart, the global toy sensation behind the wildly popular Labubu dolls, and at TopToy, another local hotspot for collectible figurines.Pop Mart exclusively sells Labubu dolls -- fuzzy monster characters created by Hong Kong-born artist Kasing Lung.The MZ generation is also captivated by cute figurine characters beyond Labubu. That reflects a shift in their spending habits toward small indulgences.Miniso has recently opened its third Korean store in Gangnam in Seoul, after opening outlets in Daehak-ro in Jongno and Hongdae.The new shop immediately became one of the hottest spots in the area.비 오는 날씨에도 상하이 번화한 쇼핑 거리인 난징동루에 위치한 미니소 매장 앞에는 긴 줄이 구불구불 움직이고 있다.팝마트(Pop Mart) 매장과 또 다른 인기 피규어 매장인 탑토이(TopToy) 매장 앞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팝마트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라부부 인형으로 잘 알려진 장난감 가게다.팝마트는 홍콩 출신 아티스트 카싱 룽(Kasing Lung)이 만든 보송보송하고 귀여운 괴물 캐릭터인 라부부 인형을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MZ 세대는 라부부 외에도 다양한 귀여운 피규어 캐릭터에도 매료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작고 귀여운 물건에 돈을 쓰는 것을 일종의 나를 위한 작은 사치로 여기는 소비 습관의 변화를 반영한다미니소는 종로 대학로와 홍대 앞에 매장을 연 데 이어 최근 서울 강남에 세 번째 매장을 열었다. 새 매장은 단숨에 그 지역의 인기 있는 명소 중 하나가 되었다. 해설 작고 귀여운 인형을 가방에 열쇠고리처럼 달고 다니는 것이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민족의 아픈 역사 견디게 한 힘은 사랑과 믿음

    600페이지에 이르는 장편소설 <작은 땅의 야수들>을 읽으면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게 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과 우리 땅의 아픈 역사가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기 때문이다. 김주혜 작가는 1987년 인천에서 태어나 아홉 살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 프린스턴대학에서 미술사학을 공부했다. 영어가 더 익숙한 작가는 <작은 땅의 야수들>을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발표했다.6년에 걸쳐 집필한 대작을 2021년에 펴냈고, 세 군데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오른 끝에 2024년 톨스토이 재단이 주관하는 러시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야스나야 폴랴나상(톨스토이 문학상)을 받았다. 전 세계 14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TV 시리즈로 제작 중이다.<작은 땅의 야수들>은 1917년이 배경인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1부는 3·1운동이 일어난 1918~1919년, 2부는 일제강점기에도 문화가 꽃피는 경성을 그린 1925~1937년, 3부는 태평양전쟁과 광복·정부수립 시기인 1941~1948년, 4부는 국가의 기강을 잡아나간 1964년을 담고 있다. 이 소설은 프롤로그부터 마지막까지 각종 복선과 효과적인 소품, 필연적 관계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긴 이야기지만, 의미 있는 장치들이 무게를 더하며 확산되어가는 과정이 묘미를 안기는 작품이다.소설 속에는 일본인과 친일파, 공산주의자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들은 정보가 없어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각자의 생각에 빠져 있다. 예를 들어 3·1운동을 준비하는 명보에게 친구 성수는 “진정한 권력이 없는 독립선언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일본인들이 행하는 압제를 더욱 강화할 뿐이야. 수천 명이 체포되어 연행될 거고, 더 심한 일도 벌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