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史로 본 좋은 정책 나쁜 정책
애덤 스미스, 자유로운 시장기능 강조
공급이 수요 창출 '세의 법칙' 탄생
대공황 맞자 케인스, 정부 개입 주창
훗날 오일쇼크로 통화주의 학파 등장
학파는 달라도 경제학 핵심 질문은
"어떻게 국민 삶을 풍요롭게 하나"
취임 한 달이 지난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재정을 통한 성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민간 소비와 투자가 활발하지 않을 때는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를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할지, 아니면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지는 수백 년간 지속된 경제학계의 논쟁거리다. 시장이냐, 정부냐. 어떤 정책이 좋은 경제정책일까. 생성과 소멸, 진화를 거듭해 온 경제학파의 역사에서 답을 구해 보자.노동가치설에서 한계혁명까지
애덤 스미스, 자유로운 시장기능 강조
공급이 수요 창출 '세의 법칙' 탄생
대공황 맞자 케인스, 정부 개입 주창
훗날 오일쇼크로 통화주의 학파 등장
학파는 달라도 경제학 핵심 질문은
"어떻게 국민 삶을 풍요롭게 하나"
![[경제야 놀자] 시장 자유냐 정부 개입이냐…끝없는 경제 논쟁](https://img.hankyung.com/photo/202507/AA.41087522.1.jpg)
고전학파의 주요 이론 중 하나는 상품 가격은 투입된 노동량에 따라 결정된다는 노동가치설이다. 그런데 노동가치설을 정면으로 뒤집은 사람들이 1870년대에 등장했다. 이들은 노동량이 아니라 소비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가치인 효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상품 한 단위를 더 소비할 때 추가로 얻게 되는 효용, 즉 한계효용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런 전환을 ‘한계혁명’이라고 한다. 한계효용을 중심으로 이론을 전개한 학자들이 신고전학파다. 수요·공급 곡선, 한계효용 체감 법칙, 소비자잉여 등 현대 경제학의 근간이 되는 주요 개념이 이때 탄생했다.세 이긴 케인스를 이긴 프리드먼고전학파와 신고전학파가 상정하는 경제는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조화로운 세계였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공급은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Say)의 법칙이다. 공장 근로자들에게 월급을 주면, 그 월급으로 공장에서 생산한 물건을 구입할 테니 공급과 수요는 필연적으로 일치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1930년대 대공황은 세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공장엔 재고가 쌓이고, 수요가 공급에 못 미치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됐다. 신고전학파는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조정되면서 수요·공급의 불일치가 해소될 것이라는 말을 고장 난 녹음기처럼 반복했다. 이때 “장기적으로는 우리 모두 죽는다”며 신고전학파의 주장을 일축하고 정부 개입을 해법으로 제시한 사람이 존 메이너드 케인스다. 케인스는 만성적 경기 침체를 해결하려면 정부가 지출을 늘리거나 세금을 감면해 수요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전성기를 누리던 케인스학파는 1970년대 오일쇼크로 시험대에 올랐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이 무렵 밀턴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화폐적 현상”이라며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린다는 케인스식 처방은 경기 부양엔 실패한 채 물가만 끌어올릴 것이라는 점을 정확히 예견했다. 프리드먼의 이론을 이어받은 사람들은 통화량을 중심으로 경제를 설명했다. 그래서 통화주의학파라고 한다.좋은 경제학 vs 나쁜 경제학통화주의학파는 정부의 시장 개입을 지지하진 않았지만, 단기적으로는 정부 정책이 일정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케인스학파와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 장기는 물론 단기적으로도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주장이 1970년대 후반 등장했다. 그 중심에 로버트 루커스의 합리적 기대 가설이 있었다. 이들을 새고전학파라고 한다.케인스학파의 전통을 이어받아 새고전학파에 반격을 시도한 학자들은 새케인스학파다. 경제학 원론 교과서 <맨큐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그레고리 맨큐가 새케인스학파에 속한다. 새케인스학파도 정부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다는 점에 동의한다.
프리드먼은 “경제학파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경제학과 나쁜 경제학이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나쁜 경제학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지지하는 경제학이다. 스미스 이후 경제학의 주요 논쟁은 나라 경제를 성장시키는 방법에 관한 갑론을박이었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제기한 질문도 ‘어떻게 하면 국민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였다. 그에 답하는 정책, 경제를 성장시켜 나라를 풍요롭게 하는 정책이 좋은 경제정책이다.NIE 포인트

2. 케인스학파와 통화주의학파의 주장을 비교해보자.
3. 프리드먼이 말하는 나쁜 경제학이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