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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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디테일의 힘: '것이다-셈이다'의 구별
“김호중 본인도 음주 운전을 시인했지만, 뒤늦은 고백에 검찰은 그의 음주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게 됐다. 결국 서울중앙지검은 그를 구속기소하면서 도주치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만 적용했다. 음주 운전 혐의는 빠진 셈이다.” 지난 5월 있었던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 사건이 연말을 맞아 연예계 소식 톱 10에 들면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을 언론은 앞다퉈 전달했다. 그중 한 대목을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 문장의 서술어가 어색하기 때문이다.겉잡아 헤아릴 때 ‘셈이다’를 써얼핏 보면 특이할 게 없는 것 같지만 ‘정교한 글쓰기’ 관점에선 걸리는 데가 있다. ‘셈이다’가 그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음주 운전 혐의는 빠진 것이다”가 적합하다.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음주 운전 혐의는 빠졌다’이다. 이것으로 충분한 표현이다. 미세한 차이지만, 글쓰기에서 이를 구현해내는 힘은 세련되고 정교한 우리말 감각에서 나온다.우선 ‘셈이다’와 ‘것이다’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국어사전에서는 ‘셈이다’를 어떤 일의 형편이나 결과를 나타내는 말로 설명한다. “이만하면 실컷 구경한 셈이다”처럼 쓴다. 이에 비해 ‘것이다’는 말하는 이의 확신, 결정, 결심 따위를 나타낸다. 어떤 사실을 강조하거나 설명함을 나타내는 데도 쓰인다. “좋은 책은 좋은 독자가 만드는 것이다” 같은 게 그 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두 용법의 차이를 구별하기 힘들다.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셈’은 수를 헤아리는 것이다. ‘것’은 구체적 사실을 나타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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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흐름을 바꾸다 'Turn the tide'
Samsung Electronics and SK Hynix are said to each be developing a sixth-generation high-bandwidth memory (HBM4) chip prototype at the request of Tesla, which has joined its US Big Tech peers in a race to develop its own artificial intelligence chips.Industry sources said that the US EV giant has asked the Korean chip duo to supply HBM4 chips for general use, and it is expected to choose one of the two companies as its HBM4 supplier after testing their samples. It is expected to use the next-generation HBM chip to enhance its AI chip capability.The Korean chipmakers have been developing customized HBM4 chips for US Big Tech companies.The HBM market is currently led by SK Hynix, a major HBM chip supplier for the global AI chip giant Nvidia, which controls more than 90% of the global AI chip market. Bagging an HBM4 order from Tesla would allow Samsung to turn the tide in the global HBM market.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테슬라의 요청으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가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추후 시제품 성능을 비교한 뒤 두 회사 중 하나를 HBM4 공급 업체로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반도체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다.우리나라 반도체 회사들은 미국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HBM4를 개발하고 있다.HBM 시장은 엔비디아의 주요 공급처인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이 테슬라로부터 HBM4를 주문받는다면 글로벌 HBM 시장의 흐름이 바뀔 것이다.해설고대역폭메모리 제품인 HBM(high-bandwidth memory)은 기존 D램 반도체에 비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어 ‘AI 반도체’라고 불립니다.▶생글생글 24년 6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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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놀자
"새로운 경험 많을수록 시간 천천히 흘러요"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캐럴과 반짝이는 화려한 장식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런 크리스마스는 유난히 빨리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이 들수록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속도는 더 빨라지는 듯하다. 이는 단순한 착각이 아닐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시간 감각은 나이에 따라 다르며, 그 배경에는 경험과 심리적 요인이 깊이 얽혀 있다.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지만, 체감하는 흐름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다가올 일에 따라 시간이 흐르는 속도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기대되는 일이 있을 때는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듯하지만, 불안하거나 꺼리는 일은 유난히 더디게 느껴진다.이런 시간 감각의 차이가 감정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연구가 있다. 지난 7월, 루스 오그던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교 교수팀은 감정이 시간 지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긍정적 감정을 느낄 때 중요한 행사를 기다리는 시간이 더 빨리 흐른다고 여길 가능성이 크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에 발표됐다.연구팀은 영국과 이라크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때 영국인 응답자의 약 76%는 “크리스마스가 해마다 더 빨리 다가오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라크인 응답자의 70%는 라마단 행사에 대해 비슷한 답변을 내놓았다. 라마단은 무슬림들의 최대 종교 행사로, 매년 약 한 달간 금식과 기도를 하며 신앙심을 다지는 기간이다.연구팀은 다가올 행사에 대한 기대감이 시간의 흐름을 더 빠르게 지각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반면 불안하거나 긴장되는 일이 있을 때는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의료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등 스트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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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청소년 성교육, 전통적 가족 개념 이해가 우선
얼마 전 시각장애인을 위한 영어책 녹음 봉사활동을 하던 중 동성 가정을 다룬 동화책을 접했다. 동성 부부와 자녀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어린이 영어책으로 분류돼 있다. 녹음을 마쳤지만, 오디오 파일을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전통적 가정의 개념을 먼저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런 의견을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으로 보는 시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성소수자 지지나 혐오에 대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이 사회규범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적 접근에 관한 문제다. 남성과 여성이 결혼해 자녀를 낳고 가정을 이루는 것이 사회의 기본 구조다. 유년기부터 기본적인 가정의 개념을 배우는 것이 사회규범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다만 어린아이에게는 동성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유년기는 세상에 대한 기본 개념을 형성하기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전통적 가족 개념을 충분히 이해한 뒤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배워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동성 가정에 대한 이야기는 전통적 가정에 대해 충분히 익힌 후 더 넓은 세상과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배우면서 접해나가는 것이 적절하다.성소수자 권리 보호와 별개로 생물학적 성과 전통적 가족 개념에 대한 교육을 제한해선 안 된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올바른 성교육을 받고 사회규범을 이해해야 한다. 성급한 논쟁이 아닌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깊은 고민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다.이동훈 생글기자(Seoul Scholars International 1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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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거리 집회 참석인원은 어떻게 계산할까요?
2024년 12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과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며 어마어마하게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축제를 함께 즐기거나 부당한 일에 항의하고 집단 의사를 표현하기 위해 거리에 모여 집회를 열고 행진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역사적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렸을 때 엄청난 규모의 사람들이 붉은 옷을 입고 거리를 가득 메우며 열띤 응원을 펼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고, 2016년 가을과 겨울에는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여 촛불 집회를 열면서 한국 정치사의 흐름을 크게 바꾸어놓았습니다.그런데 인원이 적은 경우나 콘서트장처럼 입구가 제한된 곳은 인원을 정확히 셀 수 있겠지만 거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는 어떻게 셀 수 있을까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수학적 방법이 있는데, 이 중 페르미 추정이라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페르미 추정은 세계 최초로 핵반응로를 만든 이탈리아계 미국인 물리학자인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 1901~1954)의 이름을 딴 것으로, 어떠한 문제에 대해 기초적 지식과 논리적 추론만으로 짧은 시간 안에 대략적인 근삿값을 추정하는 방법입니다.페르미 추정에서 가장 유명한 예는 당시 페르미가 시카고 대학 학생들에게 출제한 ‘시카고의 피아노 조율사 수’라는 황당한 문제입니다. 페르미는 피아노 조율사의 정확한 수를 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정확한 수는 당시 시카고 지역의 전화번호부를 찾거나 관련 협회 혹은 단체에 문의하면 알 수 있었으니까요. 그러면 페르미는 왜 이러한 문제를 출제했을까요? 페르미는 학생들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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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12월 23일 (874)
1. 주식시장 상장사들의 실적 발표가 몰리는 시기를 가리키는 말은?① 산타 랠리② 어닝 시즌③ 프로젝트 파이낸싱④ 캘린더 효과2.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가 이뤄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가리키는 용어는?① FedWatch② ESG③ FOMC④ DEI3. 경기 침체, 대규모 재해 등 특별한 사정이 생겼을 때 국회 동의를 받아 기존의 국가 수입·지출 계획을 변경하는 것은?① 추가경정예산② 준예산③ 본예산④ 불균형예산4. 노동자들에게 보장된 ‘노동 3권’으로 볼 수 없는 것은?① 단결권② 단체교섭권③ 단체행동권④ 경영참여권5. 개인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취지에서 시행하거나 장려하는 정책으로 보기 어려운 것은?① 리콜② 징벌적 손해배상③ 완전판매④ 연대보증6.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상승을 주도하는 현상은??① 애그플레이션② 인플레이션③ 스태그플레이션④ 디스인플레이션7. 엔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과 해외 국가 간의 무엇을 활용한 투자 기법일까?① 금리 격차② 출생률 격차③ 성장률 격차④ 통화량 격차8.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에 가장 잘 들어맞는 개념은?① 대체투자② 분산투자③ 장기투자④ 소액투자▶정답 : 1 ② 2 ③ 3 ① 4 ④ 5 ④ 6 ① 7 ① 8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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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기타
폭설 속에 '절명시'를 읽다 [고두현의 아침 시편]
절명시(絶命詩) 성삼문북소리 둥둥 울려 사람 목숨 재촉하네.고개 돌려 바라보니 해도 지려 하는구나.황천에는 주막 한 곳 없다 하니오늘 밤은 뉘 집에서 묵어갈꼬.* 성삼문(成三問, 1418~1456) : 조선 전기 문신, 학자.성삼문의 ‘절명시’는 서늘하면서 뜻이 깊고 여운도 깁니다. 알다시피 그는 집현전 학사 출신으로 목숨 바쳐 신의를 지킨 사육신(死六臣)의 한 사람이죠. 어릴 때부터 문재가 뛰어났고 세종을 도와 훈민정음 창제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신숙주와 함께 당시 요동에 유배 중인 명나라 한림학사 황찬(黃瓚)을 13번이나 찾아가 음운(音韻)을 배워 오기도 했지요. 그렇게 연구를 주도하며 1446년 훈민정음 반포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인물입니다.그러나 운명은 기구했지요. 어린 세손을 부탁한다는 세종의 유지를 받든 그는 수양대군이 단종을 내쫓고 왕위에 오르자 단종 복위 운동을 추진하다 김질의 밀고로 붙잡혀 참수됐습니다. 온 집안이 멸족의 참화를 당했죠. 이 과정에서 평생의 벗인 신숙주와 정인지 등은 세조 편으로 돌아섰습니다.“새 정권의 녹봉은 놔두었으니 다시 가져가라.”사슬에 묶인 그는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세조를 ‘진사(進賜, 종친에 대한 호칭)’라 부르며 나무라고 “새 정권의 녹봉은 먹지 않고 별도로 놔두었으니 다시 가져가라”고 호통쳤지요. 고개를 주억거리고 서 있는 신숙주에게도 선왕의 신신당부를 배신한 불충을 꾸짖었습니다.‘절명시’는 그가 처형을 당하러 가면서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본디 제목은 없지만, 후세 사람들이 절명시라고 이름을 붙였지요. 형장의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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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 찬반토론
청소년 SNS 사용, 금지해야 하나
호주 의회가 지난달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세계 최초이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SNS 금지법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 등이 금지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행 시기는 내년 11월 말이다. 법 위반 플랫폼엔 최대 4950만호주달러(약 450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미국의 몇몇 주와 프랑스, 영국에서도 아동·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도입했거나 추진 중이다. 한국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게 바람직할까. [찬성] "SNS 중독, 술·담배처럼 위험"…온라인 왕따·괴롭힘 피해 속출청소년의 SNS 중독이 심각하다. 한창 공부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려야 할 시기에 SNS에 빠져 몇 시간씩 헤어나지 못하는 청소년이 많다. 스스로 절제해서 사용 시간을 조절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나이에 SNS 중독은 독이 될 수 있다. 미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SNS를 매일 3시간 이상 사용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우울증과 불안을 경험할 확률이 2배나 높다고 한다. 청소년은 SNS에서 끊임없이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거나 사이버 괴롭힘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선 술이나 담배에 경고문을 붙이듯 SNS에도 “청소년 건강에 유해하다”는 경고문을 붙여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호주 의회가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호주에선 SNS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한 아동과 청소년이 연이어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면서 청소년의 SNS 사용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졌다.부모는 자녀가 SNS에서 왕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