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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Z세대 사로잡은 '아날로그 감성'의 매력
연말이 되면 다음 해의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궁금해집니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등장과 이를 보여주는 소비 패턴의 변화를 예상해보는 재미가 쏠쏠하죠. 그런데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이른바 ‘아날로그 노스탤지어(향수)’입니다.디지털 시대에 사람의 온기와 냄새가 스며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그리워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런 현상이 자주 눈에 띈다는 점은 또 다른 얘기죠. 예를 들어, 온라인몰과 새벽 배송에 밀려난 줄 알았던 오프라인 유통 매장이 이른바 덕후들의 체험 공간으로 꾸며지며 부활하고 있습니다. 서울 용산의 아이파크몰과 잠실 롯데월드몰 등이 그렇게 변신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손글씨에 ‘흥분’하고, 즉석카메라인 폴라로이드·아날로그 시계·빈티지 의류 등 ‘레트로(복고풍)’ 이미지가 강한 제품을 찾는 수요도 크게 늘고 있어요.변화를 주도하는 층이 Z세대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아날로그 세대와 거리가 먼 젊은이들이 그 시대를 그리워한다니, 조금은 의아하게 느껴집니다.이런 트렌드는 문화인류학적 고찰의 좋은 아이템이 됩니다. 또 수능 비문학 지문과 논술시험 주제로 등장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디지털 세대인 Z세대가 왜 아날로그 향수병을 앓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현상이 있는지 4·5면에서 살펴봤습니다.손글씨, 마니아 존, 빈티지 제품 큰 인기가성비 넘어 '경험비' 중시하는 시대죠Z세대의 아날로그 향수는 일종의 ‘간접 체험을 통한 향수’입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1997~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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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신분증 꼭 챙기세요"…한국사 응시 안하면 무효
오는 13일 치러지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휴대폰, 스마트기기, 태블릿PC, 블루투스 이어폰 등의 반입이 금지된다. 수험생은 시험 당일 고사장에 입실할 때 신분증과 수험표를 꼭 지참해야 한다.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학년도 수능 수험생 유의사항’을 4일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험생은 시험 당일 오전 8시10분까지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모바일 신분증 제외)과 수험표를 챙겨 지정된 고사장에 도착해야 한다. 수험표를 분실한 경우 사진과 신분증을 준비해 오전 8시까지 시험장 내 관리본부로 가면 재발급받을 수 있다. 단 사진이 응시원서에 붙인 것과 동일해야 한다.시계는 결제·통신 기능과 전자식 화면 표시기가 없는 아날로그 시계만 휴대할 수 있다. 모든 전자기기는 1교시 시작 전까지 감독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전자기기를 소지하다가 적발되면 부정행위로 간주돼 해당 시험이 무효 처리된다. 보청기, 돋보기, 연속혈당측정기 등 신체·의료적 사유로 필요한 물품은 매 교시 감독관의 사전 점검을 거쳐 소지할 수 있다.필수 과목인 한국사 영역에 응시하지 않으면 시험이 무효 처리되고 성적통지표도 발급되지 않는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는 수험생이 선택한 과목 순서에 따라 응시해야 한다. 선택 과목과 순서는 수험표와 책상 상단 스티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답안지는 배부받은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작성해야 한다.이미경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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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
"포용적 성장"…APEC 정상회의 '경주선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친 뒤 회원국 정상들과 박수를 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어깨에는 회복, 성장, 평화를 의미하는 옥색 숄을 걸쳤다. 이날 정상들은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을 주제로 논의한 결과를 담은 ‘경주선언’을 채택했다. 김범준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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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읽는 세상
금융위기 일으킨 '변동금리 주담대' 미국서 다시 확산
2008년 금융위기 주범으로 꼽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ARM)이 미국 주택시장에서 다시 확산하고 있다. 고금리와 집값 급등 속에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대출자가 저금리 전망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가 예상 밖으로 상승하면 변동금리 대출이 ‘금융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3일(현지 시간)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달 첫째 주 기준 주택 구입용 모기지 신청의 약 10%가 변동금리 모기지였다. 이는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한 2021년 초에는 ARM 비중이 3% 미만이었다.건설사의 체감도 비슷하다. 존번스리서치앤드컨설팅(JBREC)이 지난달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건설사가 판매한 주택의 평균 14%가 변동금리 모기지를 통해 거래됐다.향후 주담대를 받을 때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대출자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JBREC가 지난 9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한 주택 소유자와 임차인의 절반 이상이 고정금리 대출보다 초기 금리가 낮다면 변동금리 대출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변동금리 대출은 초기에 낮은 금리를 제공하지만, 일정 기간(보통 3~10년) 후 금리가 조정되면 상환액이 급등할 수 있다. 2004~2005년에는 전체 모기지 중 약 3분의 1이 변동금리 대출이었다. 이후 금리가 급등하며 수백만 명이 주택을 압류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최근 변동금리 대출이 다시 인기를 끄는 데는 주택 가격이 2019년 이후 50% 이상 상승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데다 주택 보험료와 재산세가 크게 오른 영향이 크다. 여기에 “금리가 더 오르기보다는 내려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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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타
손흥민 연봉, K리그의 50배…비싼 몸값의 비밀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MVP를 차지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몸값은 무려 3억2500만 달러(약 4707억 원)에 이른다. 계약 기간이 12년으로 길지만, 총액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액이다. 이렇듯 스타들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 손흥민의 연봉도 1152만 달러(약 166억 원)으로 한국 프로축구 K리그 선수들의 작년 평균 연봉(3억499만 원)의 50배가 넘는다. 슈퍼스타의 몸값은 왜 그렇게 비쌀까?대체 불가능한 실력자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였던 셔윈 로젠은 1981년 발표한 논문 ‘슈퍼스타 경제학’에서 소수의 특급 스타가 압도적으로 높은 소득을 얻는 현상을 경제학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슈퍼스타 현상이 나타나기 위한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첫째는 슈퍼스타의 대체 불가능성이다.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사람이 슈퍼스타가 된다. 야마모토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3승을 올렸다. 우승에 필요한 4승 중 3승을 혼자 책임지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연봉이 비싸다고 해서 야마모토 대신 다른 선수를 샀다면 LA다저스는 우승에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대체 불가능한 선수라면 비싼 값을 주고라도 잡아야 한다. 야구팬들에게 평범한 투수가 나오는 경기를 두 번 보는 것과 야마모토가 나오는 경기를 한 번 보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야마모토의 경기를 택할 것이다.둘째로 슈퍼스타가 제공하는 재화나 서비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소비할 수 있어야 하고,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 즉 한계생산비용이 제로(0)에 가까워야 한다. 야마모토의 투구는 경기장은 물론 TV, SNS,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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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길잡이 기타
동전 5번 연속 앞면 나왔다면 6번째는 뒷면?
우리는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을 얼마나 잘 판단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동전을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다섯 번 연속 앞면이 나왔다면 여섯 번째는 뒷면이 나올 것 같다고 느끼지 않나요? 이 단순한 오해 속에 인간의 사고가 얼마나 직관에 의존하는지, 그리고 그 직관이 얼마나 자주 우리를 속이는지가 숨어 있습니다.이런 착각은 ‘도박사의 오류’라고 불립니다. 앞서 동전이 다섯 번 연속으로 앞면이 나왔다고 해서 다음에 뒷면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각 시행은 서로 독립적이기 때문이죠. 매번 앞뒤의 확률은 여전히 2분의 1, 즉 50%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마치 자연이 ‘균형’을 맞춰줄 거라 믿습니다. ‘이쯤이면 나올 때가 됐지’라는 생각은 인간의 심리적 균형 감각에서 비롯된 착각입니다.연속으로 앞면이 나올 확률은 실제로 매우 작은 건 맞습니다. 굳이 내기를 해야 했다면 ‘연속으로 앞면이 나올 경우’에 걸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각 시도의 확률은 여전히 2분의 1이고, ‘균형’을 위해 확률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확률은 과거를 기억하지 않으니까요.비슷한 예로, 생일의 확률 역시 우리의 직관을 배반합니다. 한 반에 학생이 23명 있을 때, 생일이 같은 학생이 있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1년은 365일이고 23명의 생일이 있으니 ‘그 정도로는 겹치기 어렵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이 확률은 50%가 넘습니다. 예상보다 꽤 높은 편이죠.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23명의 생일이 모두 다를 확률을 구해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첫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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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부작용 걱정되는 중국인 무비자 입국
지난 9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허용됐다. 국내외 전담 여행사를 통해 입국하는 3인 이상 단체 관광객은 최대 15일간 비자 없이 한국에 체류할 수 있다. 제주도는 기존대로 30일 무비자가 적용된다.정부가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으로 기대한 것은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다. 또 지방 공항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지역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다. 면세점 매출이 늘어나는 등 일부에서 소비가 늘어나는 조짐이 보인다. 하지만 무비자 입국에 따른 부작용도 크다.지난달에는 무비자로 입국한 중국인 3명이 제주시 도심의 한 금은방에서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다 공항에서 체포된 일도 있었다. 무비자 체류 기간을 넘겨 불법 취업하거나 불법 체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정부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인 무비자 단체 관광객 명단 등록을 위한 하이 코리아를 개설했지만, 사용 방법이 불편하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기존 비자 포털 시스템을 이용하는 여행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에는 중국인이 한국인을 납치해 범죄를 저지른다는 식의 괴담까지 퍼지고 있다. 대부분 사실무근인 가짜뉴스지만, 국민의 불신과 공포를 떨쳐낼 수는 없다.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은 관광산업 활성화에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범죄가 늘고 불법 체류자가 증가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더 큰 손실이 될 것이다. 정부는 외국인 범죄와 불법 체류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관광산업을 살릴 수 있는 다른 정책을 내놔야 한다.곽은정 생글기자(대전관저중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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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不求甚解 (불구심해)
▶한자풀이不: 아닐 불 求: 구할 구 甚: 심할 심 解: 풀 해깊이 있는 해석을 구하지 않는다책을 읽으면서 깊이 알려고 하지 않음- <오류선생전>불구심해도연명(陶渊明)은 중국 동진 후기에서 남조 송대 초기까지 살았던 전원시인이다. ‘오류(五柳) 선생’이라고 불렸으며, 육조시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시인 중 한 명이다. 그의 유명한 <귀거래사>는 13년에 걸친 관리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41세에 향리로 돌아가 이제부터는 은자의 생활로 들어간다는 선언의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돌아가련다. 전원이 바로 거칠어지려는데 아니 돌아갈소냐”라는 명구로 시작된 글은 선명하고 청아한 자연의 풍이 넘쳐난다.그의 산문집 <오류선생전>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선생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고 그의 성(姓)과 자(字)도 자세하지 않으나, 그의 집 주변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가 있었으므로 호(號)를 오류(五柳)라고 하였다. 한가하고 조용하며 말이 적고, 빛나는 명예나 이익을 마음으로 따르지 않는다. 그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였으나 깊이 깨달아 알려고 하지 않았다(好讀書 不求甚解). 번번이 자기 뜻과 일치하는 구절이 있으면 기뻐하여 밥을 먹는 일도 잊어버린다. 술을 좋아해도 집이 가난하여 늘 마실 수 없다. 그의 처지를 아는 친구가 술을 준비해놓고 초대하면 다 마시고 취하며, 취한 뒤에는 집으로 가고 머무르는 데 뜻을 두지 않는다.”<오류선생전>은 도연명 자신을 비유해 쓴 글이다. 그는 자기 집 문 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를 심어놓고 스스로를 ‘오류선생’이라 칭했다. 불구심해(不求甚解)는 깊이 있는 해석을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