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
스도쿠 여행
스도쿠 여행 (903)
-
역사 기타
노예제 무너뜨린 중세의 장원
장원(seigneurie)은 노예제가 쇠퇴하기 시작하자 흥기한 시스템이다. 고대 유럽에서 널리 퍼진 노예제는 9세기가 되어 거의 종막에 다가가고 있었다.1세기경 유럽 전역에는 노예제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전쟁 포로와 유괴, 매매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노예가 공급됐다. 당대의 부호들은 집안일뿐 아니라 농업에 종사하는 대규모 노예 집단을 휘하에 두고 있었다.노예제가 정점을 지났더라도 오랜 기간 노예는 낯설지 않은 존재로 여겨졌다. 이는 메로빙거 왕조 초기에도 변함이 없었다. 투르의 그레고리는 편지에서 이탈리아에서 잡아 온 포로들이 프랑크 왕국 노예시장에 팔리고, 나폴리에는 골 지방에서 약탈한 노예가 거래된 모습을 묘사했다. 그래도 이 시기는 이전과 비교해 노예의 중요도가 크게 줄었다. 여자 노예들은 영주 방앗간의 방아를 돌리거나 양 떼를 돌보는 일 정도를 맡았을 뿐이다.하지만 2~3세기 더 지나 카롤링거 왕조 시기가 되면 노예의 중요성은 더욱더 떨어진다. 서유럽에서 노예는 주로 집안일과 같은 중요치 않은 허드렛일이나 맡는 수준이 됐다.이처럼 유럽에서 노예제가 쇠하게 된 데에는 군사적·종교적·경제적 이유가 있었다. 그중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 경제적 이유다. 역사학자 앤서니 앤드루스에 따르면 노예에게 투자하는 것은 수익이 상당히 적고, 토지만큼 안전한 것도 아니었다. 노예 공급이 풍부하고 노예 가격이 저렴한 한도 내에서만 노예 투자는 합리적 경제행위였다는 설명이다. 더글러스 노스도 고대 노예제가 중세 봉건제 장원경제로 넘어간 이유로 노예 시스템을 강요하는 비용이 많이 들고, 상대적으로 노예 감시 및 감독 비용도 다른 체제에 비해 부
-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은(는)/-이(가)' 과학적으로 구별하기
가)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이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244㎡는 지난달 65억원에 거래된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화젯거리로 떠올랐다.”흔히 볼 수 있는 두 문장이지만, 각각에는 표현상 어색한 데가 한 곳씩 있다. 주격조사로 쓰이는 ‘-은(는)/-이(가)’의 용법을 염두에 두고 살펴보면 눈에 띄는 데가 있다.주어를 강조하는 주격 ‘-이(가)’문법을 지키는 것은 ‘세련된 표현’을 쓰기 위한 지름길 중 하나다. 문법은 구성원들이 함께 받아들이는 공통 규범이다. 글쓰기에서도 이를 지킬 때 편하고 자연스러운 표현이 나온다. 읽으면서 편하고 익숙할 때 독자는 글이 매끄럽다고 느낀다.흔히 ‘-은(는)/-이(가)’는 다 주격조사인 줄 알지만, 정확히는 ‘-이(가)’만 주격조사이고 ‘-은(는)’은 보조사다. 보조사란 체언, 부사, 활용 어미 따위에 붙어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더해주는 조사다. 가령 주제를 표시하거나 대조 또는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어떤 화제를 이끄는 주제를 표시한다’는 점에서 주제격 조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로 이 주제격 조사로서의 쓰임새가 주격조사 ‘-이(가)’ 용법과 비슷해 늘 헷갈리는 대상이 된다.예를 들면, “부산이 대한민국의 제2의 도시다”와 “부산은 대한민국의 제2의 도시다”를 어떻게 구별할까? 우선 ‘부산이~’는 말 그대로 주격으로 문장에서 서술어 ‘도시다’의 주체/주어임을 나타낸다. 문장의 중심, 즉 내용상 초점이 주
-
대학 생글이 통신
부족한 기초 다질 수 있는 여름방학 활용법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도 수험생 여러분은 책과 씨름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느덧 여름방학이 다가왔고, 수능을 치를 날도 하루하루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여름방학은 부족한 과목을 보충할 좋은 기회입니다. 부족한 기초도 여름방학을 잘 활용한다면 어느 정도 쌓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을 보다 알차게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조언을 드려 보려고 합니다.우선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합니다. 한 달 남짓한 여름방학은 생각보다 금방 지나갑니다. 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식사해야 공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일정한 생활 리듬을 지킬 때 최대한의 능력치를 발휘합니다. 이런 생활 습관은 수능 당일까지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능 1교시는 국어 과목인데, 만약 평소 늦잠 자는 습관을 개선하지 못하면 국어 시간에 집중력이 떨어지게 됩니다.여름방학 중에는 국어, 영어, 수학 공부의 비중을 더 높이기를 권합니다. 국·영·수는 기초부터 오랜 시간을 들여 익혀 나가야 하는 과목입니다. 평소 이 과목의 기초가 부족하다고 느꼈다면 시간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은 여름방학을 활용해 기초를 다질 수 있습니다. 방학 때는 공부를 꽤 오랜 시간 하고도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적당히 휴식하면서 공부도 많이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2학기가 되면 암기과목에도 시간을 쏟아야 하고, 수능이 점점 다가올수록 마음이 다급해져 기초부터 다지는 공부를 하기는 어려워집니다.마지막으로 식단 관리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는 공부를 포함한 신체 활동에 큰 영향을 줍니다. 여름에는 물과 과일을 많이 섭취해 수분을 보충하고 나물과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더
-
시사 이슈 찬반토론
농업 망칠까? 희망 줄까?…양곡관리법, 개정해야 하나
이재명 정부의 장관 인선 과정에서 여론의 주목을 많이 받은 인물 중 한 사람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 중 유일하게 이재명 정부에서도 유임된 관료이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송 장관은 윤석열 정부 시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한 양곡관리법에 대해 “농업을 망치는 농망법(農亡法)”이라고 지적하며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건의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양곡관리법은 쌀을 비롯한 주요 곡물의 수급과 유통, 가격 안정을 관리하기 위한 법률이다. 1948년에 최초로 제정된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이어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선 농민 보호와 안정적 농정 운영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주장과 쌀 과잉생산을 조장해 정부의 재정 부담만 높일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찬성] 오르락 내리락 쌀값에 소득 '불안정'…정부가 수급 조절해 식량안보 지켜야 현행 양곡관리법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쌀을 수매하거나 방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쌀이 과잉 생산돼 쌀값이 떨어지면 정부는 일정량을 수매해 가격 하락을 막는다. 반대로 쌀이 부족하면 정부는 비축한 쌀을 방출해 가격을 안정시킨다. 하지만 현재 조항에는 강제성이 없다. 정권의 성향이나 재정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양곡관리법은 이를 의무화하고 있다. 물론 쌀을 사들이는 기준이 되는 가격과 물량, 시기는 정부가 정하도록 재량권을 부여했다.한국은 쌀값 불안정으로 인해 농민들이 안정적 소득을 기대하기 어렵다. 풍년이면 쌀값이 폭락하고, 흉작이면 폭등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
-
시사·교양 기타
개인정보 유출 막으려면…
주니어 생글생글 제168호 커버스토리 주제는 개인 정보입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편리하게 사용하는 만큼 개인 정보 유출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개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일러스트와 함께 설명했습니다. 개인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지켜야 할 생활 속 실천 사항을 퀴즈를 풀며 알아봅니다.
-
숫자로 읽는 세상
영어 1등급 19%…6월 모평, 변별력 확보 실패
지난 6월 4일에 시행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19%에 이르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탐구 응시율도 60%에 달해 이른바 ‘사탐런’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5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영어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은 19.0%로,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수능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2018년부터 현재까지 실시한 6월·9월 모의평가는 물론 본수능을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다. 작년 수능 당시 영어 1등급 비율은 6.22%, 앞서 치른 작년 6월 모의평가에선 1.5%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어가 지나치게 쉬워져 수험생들의 학습 전략에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며 “9월 모의평가 영어 난이도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교육부 관계자는 “절대평가인 영어에서 1등급 비율은 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들의 성취 수준 등 특성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을 적절히 변별해내면서도 안정적인 출제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사탐런’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탐런이란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공부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로 갈아타는 것을 말한다. 6월 모의평가에서 사회탐구 응시율은 58.5%로 통합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50.3%)와 비교하면 8.2%p나 증가한 수치다. 과학탐구 응시율은 24.6%로, 작년 6월 모의평가(40.8%)보다 15%p 넘게 줄었다.6월 모평에서 화학
-
경제 기타
'장기금리 단기금리' 땐 경기침체 우려
일본 정부가 20~40년 만기 국채 발행을 줄이기로 했다. 미국 행정부 관세정책과 일본 정치권의 ‘돈 풀기’ 공약에 초장기 국채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국채시장 특별 참가자(프라이머리 딜러) 회의에서 만기 10년 초과 국채 발행을 축소하는 ‘2025년도 국채 발행 계획 수정안’을 제시했다. 초장기 국채금리 상승(가격 하락)에 따라 단기자금 조달 비중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2025년 6월21일자 한국경제신문-일본 정부가 만기 20년 이상의 초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국채는 경제 기사를 볼 때 ‘알쏭달쏭’한 분야 중 하나지요. 지금 왜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알려진 일본의, 그중에서도 장기 국채금리가 뛰는 걸까요. 그리고 일본 정부는 왜 국채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나서는 걸까요. 국채 만기에 따라 금리가 다른 이유는 무엇이고, 어떤 상태가 바람직한 상태일까요. 오늘은 한 나라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신호등’ 역할을 하는 국채금리에 담긴 경제학적 개념을 알아보겠습니다.국채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정부가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서’입니다. 발행 당시 정해진 이자(표면금리)를 지급하고 만기일에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입니다.국채 시장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경제학적으로 채권의 가격은 미래에 받을 이자와 원금의 현재 가치로 계산됩니다. 이때 금리가 미래의 현금 흐름을 현재 가격으로 바꿔주는 할인율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1년 금리가 5%라면 1년 후 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