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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글기자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긍정적 검토해 볼 만

    국립중앙박물관이 17년 만에 입장료 유료화를 추진한다. 2008년부터 무료 관람제로 운영 중인 상설 전시를 유료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 박물관 유료화와 예약제 시행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외국에서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박물관 굿즈가 인기를 끌면서 올 들어 지난 10월 1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누적 관람객 수는 500만 명을 돌파했다. 관람객이 급증한 데 비해 무료 관람제가 유지되면서 시설 유지와 운영 비용 부담은 계속 늘고 있다. 따라서 더 쾌적하고 수준 높은 관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유료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루브르박물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세계 유명 박물관은 성인 기준 3만~4만 원의 입장료를 받는다.또한 예약제 없이 관람객을 받고 있어 인원이 몰리는 날에는 원활하게 관람하기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루 관람객 수를 제한하고 조정할 수 있는 예약제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국립중앙박물관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한다. 그러나 비수도권을 비롯해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사람은 박물관 관람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무료 관람은 접근성이 좋은 일부 국민이 누리는 차별적 혜택이라고 할 수 있다. 방문객이 입장료를 내도록 하고 그 돈을 박물관 운영에 쓰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관람료 수입으로 확보한 재원은 앞으로 박물관 증축과 유지, 보수 등에 투자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는 관람 장벽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수준 높은 관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안혜인 생글기자(위례한빛중 1학년)

  • 숫자로 읽는 세상

    환율이 끌어올린 물가…석유류 5.9% '껑충'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으로 치솟으면서 지난달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물가가 6% 가까이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도 수입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2025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2.4% 올랐다. 지난 8월 1.7%로 떨어진 물가는 9월(2.1%), 10월(2.4%)에 이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고환율이 물가를 끌어올렸다. 원·달러 환율이 작년 11월 1394원30전에서 지난달 1460원40전으로 1년 새 4.7% 올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물가가 줄줄이 상승했다. 환율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석유류는 5.9% 올라 2월(6.3%) 후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품목별로는 휘발유가 5.3%, 경유가 10.4% 상승했다.원유는 100%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 유가만큼 환율도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다. 지난달 국제 유가는 1년 전보다 10% 넘게 떨어졌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5%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웃돌 정도로 치솟으면서 국제 유가 하락분을 반납했다. 정부가 유류세 감면 폭을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농축수산물은 5.6% 올라 작년 6월(6.5%) 이후 가장 크게 뛰었다. 수입 소고기는 6.8% 상승해 작년 8월(8.1%)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망고(8.8%), 키위(12.0%) 같은 수입 과일도 환율 영향이 두드러졌다. 수산물 중에서는 수입 비중이 높은 갈치(11.2%), 조기(18.2%), 고등어(13.2%) 물가가 크게 올랐다.코코아, 팜유, 커피 등 식품 가공업체의 원재료 수입 가격도 올라 가공식품 물가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밀가루, 설

  • 학습 길잡이 기타

    "99% 정확"…이 말엔 어떤 조건이 숨어있을까요?

    복권 광고나 기사를 보면 이런 문구를 자주 보게 됩니다. “1등 당첨금 약 20억 원!”이라든가 “1등 예상 당첨금 20억 원!” 같은 말들입니다. 고등학교에서 확률과통계를 배우다 보면, 수업 시간에도 비슷한 표현이 슬며시 따라 나옵니다. “그 정도면 한 번 시도에 5만 원쯤 나오는 걸로 기대하면 되는 거죠?” 같은 말들입니다.언어적으로는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선생님 입장에서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런데 수학의 입장에서 엄밀히 보자면 살짝 고개를 갸웃해야 만드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 ‘자연스러운 말’과 ‘수학의 말’ 사이에 있는 간극을, 특히 확률과 통계에서 몇 가지 골라 살펴보려 합니다.고등학교 선택과목인 확률과통계에서 배우는 기댓값은 한 번의 결과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1000원, 뒷면이 나오면 500원을 받는 게임을 생각해봅시다.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각 2분의 1이므로, 이 게임의 기댓값은 1000원 × 1/2, 500원 × 1/2을 더한 750원이 됩니다. 언어적으로 받아들이면 자연스럽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집니다. “이 게임은 750원을 기대할 수 있는 게임이다.”그런데 실제로 이 게임을 해보면 750원을 받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받을 수 있는 돈은 언제나 1000원이나 500원뿐입니다. 수학에서 말하는 기댓값은 “아주 많이 반복했을 때, 한 번당 평균적으로 얼마쯤이 되는가”를 나타내는 값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시행에서 “이번에 나에게 나올 값”이 아니라, 아주 여러 번 반복해서 얻은 값을 모두 더한 뒤 시행 횟수로 나누었을 때 가까워지는 평균값을 뜻하는 셈입니다. 그

  • 사진으로 보는 세상

    "희망을 올려요"…광화문 '사랑의 온도탑'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날 ‘희망 2026 나눔캠페인’ 출범식을 열고 상징 조형물인 사랑의 온도탑을 점등했다. 사랑의 온도탑은 모금 목표액(4500억원)의 1%인 45억원이 모일 때마다 수은주가 1℃씩 올라간다.   임형택 한국경제신문 기자

  • 대입 전략

    주요 10개대 교과전형 1.0 ~ 1.4등급 예상돼…현 고1, 1등급 기회 넓어져…탈락 시 부담도 커

    현 고1부터 고교 내신은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었다. 1등급은 상위 4%에서 10%로, 2등급은 상위 11%에서 34%로까지 크게 확대됐다. 1등급 구간이 넓어지면서 학생 입장에선 본인 노력에 따라 1등급을 받을 기회는 많아진 셈이다. 하지만 동시에 1등급 구간이 10%까지 확대되면서 평균 1등급대 성적에 들지 못하면 인서울 수시 합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 고1 5등급제 기준으로 주요 대학 수시 합격선은 어떤 변화를 겪을까. 9등급제로 실시한 2025학년도 주요 대학 수시 합격선을 5등급제 기준으로 분석해본다.내신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면서 동점자가 크게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등급 구간이 4%에서 10%로 확대되면서 올 1등급 동점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1학년 1학기를 마친 시점에 올 1등급 학생은 서울시에서만 1009명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과거 9등급제에서 121명과 비교해 9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전 과목 1등급 학생은 전국으로는 766명에서 7317명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추정, 분석은 1학년 1학기를 마친 시점 기준이다. 학년 혹은 학기가 늘어날수록 올 1등급 학생 수는 줄어들겠지만, 과거 9등급제와 비교해 최상위권이 몇 배 이상 늘어날 것은 자명해 보인다.이처럼 내신 등급 체계가 바뀌면 수시 내신 합격선도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수시 학생부교과 전형에서 2025학년도 서울권 인문계 합격선 평균은 2.58등급을 기록했는데, 이를 5등급제 기준으로 환산하면 1.6등급으로 추정된다. 자연계 2.08등급은 1.4등급으로 분석된다. 경인권 인문 3.67등급은 2.2등급으로, 자연 3.29등급은 2.0

  • 경제 기타

    정책의 효과, 시장 변수 예측할 때 모형 활용

    올해 실시한 수능 국어의 높은 난도로 인해 수험생들이 시험장에서 꽤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비문학 지문은 원래 배경지식이 없어도 풀 수 있도록 출제되지만, 처음 보는 개념이 나오면 당황스럽기 마련입니다. 특히 경제·금융 관련 지문이 수험생으로선 더 생소할 텐데요, 오늘은 경제 전망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보겠습니다.경제는 어떻게 전망할까요. 경제 전망은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하겠다고 예측하는 겁니다. 하지만 숫자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왜 그 숫자가 나오게 됐는지 배경을 설명하는 게 전망의 목적이죠. 예를 들어 내년 경제성장률을 2%로 예상한다고 했을 때 왜 그런 전망이 나왔는지 현재의 경제 상황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소비가 늘어날 것이다” “반도체 경기가 좋아질 것이다” 등 현재 상황을 토대로 한 전망이 중요하죠.문제는 경제가 복잡하다는 점입니다. 경제는 데이터가 쌓여서 그 데이터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닙니다. 데이터가 아무리 쌓여도 정답이 아닐 수 있죠. 그래서 경제 전망을 ‘주사위 굴리기’라고도 해요. 확률의 문제인 셈이죠. 이렇게 복잡한 경제를 조금이라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경제모형입니다.경제모형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어요. 하나는 이론에 맞는지를 따지는 모형, 다른 하나는 데이터에 부합하는지를 중시하는 모형입니다. 이론 관련 모형에는 DSGE(동태확률일반균형) 모형이 있어요. 경제의 흐름을 수학적으로 따지는 접근 방식이죠. 가계와 기업이 어떻게 소비하고 투자하는지, 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숫자로 따져가며 균형점을 찾으려고 애쓰죠. 모든 게 수학 공식처럼 움직이는 셈입니다.

  • 경제 기타

    "AI·블록체인이 금융시스템 혁신하고 있죠"

    금융하부구조(financial infrastructure)는 금융시장, 금융기관과 함께 금융시스템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 중 하나다. 직접적으로 자금 중개를 담당하지는 않지만, 금융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금융시장과 금융기관을 지원하고 감독하는 각종 제도와 기관을 의미한다. 이는 실물경제에 비유하면 도로, 철도, 항만 등과 같이 생산에 직접 기여하지는 않지만, 생산활동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회간접자본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금융하부구조는 금융거래의 기반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주에는 금융하부구조의 역할 등에 대해 살펴보겠다.금융하부구조의 역할금융하부구조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우선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금융거래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규칙과 시스템을 제공해 금융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명확한 법규와 규제를 통해 금융거래 상대방에 대한 위험과 시스템 위험 등을 줄여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해준다. 이 외에도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과 빌리려는 사람을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하고, 금융중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해 금융거래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금융하부구조는 겉으로는 잘 드러나 보이지 않지만,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소다. 금융하부구조가 잘 갖춰져 있으면 금융시장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작동하고 금융기관이 위험에 직면하는 것을 막아준다. 따라서 국가의 경제성장과 금융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탄탄하고 신뢰도 높은 금융하부구조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금융하부구조의

  • 생글기자

    베네수엘라 경제 붕괴에서 배우는 교훈

    베네수엘라는 초인플레이션(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경험하며 경제가 무너졌다.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는 석유 의존도 심화, 무모한 정치적 결정, 국제관계 불안정이 결합한 복합적 재앙으로 볼 수 있다.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다. 그러나 2014년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베네수엘라 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수출의 90% 이상을 석유에 의존하던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통화를 발행해 재정 부족을 메우려는 시도는 통제 불능의 인플레이션을 초래했다. 2018년 비공식 물가상승률은 170만%에 육박했다. 암시장 환율은 천문학적으로 치솟아 수입품 가격이 폭등했다. 이 같은 하이퍼인플레이션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구매력을 파괴했다.정치적 결정에서 비롯된 내부 모순이 베네수엘라 경제 붕괴의 핵심 원인이다. 우고 차베스 정권 이래 대대적 국유화 조치와 가격 통제는 국내 생산 기반을 약화하고, 외국인투자를 위축시켰다. 국영 석유회사 PDVSA에 대한 정치적 간섭과 부패로 석유 생산 능력이 급감했다. 미국과 갈등을 빚는 등 불안정한 대외 관계로 인한 국제 제재는 석유 판매와 외환 접근성을 더욱 제한하며 베네수엘라 경제의 숨통을 조였다.베네수엘라의 비극은 단일 자원에 대한 의존의 위험성과 민주적 통치 체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경제 원리를 무시한 포퓰리즘 정책이 나라 전체를 파멸로 몰고 갔다. 경제성장은 부존자원의 유무가 아니라 책임 있는 통치 구조와 투명한 제도, 안정적 대외 관계가 바탕이 될 때 가능하다는 교훈을 남겼다.이서영 생글기자 (Seoul Scholars International 1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