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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이슈 찬반토론
국회가 짠 지역상품권 예산, 타당성 있나
2024년도 나랏살림에서 건전재정의 시금석으로 평가받아온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 증액안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단독의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결됐다. 여당의 반대에도 강행한 것이다. 이 안건은 말이 증액이지 사실은 신설이다. 법에 정해진 대로, 지역상품권 발행은 지방자치단체 고유 사무라는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아예 관련 예산 자체가 편성되지 않았다. 거대 야당이 7053억 원에 달하는 예산 항목 하나를 신설에 나선 것이다. 국회의 이런 월권이 처음도 아니지만 명백히 법 위반, 그것도 위헌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절차상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가 남았고, 정부 의지도 중요하지만 일단 상임위에서 의결되면 바로잡기는 쉽지 않다. 핵심은 지역상품권 발행을 위한 예산을 중앙 정부가 지자체에 나눠줘야 하느냐다. [찬성] 이전 정부 때 연간 1조원 넘기도…지역경제 살리기 손 놓을 수 없어 지역사랑상품권을 발행하게 된 연원과 취지, 효과 세 가지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의 지역상품권 발행 지원은 2018년에 지역의 근간 산업인 조선업이 심각한 불황에 빠진 네 곳을 긴급 지원할 때 편성됐다. 거제·군산·영암·경남 고성 등이다. 정부가 지원해준 100억 원의 예산으로 사전에 할인된 지역상품권이 발행되면서 지역 내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 판매 확대에 도움 됐다. 이용자는 9만 원만 내고 10만 원짜리 지역상품권을 사서 그만큼 물건을 구입하면 차액 1만 원이 발행 비용이 되는데 이를 예산에서 메꿔주는 식이었다. 상품권 사용을 특정 지역 내로 제한해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기여했다. 그때 네 곳은 실업률이 급등해 정부가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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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아이러니한' 인가, '아이로니컬한' 인가
# “인생 참 아이러니해요. 옛날엔 존경받고 싶었는데, 아카데미상을 받은 뒤에 더 주의하면서 살고 있어요. 자유롭게 살고 싶은 내게 족쇄가 생긴 거죠.” 배우 윤여정 씨가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관한 생각을 털어놨다. 지난달 6일 부산에서 열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에서다. 첫 문장에 쓰인 ‘아이러니하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흔히 접하는 말이긴 해도 어딘가 어색한 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거슬림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외래말을 우리말화할 때도 규칙 있어# “‘마약통’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작년까지 검찰에서 근무하던 그가 퇴임한 뒤 아이로니컬하게 마약 사범의 변호를 맡게 됐다.” 이 문장에도 비슷한 말이 쓰였다. ‘아이로니컬하다.’ 형태가 조금 다른 이 말은 비교적 자연스럽다. ‘아이러니하다’와는 어떻게 다를까? (국립국어원)은 ‘아이러니하다’(모순된 점이 있다)와 ‘아이로니컬하다’(아이러니의 속성이 있다)를 다 올려놓았다. 두 풀이를 보는 이들은 곤혹스럽다. 두 말의 차이를 구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에선 ‘아이러니하다’와 ‘아이로니컬하다’를 다른 말로 본 것 같다. 후자는 전자에 비해 ‘그런 느낌이 있다’는 뜻을 더하는 말로 풀이한 듯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말장난에 불과하다. 실제 발화에서 그것을 구별해 쓰는 게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어감에 따라 두 말을 달리 쓰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비해 은 ‘아이로니컬하다’를“일이나 상황이 예상밖의 결과를 빚어 모순되고 부조화하다”로 풀이했다. 좀 더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다. 에서 두 말을 구별해 표제어로 올린 효과에 비해 우리말 조어법 훼손과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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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야기
매우 안 좋은 상황을 강조할 땐 'dire'
South Korea plans to allow non-professional workers from India and Lithuania to apply for the E-9 visa. The government is also considering raising the E-9 visa quota from the current 110,000 foreign workers to 120,000 to ease chronic labor shortages in industries that do not require special skills, a government source said on Monday. Government officials said India, with the world’s largest population of 1.43 billion people, has strengths in the shipbuilding, steel and IT sectors, where Korea suffers a dire shortage of skilled workers. Lithuania has strengths in advanced industries such as precision laser technology, officials said. An increase in the number of E-9 visa workers from these two countries would mean a labor quality upgrade for Korea’s major sectors, they added. 한국은 인도와 리투아니아 출신의 비전문 외국 인력에 대한 E-9 비자 신청을 허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업종의 만성적인 인력난 완화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E-9 비자 한도를 현재 11만 명에서 12만 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정부 소식통이 월요일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은 14억3000만 명의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인도가 조선·철강·IT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반면 한국에는 숙련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는 정밀 레이저 기술과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두 국가 출신의 E-9 비자를 받은 근로자 수가 증가하면 한국 주요 부문에서 노동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내다봤다.해설저출산 고령화로 우리나라 제조업체는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 완화를 위해 저숙련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E-9 비자를 동남아시아에 이어 인도와 리투아니아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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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글이 통신
요령만 좇는 '가짜 공부'는 아닌지 돌아봐야
여러분은 어떤 공부를 하고 있습니까? 과목별로 다른 ‘공부법’을 물어보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이 공부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 목표와 가치관을 얘기하는 겁니다.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고등학교 때보다 ‘요령’이 잘 통하는 대학 공부를 하면서 나 자신이 점점 제대로 된 실력은 쌓이지 않고 요령만 좇는 사람이 돼가고 있다는 걸 실감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에선 하나하나 외우고 공부하지 않아도 때로는 감으로, 또 운으로 좋은 성과를 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정말 ‘요령 없다’는 말을 많이 듣고 미련하게 공부하던 저도 서서히 제대로 공부하는 것의 중요성을 잊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로를 정하고 그에 맞게 실질적 준비를 하면서 요령에 익숙해진 제 자신을 크게 느끼게 된 거죠. 고등학교 때 요령 없이 우직하게 공부하고 그렇게 쌓인 실력은 저의 자부심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습관은 첫 대학생활까지 꽤 단단하게 저를 뒷받침해주었죠. 지금도 고등학생 때 쌓인 습관이나 방식이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제가 요령에 물들었다는 것을 느꼈을 때 얼마나 씁쓸했는지 모릅니다. 요령의 달콤함과 위험성이 이렇게 큰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고등학생들에게 한 번쯤 일러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 거죠.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진득하게 꾸준히 공부하면서 아주 약간의 요령만 있어도 도움이 되는 시기입니다. 제대로 공부하는 방법이 입시제도에 맞아야 한다고 여기고, 그런 생각을 지키고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와 같은 보호의 결과, 중·고등학생 여러분에게는 비교적 요령보다도 ‘진짜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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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전략
주요 15개대, 가·나군서 90% 선발…21개대에선 다군 36%, 다군 변수 많고 예측 힘들어…가·나군에서 적정·안전 지원을
올해 수능이 마무리됐다. 이제 정시 지원 전략을 점검해야 할 때다. 정시는 가·나·다군 3번의 지원 기회가 있다. 군외 대학으로 분류되는 과학기술원 4곳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등 5개 이공계 특수대는 제한 없이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 가·나·다 군별로 안전·적정·상향 지원을 적절히 섞는 조합이 중요하다. 올해 정시 군별 선발 현황을 살펴보고, 정시 지원 전략 점검 시 고려해야 할 요소를 짚어본다. 올해 군별 정시 선발 규모를 살펴보면, 인문계 학과와 자연계 모두 가·나군에서 선발하는 인원이 많다. 농어촌학생 등 특별전형을 제외한 일반전형 기준으로 전국 대학 인문계는 나군에서 40.5%(1만389명)를 선발하고, 가군에선 38.5%(9876명)를 모집한다. 다군 선발 비중은 20.9%(5360명)로 가장 적다. 자연계도 비슷하다. 나군에서 40.1%(1만3501명), 가군에서 37.8%(1만2725명), 다군에서 21.8%(7331명)를 선발하고, 군외로 0.2%(75명)를 모집한다. 주요 대학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주요 15개대 그룹까지는 이와 유사한 선발 구조다. 가·나군을 합한 선발 비중은 인문계 SKY는 100.0%(1843명), SKY를 제외한 주요 10개대는 92.6%(3576명), 주요 15개대는 83.6%(1738명)로 가·나군에 집중돼 있는 모습이다. 자연계 SKY의 가·나군 선발 비중은 100.0%(1911명), 주요 10개대는 91.3%(2458명), 주요 15개대는 77.3%(1796명)에 이른다. 이처럼 주요 15개대 내에서 다군 선발 인원은 매우 적은 편이다. 주요 15개대를 모두 합했을 때 인문은 8.1%(628명), 자연은 11.0%(759명)에 불과하다. 다군 선발 대학으로는 인문은 중앙대 205명, 한국외대 82명, 건국대 8명, 홍익대 333명이 해당한다. 자연은 성균관대 40명, 중앙대 175명, 한국외대 18명, 건국대 52명, 홍익대 474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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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기자
타인에 대한 관심, 건전하게 풀어낸 TV 예능
최근 등 연애 소재 TV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배경에는 우리 삶 깊숙이에 자리 잡은 ‘경쟁’이 있다.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서로를 ‘적’으로 인식한다. 이는 경쟁 상대, 즉 주위 사람들과 스스로의 삶을 비교·분석하려는 관심으로 이어진다. 소셜네트워크 프로필 등으로 타인을 은밀하게 관찰하는 습관이 생기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타인에 대한 관심을 관음으로 인식하고 비도덕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예능은 타인에 대한 관음과 관심 사이의 빈틈을 공략했다. 우리들이 쟁취해야 한다고 배워온 사랑, 연애 소재를 이용해 경쟁의 순간을 아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시청자들은 연애 예능 속 출연자들을 보며 자신이 만나온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을 떠올리고, 예전엔 이해할 수 없었던 상대의 심리를 유추한다. 방송을 통해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보는 과정은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준다. 주목해야 할 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을 수면 위로 드러내려는 시도와 이를 보여주는 형식이다. 출연자 인터뷰, 상황에 대한 패널들의 분석 등과 같은 요소는 관찰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차용한 것이다. 이는 시청자가 방송 내용을 신뢰하도록 만든다. 예능은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제작자들은 경쟁에 시달리는 시청자를 위로하기 위해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예능이 해야 할 일에 정확히 집중한 것이다. 유진 생글기자(계원예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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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글이 통신
수능·내신 공부 동시에 하면 시너지 효과 생겨요
수능에만 집중하는 ‘정시러’, 내신에만 집중하는 ‘수시러’가 있다면 수능과 내신 두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후자에 속했습니다. 정시와 수시를 병행했고, 수시 전형에서 서울대 경제학부에 떨어지더라도 정시로 갈 수 있는 성적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했죠. 물론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하나만으로도 벅찬데 둘을 병행하기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사실은 불안감을 크게 줄여주었습니다. 수능과 내신 공부를 동시에 함으로써 시너지가 발생해 실력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정시와 수시를 병행하려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내신시험 대비 기간을 기준으로 시기별 공부법을 달리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먼저, 내신시험 기간에는 내신에 집중합시다. 특히 고등학교 1·2학년은 당장의 학교 시험에 집중하는 게 현명한 선택입니다. 시험을 앞두고 내신 공부만 하는 기간을 3~4주 정도로 잡으면 적당합니다. 하지만 3학년 때는 시험과목 수도 적고 시험이 수능형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저는 내신 공부 기간을 2주 정도로 잡았습니다. 내신시험 기간이 아닌 학기 중, 그리고 방학 때는 정시 대비를 해야겠죠. 1·2학년 때 국어·수학·영어의 기초를 다져놓는 게 중요합니다. 사회탐구 과목은 3학년 때 시작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우선은 국수영에 최대한 대비해야 합니다. 국어와 영어의 경우, 저는 1학년 때부터 모의고사 지문을 풀면서 공부를 했어요. 본인 실력에 맞는 자료를 선택해 실전 대비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수학은 수능 공부를 하면 자연스럽게 내신 대비가 되는 과목입니다. 따라서 평소 기본적인 실력 향상과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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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샛 공부합시다
기업이든 국가든 경쟁 외면하면 도태돼
1860년 아편으로 촉발된 전쟁으로 중국(당시 청나라)은 영국과 프랑스의 연합군에게 수도인 베이징을 점령당했습니다. 이전까지 중국은 세계 4대 발명품(종이, 인쇄술, 나침반, 화약)을 먼저 만들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했었죠. 그런 중국이 어떻게 얕잡아보던 유럽에 뒤처지고 무릎을 꿇게 된 것일까요?유럽이 중국을 극복한 요인은?중국은 진시황제로 유명한 진나라를 시작으로 많은 시간 통일왕조를 세우고 발전해갔습니다. 넓은 땅과 많은 인구를 바탕으로 물자가 풍부해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것을 얻었고, 심지어 주변국이 조공을 통해 다양한 진상품을 바쳤습니다. 중국은 자신의 땅에서 필요한 것들이 충족되니 굳이 세계로 나갈 필요가 없었죠. 반면 서양의 유럽 대륙은 어땠을까요? 유럽은 로마가 게르만족의 침략으로 멸망하면서 분열의 시대를 맞았지요. 더하여 이슬람 세력과 칭기즈칸의 몽골족 등이 침략하면서 힘의 경쟁에서 도태되면 비극이라는 점을 인식했을 겁니다. 그래서 유럽 각국은 더 강해지고 부유해지려면 더 많은 물자를 얻어야 했습니다. 중국에서 발명된 나침반을 들여와 대항해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때도 포르투갈·스페인·네덜란드·영국 등의 나라들은 저마다 상대국보다 더 강한 힘을 얻기 위해 주변 식민지를 건설했고, 해군을 양성하는 등 경쟁에 나섰지요. 이 과정에서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럽은 중국을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경쟁자가 없어 그 자리에 머문 중국,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세계로 나선 유럽의 차이가 동양과 서양의 운명을 바꿨을지도 모릅니다.기업 간 경쟁, 기술발전의 원동력이렇게 경쟁은 역사적 흐름을 바꿀 정도로 중요한 요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