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기와 글쓰기

올들어 평균 환율 1415원
1998년, 2009년보다 더 높아
개인·연기금, 해외투자 확대
외화수급 구조적으로 변화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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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에서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미국발(發)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면 정상으로 되돌아올 것으로 여겨졌지만, 당국의 잇단 개입에도 환율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가계와 기업은 예상보다 길어지는 고환율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원인에 따른 원화 약세인 만큼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15원50전으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평균 환율 1394원97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276원35전보다 높았다.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와 높은 대외 신인도에도 환율이 국가부도 위기 때보다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기업들은 생각하지 못한 환손실에 비상이 걸렸다. 해외 주재원과 유학생의 부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숫자로 읽는 교육·경제] 외환위기 때보다 높아졌다…고착화된 고환율
한국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827억7000만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다. 작년 같은 기간(672억3000만 달러) 대비 23% 늘었다.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4일 기준 0.2248%p로 금융위기 당시 최고점 6.99%p(2008년 10월 27일)와 비교해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올 들어 17일까지 212거래일 중 절반이 넘는 118거래일 동안 환율이 1400원 위에서 움직였다. 개인과 연기금, 기업이 해외투자를 큰 폭으로 확대하면서 수출로 벌어들이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달러가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순대외금융자산(대외채권-대외채무)은 지난 2분기 1조304억 달러로, 처음 플러스를 기록한 2014년 127억 달러보다 100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는 구조적 변화여서 당분간 고환율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의 생산성과 자본수익률이 높아지지 않으면 장기 침체를 겪은 일본처럼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원화를 달러로 바꿔 해외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이라는 얘기다.

이희은 한국은행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순대외자산 증가는 대외 건전성 강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자본의 해외 유출에 따른 국내 자본시장 투자 기반 약화,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 등 부정적 측면도 있다”며 “국내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적·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진규 한국경제신문 기자NIE 포인트1. 원화 약세의 구조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2. 개인과 연기금의 해외투자는 왜 확대될까?

3. 고환율이 정착되면 우리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