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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근묵자흑 (近墨者黑)

    ▶한자풀이近: 가까울 근墨: 먹 묵者: 놈 자黑: 검을 흑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주위 환경에 따라 변함을 비유   - <태자소부잠(太子少傅箴)>어울리면 서로 닮는다. 그러니 친구를 보면 그가 누군지를 안다.진(晉)나라 학자 부현(傅玄)이 편찬한 잠언집 <태자소부잠(太子少傅箴)>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무릇 쇠와 나무는 일정한 형상이 없어 겉 틀에 따라 모나게도 되고 둥글게도 된다. 또 틀을 잡아주는 도지개에 따라 습관과 성질이 길러진다. 이런 까닭으로 주사(朱砂)를 가까이하면 붉게 되고, 먹을 가까이하면 검게 된다(故近朱者赤 近墨者黑). 소리가 조화로우면 울림이 맑고, 형태가 곧으면 그림자 역시 곧다.”근묵자흑(近墨者黑)은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말이다. 백로가 까마귀와 어울리면 안 되는 이치를 깨우쳐주는 한자성어다. 맹자가 자식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孟母三遷)과도 뜻이 맞닿는다. 모두 주위 환경의 중요성을 이르는 말이다.마중지봉(麻中之蓬)은 삼밭에 나는 쑥이라는 뜻으로, 구부러진 쑥도 삼밭에 나면 꼿꼿하게 자라듯이 좋은 벗을 사귀면 절로 선인이 됨을 비유한다. 귤화위지(橘化爲枳) 역시 강남에 심은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듯, 사람도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비유한다.“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白鷺)야 가지 마라. 성난 까마귀 흰빛을 새올세라. 청강(淸江)에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고려 말 정몽주 어머니 영천 이씨가 쓴 시조로, 간신과 소인배들의 다툼에 충신이 물들까 염려하는 글이다. 새오다는 질투하다란 뜻으로, 권력에 눈먼 간신들이 충심을 시기하고 이간질한다는 의미다.유유상종(類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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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同床異夢 (동상이몽)

    ▶한자풀이同: 같을 동床: 침상 상異: 다를 이夢: 꿈 몽같은 잠자리에서 다른 꿈을 꾸다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함을 이름   - 남송(南宋)의 학자 진량(陳亮)<201>중국 역사에서 춘추전국시대는 혼란기였다. 주(周) 왕실의 권위가 무너지면서 제후국들은 합종연횡(合從連橫)을 거듭했다. 힘이 약하면 뭉치고, 힘이 강해지면 어제의 동맹을 먹이로 삼는 걸 서슴지 않았다. 공자 맹자가 인(仁)과 덕(德)을 주창한 배경이며, 오늘날에도 합종연횡에서 음모적 색채가 짙게 배어나는 이유다.동상이몽(同床異夢)은 같은 잠자리에서 다른 꿈을 꾼다는 말이다. 겉으로는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이른다. 남송(南宋)의 학자 진량(陳亮)이 처음 사용한 말로 전해온다.상(床)은 평상 또는 잠자리를 가리킨다. 예로부터 침대를 써온 중국에서는 나무로 다리를 세우고 그 위에 널빤지를 얹혀 잠자리로 썼는데, 이게 상이다. 온돌 문화인 우리나라에서는 방바닥 잠자리가 상인 셈이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기상(起床)이라 하고, 병자가 앓아누운 자리를 병상(病床)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동상이몽은 동상각몽(同床各夢)으로도 쓴다.면종복배(面從腹背)는 겉으로는 복종하지만 속에는 딴마음을 품고 있음을 이른다. 우리 속담 ‘앞에서 꼬리치는 개가 뒤에서 발뒤꿈치 문다’와 뜻이 같다. 입에는 꿀이 있고 배에는 칼이 있다는 구밀복검(口蜜腹劍), 마음이 음흉해 겉과 속이 다르다는 표리부동(表裏不同)도 면종복배와 뜻이 겹친다.공자의 동이불화(同而不和)는 소인(小人)의 사귐을 이르는 말이다. 겉으로는 화(和)하고 동(同)하는 듯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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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因果應報 (인과응보)

    ▶한자풀이 因: 원인 인果: 결과 과應: 응할 응報: 갚을 보행한 대로 대가를 받는다결과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음 -《대당자은사삼장법사전(大唐慈恩寺三藏法師傳)》‘선(善)을 쌓는 집에는 경사로움이 있다.’<역경>에 나오는 말로, 행한 대로 그 대가를 받는다는 뜻이다. 선행에는 좋은 결과가, 악행에는 나쁜 결과가 따른다는 말이다.인과응보(因果應報)는 불교 용어로 <역경>에 나오는 위 구절과 뜻이 오롯이 맞닿는다. 씨를 뿌려야 곡식을 거두고, 그물을 쳐야 물고기를 잡는 이치다. 업(業)은 미래 선악의 원인이 되는,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으로, 불교 윤회(輪廻)사상의 바탕이 되는 개념이다. 과보(果報)는 과거에 지은 선악업(善惡業)에 의해 현재 받고 있는 결과로, 이숙과(異熟果)와 뜻이 같다. 인과응보라는 말은 <대당자은사삼장법사전(大唐慈恩寺三藏法師傳)> 등에 나온다.불교는 선악(善惡)의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낙고(樂苦)의 결과가 있다고 한다. 윤회에 의하면 오늘의 나는 어제 누군가 행실의 열매이고, 내일 누군가의 씨앗이다. 인과응보는 일은 반드시 바른 곳으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 자기가 만든 새끼줄로 자기 자신을 묶는다는 자승자박(自繩自縛), 자신이 저지른 일의 결과를 자신이 감수한다는 자업자득(自業自得)과도 뜻이 같다.불교의 인과사상은 권선징악(勸善懲惡)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는 이런 기록이 있다. ‘<춘추(春秋)>의 문장은 간략해 보이지만 뜻이 다 담겨 있고, 사실을 서술하지만 뜻이 깊고, 완곡하지만 도리를 갖추었고, 사실을 다 기록하되 왜곡하지 않고, 악을 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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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浸潤之讒 (침윤지참)

    ▶한자풀이浸: 스며들 침潤: 젖을 윤之: 갈 지讒: 참소할 참물이 차츰 스며드는 것처럼깊이 믿도록 서서히 하는 참소   - <논어(論語)><논어(論語)> 안연편에는 공자와 자장의 대화가 나온다.자장(子張)이 공자에게 묻는다. “스승님, 어떤 것을 가리켜 밝다고 합니까?”공자가 답한다. “물이 스며들듯 하는 참소(浸潤之)와 피부로 직접 느끼는 호소(呼訴)가 행해지지 않으면 마음이 밝고, 또 생각이 멀다고 할 수 있느니라.”침윤지참(浸潤之)은 물이 차츰 배어들어 가듯이 남을 지속적으로 교묘히 헐뜯어서 곧이듣게 하는 참소(讒訴)다. 물이 수건에 스며들듯 점차 의심을 깊어지게 하는 참언으로, 아주 교활한 중상모략을 이른다. 침윤지언(浸潤之言)으로도 쓴다. 부수지소(膚受之)는 듣는 사람의 피부를 송곳으로 찌르듯 강하게 와닿는 참소를 뜻한다. 공자는 은근하게든 노골적이든 참소에 혹하지 않는 것을 ‘밝다’고 한 것이다.참소는 남을 헐뜯어 없는 죄도 있는 것처럼 윗사람에게 고해바치는 것을 이른다. 중국 당대의 최고 시인 두보(杜甫)는 “봄이 지나 망종(芒種) 후에도 백설조가 울면 임금 곁에 참소하는 자가 있다”고 했다. 백설조가 울지 않아도 권력 주변에는 언제나 음모가 기웃댄다. 간신이 충신의 가면을 쓰고 군주의 마음에 의심을 심는다.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 거짓도 여러 번 되풀이하면 참인 것처럼 들리고, 참소도 여럿이 입을 모으면 대역죄가 된다. 적훼소골(積毁銷骨). 여럿이 헐뜯어 비방하면 굳은 뼈라도 녹는다. 차츰 스며드는 게 더 혹한다. 조금씩 커지는 의심이 더 무섭다.공자는 “그럴듯하게 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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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見蚊拔劍 (견문발검)

    ▶한자풀이見: 볼 견蚊: 모기 문拔: 뽑을 발劍: 칼 검모기를 보고 칼을 뽑아든다사소한 일에 과민하게 대응함   - <위략(魏略)><위략(魏略)>은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위나라 사람 어환(魚)이 지은 이 책 ‘기리전’에는 한 노인의 얘기가 전해온다.조조에게 인정받아 대사농(大司農: 재정을 담당하는 관리)까지 지낸 왕사(王思)라는 사람이 있었다. 노년에는 성질 고약한 고집불통으로 변해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는 탓에 ‘가혹한 관리(苛吏)’로 불렸다. 성미가 급해서 글을 쓰는 데 파리(蠅)가 붓끝에 앉자 두세 번 쫓은 뒤 또 날아오니 화를 내며 일어나 쫓아냈고, 그래도 다시 오자 붓을 땅에 던지고 밟아 망가뜨렸다.이 고사는 조선에도 전해졌다. 세종의 명으로 만들어진 <운부군옥>을 비롯해 19세기 <송남잡지> <이담속찬> 등의 사전류와 속담집에도 나온다. 다만 왕사의 고사를 밝히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모기를 쫓아내느라 칼을 뽑아 든다’는 견문발검(見蚊拔劍)으로 바뀌었다. 별것 아닌 일에 화를 내거나 사소한 일에 지나치게 대응하는 것, 작은 일을 하는 데 지나치게 큰 수단을 쓰는 것 등을 비유한다. 노승발검(怒蠅拔劍)으로도 쓴다.견문발검은 <논어>에 나오는 우도할계(牛刀割鷄)와 뜻이 닿는다. 우도할계는 닭을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쓴다는 의미로, 작은 일을 처리하는 데 지나치게 큰 수단을 사용함을 빗댄 말이다. 공자가 제자 자유(子遊)가 다스리는 무성에 와 보니 마을 곳곳에서 거문고 소리에 맞춰 노래하는 소리가 들렸다. 자유가 예악(禮樂)으로 그곳 백성들을 교화하는 것을 본 공자가 흐뭇한 마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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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姑息之計 (고식지계)

    ▶한자풀이姑: 시어미 고息: 아이 식之: 갈 지計: 셈할 계부녀자나 어린아이가 꾸미는 계책근본책이 아닌 임시변통을 이름  -<시자(尸子)> 등고식(姑息)은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잠시 숨을 쉰다’는 의미로, 우선 당장에는 탈이 없고 편안히 지내는 것을 비유한다. 또 하나는 부녀자와 어린아이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쓴다.전국시대 시교(尸校)가 지은 <시자(尸子)>에는 “은나라 주왕은 노련한 사람의 말을 버리고 부녀자나 아이의 말만 사용했다(紂棄老之言 而用故息之語)”는 구절이 있다. 널리 보는 지혜가 아니라 눈앞의 이익만 좇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 화를 가져온다는 뜻이다.주왕은 은나라 마지막 임금으로 술을 좋아하고 음란했으며, 가혹하게 세금을 거둬 백성들의 원망을 산 인물이다. 시교는 진(秦)나라 재상 상앙의 스승으로, 유가(儒家)·묵가(墨家)·법가(法家) 사상을 두루 아울렀다.<예기(禮記)> 단궁편에는 “증자가 말하기를, 군자가 사람을 사랑할 때는 덕으로 하고 소인이 사람을 사랑할 때는 고식으로 한다(君子之愛人也以德 細人之愛人也以姑息)”는 구절이 있다. 군자는 덕으로 사랑하므로 오래가고 소인은 목전의 이익을 두고 사랑하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고식지계(姑息之計)는 ‘부녀자나 어린아이의 계책’이란 뜻으로,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이나 당장에 편한 것을 택하는 걸 비유한다.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이 깔린 한자성어다.바늘로 꿰매듯 임시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미봉책(彌縫策),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괸다는 하석상대(下石上臺), 제 귀를 막고 방울을 훔친다는 엄이도령(掩耳盜鈴), 신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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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易地思之역지사지

    ▶한자풀이易: 바꿀 역地: 땅 지思: 생각 사之: 갈 지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하다상대방의 입장에서 헤아림              - <맹자(孟子)>맹자(孟子)는 치수에 성공한 우(禹), 농업의 신인 후직(后稷), 공자의 제자인 안회(顔回)를 같은 길을 가는 사람으로 평가했다. 그들은 서로의 처지가 바뀌었더라도 모두 같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했다. “안회도 태평성대에 살았다면 우 임금이나 후직처럼 행동했을 것이며, 우 임금과 후직도 난세에 살았다면 안회처럼 행동했을 것이다. 처지가 바뀌면 모두 그러했을 것이다(易地則皆然).”역지사지(易地思之)는 <맹자>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 줄어든 말로, 입장을 바꿔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한다는 뜻이다. 우는 하(夏)나라 시조로 물을 잘 관리한 것으로 전해지며, 후직은 신농(神農)과 더불어 중국에서 농업의 신으로 숭배되며 순(舜)임금이 나라를 다스릴 때 농업을 관장한 것으로 전해온다.안회는 공자가 “화를 남에게 옮기지 않는다(不遷怒)”며 그의 덕을 칭찬한 인물이다. 맹자는 이들의 시대적 상황이 바뀌었다면 서로의 처지를 헤아려 거기에 합당한 처신을 했을 거라고 말한 것이다.역지사지는 공자의 서(恕)와 뜻이 닿는다. 자공이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 “죽을 때까지 행해야 할 덕목이 있습니까.”공자가 지체 없이 답했다. “그것은 서(恕)일 것이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도 행하지 마라(己所不欲 勿施於人).”서는 상대의 처지를 헤아리는 마음이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 구절과도 뜻이 이어진다.아전인수(我田引水)는 의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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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矯枉過正 (교왕과정)

    ▶한자풀이 矯: 바로잡을 교 枉: 굽을 왕 過: 지날 과 正: 바를 정구부러진 것을 펴려다 거꾸로 굽는다잘못을 고치려다 되레 더 나빠짐       -<후한서(後漢書)> 등후한의 원강이 지은 오나라 월나라 역사서 <월절서(越絶書)>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원수를 갚고 적을 치는 것은 그 지성이 하늘에 통하지만 잘못을 고치려다가 오히려 정도가 지나친다(子之復仇 臣之討賊 至誠感天 矯枉過直).’<후한서(後漢書)>에도 뜻이 같은 문구가 있다. ‘나라가 잘 다스려지면, 사람들은 부정한 기풍과 혼란을 바로잡기를 바라는데 구부러진 것을 바로잡으면서 마땅한 정도를 지나치기도 한다(復入于矯枉過正之檢).’교왕과정(矯枉過正)은 굽은 것을 바로잡으려다 반대로 굽는다는 뜻이다. 흠을 고치려다 정도가 지나쳐 되레 나쁜 결과를 불러오는 것을 꼬집는 말이다. 교왕과직(矯枉過直)으로도 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우리 속담과 뜻이 비슷하다. 작은 일에 힘쓰다 큰일을 그르친다는 소탐대실(小貪大失)과도 문맥이 닿는다.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교각살우(矯角殺牛)는 우리 귀에 더 익은 한자성어다. 중국에서는 예전에 종을 처음 만들 때 뿔이 곧게 나고 잘생긴 소의 피를 종에 바르고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한 농부가 제사에 올릴 쇠뿔이 조금 삐뚤어져 이를 바로 바로잡으려다 뿔이 뿌리째 빠져서 소가 죽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이 또한 작은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일을 망치는 것을 비유한다.자공이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자장과 자하는 누가 낫습니까.”“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