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爲淵驅魚 (위연구어)
▶한자풀이
爲: 할 위
淵: 못 연
驅: 몰 구
魚: 고기 어


물고기를 깊은 못으로 몰아주다
자신을 위해 한 일이 되레 해가 됨
- <맹자>

위연구어(爲淵驅魚)는 ‘물고기를 깊은 못으로 몰아준다’는 뜻으로,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되레 다른 사람 쪽으로 몰아줌을 이르는 말이다. 자신을 위해 한 일이 오히려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의미로 쓰이며, <맹자> 이루상 ‘위연구어장‘에 나오는 말에서 유래한다.

맹자가 말했다.“천하를 얻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백성들을 얻으면 곧 천하를 얻게 된다. 백성들을 얻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백성들의 마음을 얻으면 곧 백성들을 얻게 된다.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데는 방법이 있으니, 백성들이 원하는 것은 모아 주고 싫어하는 것은 베풀지 않으면 그뿐이다. 백성들이 어진 데로 향하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흘러가고, 짐승이 들판으로 달려가는 것과 같다. 그런 까닭에 물고기를 못으로 몰아넣는 것은 수달이요(故爲淵驅魚者 獺也), 참새를 울창한 숲으로 몰아넣는 것은 송골매이며, 은나라 탕(湯)왕과 주나라 무왕(武王)에게 백성을 몰아준 것은 걸왕(桀王)과 주(紂)이다.”

위연구어(爲淵驅魚)는 위의 글 ‘고위연구어자 달야’에서 따온 것이다. 참새를 숲으로 몰아준다는 위총구작(爲叢驅雀)도 위연구어와 뜻이 같다. 걸왕과 주는 주지육림에 빠져 결국 백성들을 다른 나라에 넘겨준 인물이다. 자신을 위해 한 일이 남을 위해 한 일이 되었다는 뜻의 속담인 “남의 다리 긁는다”와 “남의 다리에 행전 친다”도 의미가 서로 맞닿는다. 기껏 한 일이 결국 남 좋은 일이 됨을 이르는 말이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모르는 채 엉뚱하게 다른 일을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생각이 얕고 일을 서두르면 물고기를 잡기보다 되레 연못 깊은 곳으로 몰아주는 어리석음을 범하기 쉽다. 욕심이 과해도 비슷한 우(愚)를 저지른다. 행함에는 깊고 바른 생각이 앞서야 한다. 남의 다리 긁으며 왜 내 다리가 시원하지 않은지 의아해하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