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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反哺報恩 (반포보은)

    ▶한자풀이 反 : 돌이킬 반哺 : 머금을 포報 : 갚을 보恩 : 은혜 은먹이를 돌려드려 은혜에 보답함자식의 깊은 효심을 비유하는 말  - 조선시대 가객 박효관(朴孝寬)의 시조까마귀 새끼는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줌으로써 키워준 은혜에 보답한다고 한다. 조선시대 가객(歌客) 박효관(朴孝寬)은 이런 얘기를 빗대 시조를 지었다.뉘라서 까마귀를 검고 불길한 새라 하였는고반포보은(反哺報恩)이 그 아니 아름다운가사람이 저 새만 못함을 못내 슬퍼하노라반포보은(反哺報恩)은 먹이를 돌려드림으로써 은혜에 보답한다는 뜻으로, 깊은 효심을 이르는 말이다. 이 시는 박효관이 그의 제자 안민영과 함께 편찬한 《가곡원류》에 실려 있다. 《가곡원류》는 김천택의 《청구영언》, 김수장의 《해동가요》와 함께 조선시대 3대 가집(歌集)으로 뽑힌다. 박효관은 조선 말기 악공으로 시와 노래, 술과 거문고 그리고 바둑으로 일생을 보낸 풍류객이다.반포지효(反哺之孝)도 자식이 자라서 부모를 봉양함을 이르며, 반포보은과 뜻이 같다. 백유의 효심을 일컫는 백유지효(伯兪之孝), 겨울에는 따뜻하게 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한다는 동온하청(冬溫夏), 저녁에는 잠자리를 돌봐드리고 아침에는 문안을 드린다는 혼정신성(昏定晨省)은 모두 자식의 지극한 효(孝)를 이르는 말이다.효자애일(孝子愛日). 효자는 날을 아낀다고 했다. 자식이 공양하고자 해도 부모는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풍수지탄(風樹之歎)은 ‘나무가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부모에게 효를 하고자 해도 이미 돌아가셔서 그 뜻을 이룰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풍목지비(風木之悲)로도 쓴다.공자의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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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無愧我心 (무괴아심)

    ▶한자풀이無 : 없을 무愧 : 부끄러워할 괴我 : 나 아心 : 마음 심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남을 탓하기 전에 나를 돌아봄   - 《명나라 정치가 유기(劉基)》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겸양지심(謙讓之心)은 유가(儒家)의 큰 덕목이다. 맹자는 인간 본성에 네 가지 선한 씨앗이 있다고 했는데, 그중 하나가 겸양지심, 즉 예(禮)다.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인 인(仁),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인 의(義),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인 지(智)와 함께 사단지심(四端之心)에 속한다.군자의 손가락은 자신을 가리키고, 소인의 손가락은 남을 향한다. 소인은 일이 잘못되거나 허물이 생기면 그 탓을 남에게서 찾는다. ‘네 탓이오’를 입에 담고 산다. 명나라 정치가이자 시인 유기(劉基)는 이런 소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뜻을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다만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기를 구할 뿐이다.(豈能盡如人意 但求無愧我心)”무괴아심(無愧我心)은 ‘내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한다’는 뜻으로, 남의 허물을 탓하기 전에 자기 스스로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무괴아심은 《대학》 《중용》에 나오는 신독(愼獨)과도 맥이 닿는다. 신독은 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그러지지 않게 스스로 삼가는 것을 뜻한다. 마음을 들춰봐도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율곡 이이는 신독을 배움의 시작으로 봤다.가고가하(可高可下)의 직역은 ‘높아도 가하고 낮아도 가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벼슬이 높아도 거만하지 않고 낮아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그러니 가(可)는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마음이다. 높아도 오만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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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如鳥數飛 (여조삭비)

    ▶한자풀이如 : 같을 여鳥 : 새 조數 : 셀 삭飛 : 날 비새가 자주 하는 날갯짓과 같다쉬지 않고 배우고 익힘을 비유   - 《논어(論語)》배운 자가 부족함을 안다. 그러니 배운 자가 더 배운다. 세상은 아는 만큼만 보인다.공자는 평생 배우고 익힘을 강조했다. 《논어》는 ‘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로 시작한다. 공자에게 익힘은 배움의 실천이다. 말만 번지르르한 게 아니라 배움을 몸소 행하는 게 인(仁)이다. 낮잠 자는 재여를 꾸짖는 공자의 말은 준엄하다.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썩은 흙으로 친 담은 흙손질을 할 수 없다. 내가 이제까지는 너의 말만을 믿었지만 앞으로는 너의 행실까지 살펴야겠구나.” 배움의 자세와 지행합일(知行合一)의 뜻이 오롯이 담긴 꾸짖음이다.《논어》 학이편에는 여조삭비(如鳥數飛)라는 말이 나온다. 새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수없이 날갯짓을 해야 하는 것처럼 배움도 쉬지 않고 연습하고 익혀야 한다는 뜻이다. 주자(朱子)는 익힐 습(習)을 ‘어린 새의 반복된 날갯짓’으로 풀이했다. 배움과 익힘은 반복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십벌지목(十伐之木). 열 번 찍어 아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했다. 한걸음에 천 리를 가지 못하고, 날갯짓 한 번으로 하늘로 치솟지 못한다.노력과 연관된 사자성어도 많다.분골쇄신(粉骨碎身)은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뜻으로,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는 것을 일컫는다. 남을 위해 고생을 아끼지 않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불철주야(不撤晝夜)는 낮밤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쉬지 않고 어떤 일에 힘씀을 이른다. 백절불굴(百折不屈)은 백 번 꺾여도 굴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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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盤根錯節 (반근착절)

    ▶한자풀이  盤 : 서릴 반根 : 뿌리 근錯 : 섞일 착節 : 마디 절서린 뿌리와 얼크러진 마디복잡하게 얽혀 해결이 매우 어려움  - 《後漢書(후한서)》후한(後漢)의 안제(安帝)는 열세 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어린 임금의 처지가 대개 그렇듯 그 또한 수렴청정하는 등(鄧)태후와 군권을 쥔 대장군 등즐(鄧)의 권세에 눌려 한낱 허수아비 왕에 불과했다. 그 무렵 서쪽 변방은 티베트 계열인 강족이 자주 침범하고 선비족과 흉노족까지 호시탐탐 영토를 노려 병주 양주 두 지역 상황이 긴박했다. 등즐은 나라 창고가 빈 데다 양쪽을 동시에 지키는 건 무리라는 구차한 이유로 양주를 포기하려 했다. 낭중(郎中) 우후(虞)가 극력 반대했다.“양주는 옛날부터 유능한 선비와 장수를 많이 배출한 곳일뿐더러 그곳을 잃으면 당장 서울이 위험해집니다. 대체로 서쪽 지역 사람들은 생활 자체가 군병(軍兵)이나 다름없기에 적도 두려워하는데, 그곳을 포기해 그곳 사람들이 내지로 이주해 오면 또 다른 분쟁의 불씨가 될 게 뻔합니다.”우후가 조목조목 양주 포기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중신들마저 이구동성으로 동조하고 나서자 등즐은 마지못해 자기 복안을 철회했다. 그 일로 등즐은 우후를 혼내줄 기회를 기다렸는데, 마침 하남의 조가현이라는 지방에 비적(匪敵: 무장하고 떼지어 다니며 사람을 해치는 도둑)이 들끓어 현령이 살해됐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등즐은 우후를 신임 현령에 임명해 비적 소탕을 명했다.“대장군이 저번 일로 앙심을 품고 공을 욕보이려는 수작이니 조심하시오.” 우후는 주위의 걱정에 태연했다. “걱정들 마시오. ‘얽히고설킨 뿌리와 마디(盤根錯節)’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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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破釜沈舟 (파부침주)

    ▶한자풀이破 : 깨뜨릴 파釜: 솥 부沈: 가라앉을 침舟: 배 주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히다죽을 각오로 싸우려는 의지를 비유   -《사기(史記)》세우기는 어려워도 허망하게 무너지는 게 나라다. 중국 최초의 통일 국가 진(秦)이 그랬다. 급격히 추진된 통일정책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동요하는 민심에 진시황의 탄압정책은 기름을 부었다. 폭정을 견디다 못한 백성들은 시황제가 죽자 여기저기서 들고일어났다.진나라는 장군 장한(章邯)을 내세워 항량(項梁)을 정도에서 격파했다. 장한은 항량을 죽인 여세를 몰아 조왕(趙王)을 크게 물리치고 쥐루를 포위했다. 항량의 조카 항우가 영포를 보내 막게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조왕의 대장 진여가 항우에게 다급히 구원병을 요청했다.항우는 진나라를 치기 위해 직접 출병했다. 항우의 군대가 막 장하를 건넜을 때다. 항우는 갑자기 타고 온 배를 부숴서 침몰시키라고 명했다. 싣고 온 솥마저 깨뜨려 버리고 주위의 집들 모두 불태워 버리라고 했다. 그리고 병사들에겐 달랑 3일치 식량을 나눠줬다. 돌아갈 배도 없고 밥 지어 먹을 솥마저 없었으므로 병사들은 결사적 싸움 외에 달리 선택이 없었다. 출진 명령에 무섭게 적진으로 돌격해 아홉 번을 싸워 진나라 주력부대를 궤멸시켰다. 이 싸움의 승리로 항우는 제장(諸將)의 맹주가 되었다. 유방이 다시 항우를 꺾고 한나라를 세우니, 통일진나라는 불과 15년 만에 막을 내렸다.이 고사에서 유래된 파부침주(破釜沈舟)는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히다’란 뜻으로, 죽을 각오로 싸우려는 의지를 비유한다. 《사기》에 전해오며, 파부침선(破釜沈船) 기량침선(棄糧沈船)도 뜻이 같다.용기는 두려움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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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反求諸己 (반구제기)

    ▶한자풀이反: 돌이킬 반  求: 구할 구  諸: 모두 제  己: 몸 기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남을 탓하지 않고 스스로를 고침           - 《맹자(孟子)》맹자(孟子)의 호연지기(浩然之氣)는 담대한 기상이다. 비굴하지 않으며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는 떳떳함이다.《맹자》 공손추편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어진 자는 활 쏘는 사람과 같다. 활을 쏘는 사람은 자신을 바르게 한 뒤에 활을 당기는데, 쏘아서 적중하지 못하면 ‘나를 이긴 자를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나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다(不怨勝己者 反求諸己而己)’.”반구제기(反求諸己)는 ‘되레 자신에게서 허물을 찾는다’는 뜻으로, 일이 잘못되면 남을 탓하지 않고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의미다. “내가 남을 사랑하는데 그가 나를 친애하지 않으면 내 사랑이 부족한지 돌아봐야 하고, 사람을 다스리려는데 다스려지지 않으면 내 지혜가 부족한지 돌아봐야 하고, 남에게 예(禮)를 다했음에도 그가 내게 예로 답하지 않으면 내 공경에 부족함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말도 함의가 같다.공자는 “군자는 허물을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허물을 남에게서 구한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고 했다. 공자 말에 비춰보면 ‘자기 집 두레박줄이 짧은 것은 탓하지 않고 다른 집 우물이 깊다고 한숨짓는다”는 《명심보감》 구절은 딱 소인을 빗댄 말이다.동서양 황금률의 공통분모는 ‘내 탓’이다. 신약성서 마태복음에 나오는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라는 예수의 말은 남을 대함에 스스로를 먼저 살피라는 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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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股肱之臣 (고굉지신)

    ▶한자풀이 股: 넓적다리 고 肱: 팔뚝 굉 之: 갈 지 臣: 신하 신다리와 팔에 비길 만한 신하임금이 신임하는 중신을 이름           - 《서경(書經》순(舜)임금은 고대 중국의 전설적인 제왕이다. 오제(五帝)의 한 사람으로, 효행이 뛰어나 요(堯)임금에게서 천하를 물려받았다. 요순은 덕(德)으로 나라를 다스려 태평시대를 열었다. 유가(儒家)는 요순에게서 다스림의 덕을 배우고자 한다. 순임금이 신하들을 둘러보며 당부했다.“그대들과 같은 신하는 짐의 팔다리요, 눈과 귀로다. 내가 백성을 교화하고 돕고자 하니 아울러 그대들도 도와주시오. 나에게 잘못이 있으면 충고해주고, 그대들은 서로를 공경하고 예의를 지켜주시오. 관리는 백성의 뜻을 짐에게 전하는 게 임무니, 올바른 이치로 선양하고 뉘우치는 자가 있으면 용서하되 그렇지 않은 자는 처벌해 위엄을 보이도록 하시오.” 임금과 신하 사이에 지켜야 할 의리인 군신대의(君臣大義)가 느껴지는 대목으로, 출처는 《서경(書經)》이다.고굉지신(股肱之臣)은 ‘다리와 팔에 비견할 만한 신하’로, 임금이 신임하는 중신(重臣)을 이른다. 고굉(股肱)은 다리와 팔을 뜻하지만 온몸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충성에 관한 고사성어도 많다. 견마지로(犬馬之勞)는 개나 말 정도의 하찮은 힘이란 뜻으로, 임금이나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것을 비유한다. 견마지성(犬馬之誠) 견마지심(犬馬之心)으로도 쓴다. 간뇌도지(肝腦塗地)는 간과 뇌가 다 드러나 땅을 적실 만큼 끔찍하게 죽은 모습을 표현하는 말로, 나라를 위한 희생을 이르기도 한다. 결사보국(決死報國)은 죽을 각오로 나라의 은혜에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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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盲龜遇木 (맹귀우목)

    ▶한자풀이盲: 맹인 맹  龜: 거북 귀  遇: 만날 우  木: 나무 목눈먼 거북이 물에 뜬 나무를 만나다어려운 상황에서의 뜻밖의 행운          - 《잡아함경(雜阿含經)》《잡아함경(雜阿含經)》은 역자 미상으로, 5세기 전후 번역된 불교 경전이다. 무상(無常)·고(苦)·공(空)·비아(非我) 등 전반적인 불교 교리가 담겨 있다. 이 경전에 앞을 못 보는 거북 얘기가 나온다.아주 깊고 넓은 바닷속에 눈이 멀어 앞을 보지 못하는 거북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 거북은 뭍으로 오르기 위해 수면 위로 떠오르고 가라앉기를 수백 년 반복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어느 날 수면으로 떠오른 거북은 마침 바다 위를 떠다니던 구멍 뚫린 널빤지에 머리가 끼여 뭍으로 오를 수 있었다. 간절히 원하며 쉬지 않고 마음을 닦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고자 하는 이야기인 듯싶다.맹귀우목(盲龜遇木)은 ‘눈먼 거북이 나무를 만나다’란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서 마주하는 뜻밖의 행운을 이른다.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를 뜻하기도 한다. 맹귀부목(盲龜浮木)으로도 쓰며,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천재일우(千載一遇)와 뜻이 비슷하다.우연과 연관된 사자성어는 많다. 흔히 쓰는 우연지사(偶然之事)는 말 그대로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는 뜻이다. 공중에 쏴도 과녁을 맞힌다는 사공중곡(射空中鵠), 갈라진 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는 해후상봉(邂逅相逢), 바라지 않은 복이 뜻밖에 찾아온다는 무망지복(毋望之福), 뜻하지 아니한 때에 우연히 만난다는 불기이회(不期而會), 노루를 쫓다 생각지도 않은 토끼가 걸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