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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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1등급 성적표보다 값진 내면의 성장, '위기지학'을 아시나요?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한자풀이爲: 할 위 己: 몸 기 之: 어조사 지 學: 배울 학출세나 명예가 아닌 인격 수양을 위한 학문 - <논어>위기지학배움에는 여러 갈래가 있다. 출세를 하거나 명예를 높이기 위한 학문이 있고, 스스로 인격 수양을 위해 배우는 학문도 있다. <논어> 헌문 편에는 이런 공자의 말씀이 있다. “옛날의 학자는 자기를 위해 배웠고, 오늘의 학자는 남을 위해 배운다(古之學者爲己 今之學者爲人).” ‘남을 위해’라는 말은 남을 돕는 게 아니라 자기과시를 위한 것이라는 부정적 뉘앙스를 담고 있다.위기지학(爲己之學)은 이기적이고 출세적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닦고 인격을 완성하기 위한 학문을 뜻한다. 반대 개념인 위인지학(爲人之學)은 남에게 보여주거나 명예·출세를 위한 학문을 가리킨다. 한자어에서 몸 기(己)는 자신을 뜻하고 사람 인(人)은 타인을 이른다. 나로 미루어 타인을 헤아린다는 추기급인(推己及人)에서 이 쓰임이 잘 나타난다.위기지학의 본질은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인격의 변화다. 배움이 삶 속에 녹아들어 실제 행동과 태도가 달라져야 진정한 학문임을 이른다. 이를 위해 강조되는 것들이 있다.거경(居敬)은 늘 마음을 경건하고 깨어 있게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궁리(窮理)는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탐구하는 자세다. 역행(力行)은 알게 된 것을 힘써 실천하는 것을 뜻한다. 앎과 행함이 분리되지 않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정신은 위기지학의 핵심이다. 혼자 있을 때도 스스로 몸가짐을 삼간다는 신독(愼獨)도 배움의 바탕이다.성리학을 집대성한 주희는 위기지학을 학문의 근본으로 삼았고, 왕양명은 지행합일을 강조하며 위기지학을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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蹊田奪牛 (혜전탈우)
▶한자풀이蹊: 지름길 혜 田: 밭 전 奪: 빼앗을 탈 牛: 소 우무단으로 밭을 가로질러 간 소를 빼앗다벌이 죄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움을 이름 -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춘추시대 노(魯)나라에 한 농부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급한 마음에 남의 밭 사잇길(蹊)을 가로질러 이웃 마을로 갔다. 발이 빠른 지름길이었고, 밭에 별다른 해를 끼친다고도 생각지 않았다. 한데 밭 주인이 이를 보고 관아에 고발했다.관리는 농부의 죄를 엄히 다스려 소를 몰수했다. 농부는 “남의 밭을 잠시 가로질러 간 것이 소를 빼앗길 만한 죄인가”라며 탄식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공자가 편찬한 역사서 <춘추>의 대표적 주석서인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전해오는 이야기다. 공자는 이를 두고 말했다.“남의 밭을 가로질러 간 것은 실로 잘못이다. 그러나 그 죄로 소를 빼앗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작은 허물에 무거운 벌을 내리는 자는 민심을 잃는다.”혜전탈우(蹊田奪牛)는 ‘남의 밭 사잇길을 밟은 죄로 소를 빼앗다’라는 뜻으로, 죄의 경중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무거운 벌을 내림을 이르는 고사성어다. 작은 잘못에 과도한 제재를 가하는 불균형한 처벌을 꼬집는 말이다. 죄는 가벼운데 벌이 지나치게 무거운 것을 이르는 경죄중벌(輕罪重罰)과 뜻이 비슷하고, 죄는 무거운데 벌이 가벼운 것을 이르는 중죄경벌(重罪輕罰)과 반대된다.공자는 이름과 실질이 서로 맞아야 한다고 했다. 죄와 벌도 균형이 맞아야 법이 법다워지고 백성이 이를 따른다. 사소한 실수에 가혹한 책임을 묻거나 작은 허물을 빌미로 상대를 짓누르는 것은 바르지 못한 처사다. 죄와 벌, 잘못과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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伯仲之勢 (백중지세)
▶한자풀이伯: 맏 백 仲: 버금 중 之: 어조사 지 勢: 형세 세형과 아우의 형세라는 뜻으로실력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움을 이름 - <위서(魏書)>백중지세(伯仲之勢)는 맏이(伯)와 둘째(仲)의 차이라는 뜻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형세를 이르는 말이다. 실력과 재능, 지위 등이 비슷해 누가 더 낫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를 비유한다.백중이란 말을 먼저 쓴 사람은 중국 위나라 조비다. 그는 ‘전론(典論)’이란 논문의 첫머리에 “글 쓰는 사람끼리 서로 상대를 업신여기는 것은 옛날부터 그러했다. 예를 들면 부의(傅毅)와 반고(班固)는 그 역량에 있어 백중(伯仲)한 사이였다(伯仲之勢)”라고 썼다. 부의와 반고는 후한의 문장가로 뛰어난 글 실력이 비슷한 것으로 평가됐다.문인상경(文人相經)은 문인은 교만한 기운이 많아서 남을 깔보는 버릇이 있음을 말한다. 자기 글이 최고라고 여기는 문필가는 동료의 글솜씨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난형난제(難兄難弟)도 누구를 형이라고 부르고 누구를 아우라고 하기 어렵다는 말로, 서로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뜻이다.누가 맏형이고 누가 둘째 형인지 모른다는 난백난중(難伯難仲), 어느 것이 위이고 어느 것이 아래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막상막하(莫上莫下),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을 비유하는 호각지세(互角之勢)도 모두 백중지세와 뜻이 같다. 백중지세는 백중지간(伯仲之間)이라고도 한다. <위서> <삼국지> 등에서 전해온다.백중지세의 라이벌은 서로의 성장판을 자극한다. 서로에게 거울이 되고, 자극이 되는 라이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삶의 큰 축복이다. 전쟁터에서 적은 죽여야 내가 살지만, 삶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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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仙則名 (유선즉명)
▶한자풀이有: 있을 유 仙: 신선 선 則: 곧 즉 名: 이름 명신선이 살면 곧 명산이라는 뜻으로외형보다 안이 더 중요함을 이름 - 유우석의 <누실명(陋室銘)><누실명(陋室銘)>은 당나라 시인 유우석(劉禹錫)이 지은 운문적 격문 형식의 명문(銘文)이다. 유우석이 좌천 후 초라한 집에 살며 쓴 이 글의 도입부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산은 높음에 있는 것이 아니니, 신선이 있으면 곧 유명해진다. 물은 깊음에 있는 것이 아니니, 용이 있으면 곧 신령스러워진다(山不在高有仙則名 水不在深有龍則靈).”이 말은 겉모습보다 내면에 품고 있는 가치와 본질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산에 신선이 살고 있으면(有仙) 곧 명산이 된다(則名)는 유선즉명(有仙則名)은 주로 산재부고(山不在高)와 짝을 이뤄 쓰인다.누실(陋室)은 더러운 방이라는 뜻으로, 자신이 거처하는 방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다. 처한 상황이 초라하거나 가진 조건이 화려하지 않음을 비유하기도 한다. 유선즉명을 현대적 의미로 풀면 형식보다 콘텐츠가 우선이라는 뜻이다. 산의 높이나 물의 깊이는 형식이고, 그 안에 담긴 것은 내용이다.유우석은 거처하는 곳이 누추하더라도 그 안에 덕(德)이 있는 사람이 살면 그 인품의 향기에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학력과 이력이 다소 부족해도 콘텐츠(신선·용)가 뛰어나면 쓰임이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공자는 군자의 덕목으로 문질빈빈(文質彬彬)을 꼽았다. 문(文)은 외형이고, 질(質)은 바탕이다. 군자는 안과 밖이 고루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말이다. 포장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안에 든 내용물과 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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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義必亡 (불의필망)
▶한자풀이不: 아닐 불 義: 옳을 의 必: 반드시 필 亡: 망할 망의롭지 못하면 반드시 망한다 - <춘추좌전>불의필망불의필망(不義必亡)은 의롭지 못한 자(혹은 행위)는 반드시 망한다는 뜻이다. 도덕적 정당성이나 정의를 저버리면 결국에는 망하는 길을 걷는다는 말이다. <춘추좌전(春秋左傳)>에 나오는 “옳지 못한 일을 많이 행하면 반드시 스스로 넘어지게 된다(多行不義 必自斃)”는 구절에서 유래했다. 斃(폐)는 쓰러지다, 넘어지다라는 뜻이다.<춘추좌전(春秋左傳)>은 공자가 편찬한 것으로 전해지는 역사서 <춘추>의 대표적 주석서 중 하나다.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춘추>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춘추시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책이다.불의필망은 홀로도 쓰이지만, 토붕와해(土崩瓦解)와 짝을 이루기도 한다. 토붕와해는 흙이 무너지고 기와가 떨어진다는 뜻으로, 어떤 것이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이른다. 조직이나 기반이 통째로 붕괴돼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이 토붕와해다. 토붕은 아래의 민심이 흔들리는 것을, 와해는 위의 질서가 무너지는 것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는 <사기(史記)>에서 유래한 것으로, 진나라의 멸망 이유를 분석하면서 나온 말이다.모든 일은 결국 바르게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도 불의필망과 뜻이 이어진다. 전생에 지은 선악으로 현세의 행(幸)과 불행(不幸)이 있고, 현세의 선악이 내세의 행과 불행을 결정한다는 인과응보(因果應報) 역시 불의필망과 함의가 맞닿는다.심은 대로 거두고 뿌린 대로 자라는 게 세상 이치다. 바른 것은 잠시 그른 것에 밀릴 수도 있지만, 바른 것은 결국 바른 곳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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柔能制剛(유능제강)
▶한자풀이柔: 부드러울 유 能: 능할 능 制: 제압할 제 剛: 굳셀 강유연함이 강함을 제어하고 이긴다형세에 따른 유연한 처세를 이르는 말 - <삼략(三略)>유능제강<삼략(三略)>은 중국의 병법서다. 상략, 중략, 하략의 3개 편목으로 구성되어 있어 삼략으로 불린다. 강태공이 지었다는 말도 있고, 황석공이 지었다는 말도 있다. <손자병법> <오자병법> <사마법> <육도> <울요자> <이위공문대>와 함께 중국 병법의 고전으로 여기는 무경칠서(武經七書)로 꼽힌다.<삼략>에는 “군참에서 이르기를 유연한 것이 굳센 것을 능히 제어하고(柔能制剛), 약한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제어한다”는 말이 있다. 유능제강(柔能制剛)은 ‘부드러운 것이 능히 강하고 굳센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정면 대결을 피하고 형세나 시기, 운용의 지혜를 통해 강한 상대의 힘을 무력화하는 것을 이른다. 물리적인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 강함이 작동하는 대립 구조나 저항 구조 자체를 해체하는 부드러움의 지혜를 일컫는 말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는 유약승강강(柔弱勝剛强)도 뜻이 같다.허허실실(虛虛實實)은 허를 찌르고 실을 꾀하는 계책이라는 뜻이다. 빈 곳처럼 보이는 곳이 차 있고, 차 있는 듯 보이는 곳이 비어 있어 적의 예측을 매우 어렵게 하는 계략이다. 겉으로 허허하게 보여 적의 방심을 유도하면서 실리를 챙기는 전법이다. 손무는 <손자병법>에서 “싸움을 할 때는 적의 실(實)한 곳은 피하고 허(虛)한 곳을 쳐야 한다(兵之形 避實而擊虛)”고 했다. 허허실실로처럼 부사로 쓰이는 경우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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窮寇莫追 (궁구막추)
▶한자풀이窮: 다할 궁 寇: 도둑 구 莫: 없을 막 追: 따를 추도망칠 곳이 없이 궁지에 빠진 적을끝까지 핍박하거나 쫓지 말라는 뜻 - <삼국지>위나라 사마의가 가정(街亭) 전투에서 촉나라 마속의 군대를 물리친 뒤 장수 장합을 불러 말했다.“내가 생각하기에 마속 등의 무리는 분명 양편관으로 갔을 것이오. 하지만 우리가 양편관을 치러 가면 제갈공명은 우리 뒤를 칠 게 뻔하니, 이리되면 우리가 그의 계략에 빠지는 것이오. 병법에 이르기를 ‘물러나는 군사는 덮치지 말고 궁한 도적은 뒤쫓지 말라(歸師勿掩 窮寇莫追)’ 하였소. 그러니 그대는 샛길로 가 기곡에서 도망치는 적병을 막으시오.”<삼국지>에 나오는 이야기로, 궁구막추(窮寇莫追)는 궁지에 몰린 적을 끝까지 압박하거나 무리하게 추격하지 말라는 말이다. 살길이 없다고 판단한 적군이 결사적으로 반격하면 되레 낭패를 볼 수 있음을 이른다. 쥐도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궁서설묘(窮鼠齧猫)도 뜻이 같다. 여기에 나오는 병법은 <손자병법>이다. 고대 중국의 병법서인 <손자병법>은 “전쟁은 속임수(兵者 詭道也)”라고 했다. 또한 전쟁은 국가의 큰일이며, 죽음과 삶의 바탕이 되고, 존속과 멸망의 길이니 깊게 살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흔히 인용되는 고사성어 읍참마속(泣斬馬謖)은 가정 전투에서 유래한다. 마속은 제갈공명이 아끼는 장수였는데, 명령을 어기고 제멋대로 싸우다 대패하자 공명이 마속의 목을 베어 본보기로 삼은 것을 이른다.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을 일컫는다.손자는 적을 쫓을 때도 사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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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名之樸(무명지박)
▶한자풀이無: 없을 무 名: 이름 명 之: 갈 지 樸: 통나무 박'이름 없는 통나무'라는 뜻으로인위적 가공 이전의 본래 상태를 이름 -<도덕경>무명지박“도(道)는 언제나 아무것도 하는 게 없는 듯하지만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제후나 왕이 이 그 이치를 지킬 수 있다면 천지만물은 절로 교화될 것이다. 교화 중에 욕망이 일어나면 나는 이름 없는 통나무와 같은 순박함으로 이를 누를 것이다. 이름 없는 통나무와 같은 순박함으로 무릇 욕망을 없애면 고요함 속에 욕망이 사라지고 천하는 절로 안정될 것이다.”<도덕경> 37장에 나오는 구절이다.여기서 ‘이름 없는 통나무(無名之樸)’는 인위적인 분별과 가공이 가해지기 이전의 자연 그대로의 본래 상태를 의미한다. 통나무가 쪼개져 다른 무언가가 되면 새로운 쓰임새는 생기지만 본래의 자발성과 스스로 그러함(自然)을 잃는다. 무명지박은 그 무언가로 규정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무한한 가능성을 품는 지혜를 뜻한다. 억지로 꾸미지 말고 처음의 본질로 돌아가라는 것은 노자 철학의 핵심이다.“도(道)는 언제나 아무것도 함이 없지만 하지 않는 것이 없다(道常無爲 而無不爲)”는 말도 도가 철학의 근간이다. 도가 철학에서 말하는 무위(無爲)는 두 손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제멋대로 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건 자연의 원리를 체득한 후에 그 원리 안에서 실천한다는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달리 말하면 무위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고 행동하는 것을 이른다.현대 사회는 이름이나 직함, 명성, 권력 등 외형에 집착한다. 이에 대해 무명지박은 이런 외적 규정 이전의 순박한 자신의 본질로 돌아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