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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大直若屈 (대직약굴)

    ▶한자풀이大: 큰 대  直: 곧을 직  若: 같을 약  屈: 굽을 굴가장 곧은 것은 굽은 것처럼 보인다근본을 지키기 위한 유연함을 이름 - <도덕경>유가(儒家)와 도가(道家)는 가르침이 다르다. 공자·맹자로 이어지는 유가는 성현의 말씀을 갈고닦아 군자가 되라고 가르친다. 군자는 인의예지를 안에 품고 세상을 덕(德)으로 다스리는 사람이다. 추기급인(推己及人), 자기의 마음을 미루어 보아 남에게도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다. 노자·장자로 이어지는 도가는 안을 비워 세상을 넓게 품으라고 가르친다. 군자와 소인, 왼쪽과 오른쪽, 높고 낮음을 가르지 말고 둥글고 넓게 담으라 한다.<도덕경>은 노자의 도가 사상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노자는 글을 역설적으로 쓴다. 언뜻 보면 거꾸로인 듯한데, 그 안에 바른 뜻이 새겨져 있다. 이를 ‘정언약반(正言若反)’이라고 하는데, 올바른 말은 마치 거꾸로 된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빛나도 눈부시지 마라” “곧아도 찌르지 마라” 등이 그런 표현이다. 대직약굴(大直若屈)은 가장 곧은 것은 굽은 것처럼 보인다는 뜻으로, 도(道)나 근본을 지키기 위한 유연한 태도를 이르는 말이다.여기서 굽음(屈)은 원칙의 후퇴가 아니라 원칙을 지키기 위한 형태상의 유연함을 뜻한다. <도덕경> 45장에 있는 구절로, 이곳에 나오는 말도 정언약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완벽하게 이뤄진 것은 결함이 있는 듯하지만 그 작용에 어그러짐이 없다. 아주 크게 채워진 것은 빈 듯하지만 그 쓰임은 끝나지 않는다. 가장 똑바른 것은 굽은 듯하고(大直若屈) 가장 훌륭한 기교는 서툰 듯하다(大巧若拙). 움직임은 한기를 이기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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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虛而待物 (허이대물)

    ▶한자풀이虛: 빌 허 而: 말이을 이 待: 기다릴 대 物: 만물 물마음을 비워 사물을 맞다고정관념을 버린 태도를 이름- <장자>“듣는 것은 귀에서 그칠 뿐이고 마음은 단지 아는 것에서 그친다. 하지만 기(氣)라는 것은 허하게 함으로써 사물을 받아들인다(聽止於耳 心止於符 氣也者 虛而待物者也).”<장자> 인간세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허이대물(虛而待物)은 ‘마음을 비워 사물을 대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고집스러운 판단이나 고정관념을 앞세우지 않고 고요한 마음으로 세상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이른다. 마음을 비운다(虛心)는 것은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고집된 편견을 내려놓는다는 말이다. 도가(道家)는 넓게 품으려면 안을 비우라고 강조한다.이청득심(以聽得心)은 ‘남의 말에 귀 기울이면 그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으로, 허이대물(虛而待物)과 맥락이 이어져 있다. 스스로가 관대하고 온유해야 족히 누군가를 품을 수 있다. 관대하고 온유하다는 것은 마음의 편견이나 아집 없이 안이 넉넉하고 부드럽다는 의미다. 안이 굳어진 생각으로 단단하면 밖에 있는 것을 깊이 담지 못한다.공자는 심재(心齋)가 무엇인지를 묻는 안회에게 이렇게 답한다. “반드시 잡념을 비우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 귀로만 듣지 말고 마음으로 깨닫고, 마음으로 깨닫지만 말고 고요하고 텅빈 상태로 받아들여야 한다. 마음을 텅 비우고 맑게 하는 것이 곧 심재다.”공자에게 심재는 맑은 마음이고, 장자에게 심재는 질박한 마음인데 둘은 결국 같은 마음인 셈이다. 심재는 잡념이 없고 마음이 깨끗한 상태다. 편견이나 아집을 품지 않고 빈 상태로 사물을 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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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唯才是擧 (유재시거)

    ▶한자풀이唯: 오직 유    才: 재주 재    是: 옳을 시    擧: 들 거오직 재능 있는 자만을 발탁하다 - <삼국지> 외조조(曹操)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난세의 간웅(姦雄)이라는 다소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반면 치세와 병법에 능하다는 긍정적 이미지도 있다. 하지만 그가 재능 있는 자들을 잘 썼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후한말 인물평으로 이름을 날린 허소(許劭)는 “조조는 재능만 있다면 신분을 일절 따지지 않고 등용했다”고 평했다.적벽대전에서 촉오(蜀吳) 연합군에 패한 조조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꼈다. 그는 급히 구현령(求賢令)을 발표하고 “천하가 평정되지 않아 현인이 필요하니 재능만 있다면 신분이나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을 돕고자 하는 능력 있는 자가 있다면 다소의 흠결이 있어도 재능만 보고 천거하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유래한 유재시거(唯才是擧)는 오직 재능 있는 자만을 발탁한다는 뜻이다.중국 역사에서 치세의 능인으로 꼽히는 위징은 당 태종에게 “난세에는 재능만 추구하여 품행을 살펴볼 여유가 없지만 태평성대에는 반드시 재능과 덕을 두루 갖춘 자를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평온한 세상에서는 재능과 덕을 모두 갖춘 인물이 없다면 재능보다 덕 있는 사람을 써야 한다고 했다.“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자리에 합당한 인물을 쓰는 적재적소(適材適所)는 조직 운영의 근본이다. 가까운 사람을 쓰고, 겉모습으로만 사람을 취하면 조직이 부패하고 망가지기 쉽다.춘추시대 진(晉)나라 평공(平公)이 기황양(祁黃羊)이란 대신한테 조언을 구했다. “남양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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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爲虎傅翼(위호부익)

    ▶한자풀이爲: 위할 위 虎: 범 호 傅: 스승 부 翼: 날개 익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뜻으로,위세 있는 악인에게 힘을 더해줌을 비유 - <한비자>위호부익<한비자> 난세편에는 “권세는 현명한 사람조차 굴복시키는 데 모자람이 없다”는 조나라 학자 신도(愼到)의 주장을 비판하는 구절이 있다.“무릇 권세라는 것은 현명한 사람만 가질 수 있고 어리석은 자는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명한 사람이 권세를 이용하면 천하가 다스려지지만 어리석은 자가 권세를 쥐면 천하가 어지러워진다… 무릇 권세라는 것은 천하를 다스리는 데도 편하고 천하를 어지럽히는 데도 편하다. 그리하여 주서(周書)에서는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지 말라. 날개를 달면 곧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날아와 사람들을 잡아먹게 될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어리석은 자에게 위세를 보태주는 것은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같다.”이 구절에서 유래한 위호부익(爲虎傅翼)은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뜻으로, 위세 있는 악인에게 힘을 더 보태주는 것을 비유한다. 위호첨익(爲虎添翼)으로도 쓴다. <삼국지연의>에도 유비가 촉나라에 물자와 병력 지원을 요청하자 촉의 신하들이 나서 “유비는 사나운 간웅이니 군사와 말, 식량으로 도우면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같다”며 반대하는 대목이 나온다.‘비단 위에 꽃을 더하다’라는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좋은 일에 또 좋은 일이 더해진다는 긍정적 의미가 강한 반면, 위호부익은 포악한 자에게 권세를 더 준다는 의미로 부정적 색채가 짙다. 우리말 속담 “호랑이가 날개 단 격&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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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不食周粟 (불식주속)

    ▶한자풀이不: 아닐 불  食: 밥 식  周: 주나라 주  粟: 조 속주나라 곡식은 먹지 않는다는 뜻으로국가나 왕에 대한 충절과 지조를 비유 -<사기>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고죽국의 후작인 묵태초의 아들이다. 백(伯)은 첫째라는 뜻이며, 이(夷)는 시호이고, 숙(叔)은 셋째라는 뜻이며, 제(齊)는 시호다. 이름은 각각 묵태윤·묵태치인데, 흔히 백이·숙제로 불린다.묵태초는 삼남인 숙제에게 군주 자리를 물려주려고 했다. 아버지가 죽자 숙제는 군주 자리를 관례에 따라 장남인 백이에게 양보하려 했지만, 백이는 막내아우를 아낀 부친의 뜻이라며 극구 사양하고 나라 밖으로 피신했다. 이에 숙제도 셋째가 왕위에 오르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며 도망쳐 결국 둘째인 아빙이 왕이 되었다.고죽국을 떠난 백이와 숙제는 왕으로 추존될 주나라의 서백(西伯)이 어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으나 이미 세상을 뜬 뒤였다. 백이와 숙제는 서백의 아들 무왕이 부친의 상중에 주왕(紂王) 정벌에 나서는 것을 보고 경악해 “주나라는 상나라의 신하 국가인데 신하가 어찌 임금을 주살할 수 있느냐”라며 무왕 수레의 말고삐를 잡은 채 막아서며 만류했다. 무왕이 분노했지만 강태공이 “이들은 의인이니 죽여서는 안 된다”고 변호해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다.무왕의 주나라가 강성해지자 백이·숙제 형제는 주나라 백성이 되는 게 부끄럽다며 수양산에 은거, 나물을 캐 먹으며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누군가가 “수양산도 주나라 땅이 아니냐”라고 하자 고사리조차 먹지 않고 굶어 죽었다는 야사도 전해온다. <사기> 백이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로 본기는 스토리가 조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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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知足知止 (지족지지)

    ▶한자풀이知: 알 지 足: 족할 족, 발 족 知: 알 지 止: 그칠 지분수를 지켜 너무 탐내지 않고분에 맞춰 그칠 줄 아는 것을 이름 -<도덕경>지족지지유가(儒家)와 도가(道家)는 처세나 사유의 방향이 다르다. 유가는 선현의 말씀을 따르라 하고, 도가는 자신의 이름으로 살라 한다. 유가는 배우고 닦아서 선현의 경지에 닿으라 하고, 도가는 자연의 이치를 깨우쳐 넓게 품으라 한다.도가 사상이 응축되어 담겨 있는 <도덕경> 44장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스스로 만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분에 맞게 머물 줄 알면 위태롭지 않아 언제까지나 편안할 수 있다(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도가적 마음가짐과 처세를 한 줄로 일러주는 말이다. 지족지지(知足知止)는 만족함을 알고 그칠 줄 아는 것을 이른다. 노자는 만족을 모르는 것이 화(禍)의 근원이라고 했다. <대학>에는 “머무름을 안 뒤에야 자리를 잡나니, 자리를 잡은 뒤에야 능히 고요할 수 있으며, 고요한 뒤에야 능히 생각할 수 있고, 깊이 생각한 뒤에야 능히 얻을 수 있다”는 구절이 있는데, 이 또한 지족지지의 지혜를 깨우쳐주는 말이다. 갈 자리와 설 자리를 아는 건 세상 최고의 지혜다.분수를 안다는 건 여기저기 기웃대지 않고 자신의 이름으로 산다는 뜻이다. 남의 발걸음에 자기 보조를 맞추지 않고, 남이 잠자는 시간에 자신의 잠을 맞추지 않는다는 뜻이다.인간의 욕망과 그 주체를 파헤친 프랑스 철학자 자크 라캉은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했다. 멈출 자리에서 멈추지 못하는 것은 시선이 늘 타인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내 이름으로 살지 못하고 남의 이름을 빌려 사는 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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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甕裏醯鷄 (옹리혜계)

    ▶한자풀이甕: 항아리 옹  裏: 속 리  醯: 식혜 혜  鷄: 닭 계항아리 속에서 태어난 초파리라는 뜻으로식견이 좁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것을 비유 -<장자>옹리혜계(甕裏醯鷄)는 ‘항아리 속의 초파리’라는 뜻으로 식견이 좁고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항아리 속에서 태어난 초파리가 그 안을 하늘로 여기는 것처럼 생각이나 앎이 좁고 편향됨을 비유한다.출전은 <장자> 전자방이다. 전자방 3장에는 공자가 노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큰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가 나온다. 공자가 가장 신임한 제자 안회가 노자와의 만남이 어떠했는지를 묻자 공자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내가 도(道)에 대해 알고 있던 것은 항아리 속 초파리의 수준일 뿐이었다. 노담(老聃: 노자) 선생이 항아리 뚜껑을 열어주지 않았다면 나는 하늘과 땅의 위대함과 완전함에 대해서 알지 못했을 것이다(丘之於道也 其猶醯鷄與 微夫子之發吾覆也 吾不知天地之大全也).”2장에서는 남쪽 나라의 현인인 온백설자(溫伯雪子)가 공자가 예의에는 밝아도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는 서툴다면서 유가(儒家)의 형식주의를 비판하는 대목이 있는데, 그의 비판이 무색할 정도로 공자의 그릇이 얼마나 큰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식견의 좁음을 비유하는 사자성어는 많다.작은 연못에 사는 도롱뇽이라는 뜻의 척택지예(尺澤之鯢), 변방의 작은 나라일 뿐인 야랑(夜郞)이 스스로를 크다고 여겼다는 뜻의 야랑자대(夜郞自大), 우물 안 개구리라는 뜻의 정저지와(井底之蛙)도 뜻이 유사하다. 우물 속에 앉아서 하늘을 본다는 뜻의 좌정관천(坐井觀天) 정중관천(井中觀天), 대롱 구멍으로 하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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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拂鬚塵 (불수진)

    ▶한자풀이拂: 떨칠 불 鬚: 수염 수 塵: 먼지 진수염에 붙은 티끌을 털어 준다는 뜻으로정도에 지나치게 아부하는 것을 비꼬는 말        -<송사(宋史)>불수진송(宋)나라 건국 후 한창 국운이 절정에 달하던 4대 인종(仁宗) 때였다. 구준(寇俊)이라는 재상이 있었는데, 그는 강직하고 공명정대한 일 처리로 임금을 비롯해 조정 대신의 신망을 한 몸에 받았다. 또한 사방에서 학문이 높거나 유능한 인재를 다수 발굴해 직책을 부여함으로써 국정이 잘 돌아가도록 했다. 종2품인 참정(參政) 정위(丁謂)도 그중 한 사람이니, 정위에게 구준은 큰 은인인 셈이다.어느 날 대신들이 모여 회식을 했는데, 구준이 음식을 먹다가 긴 수염에 음식 찌꺼기가 조금 묻었다. 몇 사람 건너 앉아 있던 정위는 구준의 모양새를 보기가 민망했다. 본인은 수염이 더러워진 줄도 모르고, 주위 사람들은 상대가 상대인지라 못 본 척 외면하고 있었다. 사정이 딱하다고 생각한 정위는 슬그머니 구준에게 다가가 자기 소맷자락으로 수염에 붙은 음식 찌꺼기를 공손히 닦아주었다. 비로소 상황을 알아차린 구준은 우스갯소리를 했다.“허허, 나라의 중신인 참정쯤 되는 사람이 어찌 남의 수염에 붙은 티끌을 털어주는 하찮은 일을 하오?”구준은 자신의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농담 삼아 한 소리였다. 하지만 정위는 얼굴이 새빨개졌고, 존경하는 은인에 대한 호의적 배려로 한 일이 아첨이 되어 더할 수 없는 창피를 당했다고 생각해 고개를 숙인 채 도망치듯 물러가고 말았다. 중국 이십사사 중 하나로, 북송과 남송의 약 320년에 걸친 장대한 역사를 기록한 기전체 정사인 <송사(宋史)>에 나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