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三旬九食 (삼순구식)](https://img.hankyung.com/photo/202504/01.40278789.1.jpg)
三: 석 삼
旬: 열흘 순
九: 아홉 구
食: 먹을 식
한 달에 아홉 끼를 먹다
몹시 가난함을 이르는 말
- <후한서>삼순구식
삼순구식(三旬九食)은 ‘열흘에 아홉 끼를 먹다’라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이르는 말이다. 남북조시대 송나라의 범엽이 후한의 역사를 정리한 <후한서>에 나오는 표현이다. 후한 시대 가난한 백성들의 삶을 묘사하면서 이 말이 사용되었다. 삼순(三旬)은 한 달을 의미하며, 구식(九食)은 아홉 끼니를 뜻한다. 즉 한 달 동안 겨우 아홉 끼니를 먹을 정도로 극심한 가난을 겪는 상황을 나타내는 말이니, 당시 백성들이 얼마나 어려운 삶을 살았는지를 생생하게 묘사한 사자성어다.
송나라를 대표하는 도연명 시인의 시에도 삼순구식이 나온다. 그는 잠시 현령이라는 관직에 있었지만 “다섯 말의 쌀 때문에 부패한 관리들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라는 말을 남기고 낙향해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시 중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동방에 한 선비가 있으니, 옷차림이 항상 남루했고, 한 달에 아홉 끼가 고작이요(三旬九食) 10년이 지나도록 관직 하나로 지내더라. 고생은 비할 데가 없건만 늘 밝은 얼굴이더라. 내 그분을 뵙고자 이른 아침에 갔더니, 푸른 소나무는 길옆에 울창하고, 흰 구름은 처마 끝에 잠들었더라.”
자신의 처지를 동방의 한 선비에 비유한 시로 읽힌다.

상재지탄(傷哉之歎)은 살림이 군색함을 탄식한다는 뜻이고, 포의한사(布衣寒士)는 벼슬이 없는 가난한 선비를 이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