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晏御揚揚 (안어양양)
▶한자풀이
晏: 늦을 안
御: 어거할 어
揚: 오를 양
揚: 오를 양


안영의 마부가 날아오를 듯하다는 뜻으로
스스로 만족해 기세가 드높은 모양새
- <사기>

안영(晏)은 춘추시대 제(齊)나라 재상으로 3대 군주를 섬기면서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하루는 안영이 수레를 타고 외출했는데, 수레 모는 마부의 아내가 문틈으로 남편이 어떤 모습으로 일하는지 엿보았다. 마부는 머리 위에 펼친 큰 우산 아래서 채찍질을 하며 말 네 필을 몰고 있었는데, 의기양양하며 매우 흡족해하는 모습이었다. 마부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아내가 대뜸 이혼을 요구했다. 마부가 깜짝 놀라며 그 까닭을 묻자 아내가 말했다.

“당신이 모시는 안자(晏子,: 안영을 높여 부르는 말)께서는 키가 6척이 채 안 되는데도 제나라의 재상이 되어 명성을 날리고 계십니다. 바깥에서의 모습 또한 뜻과 생각이 깊고 현명해 보이면서도 늘 스스로를 낮추시더이다. 그런데 당신은 키가 8척이나 되면서 남의 마부로 있는데도 스스로 자만해 만족스러워하고 있으니, 제가 지금 이혼을 하자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마부는 항상 스스로를 낮추고 겸손하게 행동했다. 그가 변한 모습을 보고 안영이 이상하게 여겨 까닭을 묻자 마부는 아내와의 일을 사실대로 전했다. 곧장 반성할 줄 알고 바르게 변한 모습을 보고 안영은 그를 천거하여 대부(大夫)로 삼았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안어양양(晏御揚揚)은 <사기> 관안열전(管晏列傳)에 전해오는 고사에서 유래하는 말로, 안영의 마부처럼 스스로 만족해 기세가 등등한 모습을 일컫는다. 뜻을 이루어 흡족한 상태를 가리키며, 스스로 훌륭하다고 여겨 으쓱대는 태도를 이르지만 자만하다는 뜻을 내포한다. 양양(揚揚)은 하늘로 날아오를 듯 몹시 기쁜 상태를 나타낸다. 득의양양(得意洋洋), 의기양양(意氣揚揚)도 같은 고사에서 유래한다.

안자지어(晏子之御), 주저만지(躊躇滿志), 득의망형(得意忘形), 심만의족(心滿意足), 지고기양(趾高氣揚), 득의만면(得意滿面)도 뜻이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