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脚踏實地 (각답실지)
▶한자풀이
脚: 다리 각
踏: 밟을 답
實: 열매 실
地: 땅 지


발이 실제로 땅에 붙었다는 뜻으로
일 처리 솜씨가 착실함을 이르는 말
- 송사(宋史)

북송(北宋)의 정치가이자 사학자인 사마광(司馬光)이 편찬한 <자치통감(資治通鑑)>은 편년체(編年體) 역사서다. 편년체는 역사 기록을 연·월·일 순으로 정리한 것으로, <자치통감>은 주(周)나라 위열왕이 진(晉)나라 3경(卿: 韓·魏·趙씨)을 제후로 인정한 BC 403년부터 5대(五代) 후주(後周)의 세종(世宗) 때인 960년에 이르기까지 1362년간의 역사를 1년씩 묶어서 편찬한 것이다. 주기(周紀) 5권 등 모두 16기(紀) 24권으로 구성되었다.

자치통감은 치도(治道)에 자료가 되고 역대를 통해 거울이 된다는 뜻으로, 곧 역대 사실(史實)을 밝혀 정치의 규범으로 삼으며, 또한 왕조 흥망의 원인과 대의명분을 밝히려 한 데 그 뜻이 있었다. 사마광은 <계고록(稽古錄)> 20권을 지어 이 책 내용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도 했다.

1065년부터 1084년까지 밤낮으로 연구와 집필에 몰두한 사마광은 세밀하게 자료들을 수집·정리해 이 책을 편찬했고, 이런 공로를 인정한 북송의 6대 황제 신종이 책 이름을 지어주었다. 송나라 학자 소옹은 사마광에 대해 “실제의 사실을 확인하려고 발로 뛰어다니면서 답사한 사람(君實脚踏實地人也)”이라며 그의 성실성을 칭찬했다.

각답실지(脚踏實地)는 발이 실제로 땅에 붙었다는 의미로, 일을 할 때 사실과 원리에 따라 과장하지 않고 진지하고 성실하게 대하는 자세를 이르는 말이다. 성실한 태도와 바른 품행으로 착실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후대에 오래 전해오는 책들은 책상에 앉아 머리로만 쓰지 않고 직접 발로 뛰며 쓴 책들이 대부분이다. 발은 머리보다 사실적이고 감동도 더 짙다. 움직이는 만큼 생각의 직경이 커진다. 경험이 빠진 사유는 때론 공허한 메아리가 된다. 물론 경험도 이를 객관적으로 해석하는 사유의 힘이 필요하다. 그리 보면 발과 머리는 서로 떼어낼 수 없는 단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