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대우탄금 對牛彈琴
▶한자풀이
對: 대할 대
牛: 소 우
彈: 퉁길 탄
琴: 거문고 금


소에게 거문고를 들려준다는 말로
어리석은 사람은 참된 도리도 이해하지 못함
-<홍명집(弘明集)>

후한 말 불경에 밝은 모융(牟融)이라는 학자가 있었다. 많은 사람이 불경을 배우려고 그를 찾아왔는데, 그는 찾아온 사람이 유학자면 불경을 설명하면서 늘 유학의 경서를 인용했다. 그 이유를 묻자, 모융은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들은 불경을 읽은 일이 별로 없을 것이오. 그래서 나는 당신들이 잘 아는 유교 경전을 인용하는 것이라오.”

그러면서 모융은 송(宋)나라 때 목암(睦庵)이 지은 선집 <조정사원(祖庭事苑)>에 나오는 공명의(公明儀)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옛날 노(魯)나라에 공명의라고 하는 어진 사람이 있었지요. 하루는 애쓰며 일하는 소를 보고 고마움을 느껴 거문고를 켜주었다오. 그런데 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풀만 뜯고 있었다지요. 그가 가만히 생각하니 이건 소가 듣지 못한 것이 아니라 청각(淸角)이라는 고상한 곡조가 소 귀에는 맞지 않기 때문이구나 싶더랍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모기와 등애의 울음소리, 젖을 먹고 있는 송아지 울음소리를 흉내 냈답니다. 그러자 소는 발굽 소리를 내며 꼬리를 흔들기도 하고, 귀를 세운 채 거문고 소리를 다소곳이 들었답니다. 그 소리가 소의 마음에 맞았기 때문이지요. 공명의의 이 이야기는 바로 내가 당신들에게 유교 경전을 인용해 불경을 설명하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니겠소?”

중국 양(梁)나라 때의 승려 우(祐)가 편찬한 <홍명집(弘明集)> 이혹론(理惑論)에 나오는 이야기다.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작가/시인 '인문 고사성어' 저자
여기서 유래한 대우탄금(對牛彈琴)은 ‘소에게 거문고를 들려준다’는 말로,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참된 도리를 말해주어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알아주지 못함을 이르는 우이독경(牛耳讀經)과 의미가 같다. 남의 말을 유심히 듣지 않고 흘려보내는 것을 뜻하는 마이동풍(馬耳東風)과도 함의가 비슷하다.